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건 정말 CC2가 여론 분위기에 주눅들어 둔 악수라고 밖엔 할 수가 없습니다;;
이번 패치는 전체적으로 보면 성의가 보이는 개념패치의 첫발이라고 볼 수 있는데, 저 항목을 인정하는 뉘앙스를 풍겨 버린건 정말 크다고 봅니다.
※[도발 콤보]란?
상대가 다운 중일 때 도발을 사용하면 나오는 특수연출을 이용한 콤보입니다.
본래 도발은 죠죠 ASB 게임 구조의 기본 골자를 구축하는 요소 중 하나로, 상대를 다운 시킨 뒤 기상공방을 포기하는 대신 상대의 HH게이지를 일정량 감소시키는 기능을 가집니다. 다운공격 기술이 없는 캐릭터가 성공률이 불확실한 기상공방 대신 가볍게 사용하거나, HH게이지의 중요성이 높은 캐릭터에 대한 공략법 중 하나로 사용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허나 이 도발의 특수연출이 기상공방을 포기시키기 위해 상대를 강제기상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점을 이용하여, 미리 장풍류 기술을 깔아두어 '강제기상'때문에 가드를 못하는 상대가 장풍에 맞으면 그 경직에 이어서 콤보를 넣을 수 있는 현상이 발견되었습니다.
이를 이용하여 기존의 콤보 한 세트를 더 연장시켜, 데미지를 더 뽑아내는 각 캐릭터의 콤보 루트를 한데 묶어 '도발 콤보'라고 합니다.
아시다시피 죠죠ASB는 격투 시스템적 퀄리티가 낮아서 생긴 좋지 못한 초반 분위기에, 첫 패치에서 멀쩡히 되던 콤보도 못하게 되거나 조작성이 이상해지는 안타까운 패치 상태까지 겹쳐져서 굉장히 상황이 좋지 못했습니다.
HH게이지가 꽤 귀중한(모으기 힘들지만 쓸 때는 팍팍 소모되는) 게임 시스템으로 인해 최대 게이지인 3게이지를 모두 쏟아부어도 눈에 띄는 화력 증강이 힘든 환경에서, 도발 콤보의 발견을 가뭄에 단 비처럼 느낀 유저가 상당수 있었습니다. 특히 최근 격투게임의 트렌드가, 탈출시스템을 기본 탑재하는 대신 콤보가 계속 길게 이어지는 스타일이 주류를 이루었던 탓에 죠죠ASB의 타수도 적고 위력도 고만고만한 콤보는 어필하지 못한 상태였죠. 도발 콤보마저 패치로 없애버리면 콤보는 거의 씨가 마르는 상황이였습니다.
이번 패치에서 '도발 콤보'는, 첫 번째 도발로 콤보를 이어가는 것에는 아무 문제가 없지만, 두 번째 도발로는 콤보가 이어지지 않도록 하여 '무한 콤보'만 봉쇄하는 조정이 이루어졌습니다. 이는 '너프'형태로 밸런스를 조절하는데서 오는 불만을 줄이고 싶던 CC2의 마음이 들어갔다고 추측할 수 있는데...이 도발 콤보를 인정하는 듯한 패치는 장기적으로는 큰 손해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 도발은 '기본 시스템'이기 때문에 그 가치를 함부로 조절할 수 없습니다.
도발은 모든 캐릭터가 사용 가능한 공통 시스템이기 때문에, 도발 자체가 지니는 리스크와 리턴이 어느정도 확고해야 합니다. 콘솔 패키지게임으로 나온 죠죠ASB에서 도발 시스템은 이미 '상대를 다운시키고 사용하면 HH게이지를 감소시킬 수 있는 행동'이라는 태그를 단 채로 세상에 나왔기 때문에, 저런 효과를 누리기 위해 유저가 사용을 고려할 정도의 성능은 패치를 몇 천번을 하던 확보해야 합니다.
2. 그렇다고 개별 캐릭터를 조절해서 타협을 보기에는, 도발 콤보가 가능한 캐릭터와 불가능한 너무 큰 범위로 나뉩니다.
도발 콤보의 키포인트는, 장풍 타입의 공격의 유무입니다. 캐릭터는 도발을 사용했는데도 상대 위치에 공격판정이 남아있어야하는 것이죠. 이게 가능한 캐릭터는 현재까지 등장한 38명의 캐릭터 중 28명으로, 그 중 해당 장풍을 맞춰도 콤보는 넣을 수 없는 캐릭터를 빼면 26명입니다. 반대로 불가능한 캐릭터는 12명이 됩니다.
도발 콤보 성공시의 보상은, 대체로 체인비트로 시작되는 콤보 한 세트 + 도발 효과에 의한 상대 HH게이지 감소입니다. 이번 패치로 기본기가 GHA로 캔슬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화력이 크게 증가한 일부 캐릭터가 아니더라도, 제법 큰 이득을 봅니다.
그런데 이 이득을 볼 수 없는 캐릭터가 전체 게임 캐릭터의 약 1/3에 해당된다는 것은, 앞으로의 밸런스 조절에 큰 걸림돌이 됩니다. 이를 다른 게임에서 비유하자면, 철권6에서 등장 캐릭터 1/3 명은 '바운드 유발' 기술이 없는 상태를 상상하시면 됩니다.
3. 캐릭터 콤보 화력을 조절하는 기준점이 모호해집니다.
이상적인 캐릭터 밸런스는, 모두가 서로 싸울만한 수준의 밸런스인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하지만 ASB는 체인비트와 각종 캔슬 시스템을 사용 중이라 캐릭터 운용은 크게 다르게 만들 수가 없으므로, 밸런스를 맞추려면 결국에는 콤보 화력의 포텐셜에 촛점을 맞출 수 밖에 없습니다. 밸런스라는 건 그 게임에서 고수가 되기 전 상황도 고려해야하는데, 도발 콤보가 가능한 캐릭터와 도발 콤보가 불가능한 캐릭터 사이의 화력을 어디에 맞춰야 할까요? 도발 콤보가 없는 캐릭터가 도발없이도 도발 콤보 만큼 화력이 나온다면? '아직 도발 콤보를 쓰는 단계'가 아닌 플레이어들을 위한 밸런스는 무너지고 맙니다. 하지만 도발 콤보를 의식하지 않고 밸런스를 맞춘다면? 도발 콤보가 없는 캐릭터들이 고수층 유저들에게 버려질 뿐이지요.
물론 이미 죠죠에는 HHA가 공격기술이 아니라 콤보로 이어지지 않는 캐릭터가 몇 명인가 존재합니다. 그렇다고 그런 캐릭터가 무작정 버려지지는 않죠. 하지만 도발 콤보와 HHA 콤보의 결정적인 차이점은 '리소스의 유무'에 있습니다. HHA가 콤보에 포함되는 캐릭터라도 HH게이지가 없으면 HHA를 못쓰는건 마찬가지이므로 일종의 선택사항으로 볼 수 있는데, 도발 콤보는 그 것이 가능한 캐릭터이기만 하면 소모되는 리소스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약-중-강 체인비트를 맞췄다면 다음 기술까지 사용하는게 당연한 것 처럼, 콤보로 다운시킨 뒤라면 도발 콤보를 사용하는 것은 당연한 선택인거죠. PC(발끈캔슬)을 써야 도발 콤보가 가능했던 캐릭터들도 상당수가 그럴 필요가 없게 되었으니 더더욱 그렇습니다.
4. 게임의 단점 중 하나인, [약공격]의 너무 큰 리턴이 더욱 커집니다.
죠죠ASB의 단점 중 하나는 각 공격들의 '리스크와 리턴' 조절이 제대로 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대전의 흐름을 단순화시킬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만든 구조일 가능성도 있긴 합니다만, 이미 죠죠 ASB에서 모든 공격 중 '최고의 리턴'을 가진 두 개의 공격 중 하나는 바로 모든 공격 중 '최소의 리스크'를 가진 [약공격]입니다.
당연하게도 도발 콤보는 기존의 '약공격으로 시작되는 콤보'에서 이어지므로, [약공격]의 리턴은 도발 콤보로 길어진 만큼 더 커진 셈이 되었습니다.
도발 콤보는 분명 게임의 템포를 확 끊던 도발이 콤보의 일부 연출처럼 변하는 긍정적 효과와 더불어, 겉보기에도 뭔가 공격이 쫩쫩 이어지는 맛깔나는 콤보이긴 합니다.
그러나 이번 패치에서 도발 콤보를 일부 인정함으로 인해, 도발 콤보는 이제 '못쓰게 만들면 유저에 대한 배신행위'에 해당하는 수준에 오고 말았다는 것이 저의 우려입니다. 태생적으로 , 이미 릴리즈된 죠죠 ASB가 받아들이기엔 부담되는 요소라고 생각됩니다.
다른 유저분들은 도발 콤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대로 과연, 죠죠ASB의 특징점으로 문제없이 자리잡는게 가능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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