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대관람차라고 하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 Santa Monica Pier의 대관람차
(Source : https://patch.com/california/santamonica/santa-monica-pier-ferris-wheel-lights-valentines-day)
아마도 해변가나, 아니면 산 꼭대기, 놀이공원 같은 장소에서 저속으로 천천히 회전하는 경치 관람용 시설을 생각하실 겁니다.
(Source: https://pacpark.com/what-ferris-wheels-and-valentines-day-have-in-common/)
그래서 보통 대관람차라고 하면 이렇게 로맨틱한 분위기를 떠올립니다.
젊은 남녀(혹은)가 경치를 바라보면서 오순도순하게 캐빈 안에 있는 모습이요.
(https://www.insight.co.kr/amp/news/284719)
이게 과하면 가끔은 이런 웃지 못할 기사들도 나오곤 합니다.
국내외 모두 대관람차는 단순히 경치를 감상하기 위한 목적이 대부분입니다.
(London Eye / By Khamtran - Own work, CC BY-SA 3.0,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6418599)
영국 런던의 랜드마크인 London Eye라던지
(연합뉴스, https://www.yna.co.kr/view/AKR20230607067200063)
논두렁 뷰 관람차로 유명해진 당진 삽교호놀이동산의 대관람차
(원래는 대전 꿈돌이랜드에 있던 것인데 꿈돌이랜드가 폐장하며 이곳으로 옮겨졌습니다.)
(Source:https://search.pstatic.net/common/?src=http%3A%2F%2Fimgnews.naver.com%2Fimage%2F011%2F2016%2F11%2F24%2F1L43EN50Q2_2_99_20161124101807.jpg)
지금은 운행을 중단하고 단순 조형물 신세지만 우리들의 추억 속에 대관람차 하면 항상 생각하는 용인 에버랜드의 우주관람차
이런 관람차 모두 풍경을 감상하기 위한 목적이지, 스릴을 즐기기 위한 요소가 아닙니다.
그러나, 누군가는 대관람차와 스릴을 조합할 생각을 하였죠.
(Public Domain,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584731)
이 대관람차는 Eccentric Ferris Wheel이라는 형태의 대관람차입니다.
다른 이름으로는 Sliding Wheel, Coaster Wheel(현 제조사 모델명) 등으로 불리기도 하죠.
이 이름에서 Eccentric이 무엇을 뜻하느냐...
혹시 과거에 학창 시절 배웠던 천동설이 생각이 나시나요?
천동설의 경우 이심원이라는 이심점을 중심으로 한 원이 있고 이 원에 또 주전원이라는 원이 있어 주전원의 이심원을 따라 돌고 또 행성은 주전원을 돌면서 궤적이 만들어지죠.
바로 이심원이 영어로 Eccentric입니다.
사실 Eccentric 보다는 주전원-Epicycle이 더 맞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뭐 천동설에서 행성의 움직임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보심 될 것 같습니다.
일반적인 관람차와 달리 모든 캐빈이 중심 회전축에 바로 달려있는 것이 아니고, 1/3 ~ 2/3 가량의 캐빈은 이런 식의 레일에 얹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만약 중심 축이 회전할 경우, 중심 축에 고정된 캐빈은 그냥 천천히 원운동을 하며 상승과 하강을 하는 반면
이 레일 위에 달린 캐빈은 중력에 의해 레일을 따라 아래위로 왔다갔다 하는 식으로 운행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좌우로 캐빈이 꽤 많이 흔들리게 되어 스릴감이 극대화됩니다.
이러한 형태의 기구는 맨 처음 뉴욕 Coney Island의 Deno's Wonder Wheel이 최초인데요.
무려 1920년!!에 개장하여 105년이 되었습니다.
당시 제작회사는 Eccentric Ferris Wheel Company라는 곳인데, 현재 기구 제작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여전히 설립자의 가족들이 이 Wonder Wheel을 운영하고 있죠.
(By Loozrboy from Toronto, Canada - Wonder Wheel, CC BY-SA 2.0,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78685629)
1989년에는 뉴욕 주의 랜드마크로까지 지정되었습니다.
만약 뉴욕을 방문하신다면 이 기구를 꼭 타보시는 것을 추천드려요.
(Source : Wonder Wheel Amusement Park)
야경도 참 멋집니다.
(Source: https://alchetron.com/Yokohama-Dreamland)
그 후로 1960년대 일본 요코하마 드림랜드에 같은 기종이 생겼으나, 아쉽게도 2002년 요코하마 드림랜드가 폐업하면서 같이 철거되었습니다.
따라서 이 오리지널 버전의 Eccentric Ferris Wheel은 딱 2대만 설치되었죠.
시간이 흘러 1990년대 후반, 스위스-리히텐슈타인의 유명 어트랙션 제작사인 Intamin에서 이 기구에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참고로 Intamin 사는
국내에선 에버랜드 T 익스프레스, 롯데월드 아트란티스를 비롯하여 지금은 철거되었지만 세계에서 가장 높고 빠른 롤러코스터였던 식스플래그 그레이트 어드벤처의 '킹다 카', 그리고 현재 가장 빠른 롤러코스터인 아부다비 페라리월드의 '포뮬러 로사'등을 제작한 업계 선두의 회사입니다.
요즘은 예전만 못하다는 얘기도 있으나 여전히 업계 탑급의 회사이긴 합니다.
Intamin 사는 이 모델을 개량해서 주문제작 기종으로 만들어 판촉하기 시작하였고
(By Cd637 (talk) - I (Cd637 (talk)) created this work entirely by myself., CC BY-SA 3.0,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129533428)
그래서 캘리포니아 에너하임의 Disney's California Adventure라는 디즈니 파크에 2001년, Sun Wheel이란 이름으로 개장하였습니다.
확실히 21세기가 되어 생긴 기구인 만큼 기존의 오리지널 Eccentric Ferris Wheel에 비해서 구조물이 단순화된? 형태를 지니고 있죠.
현재는 이름이 바뀌어서 Pixar-Pal-A-Round라는 이름으로 여전히 운영 중입니다.
(Source: Intamin Amusement Rides)
그 후로 Intamin 사에서는 이 기종을 정식 기종으로 만들어 판촉하였고
(Source: Intamin Amusement Rides)
이렇게 지름 35m 버전과 45m 버전을 만들어 판촉하게 되었습니다.
(Source: Intamin Amusement Rides)
그래서 2010년대 초반 중국 시안의 헬로키티 테마파크에 35m 버전이
(Source: Intamin Amusement Rides)
2023년 멕시코의 Vidanta World라는 곳에 45m 버전이 들어오게 됩니다.
(Source: Gyeongju World)
그리고 2024년 8월, 우리나라의 경주월드에서 2025년 개원 40주년 기념으로 이 어트랙션을 들여올 것이라 발표하였습니다.
▲ Intamin 수석 부사장의 인터뷰
원래는 2025년, 올해 5월에 완공될 예정이었으나 공사 지연이 되어 6월 28일에 개장하였죠.
(Source: Gyeongju World)
다만, 6월 27일에 140팀 한정으로 이 기구를 먼저 타볼 수 있는 행사를 열었고
저는 이 행사 티켓팅을 해서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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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최고기온이 32도고 습도도 높아서 불쾌지수가 높았습니다만, 사람들이 많더라구요.
중고등학생들의 현장체험학습도 꽤 있는 듯 하였습니다.
안쪽으로 조금 들어가니 오늘의 목표인 타임라이더가 보이는군요.
(Source: Gyeongju World)
위치상 파크의 중심에 있어(루트상 다른 곳으로 가는 중심입니다.) 일종의 이정표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배속)
원거리에서 촬영한 구동 모습입니다.
타임라이더의 전경입니다. 아직 펜스가 쳐져 있어 구도가 살짝 애매하긴 했네요.
저기 왼쪽에 보이는 닥터 크로노가 테마의 핵심 등장인물 중 하나입니다.
타임라이더 같은 경우는 지름은 45m로 다른 45m 모델들과 동일하지만 이렇게 건물 위에 올라가 있기에 높이가 50.5m로 Eccentric Ferris Wheel 기종 중 최고입니다.
후술하겠지만 시간을 테마로 하는 기구인 만큼 이렇게 중앙에는 시계의 톱니바퀴 요소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저 분침이 실제로 움직이긴 하는데 아쉽게도 시간을 표현하는 건 아니고 관람차의 움직임에 따라 같이 움직여 시간의 흐름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지금도 충분히 멋지긴 하지만 진짜 시간을 표시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보면 이렇게 입구가 Time Traveler(타임 트래블러), Time Keeper(타임 키퍼) 두가지로 나뉘어져 있는데요.
(Source: youtu.be/vVZa7ow6nxM?si=d1R4JMgtHquXnJ4N)
위의 운행 짤을 보면 알겠지만 왼쪽의 움직이지 않는, 일반적인 관람차와 비슷한 형태의 노란색 캐빈이 있고
또 움직이는 형태의 보라색 캐빈이 있습니다.
이 두 캐빈의 스릴 강도는 극명하게 차이가 나는데, 그래서 아예 입구부터 따로 만들어 골라 탈 수 있게 만든 것이지요.
움직이지 않은 노란색 캐빈은 타임 키퍼(Time Keeper), 움직이는 보라색 캐빈은 타임 트래블러(Time Traveler)라고 부르는데
역시 후술하겠지만 이 어트랙션은 시간을 테마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타임 키퍼는 시간이 제대로 가도록 하는 것이고 타임 트래블러는 시간을 거슬러 가는 컨셉을 가지고 있습니다.
내부로 들어오면 이렇게 대기줄이 있는데
말 그대로 시간을 테마로 한 기구이다 보니 이렇게 시계를 상징하는 톱니바퀴 등으로 테밍이 되어있습니다.
저 시계 모양은 실제로 돌아가는 구조물인데 사진을 못 찍었네요....
여튼 테밍의 수준이 꽤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안내판으로 이 어트랙션에 대한 설명이 붙어있는데 간단히 설명드리자면
이 타임라이더는 '닥터 크로노'라는 시간여행자이자 발명가의 역작 발명품으로 시간의 흐름을 넘나들 수 있는 장치입니다.
그런데 서로 다른 시간대끼리 연결이 되면서 혼란이 발생했고, 그 시간의 붕괴를 막기 위해 우리들(방문객)이 이 장치를 타고 다시 시간을 원래대로 돌려놓는 것이죠.
시간이 원래대로 흐르게 하는 것이 고정형 캐빈인 노란색 타임 키퍼, 시간을 거슬러서 문제를 해결하는 쪽이 이동형 캐빈인 보라색 타임 트래블러입니다.
대기줄을 지나 이렇게 경사로를 따라 2층으로 올라갑니다.
여기도 시간과 관련된 포스터 등이 붙어있네요. 역시 테밍에 충실한 경주월드입니다.
휠체어 탑승객은 (당연하겠지만) 노란색 고정형 캐빈만 탑승 가능하며
별도로 수직형 휠체어리프트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위로 올라오면 이렇게 승강장이 있는데 가운데에 노란색 캐빈이 고정형 '타임 키퍼', 양 사이드에 보라색 '타임 트래블러'가 정차해 있습니다.
이게 일반적인 대관람차와 다르게 천천히 움직이면서 태우는게 아니고, 회전 속도가 빠르다 보니 이렇게 멈춰가면서 사람을 태웁니다.
그리고 사람이 다 타면 한바퀴를 멈추지 않고 풀로 달리고, 또 멈춰가면서 승하차를 하죠.
그래서 안 멈추고 한바퀴, 멈춰가면서 한바퀴 이렇게 총 두바퀴를 타게 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처음 들어올 때 본인이 선 줄에 따라 직원들이 알아서 안내해 줍니다.
우선 탑승권의 경우 고정형 캐빈 1번, 이동형 캐빈 1번 총 2번을 탈 수 있었는데
저는 고정형 캐빈 먼저 탑승했습니다.
이렇게 고정형 캐빈은 유리로 만들어져 있고 내부에는 에어컨이 있습니다.
고정형 캐빈은 원래의 대관람차의 경치 관람 목적에 맞게 이렇게 올라가면 파크의 전경과 넘어서 경주 보문단지의 전경이 보입니다.
근데 여기서 반전이 있는데요.
여기를 잘 보시면
이렇게 이동형 캐빈이 슬라이딩해서 내려오면서 고정형 캐빈에 부딪힐 듯 말듯 하는 구간이 있습니다.
이게 짤이라 잘 안보이지만
실제로 보면 열차가 나에게 돌진하는 그런 느낌이라 상당히 무섭습니다.
그 다음엔 내려서 이동형 캐빈, 타임 트래블러를 타러 갔는데요
타임 트래블러는 에어컨이 없는 대신(이동형 특성상 당연히 에어컨 배선 설치가 불가능하겠죠)
이렇게 양 사이드가 철망으로 되어있어서 외부 공기가 들어옵니다.
이날 경주 최고기온이 32도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오 경 타니까 나름 바람이 잘 들어와서 덥진 않았네요.
내부에는 이렇게 비상용 구토봉투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게 움직임 자체야 바이킹이랑 같은 진자운동이긴 한데
거의 상공 50m 가까이에서 이렇게 흔들리니까 상당한 공포입니다. 높이가 다 해요.
바람 불 때 좌우로 쉐이킹하는 출렁다리 느낌이랄까요?
그리고 내부에 안전벨트가 없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무섭네요.(국내에만 안전벨트가 없는게 아니고 해외에도 없습니다.)
아마 출렁다리 같은걸 별로 무서워하지 않는 분들은 무서워 안할 수도 있는데 저는 오히려 롤러코스터보다 출렁다리, 스카이워크, 짚라인 이런걸 무서워하는지라 엄청난 공포였습니다.
그래도 무서운 만큼 스릴을 느낄 수 있어서 재미있었네요.
멀미는... 저는 멀미가 심한 편이라 자동차를 잘 못타는데, 의외로 양측이 뚫려있어서 바람이 들어오니까 힘들진 않더군요.
막판에만 조금 울렁거렸습니다. 저는 멀미약 안먹고 갔는데 멀미약 드시고 가시면 잘 즐기실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타임라이더를 떠나기 전에 사진.
확실히 파크 대부분의 장소에서 보이니 정말 스카이라인에 하나의 포인트가 되는 것 같습니다.
점심은 입구 근처의 푸드코트에서 먹기로 합니다.
경주월드 식음은 CJ프레시웨이에서 하고 있더군요. 푸드어클락도 CJ프레시웨이 푸드코트 브랜드죠.
여기 2층에는 맘스터치가 있으니까 패스트푸드 드시고 싶으신 분은 거기서 드시면 될 것 같네요.
그 외에도 각종 프랜차이즈랑 공차가 곧 오픈할 모양이더군요.
더블까스 16,000원. 꼬치어묵우동 8,000원
맛은 괜찮습니다. 막 최고의 맛 이런건 아니지만 중상급 휴게소 정도는 되어요.
가격이 좀 하긴 하지만 뭐 파크 내부 식당은 어쩔 수 없죠. 그리고 이런걸 먹어줘야 파크가 돈을 벌기도 하구요.
사실 입장료 수입으로는 돈 별로 못버니까요.
이렇게 다른 기구들도 타고(당연히 기구들이 더 많습니다. 주요 기구만 간략히 보여드린 거구요)
작년 말에 원래 엄청 오래된 미로탐험이라는 어트랙션이 있던 곳에 새로 뽑기 게임이 생겼는데
한번 해보고 싶었지만 날씨가 더운 관계로 ㅠ 이번에는 패스하고 집에 갔습니다.
타임라이더 얼리버드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에게는 이렇게 무드등 시계와 뱃지 기념품도 증정해 줬습니다.
타임라이더가 시간을 테마로 한 기구인 만큼 시계로 기념품을 만든게 상당히 참신하다고 생각합니다.
불을 켜면 요렇게 됩니다. USB 전원 또는 5V1A 어댑터로 불 켜면 됩니다. 시계는 배터리로 알아서 돌아가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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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재미있는 경험이었고
무엇보다 우리나라 테마파크들은 지금 투자를 제대로 안 하고 있는데 경주월드가 이렇게 공격적으로 투자를 해 주니 테마파크 업계가 풍성해지는 것 같습니다.
왜 항상 노력하는 사람들이 더 좋아보이고 더 잘해주고 싶고 하잖아요?
뭐랄까 경주월드는 항상 갈때마다 무엇인가 발전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이 보이는 것 같아서 홍보해주고 팔아주고 싶더라구요. 뭐 저 하나가 간다고 달라질 건 없겠지만.
긴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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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아무래도 공사 지연으로 더운 날에 개장해서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5월이었으면 가정의 달 각종 행사와 겹쳐서 재미 좀 봤을텐데 말이죠. | 25.07.01 23:1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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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움짤 특성상 배속이 들어가기는 했는데 실제로 타봐도 생각보다 빠르긴 합니다. | 25.07.02 14:2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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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임 자체야 그냥 진자운동이지만 그게 높은 곳에서 일어난다는 점이 공포감을 배가시킵니다. | 25.07.10 21:5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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