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클리어해서 레벨해금만 했습니다. 레벨상한 99(캐릭터레벨을 99까지 올리지는 않았고 40레벨에서 해금만 했습니다.).
- 던전의 구성은 마음에 듭니다. 처음에는 '뭐 이딴게 다 있나?'싶지만 나중에는 '여기가 수상해'라는 느낌도 오고 그 느낌이 맞았을 때의 재미가 있달까요? 던전에 시달릴 만큼 시달리다가 다시 들어갔을 때 '콜포탈'로 한번에 이동할때는 왠지 기분이 좋습니다.
- 노가다 요소들도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베이직으로 하신분들은 장비모으는 재미는 좀 덜했겠지만 클래식 쪽은 한단계 아래의 장비를 쓰더라도 룩이 괜찮은 장비 강화해서 쓰는 것도 나쁘지 않았고요.
- 주요 등장인물 중 여캐 일러와 베이직모드의 파티 캐릭터 일러는 준수한 편입니다.
하지만 단점도 많습니다.
- 남캐 일러가 엉망입니다. 진짜 성의없이 그렸어요. 특히 자칭 '왕자님'은 그래도 사람이 따를 정도면 그냥 잘 생겼지만 재수없게 생긴 그런 얼굴이어야 하는데 아무리봐도 사람의 얼굴이 아닙니다.
- 베이직모드/클래식모드를 완전히 나눠둔 것도 마음에 안 듭니다. 이건 설명이 미묘하고 해보시면 알게됩니다.
- 운에 의존하는 부분이 너무 강합니다. 캐릭터의 운도 운이지만 플레이어의 운도 장난이 아니죠. 캐릭터 만들때 보너스 능력치도 랜덤이라 계속 굴려야합니다(저는 그냥 7에서 타협봤네요). 드랍템도 랜덤에 강화도 랜덤이라 장비빨이 중요한 이 게임에서 잘못하면 지옥을 볼 수도 있습니다.
- 템 운 안 좋은건 제가 좀 심한 편이니 넘어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시스템도 엄청 불친절합니다. 예를 들면 마술사는 초중반(이라고 쓰고 사실상 스토리 엔딩까지...)까지는 상대 약점 속성에 맞춰서 마법을 써주지 않으면 상당히 구린 캐릭터입니다. 문제는 상대 속성을 전투 시에는 못 봅니다. 사전에서 보면 되긴하는데 그 사전을 전투 시에 못 봅니다. 한 던전내에서는 대충 나오는 녀석들이 정해져있기는 하지만...
마법사만 문제도 아닙니다. 무기에 부여를 통해 특정 타입의 적에게 강한 무기를 만들 수 있는데 정작 적이 무슨 타입인지는 역시 사전을 보든지 외우고 다니든지 해야합니다. 물론 적 타입에 맞춰서 무기를 바꿔가면서 싸울만큼 템 운이 좋은 사람이 흔하지는 않겠지만(그 정도로 운이 좋은 사람이면 무기 바꿔끼우기도 귀찮겠지만...) 시스템을 만들어놓고 활용을 못하는 느낌입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전형적인 '괜히 복잡한 게임'입니다.
전반적인 인터페이스도 편하지는 않습니다. '상태확인'처럼 자주 쓰는 메뉴는 퀵메뉴로 빼고 지역이동은 어차피 x버튼으로 가능하니 메뉴에서 없애는 식으로 메뉴 숫자를 줄여야 버튼을 덜 누르는데 괜히 선택메뉴만 복잡합니다. 이것뿐만 아니라 하다보면 여기저기서 불편합니다.
임무 진행도 불편합니다. 임무 진행 시 임무를 처음받을 때는 'A지역을 통해 B지역으로 가라'는 식으로 말해주는데 다시 임무를 확인하면 말을 안 해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임무를 다시 물어보면 그냥 B지역으로 가라고 합니다(바로 B지역으로 직행할 방법이 없으므로 공략을 봐서 A지역이 어디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 맵 내에서도 뭘 찾으라고 그러면 단서를 줘야 하는데 안 주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 불편함은 또 익숙해지면 그런대로 할만합니다(임무진행이야 어쩔수없지만...=.=). 그런데 결정적으로 스토리가 완전 망입니다. 기대치를 낮추면 '그래도 기대보다 낫네.'라고 생각하기 마련인데 그렇게 낮춘 기대보다 더 망입니다. 등장인물들 하나하나가 납득못할 행동만 합니다. 분위기와 캐릭터가 따로 놀고 가끔 나오는 개그도 별로 재미가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소감을 보면 완전 망작같은데 노가다 요소와 던전 구성이 맞물려서 '뭔가 확 재미있지는 않은데 잡으면 계속 하게되는' 그런 게임입니다. 그래서 클리어까지 달리긴 했습니다. 던전에 안 간 부분이 검은색으로 남는거 싫어서 다 밀고 다니는 그런 성격이라면 만족감이 높지는 않아도 꽤 오랜 시간을 갖고 놀 수 있는 게임이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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