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간만에 또 등장.
이번 편은 쪼금 가볍습니다
언제나 하는 거지만 고민이 많으니 생각이 많아지고, 분량이 줄어들까봐 걱정입니다.
여하튼.
언제나 제 부족한 작품 봐주시느라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읽으시고 마음에 드시면 추천을!
궁금한게 있으면 댓글을! 이용해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워낙에 혼자 싸지르는 작품이라 제가 만들어낸게 많습니다.
늘 하던 말 복. 붙. 하겠습니다
[제 소설은 언제까지나 팬픽이며 2차창작이고, 활협전 본작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심만 가득한 글임을 밝힙니다.
항상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녀들의 슬픔을 뒤로한채 현실의 시간은 흐른다. 아무리 슬퍼도 살아남은 자들은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했다. 누군가는 망치질을 하고, 누군가는 농사를 짓고, 누군가는 흥정을 하고, 누군가는 소식을 전해야 했다. 그녀들은 각자 자기가 맡은 바를 열심히 행하니 비로소 사회가 만들어지고 굴러가게 된다."령아 있어?"욱죽이 달궈진 망치를 두들기더니 문득 무엇인가 생각난듯 묵령을 찾아보지만 보이지 않았고, 필요할때 없는 그런 것이 되어버렸다. 위국이 집앞에 자그마한 밭을 괭이로 정리하며 말했다."소매랑 령아는 잠시 내려갔습니다. 근처에 강호쾌보를 판매하는 객잔이 있는데 제가 필요해서 부탁 좀 했습니다. 무슨 일 있나요?"욱죽이 아쉬운 듯, 혀를 차며 하던 망치질을 다시 시작했다."아니, 다른 건 아니고... 우리들 중 유일하게 무공이 가능한 동생이니 암기하나를 좀 만들어봤어요. 어울릴까 싶어서."위국은 기특했는지 살짝 미소를 지으며 땅을 골라 씨앗을 심으며 말했다."생각보다 령아를 잘 챙기네요 소죽? 철권문 시절을 생각해도 보기드문 모습인데 보기 좋습니다. 동생이 생겨서 좋은가보네요?"욱죽이 얼굴을 붉히며 다른 곳을 응시하면서 말했다."그, 그야 저는 친구라고는 소매 뿐이었으니까요. 가까운 동생도 없었고... 챙겨줄 만한 동년배는 소매뿐이었으니... 이제는 령아가 생겨서 저도 누군가를 챙겨보고 싶었어요. 어떤 기분인지 알고싶기도 했고..."위국은 수줍은 그녀의 모습에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철권문에서는 항상 무기손질이나 주문제작같은 칙칙한 의뢰만을 맡아서 했지만 이제 그녀를 부릴 사람도 없고, 그 덕에 공동파의 남자들로부터 벗어나 여유가 생긴 탓에 무림인들이 아닌 다른 누군가를 챙겨준다는 것은 정서적으로도 욱죽에게 많이 도움이 되고 있다는 증거가 된 것이다. 비록 공동파라는 집단은 사라졌지만 오히려 그녀들에게 걸린 족쇄가 풀린 듯 발전의 기회가 되었으니, 위국은 그런 모습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다행이다라고 여겨질만 했다."그런데 그..."욱죽이 위국에게 무언가 할말이 있던 듯 했다. 조심스레 운을 띄우는 모습을 보아하니 그녀의 말을 경청하기 시작했다."왜 그러시죠 소죽?"역시 욱죽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으니, 이 자리를 빌어 이야기하고자 마음먹었다."...이렇게 우리들이 한 지붕아래 같이 살게된 마당에 저도 한마디 해보겠습니다. 들어주실건가요?"그녀가 하려는 말을 경청하려 일구던 밭일을 잠시 멈추고 흙이 묻은 옷가지를 탈탈 털고는 욱죽의 곁으로 갔다."흠흠... 소국.""어... 네?"욱죽은 잠시 머뭇거렸지만, 우소매도 그러지 않는 통에 역시 본인이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위국은 그녀의 통제, 절제하는 표정을 보며 의아했지만, 그녀가 예상컨데 아무래도 보통일은 아니었으리라. 라고 생각했는데."이, 이런 말씀드리기 미안하지만, 소국께서는 나이가 우리들보다 많으신데 말씀을 매번 높이시니 부담스럽습니다. 그래도 이름이 나름 매난국죽 자매인데, 언니께서는 우리들을 대하실때 말씀을 높이시니 함부로 다가가기 어렵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어찌... 생각하십니까?"그녀의 말을 들은 위국은 살짝 굳어버렸다. 큰일은 아니었지만, 그녀가 이런 일로 부담스러워한다는 것은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에 오롯이 자기 편한대로 살아왔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비록 자신은 그녀들과는 다르게 장문인의 위치에 있었지만, 여타 문파의 장문인들과는 차별적으로 선비로서의 역할이 중요하다 싶어 예의를 차린 것에 가까웠지만, 이제는 공동파도 없고 장문인도 아닌 위치에서 굳이 그녀들에게 예의차린 것은 순전히 버릇이기도 했고, 언니노릇 한번 해본 적도 없으니 늘 하던대로였음 이었다. 당황한 위국."어... 소죽? 그건..."욱죽이 가로되."나도 이젠 갈 곳이 없습니다. 소매도 마찬가지구요. 이제 막 들어온 령아 만큼은 당문이라는 목표는 있지만, 우리들의 가족이 되었지 않았습니까? 소국께서는 이제는 장문인의 위치도 아니시니 조금 더 가까이 하고 싶은 것이 저의, 우리의 바램입니다. 비록 의도치않게 우리들은 그렇게 매, 난, 국, 죽이 되었지만 공동파가 무너진 지금, 그것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이리 된거 국 언니께서도 우리에게 좀더 친근하게 다가왔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그만 장문인의 가면을 벗으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욱죽의 이야기를 듣고보니 그녀도 무언가 확실하게 느낀듯 했다. 그녀들과 벽을 치고자 그랬던 것은 아니다. 선비로서의 지조와 예의범절을 지키고자했던 그녀의 의지가 반영된 것 뿐이었지만, 그녀들은 벽이라고 느꼈을 법 했던 것 같다. 아무래도 그녀들은 지금 시점에서 자신들을 이끌어줄 것은 장문인이 아닌, 언니가 필요했던 것 같았다. 위국은 그녀의 말을 주의깊게 경청하고는 조용히 욱죽에게 다가가 미소를 보인 뒤, 갸날픈 오른손으로 머리를 쓰다듬었고 욱죽은 그녀의 손길에 그저 밝게 웃었다."고마... 후훗... 고맙구나 죽. 나는 그런 고민은 해본적이 없어서... 그저 나만 편하게 살아온 모양이구나. 아무래도 장문인으로서의 몸가짐이 배어버린 것 같아. 의도치않게 너희들에게 보이지 않는 벽을 친 것 같아 보였나 보구나. 우리는 이제 가족이다. 잊지 않을게. 너희들을 그저 공동파 문파인처럼 대하지 않고 가족으로 대할 것이니, 너희들도 나를 도와주면 좋겠구나. 가족으로서 말이지.""국 언니...!"그녀는 스스로가 열골마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기에 위국에게 조심스레 안겼고, 그녀 역시 따스하게 안아주고 토닥이니 비로소 이들은 가족이 되었다. 지금은 비록 좋지않은 상황이라 더더욱 하나됨의 집단성이 필요한 시점이었으니, 위국은 그녀의 별것 아니지만 작은 용기가 고맙다고 여겨졌다."국 언니는 란 언니처럼 체격이 큰 것은 아니라 느낌이 다르네요. 살집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더 그런가?""소, 소죽? 란 언니하고도 이런식으로 비교할 필요가 있었느냐?""히히...! 모르오!"그때 저 멀리서 소매와 묵령이 다가오고 있었고, 그 모습을 본 모양인지 달려들어와 이야기 꽃을 피우니 잠시나마 그녀들에게 평화가 찾아왔다. 그녀들이 전부 모인지 한달이 지나 보름을 조금 더 넘긴 시점에 겨우 서로를 마주보며 하하호호 웃음꽃이 피어내니 그간의 칙칙한 분위기가 잠깐이나마 환기되었다. 그리고 소매와 묵령이 밑으로 내려가 그간 있던 이야기를 주고 받으니 여러가지 소식이 그녀들을 반겼다. 좋은 소식도 있었으며 나쁜 소식도 있었으니 기분은 반반이었으나 이러면 어떻고 저러면 어떠하리. 그녀들은 더더욱 결속될 수 있는 의미가 생겼고, 이제는 이날을 결코 잊지 못 하리.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간만에 강호쾌보를 보아하니, 세상이 많이 뒤바뀐 것 같구나."그녀들은 이제 막 변화한 무림의 흐름을 읽게 되었으니, 무림맹의 움직임이 차츰 줄어들었고 서서히 안정화가 되어 각종 문파들의 소식과 무림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역시 생각보다 상황은 좋지 못 했다. 유명 문파들은 거의 모조리 몰살되거나 사라졌다. 당문을 필두로 점창, 청성, 아미, 전진, 공동파가 지도상에서 사라져있었고 남궁세가, 숭산, 상관세가, 금향궁이 그나마 무림맹의 세력이었으니 그들만이 온전히 유지되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점창, 청성, 아미, 전진이 자리잡던 곳에는 니교들이 들어갔다는 소식이 있었다. 충격적이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판도가 뒤죽박죽 이었던 것인지 모를 일이었으며, 도무지 지금 강호쾌보가 실제가 맞는 것인지도 의문이 절로 생길 지경이었다."어? 그런데 유독 당문과 공동파만 니교의 세력이 뻗지 않았군요?"무슨 연유인지는 몰라도 당문과 공동파는 그들 니교의 세력권에서 벗어나있는 상태였다. 정확히는 강호쾌보에 적시된 내용은 ' 당문은 보름이 지난 지금도 누군가가 지키는 듯 합니다. 그 누구도 당문에 도달할 수 없습니다. ' ' 공동파는 구 공동파 인원인 탈백문 구혼수를 필두로 장악되었으니 현 장파인은 구혼수이며 새로 각 문파마다 새로운 매난국죽이 선출되었다. ' 라고 명시되었다. 우소매가 혀를 차며 입을 열었다."새로운 매난국죽이라니... 재밌는 내용이구만. 그 구 영감이 욕심은 많아가지곤, 금오돼지가 그러는 꼴을 여간 부러워하더니 소원성취하셨나보네. 그나저나 당문은 대체..."묵령은 그저 알 수 없는 눈빛이었다. 누군가가 지키고 있다는 소식에 누구일지가 도저히 생각이 들지 않았다. 대부분의 당문 형제들은 그녀도 기억한다시피 좋지않은 운명을 받아들였어야 했으니, 그저 가슴이 아플 뿐이었다. 욱죽이 머리를 긁적이며 이야기했다."하지만 누가 당문을 지키고 있는거지? 당문인들 중에 살아남은 사람이 있던... 아차..."묵령이 그 이야기를 듣고는 입술을 굳게 깨물자 위국이 그녀의 어깨를 사뿐히 잡고는 토닥이니 이내 두 눈을 감고서는 심호흡을 작게 하니 차분해졌다.' 정말 강한아이구나... '"죽 언니. 괜찮아요.""미, 미안..."묵령이 미소짓고는 이야기를 이어갔다."그래도 지금 당문에 있는 사람이 누굴지 감이 안와요. 당쟁 이사형이라고도 생각되진 않아요. 아버지를 그렇게 만든건 이사형이지만 당시에 당장 돌아가셔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였는데 제가 마지막까지 곁에 있을 때만큼은 제대로 숨쉬고 있었으니까..."다들 심각한 표정으로 누구일까를 생각하니 어느 덧 저녁시간이 된 듯, 해가 서서히 산 속으로 들어갈 채비를 하고 있었다. 붉게 물든 하늘이 시선에 보였을 때, 하나같이 뱃 속에서도 다들 식사시간을 알렸고 다들 정해놓기라도 한 듯 일사불란하게 저녁식사를 준비했다.저녁시간도 평소와 같이 함께 모여 식사했고, 그녀들 사이에 별다른 이상한 점은 없었다. 단순히 나약한 여자들끼리 모여 가족을 이뤄 식사하는 자리였음이 틀림없었다. 그녀들은 더이상 무림인이 아닌 일반인 들이었으니 참으로 보통의 가족이다. 어느덧 시간은 흘러 어둠이 찾아왔고, 잠을 청하는 시간이 왔으니 다들 그날의 모든 것을 잊고는 드러누워 잠에 들었다.묵령은 잠이 들었다고 생각했지만 역시 잠이 잘 오지 않으니, 이곳에서 지낸지 어느 덧 한달이 지났다. 하루를 빠지지않고 매번 잠에서 깨버린다. 끝나지 않는 업화에 모든 것이 불타오르는 꿈. 당문에 아직 무엇인가 있었다. 묵령은 부군 말고도, 아버지 말고도 놓친 것이 있는 것 같다. 아직 그녀는 당문에서부터 연결되어 있던 가느다란 끈을 놓질 못 하고 있었으니 답답함에 아직 깊은 새벽, 오늘도 명상을 위해 잠시 조용히 방을 나왔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고 달이 밝으니 호롱불이 불타고 있는 줄도 모를 정도였다. 마루에 앉아 좌선을 틀고 심호흡을 깊게 하고는 명상을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바깥 나무 뒤에서 움직임이 느껴졌고, 익숙한 인기척이 묵령을 향해 다가왔다."답답하구나?""아... 매 언니."우소매도 답답했는지 이 새벽 공기를 먼저나와서 만끽하고 있었다. 소매는 마루에 앉아있는 묵령에게 다가와서 등을 기대어 앉았다. 묵령은 마치 그날 당문에서 느꼈던 등의 따스함을 간만에 받아들이니, 기분이 한결 나아짐을 느꼈다."걱정되지?""......"묵령은 말이 없었다. 단지 말수가 적어서가 아니라, 걱정이 아직까지 가시질 않아서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당문의 상황이 이렇다하게 예상이 되질 않으니 답답할 뿐이었다. 어느정도 고민의 시간이 지나갔을까. 우소매가 맞댄 등을 떼고 묵령의 앞으로 다가가 말했다."같이 갔다올까?""......?!"묵령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라니 우소매는 장난섞인 미소를 보였다. 묵령은 그녀의 의도를 몰랐지만 그런 생각을 했다. 조금이라도 다녀오게 된다면 걱정을 덜하지 않을까? 하지만 만에하나 갔다가 걱정거리가 더해진다면? 순간적으로 여러가지 걱정거리가 늘어나니 묵령은 감히 입을 뗄 수 없었다."하하! 재밌는 얼굴이야. 령아. 국 언니한테는 이야기해놨어. 소죽도 뭐,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닐 거니까. 괜찮을거야. 요 며칠간 제대로 못 잤지? 그날 강호쾌보를 접하고부터 당문을 남겨놓고 온게 걱정되는거 말이야... 나도 모르는 건 아니야. 잠시였긴 했지만, 나도 당문이 그 어느 문파들 보다도 좋아. 그래서 네 마음을 모르진 않아. 나도 비슷하다고 생각해. 물론 령아에게는 그곳이 집이었으니까 나는 그 크기를 감히 잴 수 없지만... 그래도 당문은 주변의 협잡꾼들이 지어내는 유언비어따위는 아무 것도 아닌 명문이라는 걸, 더러운 공동파 출신인 나는 잘 알거든. 그러니..."우소매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그리고 묵령을 내려보았다."가볼까?"소매는 묵령에게 손을 뻗었고, 묵령은 그저 말없이 미소지으며 그녀의 손을 맞잡았고 무언의 분위기 속에서 약속이라도 한 듯, 둘은 바로 그 자리를 떠났다. 그녀들이 떠나간 집의 방문이 살며시 열리더니, 집떠난 그녀들이 있던 자리를 쓸쓸이 바라보는 둘이 있었다. 욱죽이 먼저 입을 열었다."잠깐이지만 쓸쓸하겠네.""응. 가서 부디 별일이 없어야 할 텐데..."방문이 닫히고 둘은 다시 잠을 청하니 아직 달 밝은 새벽밤은 깊고도 깊었다......."......"근처 나무 숲에서 새가 나뭇가지의 흔들림을 느낀 것인지 잠시 한껏 푸드득 날개짓을 하고는 다시 새벽 잠에 빠졌다.아무 일도 없었다.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묵령이 물었다."그런데 매 언니. 지금 몸 상태에 경공 써도 되는 건가요?"우소매가 팔짱껴고 지긋이 생각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는 몸의 흐름을 살펴보니 딱히 문제있는 흐름은 보이지 않았다. 단지 심장부근이 여전히 구린 성질이 있었지만 그것은 그렇게 신경쓰이는 부분은 없어 다행이라 생각했다. 단지 지금 속도에서 좀더 더해진다면 무리가 올 것 같았으니, 유지를 하는게 낫겠다 싶었다."크게 영향은 없는 거 같아. 경공을 조금 더 빠르게 사용하지 않는 이상 분심화인은 별 느낌이 없어."우소매가 별것 아니라는 듯 가볍게 이야기하니 다행이라 생각하는 묵령. 걱정되는 것은 여전했지만, 그녀의 혈색이 변화가 없다는 것은 무리없다는 반증이었으니 그녀의 이야기는 신뢰할 만 했다. 꼭두새벽녘부터 달려 어느 덧 그녀들은 집이 있는 공산에서 더 멀리 내려와 어느정도 떨어진 작은 시골 객잔 근처에 도착했다. 해가 중천이기도 하니 기력빠질 시간이 오기도 했고, 식사를 해야하니 당도한 장소였다."후우... 간만에 경공이라 걱정했는데 의외로 괜찮네. 앞으로 며칠을 가야 도착하려나..."묵령은 그간의 일을 떠올리며 열심히 손가락을 셌다."한... 오일이면 될 거 같아요. 본래 제 속도로 가면 삼일이면 될 것 같은데, 아무래도 매 언니가 걱정되기도 하고...""사, 삼일? 나도 나름 비천의 경공 전문가였는데 와... 너한테 감히 명패도 못 내밀겠다."그렇게 말하고는 우소매는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그나저나 무림맹의 세력권 안이라 해도 이런 곳까지 세세하게 장악하는 눈치는 아니구나. 아니면 내 감이 떨어진건가."묵령 역시 그녀의 말을 듣고는 같이 따라 두리번거렸다."없어요. 냄새조차 나지 않는 것 보니 이 근방으로는 오지 않은 것 같아요.""너 냄새까지... 제법 예민하구나."묵령이 떠올린 것은 당시 당문으로 쳐들어온 무림맹의 냄새였다. 그날의 기억을 더듬어 뇌리에 각인된 감각이었으니 경계심이 올라오는 그런 느낌은 없는 지역이었다. 단지 묘하게 알 것 같은 냄새가 나는 것 같았지만 주변 풀 내음과 꽃 내음이 뒤섞인 냄새라는 것을 깨닫고는 경계를 거두었다."후우... 일단 들어가서 배나 채우자. 돈은 국 언니에게 받았으니 모자르진 않을 거야."묵령은 고개를 끄덕였고, 우소매와 같이 객잔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가니 우소매는 무언가 익숙한 장면을 목격했으니, 한숨이 절로 나왔다."뭐야 너희들은."이미 먼저 온 손님들이 있었다. 마냥 시골 촌 동네인줄 알았지만, 무림의 상황이 상황인지라 강호쾌보의 소식과 일치하게 부랑배들이 휘젓고 다니는 분위기가 번번히 있다고 한다. 그들은 개방도 아니었고, 그냥 무뢰배의 탈을 쓴 돌아다니는 깡패집단에 불과했다. 주변 객잔을 주로 털고 부순다고 하는데, 그 객잔들은 어떠한 문파의 보호도 받지 못 하는, 말 그대로 위험이 도사리는 산속 시골 객잔이었으니 지금의 무림은 함부로 영업하기가 여간 어려운 상황이 아니었다. 우소매가 도끼눈을 뜨고 짜증난다는 듯, 입을 열었다."이런 곳까지 무슨 부랑배놈들이 기어 다닌다니...""뭐, 뭐? 이년이 지금 뭐라고..."우소매는 별 갖잖은 것이 싸움을 걸고 그래 라는 무신경한 표정으로 오른쪽 새끼손가락으로 코를 파고는 부랑배쪽으로 팅겨내니 그가 급발진하여 역정을 냈다. 짐승이 따로 없었다."이, 이년이!!!""잠! 깐!"우소매는 달려들어오려는 부랑배를 향해 손을 뻗어 오지말라는 신호와 함께 그를 멈춰세웠다. 부랑배는 그녀의 손짓을 보고는 어이없어서 쳐다만보았다....잠시 정적을 끝내고 흡족한 얼굴의 소매가 흥흥 거리면서 검지손가락을 이리저리 휘젓더니 무언가 생각난듯 입을 떼 주인장을 불렀다."이보시오. 주인장?"그들의 한가운데 서있던 객잔 주인이 그 말을 듣고는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네, 네?"우소매가 지금을 타파 할 수 있게 도와주려 주인과의 거래를 시작했다."조용히 끝낼 테니 오늘 점심 값이랑, 한... 이틀치 식량. 어때요?"객잔주인은 딱히 선택지가 없었다. 부랴부랴 외쳤다."아, 알겠습니다!"우소매가 씨익 웃으며 묵령을 앞에두고 뒤로 물러섰다. 둘은 무언의 눈빛을 주고받았고, 묵령도 그녀의 뜻을 알아채고는 천천히 그들의 앞으로 나섰다. 체격이 상당히 차이나는 그녀였지만 전혀 겁먹지 않았고 기세등등했다."뭐야, 뭔데 이 아가씨는. 감히 내 앞에 나서가지고.""네..."묵령이 무언가를 이야기하려 하는데 쉽사리 나오지 않는 것 같았다. 그녀의 기억 속에는 이러한 상황에서 자신의 부군과 아버지가 적을 향해 항상하던 호통방법이 있었으니, 망설이던 묵령의 얼굴에는 그것을 떠올리자 절로 미소가 지어졌고, 생각만 해도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는 것이 여간 즐거운 것이 아니었다. 너무나 간만이지만 그리운 호통이라, 그간 힘들었던 일들이 잠시나마 위안이 되는 듯 싶었다."뭐야? 말을 하려면 똑바로 하라고!""네..."우소매도 간만에 그녀의 모습을 보니 당문의 정신이 가슴 속에 새겨져 들어와 괜히 뭉클해졌고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즐거운 마음에 우소매는 어서 묵령이 그것을 외치길 기다렸다......."네 놈의 어미를 패주마!!"순간 정적이 흘렀고, 벙찐 표정으로 굳어 있다가 뒤이어 사태파악이 되었는지 묵령을 향해 외쳤다."뭐, 뭐라고? 이, 이년이 진짜!!"부랑배는 상당히 짜증나는 목소리로 고래고래 소리지르며 묵령에게 달려들었으나 우소매의 외침과 함께 묵령 역시 자세를 다잡고 당문암기총강의 기본 호흡을 하니 주변의 분위기가 제법 달라짐과 동시에 순식간에 부랑배의 앞으로 당도했다."윽! 뭐, 뭐야?? 어느새?!""가라! 묵령! 너로 정했다!!"...."무, 묵령!"월영전(月鍈傳) (3) 끝.
(IP보기클릭)121.187.***.***
(IP보기클릭)118.235.***.***
노렸습니다 | 25.03.07 13:32 | | |
(IP보기클릭)119.206.***.***
(IP보기클릭)118.235.***.***
니엄한뜨! | 25.03.12 13:53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