( 폰카와 디카를 들락날락거렸던 관계로 화질구지여도 양해 부탁드립니다 )
때는 바야흐로 올해 3월 말
베란다에서 앙칼진 (?) 울음소리가 들리기에 무슨소리인가 싶어서 나가봤더니...
우왕?
신기한 녀석이 화분에서 놀고 있더군요.
너무 가까이 가면 날아갈까봐 주변 언저리에서 사진 몇장 찍으면서 둘러보고 있었는데
그래도 영 신경쓰였었는지 날아가버렸습니다.
생김새가 독수리는 아닌것같고 매 비슷하게 생겼다 싶어서 사전에 검색해보니
<천연기념물 제323-8 황조롱이>
보자마자 이녀석이구나 싶었습니다.
뭐... 이때까지만 해도 그냥 신기한 구경 했구나 싶었었는데
다음날 화분에 가보니.....
헐?
헐???????????????
헐
저 화분 자리가 마음에 들었는지 아예 화분에다 살림을 차려버렸습니다.
낳은 알은 총 5개였고, 덕분에 집에선 아주 난리가 났습니다.
방송국에 제보해야되는건 아니냐는 부모님의 의견도 있었지만 아무도 방송에 나오기 싫다는 얘기가 있어서 방송국은 일축
화분에 다른 식물을 심으시려던 어머니의 계획은 아예 물건너 가버렸고
베란다에 나가기만 하면 아주 잡아먹을 기세로 짖어대는 바람에 한동안 빨래나 화분관리에서 애로사항이 꽃을 피웠습니다.
나중엔 남의 집에 세들어 사는 놈들이 뭐저리 시끄럽냐는 아버님의 말씀까지 ㅋㅋㅋㅋㅋㅋㅋㅋ
뭐 그래도 딱히 싫지는 않은 눈치셨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약 2주 뒤
뭘 보냐 닝겐
처음으로 낳은 알들의 부화를 시작으로
한마리 두마리씩 부화를 시작했습니다
조금 아쉬웠던게 알을 깨고 나오는 부화장면이 정말 찍고 싶었었는데 부화 전에 조언을 구한 조류협회쪽에서 이런 얘기를 했었습니다.
"아직 다 자라지 않은 새끼를 두고 있는 어미를 너무 자극하면 어미가 새끼를 모두 죽이고 가버릴 수도 있다!"
새끼를 모두 죽일수도 있다는 얘기가 너무 충격이어서 부화장면은 포기ㅠ
그리고 이 당시에는 정말 눈치봐가면서 조심조심 사진을 찍어서 솜털 보송보송한 새끼일적 사진이 가장 적습니다 ㅠ
하지만 사진을 못찍으면 동영상을 찍으면 되지!
조롱이님 밥드시는데 놀랄까봐 포복전진으로 베란다에 엎드려서 찍은 영상들입니다 ㅋㅋㅋㅋㅋㅋ
마지막 영상에서 숫놈이 한번 노려볼떄 얼마나 놀랐었는지;;
아 그러고보니 두마리가 같이 있는 영상은 지금 처음 올렸네요
위에 있는 녀석이 암놈
아래에 있는 녀석이 숫놈... 으로 추정됩니다 아마도?
주로 둥지 지키는건 암놈이었고 먹이를 물어오는게 숫놈이었습니다.
어느정도 지나고 이젠 황조롱이들도 어느정도 저희 가족에 적응을 했는지
경계는 하되 예전만큼(?) 심각할 지경으로 경계하진 않더군요.
그 간격이 한 2주 정도였는데...
그 2주 사이의 성장세가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이젠 꼬리도 어느정도 나오고 덩치도 꽤 많이 커진 상태입니다.
그리고 먹이로는 쥐나 참새, 비둘기를 많이 물어오곤 했는데
새끼들 옆쪽에 쌓여있는 수많은 펠릿을 보시면 지금까지 먹어치운 양이....
왠지 그때 집 근처에서 비둘기가 잘 안보이더라고요.
도시락으로 잡혀온 쥐랑 참새
명복을 ㅠ
그렇게 점점 솜털도 빠져가고
어디선가 날아온 비닐봉지 떄문에 이걸 빼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었을 당시
이제 조금씩 어른 티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어머니께서 몸보신시켜준다고 고기 몇점 던저주셨을때
지금까지도 이게 잘한건지 잘 못한건지 판단이 잘 안서네요
솜털만 조금 있을뿐이지 이떄부턴 날아다녀도 이상할게 없을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이젠 좀 커서 호기심도 많이 늘었는지 덩치가 커서 둥지가 좁았었는지
옆 화분들로 원정을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ㅋㅋㅋㅋㅋ
앉아있는 포즈가 웃겨서 한장
지금 살포시 앉아있는 녀석이 가장 늦게 태어난 막둥이인데 아무래도 가장 늦게 태어나다보니
형제들이랑 먹이경쟁에서도 뒤쳐지고 크기도 가장 작은 편이었습니다.
솜털도 다 빠지는 정도도 제일 느렸죠
이렇게 보니 좀 무섭네요;
그래도 맹금류는 확실히 맹금류인듯.
그리고 이때부터
부모 황조롱이들의 비행 교육이 시작되었습니다.
먹이 주는 간격을 조금씩 줄여나가더니 아예 다음부터는 먹이를 주지않고
먹이를 물고 앞 단지 가장 높은곳에서 계속 기다리더군요
"밥먹고 싶으면 날아와라" 이런 느낌?
하지만 새끼들이 바로 날아서 갈 리도 없고 계속 배고프다는 아우성을 질러대는 바람에
한동안 알람시계가 필요없을 정도로 집이 떠들석했습니다.
그렇게 2일정도 지나고 여느때와 같이 상태를 보려고 베란다로 나서는 순간
!
첫째가 가장 먼저 처녀비행에 성공!
대신 화분을 또 하나 작살내놓는 바람에 어머님은 또 울상이....
다들 그때부터 나는 법을 익히기 시작하더니 그때부터 하나 둘 둥지를 떠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다 떠나는구나 싶어서 아쉬움도 많이 남았었는데
유독 막내만 날지 못해서 떠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늦게 태어난것도 있고 잘 못먹어서 그런가 싶어서 상당히 걱정이 많이 됬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맹금류는 맹금류!
어느순간 처녀비행을 성공하고
난간에 앉아있는 모습을 보고 안심을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저기서 한걸음만 내딛으면 될것 같은데 저기서 꼼짝않고 날지를 못하더라고요.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부모 황조롱이
아들아, 애비는 널 그렇게 약하게 키우지 않았다
여기서 활공 사진을 담고싶어서 거의 근 2시간 가까이 기다린것 같습니다..;
하지만 도무지 날지를 못하더군요
우선 잠깐 저녁이라도 먹고 오자 싶어서 식사후 후딱 돌아와보니
거긴 어떻게 간거니 ;;;;
결국 밤 늦은시간까지 지켜봤지만 그날 저곳에서 막내는 날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 일어나보니 언제 가버린건지 날아가고 없었습니다.
사진을 못남긴게 상당히 아쉽긴 했지만 뭐 잘 떠난거에 의의를 두고 만족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둥지를 완전히 잊은건 아닌지 가끔씩 집 베란다에 날아오곤 합니다 ㅎㅎ
약간 마무리가 미적지근하긴 하지만 여기까지가 3월 27일부터 6월 초까지 저희 집에 찾아온 황조롱이들의 성장기였습니다.
부화장면이랑 활공장면을 못 찍어서 상당히 아쉽긴 하지만...
괜찮습니다. 내년이 있거든요
황조롱이는 한번 둥지를 튼 곳에 다시 둥지를 트는 습성이 있다고 하니 내년에는 아예 화분에 소형 CCTV를 설치해 두고
실시간으로 관찰해두려고 계획중입니다.
뭐.. 집 빌려주는 대신 그정도는 해도 상관없겠죠
여기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운이 따라준다면 내년에 더 생생한 자료 올리겠습니다!
어버버..... 베스트 진입이라니
감사드립니다 굽신굽신
황조롱이들만 다시 온다면
내년 봄에 같은 내용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살짝 급하게 올리느라 사진을 미처 다 정리하지 못한 상황에서 글을 쓰게 되서
나중에 둘러보니 올리지 못해 조금 아쉬운 사진들이 있었네요 ^^;
아무래도 막내가 가장 마지막에 남다보니 저희 가족이 신경을 가장 많이 써주게 된 조롱이가 막내였는데요
접촉을 많이 해서인지 나중에 가서는 역으로 호기심을 대놓고 드러내서 조금 재미있는 경우가 생기곤 했습니다.
다들 떠나고 막내만 남은 상황
혼자만 남은 상황에서 사진 몇장 더 찍어보려 사진기를 들었는데...
갑자기 위로 올라오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갑자기 역으로 창문 안을 관찰하기 시작합니다
저쪽도 둘러보고
정면으로 눈을 마주보기도 하고
고개도 갸웃거려 보고 ㅋㅋㅋㅋㅋㅋㅋ
이 순간만큼은 진짜 귀여워서 그냥 집에 두고 키울까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ㅋㅋㅋ
첫 비행을 시도하는 막내!
하지만 아쉽게도 불발에 멈추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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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으로 날아갈 녀석들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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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째로 잡아먹고 소화하지 못하는 각질이나 털 등을 패릿이라고 불리는 털 덩어리로 뱉어낸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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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조류 웨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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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집에 삼재(수재, 화재, 풍재)의 재난이 있을 때에는 그 재난을 막기 위해 맹금류(매)의 그림을 그려 벽에 붙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맹금류가 집 근처에 둥지를 틀면 삼재를 막아준다 해서 많이들 해꼬지하거나 쫓지 않고 가만히 놔뒀다고 하더군요. 오늘날에서 황조롱이는 인간의 집 근처에 둥지를 곧잘 트는데, 제 주변의 많은 분들이 베란다 두세달 포기하고 잘 크길 바랐다고 합니다. 오래된 동방의 주술에 불과하지만, 글쓴이님 집에도 당분간 재난 없이 행복만 가득하시기를. + 막둥이는 아마 가기 전에 마지막 인사하고 가느라고 그렇게 뜸을 들였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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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재밌게 봤습니다 ㅎ 황씨부부들이 운좋게도 좋은가족분들이 사는곳에 살림을 차려서 별탈없이 육아에 성공했군요. 이제 황조롱이가 가져오는 박씨를 기다리시면 되겠네요.복받으실거에요.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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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재밌게 봤습니다 ㅎ 황씨부부들이 운좋게도 좋은가족분들이 사는곳에 살림을 차려서 별탈없이 육아에 성공했군요. 이제 황조롱이가 가져오는 박씨를 기다리시면 되겠네요.복받으실거에요.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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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조류 웨건!! | 15.06.15 19:0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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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으로 날아갈 녀석들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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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집에 삼재(수재, 화재, 풍재)의 재난이 있을 때에는 그 재난을 막기 위해 맹금류(매)의 그림을 그려 벽에 붙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맹금류가 집 근처에 둥지를 틀면 삼재를 막아준다 해서 많이들 해꼬지하거나 쫓지 않고 가만히 놔뒀다고 하더군요. 오늘날에서 황조롱이는 인간의 집 근처에 둥지를 곧잘 트는데, 제 주변의 많은 분들이 베란다 두세달 포기하고 잘 크길 바랐다고 합니다. 오래된 동방의 주술에 불과하지만, 글쓴이님 집에도 당분간 재난 없이 행복만 가득하시기를. + 막둥이는 아마 가기 전에 마지막 인사하고 가느라고 그렇게 뜸을 들였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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