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용 콘솔이란 새로운 사업에 발을 들이기에 앞서, 마이크로소프트가 필요로 한 것은 재미있는 게임이었습니다.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기계가 삽시간에 돈만 잔뜩 잡아먹은 애물단지 신세로 전락하는 거야 드문 일도 아니었으니까요. 우울한 전철을 밟지 않도록, 든든한 버팀목이자 힘 좋은 견인차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 줄 수 있을 만큼 재미있는 게임이 필요했던 겁니다. 그래서 그들은 헤일로(HALO)를 만들었습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어쩌면 예상한 것을 훨씬 뛰어넘는 성공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인류의 존망을 건 치열한 전쟁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고독한 영웅의 활약은 수많은 게이머들을 열광시키며 엄청난 수익을 창출해냈습니다. 헤일로는 콘솔을 기반으로 1인칭 액션 게임을 제작함에 있어 마땅히 본보기로 삼아야 할 기준 비슷한 것이 되었죠. 시리즈의 주인공인 마스터 치프는 게임 좀 해본 사람들 중에서라면 모르는 이를 찾기가 더 힘들 법한 유명인―아이콘으로 등극하기에 이릅니다. 이름 있는 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유력한 제후의 탄생이었습니다.
그로부터 6년에 걸쳐 범접하기 어려운 부와 명성을 쌓아올리고 난 뒤, 영원히 계속될 것만 같았던 전쟁에도 비로소 끝이 찾아오고야 맙니다. 삼부작으로 구성된 마스터 치프의 연대기는 그렇게 막을 내렸습니다. 물론, 정말 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겁니다. 팬으로서의 염원 때문만은 아닙니다. 확고한 믿음의 기저에는 그토록 큰 성과를 일궈낸 상품으로부터 쉽사리 손을 뗄 리가 없다는 현실적인 예측이 있었습니다. 아쉬움을 달래주려는 듯 연이어 출시된 수 편의 외전은 더 이상 명쾌할 수 없는 증거와도 같았죠. 남은 것은 기다리는 일뿐이었습니다.
그리고 2012년, 마침내 그가 돌아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존-117입니다. |
제가 돌아왔습니다. |
'헤일로 4'는 5년 만에 부활한 헤일로 시리즈의 속편입니다. 2010년의 '헤일로 리치'를 마지막으로 마이크로소프트를 떠난 번지 스튜디오를 대신하여, 이번에도 343 인더스트리가 제작을 맡았습니다. 오직 헤일로만을 위해 설립된 부서로서, 이미 '헤일로 : 전쟁의 서막 애니버서리'를 통해 실력을 드러내 보인 곳이기도 합니다. 그것은 정통성을 이어나가기에 충분한 자격을 갖추었다는 증명이었습니다. 그 사이에 선을 보인 외전들은 그 자체로 빼어난 재미와 완성도를 갖춘 수작이었음이 분명합니다만, 정사(正使)가 지닌 무게감이란 아무래도 남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죠.
이제까지의 헤일로 시리즈가 늘 그래 왔던 것처럼, 이번 작품 역시 100%에 가까운 한글화 작업을 거친 뒤 정식으로 출시되었습니다. 더러 성우의 연기나 대사의 번역이 자연스럽지 못 하다는 느낌을 줄 때가 있고 더빙이 아닌 본래의 음성을 듣고 싶더라도 그럴 방법이 없다는 문제점이 딸려 있기는 하나, 그 정도는 얼마든지 눈감아줄 수 있는 작은 티끌에 불과합니다. 국내의 비디오 게임 시장이 마주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이처럼 한결같은 한글화 작업이란 메마른 땅을 적시는 단비만큼이나 달콤한 축복이 아닐 수 없으니까요. 물론 그 품질도 퍽 뛰어난 편이고 말입니다.
그들의 첫 번째 작품이었던 '헤일로 : 전장의 서막 애니버서리'. |
외국어 해석하느라 머리를 굴리지 않고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
게임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본편에 해당하는 캠페인에서 다루고 있는 것은, 당연하게도 마스터 치프의 이야기입니다. 5년이란 시간을 뛰어넘어 성사된 영웅의 재림은 꾸준히 게임을 즐겨 온 팬들에게 있어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운 선물이었습니다. 전쟁이란 대사가 겨우 종언을 고한 이후에 불현듯 또 다른 위협을 등장시킨 것이니만큼 종전까지의 과정을 다룬 '헤일로 3'이나 1편 이전의 암울한 전장을 그린 '헤일로 리치' 등에 비해 서사가 지녀야 할 흡입력이나 긴장감이 어느 정도 미약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는 점까지를 감안하더라도, 여전히 훌륭한 선물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4년간의 긴 잠으로부터 깨어나자마자 일말의 망설임조차 없이 총탄이 빗발치는 전장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는 위대한 전사의 행보란 미리 깔아둔 포석을 바탕으로 전작의 결말로부터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내용인 동시에, 새로이 막을 올린 두 번째 연대기의 서장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그것은 적어도 한동안은 헤일로의 역사가 멈추는 일 없이 굴러가리라는 것을 보장해 주는 증거와도 같습니다.
정체불명의 행성 레퀴엠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새로운 이야기. |
뉘신지? |
코타난데요. |
따라서 전작을 먼저 경험해보지 않은, 혹은 그러지 못한 게이머의 경우에는 여러모로 난관에 부딪힐 가능성을 감수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동일한 세계관 위에서 순차적으로 이어지는 전개인데다, 주인공을 제외한 등장인물 중에서도 첫 출연이 아닌 경우가 태반입니다. 그 밖에도 게임의 제목이기도 한 헤일로란 대체 무엇인지, 인류의 미래를 어둠으로 물들인 코버넌트와의 전쟁은 어떻게 시작되어 어떤 비극들을 양산해 내었는지, 코버넌트의 악몽이자 인류의 구원자인 스파르탄은 과연 어떤 존재인지의 여부 등 미리 알아둬야 할 것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습니다.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아 과거의 헤일로를 직접 즐겨 볼 여유가 없다면, 하다 못해 인터넷이라도 뒤져보는 것이 바람직한 선택입니다.
초반의 적은 코버넌트의 잔당인 스톰 코버넌트. |
다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생소한 개념들과 사건의 인과관계, 또는 마스터 치프의 위엄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함에 따라 게임에 깊이 빠져들지 못하고 연신 고개를 갸우뚱거려야만 하는 현상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준비입니다. 순수한 액션 게임으로서의 헤일로 4는 별다른 준비를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기기의 한계를 초월하려 애쓴 흔적이 역력한 놀라운 수준의 그래픽으로부터 잠시 눈을 돌려 껍질 안쪽의 속살을 음미하다 보면, 그 누구라도 금세 착각 속으로 빠져들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11년 전의 과거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착각이죠.
시리즈의 첫 작품을 통해 헤일로가 보여 주었던 특징 중의 하나는, 그전까지 PC로 출시되어 온 여느 FPS 게임들에 비해 전반적으로 속도가 느릿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캐릭터를 움직이거나 적을 조준함에 있어 키보드와 마우스를 사용하는 것에 비해 민첩성과 정확도가 떨어지지 않을 수 없는 게임 패드의 한계를 고려하였던 것이죠. 결과적으로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쉽게 들어설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는 데 있어 결정적인 기여를 한 셈이 되었습니다. 11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헤일로 4에 이르러서도 그러한 특징은 거의 변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픽이 참 좋은데. |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 |
헷갈릴 여지가 없는 단순한 인터페이스. |
틈틈이 삽입된 동영상을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
덧붙여 헤일로 4는 굉장히 단순한 게임이기도 합니다. 요즘 유행하는 엄폐를 비롯해서 높은 곳으로 기어 올라가거나 장애물을 잽싸게 뛰어넘든가 하는 동작 같은 것은 따로 구비되어 있지 않습니다. 걷고, 달리고, 쏘고, 때리고, 앉거나 도약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워트호그를 비롯한 탈것을 조종하기 위해 익혀야 할 조작까지도 별도의 설명과 연습 없이 금방 능숙하게 운전할 수 있을 만큼 직관적인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전투의 전반적인 양상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적진을 향해 돌격해 들어가느냐 혹은 특정한 지점을 사수하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 모든 싸움은 정면 대결로 시작해서 적의 전멸로 끝나기 일쑤입니다. 잠입이나 암살 같은 행동이 끼어들 여지라곤 쥐뿔만큼도 없습니다. 애초에 몰래 다가가는 것부터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시스템이죠. 이것저것 어렵게 생각할 것 없이, 그저 거치적거리는 적들을 모두 쓰러뜨리기만 하면 됩니다. FPS라는 장르를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사람에게라면 첫 경험으로서 이보다 나은 작품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무면허지만 운전이 하고 싶어. |
하늘을 나는 것치곤 속도가 꽤 느린 편이라 부담이 적다. |
난이도가 높을 땐 기계의 맷집도 대폭 약해지니 주의할 것. |
일부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면, 꼭 탈것을 이용해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
물론 단순하다고 해서 지루한 게임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말 그대로 익숙해지기 쉽다는 뜻일 뿐, 게임 속에서의 전투는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어려운 축에 든다고 볼 수 있겠죠. 헤일로라는 작품의 가장 큰 장점 가운데 하나인 탁월한 인공지능이 변함없는 위용을 과시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정해진 위치에서 총을 쏴대며 포탑 노릇을 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각기 다른 무기와 성격을 지닌 적들이 한데 무리를 지어 적극적인 공세를 펼쳐옵니다. 하늘을 날아다니거나 벽 위를 평지처럼 기어 다니든가 해서 사각으로부터 허를 찔러오는 경우도 적지 않죠.
적극적으로 은폐와 엄폐를 시도하고, 같이 죽을 각오로 달려드는가 하면 때로는 뒤도 안 돌아보고 꽁무니를 빼는 등 다양한 전법을 구사하는 인공지능은 특유의 맵 디자인과 맞물려 최적의 효과를 이루어냅니다. 우선 광활한 부지를 기본으로 깔아두고, 그 위에 매끈한 외관을 뽐내는 건물과 이런저런 기계 장치들을 가져다 놓았죠. 이번 작품 역시 비슷한 느낌의 맵 디자인이 되풀이된다는 지적으로부터 자유롭지는 못하였으나, 매번 다른 움직임을 보여주는 적들과의 싸움으로부터 얻는 재미란 그런 단점들을 시선 바깥으로 치워버리기에 충분한 위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적의 머릿수보다도 협공 탓에 더 피곤해지는 게임. |
적의 공격을 받아 줄어든 체력은 별도의 조치 없이 기다리는 것만으로도 다시 차오릅니다. 요즘의 대세라 할 수 있는 자동 회복이죠. 기실 헤일로 시리즈를 기점으로 대중화된 시스템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다른 게임들과의 차이가 있다면 시야를 붉게 물들이거나 하는 식으로 간접적인 표현을 사용하는 대신 당장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화면 상단에 게이지를 표시해 두었다는 것입니다. 덕분에 초보자의 입장에서는 본의 아니게 위험을 무릅쓰는 사고를 피할 수 있으며, 숙련자의 경우에도 보다 효율적으로 싸우는 것이 가능합니다.
무기는 성능이나 위력 등에 관계없이 한 번에 두 개만을 휴대할 수 있습니다. 전장에 비치된 무기의 종류는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기는 합니다만, 항상 다양한 무기가 구비되어 있다는 것이 공통점입니다. 몇몇 특정한 상황을 제외하면 어떤 무기를 집어 드느냐에 따라 적을 상대하는 방식도 자못 달라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처럼 플레이어 본인의 취향에 딱 들어맞는 무기를 소지한 채 수많은 우회로와 엄폐물이 갖추어진 드넓은 전장을 무대로 조작 실력과 전술적 사고를 적절히 활용하여 싸움을 즐기는 것이야말로 이 게임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재미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는 시리즈의 제 1편인 '헤일로 : 전쟁의 서막'에서부터 시작된 전통을 충실히 답습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무모한 시도를 피할 수 있게 해 주는 실드 게이지. 상냥해…… |
마스터 치프도 사람은 사람인지라. |
등장하는 무기의 종류는 대략 30여 가지. |
있는 총을 쓰지 않으면 예의가 아니지. |
그와 같은 전투의 쾌감을 부각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바로 모의전이라 불리는 멀티 플레이, 그리고 스파르탄 옵스입니다. 본편의 엔딩으로부터 수개월이 지난 후의 시간대를 배경으로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전함 'UNSC 인피니티'에 소속된 스파르탄 부대 ― 크림슨 화력팀의 일원이 되어 갖가지 임무에 뛰어들 것을 요구하는 스파르탄 옵스는 말하자면 또 하나의 캠페인 모드라 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다섯 개의 미션으로 구성된 10개의 에피소드가 예정되어 있으며, 각각의 에피소드에는 제법 긴 분량의 동영상이 포함되어 있어 구체적인 전개를 설명해주고 전투에 몰입하는 것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플레이어의 분신인 크림슨 화력팀의 대원들에게는 구체적인 설정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기에, 직접 얼굴을 드러내어 스토리를 이끌어나가는 것은 전투 지휘관인 사라 팔머 중령과 또 다른 부대인 마제스틱 화력팀의 역할입니다.
아마도 에이버리 존슨과 비슷한 위치에 서게 될 인물인 사라 팔머 중령. |
얼굴을 내밀고 활약을 잃은 마제스틱 화력팀의 대원들. |
크고 아름다운 인피니티의 위용. |
플레이어는 순서에 관계없이 그 중 원하는 미션을 골라 작전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한 전투에 투입 가능한 전사의 수는 최대 4명입니다. 원한다면 홀로 싸울 수도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맵이 넓을뿐더러 많은 수의 적을 한꺼번에 상대해야 하는 까닭에 굉장히 귀찮거나 버거운 작업이 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워트호그를 조종할 때만 해도 동시에 기관총을 쏘려거든 최소한 두 명은 있어야 하니까요. 하물며 처음부터 협력을 기준에 두고 만들어진 모드인 만큼, 일종의 덤으로서 코옵을 즐길 수 있게끔 안배해 둔 본편과는 느낌이 사뭇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죠.
헤일로 4의 두 번째 디스크에 개성과 가치를 부여하는 또 다른 특징이란 다름 아닌 성장입니다. 이미 완성된 전사이기에 더 이상 올라설 곳이 없는 것처럼 묘사되곤 하는 마스터 치프와는 달리, 크림슨 팀의 젊은 스파르탄들에게는 아직 더 강해질 여지가 남아 있습니다. 임무를 완수한 대가로 획득한 경험치와 포인트는 레벨을 높이고 새로운 기술을 익히면서 보다 더 뛰어난 군인으로 거듭날 수 있게 해 주는 밑거름입니다. 그에 따라 임무를 시작하기에 앞서 선택할 수 있는 무기와 장비, 외양을 꾸밀 때 쓰이는 장갑이나 표식 등의 종류가 점점 늘어납니다.
게다가 혼자 싸우면 심심하다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 |
치프는 그냥 다 쓸 수 있었는데……. |
훌륭한 군인이 되는 길이란 멀고도 험하다. |
이렇게 쌓아올린 실적과 능력은 스파르탄 옵스와 모의전 양측 모두에서 공통으로 적용되는 것입니다. 빈손으로 싸움에 끼어드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먼저 스파르탄 옵스를 이용하여 기반을 다져두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11년 전부터 헤일로와 함께 해 온 쟁쟁한 실력자들이 잔뜩 포진해 있으리라는 점을 염두에 두자면, 선택의 대상으로 여길 것이 아니라 필수적인 과정으로 봐야 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도합 16명의 인원이 두 진영으로 나누어져 각종 탈것과 중화기를 동원해 가며 작은 전쟁을 벌이는 '빅 팀 인피니티 슬레이어'를 필두로, UNSC 인피니티의 모의전은 기본적으로 아홉 가지 방식의 전투를 준비해두고 있습니다. 여태껏 늘 그래왔듯이 멀티 플레이 역시 맵의 규모가 상당히 크고 복잡한 편이며, 어떤 형태의 지형 위에 어떤 구조물들이 어떻게 들어서 있느냐에 따라 지향해야 할 전법이 판이해진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고지로 둘러싸여 얼마나 많은 총구가 눈을 부라리고 있을지 가늠하기 힘든 개활지 위로 무작정 달려나갈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물론 싸우다 보면 전술 따위 신경 쓸 겨를이 없을 만큼 바빠지기도 합니다. |
와 탱크다 탱크. |
차 없는 사람 서러워서 살겄나 이거. |
전투에 앞서 기존의 맵을 파악하고, 원한다면 이를 바탕으로 세부적인 사항들을 수정함으로써 자신만의 전장을 만들 수 있게 해 주는 지도 편집기의 기능도 더욱 강화되었습니다. 싸움 도중 줍게 될 아이템의 양과 종류를 추가하고 병사들이 부활하는 지점이나 군수품이 보급되는 위치를 바꾸는 등 전장을 원하는 모양으로 개조하는 것이 가능하죠. 제작사가 미리 조율해 둔 균형을 흐트러뜨리기 쉬운 만큼 불특정 다수로부터 마냥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기는 어렵겠지만, 친목을 다지는 차원에서라면 꽤나 흥미로운 장난감이라 할 수 있는 요소입니다.
쌈박한 전장을 만들어 봅시다. |
별 생각 없이 건드렸다가 시간이 왕창 사라질 수도 있으므로 주의할 것. |
이제 겨우 반세기에 가까워져 가는 비디오 게임의 역사를 굳이 기준으로 삼지 않더라도, 10년은 절대 짧은 시간이 아닙니다. 정확히는 11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헤일로는 대중적인 성공과 업계에 미친 영향력을 비롯한 다채로운 측면에서 현대의 비디오 게임을 논함에 있어 그 누구도 좌시하지 못할 작품 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새로운 작품을 선보일 때마다 전보다 더 나은 결과를 일궈내려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명성을 이어나가고자 하는 노력은 예외 없이 생산자와 소비자를 고루 만족시킬 만한 성과를 거두어 왔죠.
그리하여 헤일로 4는 수많은 게이머들의 애정과 관심이라는 각별한 장점을 손에 쥔 채로 시장에 얼굴을 내밀 수 있었습니다. 오랜 시간에 걸쳐 다양한 개선과 발전을 통해 성실히 쌓아올린, 단단한 토대입니다. XBOX라는 테두리 안에서라면, 이보다 넓고 두터운 저변을 보유한 게임을 찾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죠. 과연 그에 준하는 작품을 찾아낼 수 있을지조차 의문스러울 정도로 탄탄히 다져진 기반은 그저 하나의 게임이 지닌 수명을 연장시켜 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시리즈 전체에 쉼 없이 앞으로 나아갈 동력을 부여하는 연료와도 같은 효과를 발휘하기에 이릅니다.
다음 이야기를 위한 심상치 않은 단서들이 전개의 주를 이룬다. |
그런 식으로, 전설은 지금껏 이어져 내려왔으며 순조로이 그 명맥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죽 계속되겠지요. 부진한 성적과 첨예한 경쟁을 극복할 수 있게 해줄 구원자로서의 위상은 다소 줄어들었을지언정 마스터 치프는 여전히 XBOX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존재입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마스터 치프의 귀환을 널리 알림과 동시에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될 것임을 선언하는 작품이기에, 헤일로 4는 평범한 액션 게임 이상의 의미와 가치를 내포한 그 무언가가 될 수 있었습니다. 몇 가지 눈에 띄는 단점들이 더욱 큰 아쉬움으로 와 닿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그러나 마스터 치프의 능력에 무언가 큰 변화가 있을 것임을, 코버넌트와의 전쟁이 야기한 참상보다도 훨씬 거대한 위험과 음모가 도사리고 있음을 암시하는 복선 앞에서 이야기로서의 매력과 게임으로서의 신선함이 부족하다는 흠집은 수명이 다한 별처럼 조용히 그 빛을 잃습니다. 어느덧 10년을 훌쩍 넘긴 고명한 연작으로부터 새삼 변화와 혁신의 조짐을 감지할 수 있다는 것은 생각만으로도 가슴을 두근거리게 합니다. 그 시점이 언제가 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반드시 찾아오고야 말 것임은 굳이 되새길 필요조차 없는 주지의 사실이지요. 먼저 등을 돌려 떠나지 않는 한 마스터 치프는 언제까지라도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모습으로 다시 돌아와 주기를 반복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어쩌면 영원히.
이 아이는 자라서 |
우주 최강의 덕…… 아 아닙니다. |
The Legend must go 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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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치프 목소리가 참 마음에 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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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한글화 작업과 성우 캐스팅.... 마스터 치프와 코타나 말입니다. 전통을 이어가는 노력이 대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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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일로를 사랑하는 게이머의 입장에서 이러한 높은 수준의 게임을 음성까지 한글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정말로 축복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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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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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미쿡 사대주의 않나오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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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치프 목소리가 참 마음에 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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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 12.12.31 19:0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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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미쿡 사대주의 않나오나 싶었다 | 13.01.06 12:0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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