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단편중 하나. 아직 국내에서는 돌아다니지 않는 내용같아서 올려봅니다.
아쉽게도 떡밥이 될만한 내용은 아닙니다. 그래서 번역도 대충입니다.
카오스헤드 숏스토리
혼돈의 문~ 혹은 기가로마악스적 슈타인즈 게이트의 선택?
"큭, 놓쳤나?"
지하로 이어지는 긴 에스컬레이터.
그곳을 뛰어내려온 후 나는 작게 혀를 찼다.
디소드를 어깨에 메고 주위를 둘러본다.
노조미 테크놀로지의 단말-놈들은 포터라고 부르는 것 같다-
를 시부야역에서 보고 여기까지 쫓아왔지만, 아무래도 도망가버린 것 같았다.
시부야역의 지하는 평소 지하철을 이용하지 않는 인간에게는 마치 미궁과도 같다.
여러개의 지하철과 사철(민영철도)가 뻗어있어 구내는 복잡하기 짝이 없다.
내가 있는 곳에서는 부도심 선, 한조몬선, 덴엔 토시선의 홈으로 갈 수있다.
대체 어디로 도망간 거지?
"어이! 지금 배낭을 멘 뚱뚱한 남자를 보지 못했나?"
마침 내 옆을 지나가려고 하던 남자
-교복을 입고 있는 것을 보면, 나와 같은 고등학생인 것 같다-에, 말을 걸어 보았다.
그러자..
"질문 전에 자기 이름부터 대는 게 어떤가? 긴 흑발의 여자여"
묘하게 사극스런 어조로 그렇게 말했다.
곤혹스러워하면서도 "아오이 세나"라고 자칭하자, 남자는 조용히 휴대폰을 꺼냈다.
"...... 나다. 지금 묘한 여자와 접촉했다...... 그래. 기관의 자객일 가능성이 있다......
아니, 어쩌면 기관에 반역해 도망중인 여자일지도 모르지.
1시간 이내에 연락하지 않는다면 나는 당했다고 판단하고, 그대로 계획을 속행하도록.
그것이 슈타인즈 게이트의 선택이다. 엘 프사이 콩그루"
영문모를 소리를 전화 수신인에게 중얼거리고는 휴대폰을 넣는다.
그리고 나한테로 돌아서나 싶더니, 잘난듯 가슴을 편다.
"네놈.. 누구냐?"
"그러니까, 아오이 세나라고 했잖아? 그보다, 소리를 듣지 못했나? 웅웅대는ㅡ"
"그런가."
내 말을 들은 남자는 거기서 납득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말이 다 안 끝났다만...
"드디어 시작하는구나... 그것이"
"그것이라니? 서드멜트를 말하는 거냐?"
"그야말로 그런 이름이다"
나는 순간적으로 자세를 취했다.
"네놈, 뭐하는 놈이냐? 설마..."
이 녀석한테는 기가로매니악스의 기척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면 테크놀로지의 관계자일까?
아까 쫓고 있던 포터의 동료일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다면 여러가지로 캐물어야 할 것이 많다.
경계하는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남자는 입술을 일그러뜨리며 웃음을 터트리고 있었다.
"쿠쿠쿠, 크ㅡ하하하! 그런가! 내 정체를 눈치채버렸는가!
기관에도 조금은 제법인 전사가 있지 않은가!"
"기관? 뭐지 그건?"
위원회를 잘못 읽은 것 아닌가?
아니, 그럴리가 없어.
그러면 노조미 테크놀로지의 관계자등은 아닐지도 모른다.
그렇다면,이 녀석한테도 기가로 매니악스로 각성할 편린이 있다는 건가?
확실히, 평범한 사람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이 남자의 마음도 상당히 부서져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래, 나처럼.
"알았나? 그 이상 망상하지 마라"
정신이 드니 나는 충고의 말을 던지고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언젠가 망상에 삼켜져 버린다,
망상을 할 수 있는 것은 지구상의 모든 생물 가운데 인간뿐이다.
'만약 이랬다면', '만약 이렇게 된다면'...현실이 아닌 if를 상정하는 것은
육체적으로 뛰어나지 않은 인간이라고 하는 동물이 손에 넣은 위험 예측의 능력이다만,
그 힘은 현대에 이르러 지나치게 비대해져 버렸다.
꿈을 먹는다는 바쿠(동물)의 이야기를 알고 있는가?"
"모르겠군"
"그건 알아둬라"
척하고 손가락을 들이댄다.
조금 무안해져서 다시 내렸다.
노려보니 남자는 분명히 풀이 죽은 모습이었다.
"망상은 전기 장치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이 세상 그 자체가 전기신호라고 할 수 있지."
"가상현실이군...!"
남자의 표정이 이번에는 확 밝아졌다. 흥분한 것 같다.
"그런가...! 그런 것이었나...!
현실의 세계는 이미 붕괴되고, 우리들은 양자 서버내에서 데이터뿐인 존재로서 살아가는ㅡ"
"그런 말은 한마디도 안 했어"
"아, 그런가.."
이번에는 아쉬운 듯이 고개를 떨구고 있다.
대체 뭐야 그 양자서버라는 건. 들어본 적도 없다.
"네가 보고 있는 경치는 진짜인가?"
물음에 뭐라고 대답할까.
그 대답을 기준으로 나는 상대가 위험한가, 그렇지 않은가를 항상 판단하고 있다.
그리고, 이 남자의 대답은
"자기 존재, 나아가서는 세계의 부정인가.
그렇게 생각하고 싶어지는 것도 당연하다.
왜냐하면이 세상은 기관에 의해 그늘에서 지배ㅡ"
"기관따윈 몰라. 몇번이나 말하게 하지 마라"
견디지 못하고, 억지로 가로막고 있었다.
이놈.. 일일이 말이 길구나... 말투도 사극같아서 짜증난다. 분명히 맛이 갔어.
이제 됐으니까 여긴 이쯤에서 끝내자.
"내가 지금 말한 것을 항상 머릿속 한구석에 기억해라"
"훗... 나한테 충고할 줄은... 무슨 속셈이냐"
남자는 대담하게 웃었다.
그 눈은 모든 것을 꿰뚫어보고 있는 것 같지만,
반대로 예상을 초월한 엉뚱한곳을 보고있는 것처럼도 생각된다.
"그러면 나도 하나 전해주지. 에스퍼 니시죠를 알고있나?"
"뭐..라고..?"
깜짝 놀랐다. 남자에게 향한다.
니시죠 타쿠미가 스크램블 교차로에서 소동을 일으켜
그것이 TV로 전국 중계된 것은 불과 며칠 전 일이다.
"그 남자를 죽게 해선 안 된다. 세계의 명운의 열쇠는 녀석이 쥐고 있다."
"네놈..!"
순식간에 디소드를 코앞까지 들이댔다.
하지만 남자는 미동도 하지 않는다.
이 녀석 ...... 단순히 검이 보이지 않는 것인가, 아니면 동요하지 않는 것인가.
만약 후자라면...…내가 이길 상대가 아니다. 그럴지도 모른다.
들키지 않도록 주의하며 꿀꺽 침을 삼켰다.
"뭘 알고 있지? 니시죠를 부추긴 게 네놈이냐?"
"그 스크램블 교차점에서의 사건은, 전조에 지나지 않는다.
종말의 시간은 바로 앞까지 다가왔다. 가까운 시일내 시부야는 피바다로 변하겠지"
"그렇게 놔두진 않아"
"2,000년이라는 긴 태동은 끝났다. 이미, "침식"은 시작되어버린 것이다...!"
이 녀석,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혼란스럽다. 이런 일은 처음이다.내가 알고 있는 진실과 전혀 달라.
"아오이 세나라고 했던가? 너와 만나서 즐거웠다.
하지만 다음에 만날땐 서로 적이겠군. 그 때는, 절대 주저하지 마라.
전력으로 나를 죽이러 와라. 어설픈 각오로 도전해 온다면... 죽을거다."
"...뭐?"
죽이러 오라니? 이녀석은 역시 적인가?
조금 전까지는 방관자적 입장같은 말투였다만..
아니,하지만 '다음에 만날때는 적'이라는 건, 지금은 같은편인가?
큭, 이 남자가 뭘 말하고 싶은지 전혀 모르겠다.
거기서 문득 깨닫는다. 그보다는 자기자신에게 타이른다.
어쩌면, 이녀석이 말한 것들은, 전부 망상 아닐까?
아니, 망상이라는 것은 어폐가 있다. 굳이 환언한다면.
이 녀석이 말하는 것은 모두 나오는대로 지껄이는 것일지도 모른다.
"내 이름은 호오인 쿄우마."
남자는 이제와서 자기소개를 시작했다.
분명 가명으로 생각되는 그 이름.
철면피스럽기 그지없는 그 태도에 나는 초조해진다.
"피닉스의 봉황(鳳凰)에 인(院), 흉악한 진실(凶?)
사람들은 경외를 담아 나를 광기의 매드사이언티스트라고 부른다.
네놈과는 다시 만나게 되겠지. 그것이 슈타인즈 게이트의 선택이다. 엘 프사이 콩그루"
떠나려고 나에게서 등을 돌린 남자의 오금에, 시험삼아 발차기를 넣어 보았다.
"악!"
가볍게 찼다고 생각했지만 남자는 무릎부터 푹 고꾸라져 버렸다.
"크.. 네놈 기습이라니 비겁...!"
엉덩방아를 찧은 채로 남자는 허둥지둥거리나 싶더니,
느닷없이 괴성을 내며 자신의 오른손을 잡았다.
"으...크아아! 하필 이런때에 오른손이 욱씬거리다니...!
가까이 오지마! 그렇지 않으면 힘이 폭주를...!"
그 오른손이 부자연스럽게 부들대며 경련하고 있다.
이녀석, 어쩌면 단순한 바보일지도 모른다.
아니, 어쩌면이 아니라 그냥 바보다. 틀림없어.
"너에게는, 보이고 있나?"
"무,무엇이 말이냐"
"내가 갖고 있는, 이것이다"
나는 디소드의 끝을 주저앉아 있는 남자에게 재차 향했다.
리얼 부트는 안 한 상태다. 그러니까 기가로마니악스의 소질을 가진 자가 아니면 이를 볼 수 없다.
남자는 오른팔을 누른 채로 살작 고개를 끄덕였다.
"……아아, 보이지.
너무나도 선명한, 보는 이의 눈을 사로잡고 놓아주지 않는, 그 참혹할 정도로 아름다운 검이"
"보인다고? 정말인가?"
"물론이다... 설마 살아서 볼 수 있을 줄이야.
요도... 농설월화. 실로 훌륭한 일본도다."
"거짓말 하지마라! 바보가!"
마음껏 사타구니를 밟아줬다.
구아아악!하고 기절하는 남자를 버려두고 서둘러 그자리를 떠난다.
하여간... 헷갈리게 하기는. 명백히 안 보인 거잖아.
저런 놈의 헛소리에 혼란스러워하다니, 굴욕이다.
무엇보다, 시간낭비였다. 포터도 놓쳐 버렸고.
그러자 주머니 속의 휴대전화가 착신음을 울렸다.
받아보니 희미한 한숨만 들려온다. 그것만으로 상대가 누구인지는 알았다.
"코즈에인가? 지금 이상한 녀석이랑 만났어. 그 녀석과 이야기하고 있었더니, 왠지 굉장히 지쳤다"
그날은 그런 푸념을 투덜대는 것으로 끝났다.
하지만, 어쩌면 남자가 한 말을 예언이라고 가정한다면.
- 대략 일주일 후에, 그것은 거의 모든 적중했다.
그 사실을, 서드멜트 후에 떠올린 나는, 순간 오싹했지만.
"뭐, 단순한 우연이겠지"
최종적으로는 그렇게 결론내렸다.
그 후, 그 호오인인지 뭔지하는 남자의 이름을 내가 떠올리는 일은 없었다.
(IP보기클릭)49.161.***.***
(IP보기클릭)211.227.***.***
혹시 이 뒤로 이어지는 내용도 있나요? 설정집같은데 단편 더 있다고 들은것같은데 그건 아직 못사서 | 18.12.02 01:24 | |
(IP보기클릭)49.161.***.***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카오스 헤드는 그렇게 인기가 많은게 아니라 ㅜㅜ 변이공간의 옥텟 정도로 연계시켜준 것만 해도 감사하죠. | 18.12.02 22:22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