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일부터 달려 주말에 마가이마가도를 잡고 엔딩을 봤습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시작에 불과하지만, 몬스터 헌터 시리즈는 월드부터 저에겐 너무 의미깊은 작품이라 섣부른 소감 겸 리뷰 남겨봅니다.
이번 몬헌 라이즈는 뭐랄까, 월드의 탈을 쓴 구작 같습니다.
월드의 편의성과 퍼포먼스를 살리면서 구작의 호쾌함과 하드코어함을 절묘하게 섞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라이즈만의 색채도 느껴집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그래픽, 일단 감탄부터 하고 가겠습니다.
기기 한계상 거의 기적에 가까울 정도의 그래픽과 동시에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분명 월드보다 떨어지기는 하지만, 그 이전작들과 비교하면 차라리 월드에 가깝습니다.
전반적으로 몬스터 피부의 질감이나 느낌, 디테일들이 살아있습니다.
동시에 불과 같이 부하를 많이 줄 수 있는 효과는 카툰렌더링식으로 처리하고, 진흙 같은 건 찰지게 처리한 부분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맵 역시 심리스로 광활하면서도, 밧줄벌레 기능에 맞춰 높낮이까지 디테일하게 구현한 점이 마음에 듭니다.
그 넓은 맵을 위해 가루크 동반자를 도입했으며, 달리기는 신나고, 심지어 전투도 도와주고, 또 귀엽습니다!
그러고도 로딩은 월드보다 짧으며, 심지어 마을 내 이동은 집회소를 포함 로딩이 ‘없습니다!’ ㄷㄷㄷ
배경음악도 참 좋았습니다.
후술하겠지만 사실 이번 작은 일본색이 짙고, 배경음악에서도 그게 느껴지지만, 곡의 퀄리티가 워낙 좋다보니 이건 오히려 호감이 가더군요.
사냥하고 마을에 돌아오면 마음이 편해지고, 게임을 끈 이후에도 계속 머릿 속에서 재생이 되며 흥얼거리게 됩니다.
본격적인 게임 플레이를 보자면, 헌팅 액션에 밧줄벌레라는 날개를 달았습니다.
밧줄벌레 시스템은 라이즈의 핵심 요소임과 동시에 그 철학을 보여줍니다.
비록 제한적이긴 하지만 라이즈에 와서 드디어 헌터들이 능동적으로 점프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와우에서 점프가 갖는 의의를 볼 때, 몬헌 라이즈에서 이 밧줄벌레 도약이 갖는 의미 역시 꽤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 액션의 ‘자유로움’은 밧줄벌레 뿐만이 아닙니다.
전체적인 모션들이 빠르고 스타일리쉬해졌으며, 무기별로 벌레철사 스킬을 바탕으로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수단도 늘었습니다.
교체 기술을 통해 다양성까지 확보했죠.
그만큼 몬스터들의 패턴도 다채로워졌고, 이를 통해 헌팅액션의 호쾌함과 깊이를 모두 잡았습니다.
그러면서도 마을퀘는 스펙 조절을 잘 하여 보다 초심자 친화적인 난이도로도 구현했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이지만, 태도 유저로서 이번 작이 태도를 제대로 밀어줘서 좋습니다ㅋㅋ
성능도 출중하지만 재미와 스타일리쉬함까지 다 챙겼네요!
용 조종 시스템도 인상적인데요.
아본에 시험적으로 도입한 클러치클로 시스템이 라이즈에 와서 완성이 되었다는 느낌입니다.
몬스터 헌터 시리즈의 또다른 주인공은 결국 몬스터인데, 각 몬스터를 타서 조종하고, 다른 몬스터와 싸우고, 심지어 비기까지 날리는 건 정말 환상적인 경험입니다.
포켓몬에서 못 이룬 실시간 전투를 몬헌에서 이루네요ㅠㅠ
이와 함께 실질적인 볼륨도 늘었습니다.
스토리와 별개로 몹 수는 월드보다 훨씬 많고, 골격도 더 다채로운 것 같습니다.
마을퀘 하위만 해도 퀘가 넘치는 느낌입니다.
아주 제대로 용 조종을 즐길 수 있겠어요.
물론 이러한 편의성과 가벼움은 아쉬운 점도 있는데요.
결국에는 직전작이다보니 자연스레 월드랑 비교하게 되네요;;;
그래픽 자체가 떨어지는 건 기기 한계라는 걸 감안하더라도, 상대적인 몰입감이 떨어지는 건 아쉽습니다.
같은 심리스맵에 나름 디테일도 살아있는데 왜 다를까 를 생각해봤는데, 아무래도 카메라 구도의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카메라 연출이 거의 없고 전체적으로 구도가 멀다보니 헌팅이 실감나지 않고 캐주얼해지며 약간 남의 일처럼 보이게 되는 거 같습니다.
당장 안쟈나프만 봐도 전작에서 쫒길 때의 그 긴장감, 정말로 잡아먹힐 듯한 느낌에 비하면 이번 안쟈나프는 좀 심심합니다.
특히 상당수의 유저는 카메라 거리를 100으로 두고 할 텐데 그러면 구도가 거진 MMORPG에 가깝게 되거든요.
일부 작품에서 몰입감을 위해 불편을 감수하고 1인칭 시점을 고수하는 걸 고려하면 라이즈의 카메라 구도는 좀 아쉽습니다.
나아가 헌터와 몬스터의 조우씬이 없고 그에 따른 상황 연출이 없다보니 수렵의 현장성도 좀 떨어지는 느낌입니다.
마가이마가도만 별도의 조우씬이 존재한다는 건 이렇게 할 수도 있었다는 건데, 너무 특정 색채에 집중하다보니 몹 생태에 대한 판소리로 대체된 것 같습니다.
스토리 부분도 아쉽습니다.
사실 백룡야행이니 뭐니 떠들지만 사실상 내용은 백룡야행 -> 마가이마가도 -> 끝입니다.
월드도 스토리가 대단한 작품은 아니었지만 조라 마그다라오스를 추적하면서 네르기간테와 조우하고, 제노-지바의 발견까지 이어지는 스토리에서 나름의 떡밥들이 던져졌고 어느 정도 기승전결을 갖췄는데 말이죠ㅜ
현재 계속 마을퀘와 집회소퀘를 병행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스토리는 없네요.
그러다보니 간판몹도 비교가 되는데요.
네르기간테의 존재감에 비하면 마가이마가도는 좀 많이 아쉽습니다.
처음 조라 마그다라오스 전에서 네르기간테를 조우하고, 소드 마스터와의 대결과, 이후 용결정의 땅에서 다시 만나는 장면, 그리고 아본에 와선 안 이슈왈다를 잡아먹는 장면까지.. 진짜 역대급 존재감이었죠.
하긴 이건 넬기가 특출난 면도 있겠네요ㅋㅋ
한 가지 더 아쉬운 점은 다소 돌출되는 일본풍, 소위 말하는 왜색입니다.
일본풍이 나쁜 게 아닙니다.
저 고오쓰나 인왕 굉장히 재밌게 했거든요.
그 넓은 몬헌 세계관에도 일본풍 마을 하나쯤은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서드의 경우를 상정해서 비교해도 이번엔 좀 과하다고 생각합니다.
신몹들도 노골적으로 일본풍입니다ㅜ
기존몹과 상당히 이질적이에요.
사원 맵에서 태도로 아케노시름을 잡다보면 진짜 인왕하는 느낌이 납니다.
이러다보면 이 작품이 약간 외전 같아요. 몰입감이 떨어지죠ㅜ
게임의 분위기가 게임 자체의 정체성을 바꿔놓을 정도라면 좀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호불호 갈리는 판소리는 나름 마음에 들었던 게, 일단 퀄리티가 나쁘지 않고 몹의 생태를 위트있게 소개해서 좋았습니다.
애초에 일본풍을 강하게 넣어버린 시점에서는 오히려 통일성 있게 어울렸던 거 같습니다.
그래도 장점이 워낙 강렬하다보니, 이런 단점들이 크게 느껴지지 않을만큼 말도 안 되게 '재밌습니다!'
분석을 하다보니 저조차도 자연스레 월드랑 비교를 하게 되었는데요.
개인적으로 라이즈와 월드는 서로 우열 관계가 아닌, 다른 방향성의 작품이라 생각합니다.(그리고 둘다 너무 소중합니다헤헤)
월드를 쥬라기공원이나 쥬라기월드라 한다면, 라이즈는 포켓몬스터나 고질라 같은 거죠.
월드는 말 그대로 몬스터 헌터의 세계를 구현하려 했다면, 라이즈는 거기서 헌팅 액션에 필요한 요소만 뽑아낸 셈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몬헌 라이즈는 정말로 ‘게임다운’ 게임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스토리니 메시지니, 혹은 게임의 작품적 완성도를 위해 의도적으로 도입된 불편함을 최대한 배제하고, 오롯이 게임 플레이 그 자체에 집중하게 했다는 거죠.
그러면서도 게임의 만듦새가 허술하거나, 깊이가 얕은 것도 아닙니다.
그런 부분에서 닌텐도의 게임 철학과도 잘 맞아떨어집니다.
분명 이런 방향성은 양날의 검이지만, 확실한 건 휴대기기인 스위치의 컨셉에도 어울린다는 점이죠.
아무래도 월드보다는 훨씬 가벼운 마음으로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습니다.
게임을 하다보면 곳곳에서 이런 제작진의 고민이 엿보입니다.
하다못해 자막 크기조차도 휴대모드 / 독 모드 모두에게 적절한 사이즈더라구요.(애초에 스위치는 모니터보단 TV를 염두에 두었으니까요.)
결론적으로 이번 몬스터 헌터 라이즈는 이름 그대로 날아오른 헌팅 액션이 되었습니다.
저에게는 인생 게임이 하나 추가됐네요ㅎㅎ
몇 년을 즐길 큰 선물이네요.
아이스본의 업데이트가 코로나로 좀 용두사미가 된 느낌이 있는데ㅠㅠ 이번 라이즈의 업데이트 라인업이 빵빵한만큼 앞으로가 더 기대가 됩니다.
한편으로는 빨리 집회소 퀘 다 밀고 진엔딩(?)도 보고, 파밍도 하고 싶으면서도, 또 한편으론 조금씩 아껴서 플레이하고 싶네요ㅋㅋ
풍요로운 컨텐츠를 만끽하며 오늘도 열심히 사냥해야겠습니다.
우리 모두의 즐거운 수렵을 기원합니다.
“수렵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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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와 비교되는 어색함 같아요 월드 세계관은 공룡이나 괴물에 비견되고 정글같은 풍경부터 스토리까지 탐사하고 채집하며 거대 몬스터를 사냥하는 풍경을 구사했다면 이번 컨셉은 귀신컨셉이고 네임드 소개하는 영상 자체가 그러한 느낌이다보니 몬스터 헌터라기보단 이질적인 다른 존재, 세계관 느낌을 받는것 흔히들 사람들이 판타지에서 괴물, 거대 몬스터라는 단어에 떠오르는 이미지와 풍경들과는 다른 컨셉이다보니 이질적으로 느껴지는거 | 21.04.03 04:0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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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맞습니다. | 21.04.03 04:3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