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의 게임은 클레어 옵스퀴르 : 33 원정대.
프랑스에서 만든 JRPG스러운 판타지 턴제 게임이다.
* 턴제 게임.
턴제 게임은 꽤나 호불호가 많이 타는 장르다.
마주 서서 나 한 대, 너 한 대.
즉각적인 반응을 원하는 사람한테는 지루하기 마련.
또한 턴제 게임은 보통 RPG고, RPG는 플탐이 길고, 한 50 시간이 넘도록 너 한 대 나 한 대 이래버리면 후반에 기운 빠지기도 한다.
* 33 원정대는 여기에 QTE를 넣어서 턴제에 액션성을 불어넣었다.
공격을 할 때도 버튼 액션을 맞춰야 데미지가 더 들어가고,
상대 턴일 때도 회피나 튕겨내기를 써야 한다.
데미지를 안 입을 수 있기 때문인지 적들의 공격력이 세고 타수도 많다.
이 때문에 전투 긴장감이 상당하다.
* 턴제 게임답게 세팅에도 머리를 써야 하는데.
무기와 스킬과 장신구, 패시브를 적절하게 조합하는 재미 또한 있다.
장신구의 패시브를 떼와서 장착할 수 있는데, 이게 단순히 능력치만 올리는 게 아니라 유틸을 더하는 거라서 조합하는 재미가 있었다.
카드 덱 짜는 기분도 들고.
번거롭고 복잡하다는 느낌도 들었지만(캐릭터마다 운용 방식이 완전히 다른 게 크다)
피지컬과 뇌지컬이 적절하게 조합된 전투였다.
너무 재밌다.
* 간혹 너무 쉽거나, 아니면 너무 어렵거나.
밸런스가 안 맞는 부분이 나오기도 하는데 그건 어쩔 수 없는 문제라고 본다.
각 던전마다 권장 레벨이 정해져 있으니까.
늦게 가면 쉬워지는 거고, 일찍 가면 어려워지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렇다고 권장 레벨을 일일이 적어놓으면 보통은 그 순서대로 던전에 들어갈 테니까,
선형적이게 된다.
* 가장 마음에 드는 건 비주얼이었다.
단순히 그래픽을 말하는 게 아니다.
세계관을 그려내는 방식이 너무 아름답다. 멋지다. 매혹적이다.
어영부영 대충 중세스러운 광경이 아니라, 정말로 '판타지 게임'이라는 말에 걸맞는 환상적인 볼거리를 제공한다.
마치 꿈 속에서나 볼 법한 그런 풍경들.
* 전투, 비주얼, 탐험, 세계관, 음악, 스토리, 영상 연출까지.
뭐 하나 대충 만든 게 없다.
오감이 만족스럽다.
능숙하고 창의적이며, 감각적이다.
물론 없는 걸 만들어낸 건 아니지.
33 원정대는 기존에 있던 걸 재구성 한 거지만 게임이라는 건 결국 조화고 균형이니까.
모든 것들이 조화롭게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 아마 미니맵이 없다는 게 33 원정대의 가장 큰 비판 요소일 텐데.
이 부분은 개인차가 크다.
길이 큼직큼직해서 그렇지 각 던전은 그렇게까지 복잡하지 않다.
던전 두 개를 제외하면 딱히 헤매지도 않았고.
맵의 고저차가 크기도 하고, 또 어떤 곳은 미니맵이 없는 걸 기준으로 기믹을 만든 곳도 존재하는지라.
나는... ... 이 게임에 한해서는 미니맵 반대파다.
미니맵이 보이는 순간 각 던전이 주는 신비감과 탐험의 가치가 사라질 테니까.
그래도 방금 지난 길을 표시해주는 장치는 있는 게 좋지 않을까?
데드 스페이스의 네비게이션이 빛을 통해 길을 알려주는데,
그거의 리버스 버전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길을 막 엄청 헤매진 않았지만 앞 뒤를 헷갈린 적은 많거든.
* 게임을 하면서 끝나지 않기를 바란 적은 많지 않을 것이다.
게임을 많이 할 수록 더더욱 그렇지.
33 원정대는 진짜 진짜 오랜만에 그런 게임이었다.
몇 몇 단점도 있고 납득할 수 없는 지점도 분명 존재하지만, 그런 게 눈에 안 들어올 정도로 황홀한 시간이었다.
완전히 빠져들었다.
* 굳이 단점을 꼽자면 그래픽이 리얼톤이라 그런지 길과 길과 아닌 곳의 구분이 애매하다.
샛길을 통해 숨겨진 템을 먹는 게 던전의 기본적인 진행인데 나중에까지 애를 먹게 된다.
괜히 벽에 비비게 만든단 말이지.
또한 길바닥의 쓰잘때기없는 오브젝트가 많아서 이동을 방해하는데 이게 은근히 짜증난다.
툭툭 걸려.
나한테는 이게 최대 단점이었다.
* 할 때는 ㅈ같았던 해변 이벤트조차도 결국엔 좋은 기억으로 남았을 정도.
* 완벽한 게임은 좋은 게임이지만, 좋은 게임이라고 무조건 완벽한 게임은 아니다.
사랑에 빠지는 데에는 딱히 완벽함을 필요로 하지 않으니까.
꿈 같은 시간이었다.
엔딩을 보는 건 꿈에서 깨는 기분이었고.
한동안은 이 게임의 감상으로부터 벗어나지 못 할 것만 같다.
* 특징 : 프랑스에서 보낸 JRPG에 대한 러브레터.
* 장점.
덱 짜듯 세팅하는 재미.
턴제 게임이지만 액션성을 가미해 몰입감 넘치는 전투.
다른 게임에서는 보기 힘든 꿈만 같은 비주얼의 세계관.
계속해서 호기심을 자아내는 탐험 요소.
풍부한 볼륨.
컷씬 중에 패드 진동 없음.
환상적인 음악.
끝내주는 손맛과 타격감.
* 단점은 하편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