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텍스트 4
―20060209 15:12:19 그 리듬을 듣는 도중의 하이퍼
스파팅, 또는 사랑의 전략
20060109목 홀리데이 다이어리라는 살에서 시작됨
정화 형 일민 시상식에 갔다가…… 경아랑 홍대 쪽에 와서 현준이
공연 보고 싶었는데 선생님이 대학로에서 정화 형 보자고 전화해서 나
도 할 수 없다는 기분으로 정화 형과 동행, 살로 감……
살에서, 너무나 예쁜 그녀 만났는데, 설마 그녀가 아는 척을 할 줄
이야. Z의 옛 애인이라고 인사. 그때 을밀대에, 남윤이와 경천이와 수
영하고 냉면 먹으러 갔다가 Z와 냉면 먹으러 온 그녀를 만난 적 있었
어. 그때도 너무 이뻤지. 날 바라봤어.
2006 언제 언제에 쓰다 만,
시작하다 만 일지의 일부
2006 언제 언제
휴대폰 문장 보관함에 저장해놓은
아주 짧은 글
2006년 1월 29일 (일) 08:12(한국 시간)에 쓴 가사
전주는 비빔밥, 콩나물 해장국의 고장
……
넌 지금
넌 지금 무슨 옷을 입고
어느 바람을 쐬고 있을까
무얼 먹고 있을까
어떤 모양의 굽이 있는
구두를 신고
어떤 색 버스를 타고
어느 굽은 길을 갈까
희미하게 미소 지으며
이야기하고 있겠지
누굴까
니 이야기 속의 주인공은
때론 햇살을 향해
눈을 찌푸리겠지
때론
……
“책이 너무 보고 싶어서……” 노숙 여성 책 훔치다 검거
[노컷뉴스 2006-02-07 16:11]
광고
CBs 사회부 도 기자/육 수습기자 ******@******
2006년 9월 17일 (일) 12:46(한국 시간)
네 홍은동 사시는 J씨 당첨~ 지금 와니는 금욜 거 녹음 중이구요
선물로 저의 입술 드릴게요
2004년 9월 23일 (목) 05:45(한국 시간)
그날,
그 소동 속에서 냉정함을 잃지 않고
게다가 깽판의 주인공인 못난 와니를 끝까지
사랑하는 마음으로 감싼 당신
아침에 눈을 뜨니
2006년 2월 4일 (토) 09:57(한국 시간)의 obsession
내가 내게 보낸 편지 보낸이 “성기완”
두려워
아침에 눈을 뜨니
다시 니가 생각나
어젯밤 잠든 후로
몀춰 있던 영화가
다시 시작된 거야
다시 니가 생각난다
그렇게 쓰는 동안
또다시 니가 생각나
다시 니가 떠올라
바지 입고 신발 신고
널 만나러 가면서도
스토리는 딱 하나야
니가 생각나
니가 생각나
너는 어떨까
모르겠어
두려워
……
2006 02 07 3시……
1부가 끝나고 2부가 시작되려 해.
새벽의 눈, 아스라한 그 지우개 꽃……
생각나.
새벽, 눈 속을 가네
너의 이름은 수천 주름의 병풍으로
접혀 있나 보다
펴도 펴도 너는 하얗다
회색의 하늘이 내려와 어두운 밤공기와
몽롱하게 섞이는 시간
……
2006 02 08 2시 23분에 떠올려보았어
뜨거운 멕시코의 마리아치 음악을 방금 틀었어……
멕시코 음악은 빨간색이야……
los lobos와 멕시칸 마리아치 밴드의 ‘과달라하라’라는 노래
과달라하라는 멕시코 제2의 도시
거기 광장이 있대. 빠띠오 따빠띠오.
거기 가면 리얼 마리아치들을 볼 수 있대.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
방금 시계를 보니 2시 23분이네……
2시 23분에 떠올려보았어.
떠올리려 해도
떠올리려 해도
떠오르지 않네
잡으려 해도
잡히지 않네
실을 놓쳤던 어릴 적 기억이
되살아나네
날아오른 풍선은
언젠가는 보이지 않게 돼
하루 또 하루
침묵이 더해가네
마르가레스 메네지스라는 브라질 흑인 가수
margareth menezes
정열적인 리듬을 지녔어.
자유롭게 당기고 밀 줄 알아……
끈적거리는 굴 소스 안에 담긴 지느러미는
자기가 헤엄쳤던 바다의 깊이를 기억할까
저며진 가슴 위로 무심코 흩뿌려지는
piena en mi 나를 생각해
소금 같은 눈
숨 막히는 밀폐형의 기억
줄줄 녹아
1000년 동안 동굴 속에 거꾸로 매달려 있던
박쥐가 듣는 음파는 얼마나 사무치는 색깔일까
피리 소리를 기다리며 상자 안에서 똬리를 틀고 있던
코브라의 어금니는 얼마나 정제된 독을 품고 있을까
진공포장된 훈제 닭다리를 레인지에 넣고 돌린다
생각이 북받쳐 살을 뚫고 들어가
살은 지직거리고 타오른다
2007년 9월 16일 (일) 13:12(한국 시간)
보낸 이 ******@******
받는 이
가로287세로300높이210안쪽벽205문쪽벽188
011328**** 전화했었니 2007-09-16 13:12 0.9KB
011328**** 우린모두민달팽이작은 2007-09-16 13:11 1.0KB
011328**** 생리 내가칼로찌는것 2007-09-16 13:11 1.0KB
011328**** 팅커벨을주머니에넣고 2007-09-16 13:10 1.0KB
011328**** 그산에올라/왠지그산 2007-09-16 13:09 1.0KB
011328**** 뮤비아이디어 가사가 2007-09-16 13:09 1.ㅐKB
011328**** 신화란뭐냐일종의후렴 20077-09-16 13:08 1.0KB
011328**** 소름3종세트배달:솜 2007-09-16 13:05 1.0KB
011328**** 개에관한뉴스:목줄 2007-09-16 12:58 1.0KB
2006 02 09 16:45:54의 중얼거림
지치지 말자
달아올라도
터지지 말자
오늘 검사했잖니
스캔하자
니 무의식은
아무 이상 없단다
피검사만 남았다
버티고
잘 놀고
차차 잊자
잊어야 한다면 말이다
2006 02 10 새벽 1시경에 쓴 가사
2006 02 10 fri 14:28:19의 인용, 세레나데의 풍습
안재필 작가가 적어준 원고:
멕시코에서 serenade를 하는 시각은 새벽 3시경
아구스틴 라라의 noche de ronda 론다의 밤
론다: 노래에 자신 없는 남자들을 위해 대신 노래해주는 세레나데
대행업자
“나의 고독한 밤을 비추는 달빛이여
어디로 가나
만일 너 또한 론다에게 가는 길이라면
알려주렴”
……
이런 가사
……
우습지?
^^
20071128수 안재필 작가의 원고
안데스 원주민들이 잉카 제국의 마지막 후예 투팍 아마루의 전설을 담
았다.
El Condor Pasa(콘도르는 지나가고)
오늘은 가사를 소개…… 잉카 제국의 언어인 케추아어
잉카 제국의 대지에서
인디오는 빛을 잃고
홀로 슬퍼 보이네
침묵의 저편에 남겨져
이제 결코 지배하는 일은 없으리
잉카의 황제는 태양을 향해 떠나갔다
그의 마음으로
한 마리 콘도르가 날아가네
날면서 그의 고통을 노래하기 위해
날아라 콘도르
끝없는 하늘을
고원의 그림자
아메리카 정신의 상징
인디오 민족의 피
케냐는 슬피 우네
투팍 아마루의 아픔을 안데스의 바람 소리
인디오의 폐에서 나오는 순수한 공기
그런 것들을 느껴
……
우린모두민달팽이작은집을등에지기위해길을떠난벗은방랑자
20060213 13:57, 마음에 두다
방송 시작하기 3분 전……
너의 이멜 읽었어.
꼭 답잧 보내라고 이멜한 거 아니니 돈 워리.
내가 요즘 실험하고 있는 글쓰기 중에 ‘스파팅spotting'이라는 게
있거든,
글을 쓴……
앗, 방송 시작……
스파팅이란, 글을 쓴 시각, 공간의 정황을 글 속에 기입하고
그 글의 느낌을 그 정황과 연결시키는 거야.
일종의 ambient writing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그 스파팅 연습을 네게 보내는 이멜로 했던 거야.
연습이라기보단, 그렇게 일상적인 것들을 가지 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놔두는 글쓰기를 한 거니, 그것 자체가 걍 글쓰기인
거지.
앗, 두번째 곡 소개……
다시 두번째 곡 소개하니 14:09:40
지우베르투 지우gilberto gil
그담엔 까를린뇨스 브라운Carlinhos brown
크리에이티브한 리듬의 소유자들……
뮤비아이디어 가사가책이나신문에써있음전철출근하다무가지에서그
녀를안기위한근육만들기그러면서후다닥갈아타러가는데보니깐헬스꿈
졸다가깨서광고여자맘사로잡는향수그런식으로출근
케미컬할땐니가평화깃발든애였어?
chemical brothersss 조종사와 승객의 관계
이 노래들을 들으며 마음에 관해 생각해.
마음에 두다,라는 표현이 있지.
그러나 watch out! 한번 마음에 담으면 꺼낼 수는 없어.
그러니 마음에 담아두기 전에 잘 생각해야 해.
마음에 두다
마음에 한번 두면 꺼내지 못한다
기억된 것은 사무칠 뿐이다
마음에 한번 두면
아무리 쓰려도 몸으로 녹이는 수밖에 없다
달콤한 초콜릿을 심장 근처의 체온으로
천천히 녹여 씁쓸한 강물을 만드는 일과
같은 것이다
달콤하니 마음에 두었지
모든 것이 처음에는 그렇지
……
참, 며칠 전에 이터널 션샤인 복사판 디브이디를 길거리에서 팔길래
샀어.
앞부분을 잠깐 봤어.
길에서, 마티즈 2 안에서, 남는 시간이 있어서,
네 개의 핫 윙과 삿뽀로 캔 비어 하나가 함께 했고.
그리고 다시 움직였지.
……
길 위에서 쓰는 시
세상 밖의 공간으로서의 길
당신은축구선수그중에스트라이커요리조리드리블도잘하네골결정력
최고에펑펑킥도좋아그러나스트라이커는가끔은외롭단네그것은골넣는
자의숙명
음성녹음듣기
하늘의검은색조차
선명해요감귤은짙은녹색마음은달무리처럼붉고요
2007년 9월 19일의 엔딩
제오르제 바코비아
강정의 나쁜 취향
멘트 55분 15초를 넘기면 안 된다.
시계를 보면서 그때까지 이야기한다.
안녕히 계세요.
인사를 했다.
그 말 직전에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이럴 땐 단어 하나하나가 그냥 초침이다.
초침으로서의 말.
강물이다.
말의 강물.
2006 02 16 thu 14:53:20, 울부짖으며 나는 새
아말리아 호드리게스
둘스 퐁트슈
포르투갈 파두 여가수들의 노랫소리
울부짖는 새 같다
커다란 새
날개를 펴면 하늘을 다 품는 그런 새
날개를 펴고 서 있으면
왠지 알몸의 여인을 연상시키는
알바트로스 같은 새
갑판에 유배된 하늘의 새
포르투갈에, 리스본에, 정어리 굽는 냄새에
유폐되어 대서양의 거친 바람을 이마에 맞아들이는
여인들의 노랫소리
새들이 울부짖으며 날아간다
아무것도
나도 추천―중요도 체크
보낸 날짜 2006년 2월 4일 (토) 11:21(한국 시간)
아무것도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고
아무 일도 없어도 돼
가장 한적하고 다정한 순간에
아무 말이 필요 없듯이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가장 위대한 일은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그거야
그러니 모든 것을 용서하렴
누워 있어
누워서 들어
받아들일 거야
얽히고설키고 또 얽히다가
그 우산 속에서 기억의 낙진들을 피해
잠이 들어 따로 또 같이
있는 그대로 말했어
나조차 있는 그대로의 그것을 본 적이 없는
그와 같이 있는 그대로의 그것을 풀린 혀가
받아 적어 너에게 그리고 나에게
보내주었어
별들이 내 정신의 올이
폭포수 같은 비밀이
아마도 살아왔던 모양이야 그것이 터지자 언덕을 넘어서며
내 눈에서는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솟아나왔어
그 진창 속의 그림자들
나는 막아놓고 시간 속을 항해했어
문을 닫고 살아가는 서울의 나날들과
일을 위해 버텨야 했던 두 다리의 고달픔과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 속에서 잠자며 다시 한 번
사람을 기다리던 그냥 ‘그리움’이라는 이름의 나
위대한(왜냐면 진실이니까)나는 눈을 뜨고
묵묵히 자동이체시켰지 때로는 빨래를 널기도 하고
그러나 미세한 명령들의 강압 속에서
분노는 매우 작은 칼날 같은 물방울 되어 내 속에서 녹슬어
그래도 난 절대로 훼손되지 않아
그래 나는 쉽게 빠지고 쉽게 달안나려 하고
아무리 그래도 내 영혼은 더럽혀지지 않아
이 더러운 새끼들아
그러느라고 마음속에 쌓였던 모든 것들
나는 그 기름을 말의 칼에 훅 뿌리고
아침이 되었고
너를 위해서 약을 먹었고
얼굴은 붉어졌고 피는 더 돌고
고양되고 올라가고 숨 막히고
다시 기분 좋게 나쁘게 죽을 듯이
깔깔대고 웃을 듯이 덜덜 떨리는 마음으로
엉엉 울며 진저리 치며 떨어지고
헛되이 먹은 약 기운은 다른 스토리의 덧문을 열고
그 속으로 들어가 아무 이야기나 막 해버려
아침이 되었어
나는 깨어났고 어제의 시간과 지금
이런 식으로 접붙여서 잠을 뛰어넘어
자, 목이 마르니 물을 마시자
왜냐하면 나는 다 덜어냈고
남은 몇 개의 밥풀 따위는 물을 부어도
크게 울지 않아
물속에서 허우적대다 숨 대신 물을 마시더라도
이미 나는 봤지
사람들은 비밀의 자물쇠를 풀면서
정확히 그와 동시에 그것을 잠그지
왜나면 그것이 다시 비밀이 되니까
난 그 순간 너와 있었어
있으면서 없어도 돼
가장 대단한 일이야
오프닝을 읽으니 14:01:40이 되었군……
그리고 2007년
영원히 오지 않을 그 5월
난 너에게 병을 얻었고
‘아쟈매 a jamais'를 불법 복용한 할아버지 둘과 할머니 하나
셋 중의 하나는 나다
당신의 텍스트
성기완, 문학과지성 시인선 3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