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은 누가봐도 케이팝 팬으로 보였는데 그들은 적적하고 행복해보이지 않았습니다.
둘이 나란히 앉아 멀리 노을지는 하늘의 구름을 바라보았죠.
우리 주위에는 온통 즐겁고 활달한 사람들이 가득했지만.
친구가 되고 싶었지만 말을 걸 용기가 없어서 그러진 못했습니다.
금발을 가진 친구가 한 명 정도 있다면 괜찮을 것 같아요.
세상은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을 지나,
그러니까 저마다 다른 모습으로 비춰집니다.
때로는 그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눈을 뗄 수 없고,
설레여 한동안 잊을 수 없고.
서울 한복판에 있는 노들섬은 완전한 관심과 완전한 무관심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가려진 달의 이면처럼 63빌딩을 바라보는 서쪽은 여러가지 시설과 사람들이 가득하지만
동쪽은 완전히 소외받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언제부터 시작된지 모를 수십년 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죠.
혼자 노들섬을 찾을 때면 북적거리는 노들섬 서쪽을 지나 꼭 동쪽을 한바퀴 둘러보며 걷곤 했습니다.
강 너머로는 놀라울 정도로 빼곡하게 솟아난 아파트들로 둘러싸여 있지만
이곳은 아무 것도 없다는 점에서 조금 숨통이 트이는 곳이기도 합니다.
어둠 속에서야 그나마 누군가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누군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은 생각보다 멋지고 행복한 일임을
그들을 바라보며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던 그 어둠 속에서의 시간은
마치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도 같지만
사실은 가장 소중한 순간일 수도 있다는 것을
마음은 조금 느끼고 있었습니다.
밤산책은 생각보다 재밌습니다.
혼자 이런 저런 구경을 할 수 있죠.
사람들도 만나고.
뜻 밖의 발견과 탐색, 모험을 할 수도 있죠.
하지만 잘 떠나지 못하는 건
기분이 조금 우울해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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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고마워요. 감사합니다! | 25.07.18 19:15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