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스토리즈2 엔딩을 봤습니다.
거진 100시간 만이네요 ㄷㄷ
출시 당일에 스토리즈1 엔딩을 봤던 차라, 여러모로 감회가 깊게 후속작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ㅎㅎ
모바일로 했던 전작에 비해 향상된 그래픽, 생동감 있는 캐릭터, 넓어진 필드와 쾌적해진 조작감 등은 정말 감동스러웠습니다ㅠㅠ
하지만 엔딩을 본 지금의 개인적인 소감은... 좀 아쉬움이 많이 남네요.
뭐랄까, 요즘 캡콤의 트렌드인지는 모르겠지만, 게임의 만듦새가 몬헌 라이즈와 비슷한 개발 철학이 느껴지네요.
전체적으로 전작 대비 편의성이나 시스템적인 개선은 매우 훌륭하게 이루어졌지만, 오히려 알맹이는 좀 놓쳤달까요.
시스템 자체는 확실히 스토리즈만의 개성이 있으면서도, 정말 '몬스터 헌터' 시리즈라고 느낄 수 있는 요소를 잘 살려냈습니다.
가위바위보 시스템의 랜덤성을 줄여 전투의 운빨 요소를 뺐고, 콤보 시스템을 없애고 무기별/공격타입별 스킬을 구현해서 능동성을 높였고, 동료 시스템으로 (정작 이게 랜덤이지만) 전투 상황의 다양성도 구현했고, 아이템 사용도 편의성이 좋아졌습니다.
난해했던 부위 파괴 인터페이스는 직관적으로 변했고, 거기에 육질 시스템을 더해 정말 액션 게임인 몬헌을 그대로 턴 방식으로 이식했다 라고 느껴졌네요.
다만 이게 마냥 좋은가 라고 묻는다면 좀 애매한 게..(물론 엔딩 후는 다를 수 있겠습니다만) 전작 대비 가위바위보 상성 체감이 커지고, 그만큼 더블 어택이 중요해지면서 전투가 거진 더블어택만 쓰는 방식이 되는 게 아쉽네요;;
무기별 스킬을 체계적으로 구현해놨으나 스킬을 오히려 안 쓰는 게 이득이네요.. 딱히 딜이 왕창 나오는 것도 아니고ㅜ
그런 유형을 깨려고 각종 변칙 패턴(2번 때린다든가.. 3번 때린다든가 ㅡㅡ)을 넣긴 했는데, 스펙 조절이 좀 잘못된 문제인지 이러면 전투가 갑자기 너무 어려워지고, 공략하는 맛도 떨어지더군요.
거기다 동료 시스템의 랜덤성으로 내 잘못이 아닌데 동료 때문에 전투가 말리는 상황까지...ㅜ
차라리 전체적으로 들어오는 딜량을 줄여 맞으면서도 유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하고, 스킬 대미지를 확 늘려 다른 걸 포기하고 스킬을 쓸 만한 이점을 주고, 더블 어택은 보너스 개념으로 가면 어땠나 싶습니다.
전투는 뭐 그래도 취향 차이도 있고, 아예 잘못 만들었다 수준은 아닌지라 그러려니 합니다.
진짜 문제는 스토리! 인데요...ㅜ
전작은 '스토리즈'란 타이틀에 걸맞는 스토리 완성도를 보여줬습니다.
전체적인 플롯이나 주제 의식도 깔끔했고, 연출도 끝내줬습니다.
워낙 완전체에 가까운 스토리 퀄리티라 이번 작이 좀 걱정되긴 했는데.. 제 걱정보다도 더 별로였던 거 같습니다ㅜ
개발자 인터뷰에서 저연령층이 타겟이었던 전작 대비 타겟 연령층이 높아지면서 스토리의 무게감을 높였다고 했는데, 말 그대로 쓸데없이 무게만 잡지 스토리나 주제 의식의 깊이는 오히려 전작보다 얄팍한 느낌입니다ㅜ
기본적인 플롯도 구성이 짜임새가 없고, 결국 레우스는 초반부터 파멸의 레우스니 뭐니 시끄러웠으나 끝까지 뭐가 특별한지 제대로 표현도 안 되었고.. 악역은 뭘 말하고자 하는지는 알겠는데 그 주제 의식이 너무 얄팍하고, 마을마다의 동료 캐릭터들은 그냥 마을 이동과 스토리 길이를 늘리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고.. 뭔가 감정선도 제대로 형성이 안 되는 느낌입니다.(왜 사람들이 레드무새라 욕하는지 엔딩 보고서야 알았습니다ㅜ 근데 정작 그 레드의 죽음조차도 너무 허무한 게...ㅠㅠ)
이 좋은 캐릭터들과 애니메이션을 갖고 이 정도밖에 구현하지 못했나.. 너무 아쉬움이 크네요ㅜ
다만 몬헌 시리즈가 그렇듯 스토리즈2도 엔딩 이후의 컨텐츠 비중이 크고, 그 완성도나 분량이 나쁘지 않은 점이 그나마 다행이네요.
평가는 평가고.. 그래도 이 작품에 나름 애정이 있었나 봅니다.
정이 들었는지 막상 엔딩 보고 헤어지려니 뭔가 여운도 남고 아쉬운 감정이 드네요.
앞으로도 할 게 많다보니 종종 돌아오게 될 것 같습니다.
아쉬운 점은 많지만, 그동안 즐거운 여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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