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데모 소감을 올린 적이 있는데 이 부분과 연계하여 짧게 소감 남겨 봅니다. 영상은 리트라이 여부까지 찍은 초회차 날 것 영상을 올렸습니다. 초회차때 겪은 시행착오가 적나라하게 나옵니다.
컨텐츠
일단 초회차 엔딩까지 마련된 컨텐츠만 해보고 느낀 점은 제한된 리소스 내에서 영리하게 우겨넣었다. 정도네요. 코에이 내에서도 입지가 위험해보였던 작품인 만큼 전반적으로 많은 것들을 포기한 부분이 보였는데 컨텐츠도 그런 부분이 보였습니다. 제가 데모 소감때 기믹이 더 많아야 한단 우려를 남겼는데, 기믹만 보면 거의 우려에 가까운 상황이 나오긴 했습니다. 다만 제작진은 이를 다른 방법으로 영리하게 처리했더군요. 기존 기믹에 다양한 바리에이션과 조합을 통해서 기존에 대처했던 상황이 후반까지 오니깐 기존의 대처 방법이 안통하는 지경까지 오더군요. 특히 후반 적장의 무쌍 각성이나 공속 증가는 치를 떨게 만들었습니다. 하비전의 여포는 사실상 관문이었고 진짜 악랄한 놈들은 죄다 5장에 배치되어 있더군요. 오히려 여포 정도면 패턴을 정직하게 주는 편이라 이 때쯤 가면 그냥 피통 돼지 취급인 반면, 총대장 하후돈이 무쌍 각성을 키고 들어오는 초속 무예 공격은 어지간한 발경으론 끊을 수 없는 지경까지 오더군요. 이 부분에서 치를 떨었습니다.
또한 바리에이션을 치는데 있어서 후반은 너무 선을 넘은 감은 꽤 보였습니다. 이전에 데모 소감에서 언급했듯이 초회차 중반까지만 해도 적당히 공략 가능하게 패턴을 짜놨는데, 극후반까지 오니깐 옛날 무쌍 특유의 순간적인 찍어누르기가 아니면 각이 안나오는 상황이 나오게 됩니다. 특히 화용도 대군단은 너무 선을 넘었다고 느꼈어요. 화용도 플레이 영상에도 나오지만 총대장 주변이 허술했던 걸로 보아 대군단이 아니라 총대장을 공략하는 기믹이었던 걸로 보는데, 제 생각엔 총대장 공략 기믹은 원술토벌전까지가 적정선이었다고 봅니다. 3단계 전의 모드인 장수를 그냥 우겨넣고 쉴 새 없이 대전법을 걸어서 플레이어의 자원을 억지로 털어먹는 기믹은 아무리 봐도 아닌 것 같습니다. 이런 전투가 극소수라서 마지막 전투 화려하게 불태우라고 넣은 듯 한데, 그래도 이건 아니었다는 느낌이네요.
전투 밸런스
일단 2회차까지 가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초회차 기준으로는 아슬아슬하게 맞춘 것 같습니다. 데모때 날먹 무예 몇개를 발견하곤 좀 우려를 하긴 했는데, 나름 다 챙겨서 왔는데도 불구하고 결국 날먹 무예는 검 하나정도만 풀었습니다. 그나마도 검을 안좋아하는지라 거의 안써서 날먹 덕을 보지도 못했어요. 초회차 기준으로는 그럭저럭 적정선에서 멈췄다? 정도네요. 그래도 이전작까지 선이 없는 밸런스 때문에 우려가 많았는데 날먹 무예만 아니었으면 전투 밸런스는 베스트 였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초반에 너무 성능 약한 무예 위주로만 풀어준 건 좀 아쉬웠습니다. 이 때문에 초반엔 데모 때의 그 화력이 안 나와서 답답한 감이 컸습니다. 데모때도 느낀거지만 뎀딜에 무예 의존도가 심해서 무예 성능이 일정 부분 이상은 보장을 해줬어야 했다고 보는데, 초반 무예를 왜이렇게 약하게 설정했는지 모르겠어요. 특히 호뢰관 여포때 곤 특유의 저열한 딜링 성능과 맞물려서 심하게 고생했습니다.
그리고 전체 밸런스완 별개로 무기 밸런스는 역시 맘에 안드네요. 다양한 형태의 무기별 강공격이 시스템에 전부 녹아든건 아닌 것 같아요. 검/언월도/모 정도만 그나마 시스템 내에 잘 녹아든 느낌이고, 나머진 공격 우겨 넣어보겠다고 똥꼬쇼한다는 느낌이 더 강해서 솔직히 유쾌하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특히 창의 경우 무예 성능은 GOAT인데 강공격 성능이 꽝 수준이라 이거 기초 운영 어떻게 잡아야 하나 많이 고민했습니다.
스토리
일단 스토리 부분도 개인적으론 일장 일단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전체적으론 좋았어요. 사실 프리뷰때 풀린 스토리 연출에 혹해서 디지털 디럭스까지 지른 흑우인데 그래도 기대감에는 어느정도 부흥해줬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아쉬운 점을 들자면 역시 예산 부족에서 나오는 구멍이 몇개 보인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면 초회차 기준으로 맥거핀이 보이는데, 오리진 내의 초선 설정을 보면 아무래도 주인공의 마을이 멸망하게 된 계기로 추정되는데 촉 정사 루트에서는 이 부분에 대한 언급이 없습니다. 나중에 풀릴진 모르겠지만 너무 숨겨놓는단 느낌이 크게 들어요. 이외에도 주인공을 중심으로 스토리를 전개하다 보니 작품 내에서는 설명 안되는 이벤트도 더러 있더군요. 특히 장판전 조운 인트로는 누가봐도 미부인이 죽은 직후인데, 연출에만 신경쓰느라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이 미흡해졌다 생각이 듭니다.
주인공 서사 역시 전체 얼개는 좋았는데, 정작 너무 서브 파트로 뺀 느낌이 크고 분량이 많진 않아서 아쉬웠습니다. 분량을 보면 무쌍무장의 인연 스토리급 정도의 볼륨밖에 할당되지 않아서 많이 아쉬웠네요. 삼국지 스토리가 메인인 이상 너무 비중을 두면 안되었다는건 이해되지만서도 연출이 너무 좋았다보니 오히려 적은 분량이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초반 임팩트가 커서인지 4장부터 루트를 타기 시작하면서 메인 스토리를 따라가는게 아니라 서브 루트를 탄다는 느낌이 들게 되더군요. 되돌아보면 주제의식은 잘 지킨 듯 한데, 역시 원작 스토리를 기반으로 전개하다 보니 오리지날 전개나 연출이 후반에 융화되지 못한게 원인이 아닐까 싶긴 해요. 다만 연출 뽕이 좋았고, 나름 서사를 챙기는덴 충실해서 단점이라고 볼 수준까진 아니었다고 생각돼요,
이외에도 주어진 예산 안에서 영리하게 컨텐츠를 우겨넣기 위해 오리지날 주인공을 썼다는 느낌도 셌습니다. 주인공 시점이란 핑계로 생각보다 설명으로만 떼워지는 주요 이벤트가 많아 보였어요. 특히 중후반에 유비와 관우 일행이 헤어지는 파트의 경우 유비 파트가 통으로 날아가는 참사가 났더군요. 어느 정도는 이해되기도 하고, 삼국지로서 구현해야 할 스토리가 얼마나 방대한지 새삼스레 느낍니다.
정리
일단 초회차 기준으론 전체적으로 좋았습니다. 적다 보니 아쉬운 점이 좀 길어졌는데, 사실 이 게임의 체험을 헤칠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나중에는 저런 부분도 개선되면 좋겠다? 정도라고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재밌게 즐겼어요. 이후 주말에 위/오 루트도 진득하게 즐겨봐야 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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