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신 유저라면 위 그림의 원소 순서를 모를 수가 없습니다. 바로 로딩창에 제시된 순서이죠.
이에 대해서는 아마 원신 세계의 창세 원리 혹은 윤회와 관계있다는 추측이 많습니다. 저 또한 그렇게 생각하고요.
다만, 티바트 대륙의 원소들은 파네스에 의해 인위적으로 그 성질이 바뀐 상태라는 점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는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호요버스 다른 게임들의 원소(속성)을 참고함으로서, 무엇이 다른지 검토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붕괴3rd : 불, 전기, 얼음 + 양자, 허수(양자와 허수는 원소가 아니고 상성으로 등장)
스타레일 : 불, 번개, 얼음, 물리, 바람, 양자, 허수
다른 시리즈의 원소(속성)는 위와 같습니다.
여기서 원신과 공통되는 것은 불, 전기(번개), 얼음, 물리(무속성), 바람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양자와 허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비슷한 셈이죠.
(붕3에서도 시스템적으로 바람과 물리가 분류되지 않을 뿐, 스타레일과 크게 차이는 없습니다. 당장 바람을 다루는 적이 등장하기도 하고요)
반대로 원신에만 존재하는 것은 물, 풀, 바위의 3가지로 들 수 있겠습니다.
여타 원소 4종 + 물리(무속성)는 모두가 상태를 나타내는 반면, 물, 풀, 바위 3가지 원소는 물질을 나타낸다는 점에서 파네스가 인공적으로 추가한 원소라고 생각합니다.
불, 번개, 얼음, 바람은 그 자체로서 물질이라고 할 수 없는 것들입니다.
특히 붕괴3rd에서는 전기 원소였던 것이, 원신 이후로 번개로 바뀌면서 이것이 더욱 확실해졌는데요, 번개는 일종의 상태이지 전기 그 자체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얼음은 액체가 언 상태이며, 바람은 대기중의 공기의 흐름을 말하지요.
반면 물, 풀, 바위는 구체적인 물질을 지칭합니다.
파네스가 이 3가지를 인위적으로 추가한 배경에는, 인간이 살기 위해 적합한 환경을 만드는데 빼 놓을 수 없는 요소였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이렇게 쓰고 보니 원신에 자주 등장하는 3의 법칙과 관련이 있어 보이는군요)
그럼 이번에는 원소의 순서를 생각해봅시다.
앞서 언급했듯, 원소의 순서는 원신 세계의 원리와 크게 밀접해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원신이 윤회를 거듭하는 세계일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원소는 윤회의 과정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럼 먼저, 인공원소 3가지를 제외하고 윤회의 과정을 살펴보죠.
불 -> 바람 -> 전기 -> 얼음 -> 불?
위 그림에 따르면 윤회는 불로 시작하여 얼음으로 끝납니다.
불이 빛 혹은 세계의 시작을 뜻한다면, 바람과 전기는 급격한 발전을 뜻할 것이고, 얼음은 움직임이 멈추면서 종말을 맞이한다는 뜻으로 생각됩니다.
다만, 얼음은 언젠가 녹기 마련이고 또 다시 시작으로 되돌아갈 수 있으니 윤회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7원소 모두를 표시하면 어떻게 될까요?
불 -> 물 -> 바람 -> 전기 -> 풀 -> 얼음 -> 바위 -> ..?
굳이 게임내 상성이 아니더라도 상식적으로 바위는 불을 끌 수 있지만(결정화?) 불이 바위를 제거할 수는 없습니다.
물론 물리학적으로는 초 고온을 통해 바위도 녹일 수 있기는 합니다만, 이건 더 이상 '불' 이라고 부르기는 어렵겠지요.
적어도 얼음보다는 바위 다음에 불이 위치한다는 것은 상상이 어렵다는 것 하나는 분명합니다.
즉, 파네스가 3가지 인공원소를 추가하면서, 티바트 윤회의 법칙이 깨졌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자면, 3개의 달이 부서지면서 티바트가 멸망으로 향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볼 수도 있겠지요.
즉, 3개의 달은 각각 물, 풀, 바위를 상징한다고 봅니다. 기존의 주된 추측과는 조금 대치되는 부분이네요.
저는 이렇게 윤회가 깨진 것을, 미선택 주인공이 말하는 '너도 언젠가 세계가 뒤틀렸음을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라고 봅니다.
이 윤회를 다시 돌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변조된 원소 시스템의 특성상 인공원소 3가지가 윤회의 핵심을 담당할 터이니 (물->풀->바위) 물을 담당하는 달이 새로 떠야 한다고 봅니다.
따라서 노드 크라이에서 콜롬비나는 물의 달의 여신으로서 등극하려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티바트의 윤회가 다시 시작되는 것이죠.
좀 더 구체적으로 원소들이 티바트 윤회와 연관되는 점을 말하자면, 기존의 4원소로 인한 윤회는 에너지의 흐름으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
불에서 바람과 번개와 같이 강렬한 에너지가 몰아치는 절정기를 넘어, 모든 에너지가 소모되어 고갈을 맞이하여 움직임을 멈추는 얼음이 되면, 어떠한 계기로 불로서 얼음을 녹여 다시 움직이는 원동력을 제공하는 과정인거죠.
인공원소는, 이 사이에 개입하여 생명의 근원을 제공(물)하고, 생명의 씨를 뿌려(풀), 이윽고 대지로 돌아간다(바위)는 흐름을 상징하는, 그야말로 생명체만의 윤회를 관장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원신의 생명체가 결국 지맥 속에 존재하는 기억체 혹은 인공생명체일 가능성이 높아진 이상, 위의 생명체만의 윤회라는 것 또한 일종의 비유로 봐야 할 것입니다.
실제로는 지맥의 구축(물-지맥의 개념적 토대구성/서버 제공) -> 지맥의 유지(풀-세계수의 기억/서버 유지) -> 지맥의 붕괴(바위-지맥의 초기화/서버 초기화)의 3단계를 거칠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마지막 단계인 지맥의 붕괴(바위)이후, 새로운 지맥의 구축(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에 있을 것입니다.
당장 플레이어는 감자전을 통해 티바트 대륙을 리셋 시킬 기회를 얻을 수 있는데요, 이렇게 티바트 대륙을 리셋(윤회) 시키면 어떤 생명체도 없는 그저 에너지만 떠도는 상태로 회귀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강제로 윤회를 시도하더라도 불의 단계에서 물의 단계로 넘어가지를 못한다는 것이죠.
에너지 생명체(원소 생명체)인 용족은 비록 그 의지가 넘쳐나는 빛 속에서 존속될지언정, 인류의 재탄생은 어려워 보입니다.
사실 인공원소가 추가되기 전에는 불->바람->번개->얼음->불 순으로 윤회가 가능했을터이니, 원래라면 바람의 단계로 넘어갔어야 합니다.
하지만 불과 바람의 사이에 물이 추가되면서, 티바트의 시스템이 꼬여버린 것입니다.
바람이 시간을 상징한다면, 물은 시간이라는 개념이 생기기 전에 지맥이라는 개념을 먼저 만들어 버린 것입니다.
지맥이 기억체로 구성된 네트워크인 만큼, 시간에 앞서 지맥이 존재한다면 마치 잿더미 바다가 시대구분 무시하고 여러 시간대에서 관측되듯, 세계는 뒤죽박죽으로 얽히고 말 것입니다.
이런 오류로 인해 시간(바람)의 단계로 넘어가지를 못하고, 모든 시간대의 기억이 동시에 존재하는 순환오류속에서 세상은 재창조 되지 않고 감자전의 정신만이 홀로 남아있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배경이 콜롬비나가, 물의 여신으로서 등극해야만 하는 이유입니다.
콜롬비나는 물의 여신으로서 윤회의 단계를 조정하여, 티바트 대륙의 왜곡을 바로 잡는 것이 목적이라고 보입니다.
또 한가지, 윤회가 꼬인 원인 중 하나는 바로 윤회의 단계 마지막에 바위가 위치한다는 점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지맥으로 설명하자면, 세상이 모두 얼어붙어(얼음) 시간의 끝을 맞이하였지만 기억 네트워크(지맥)만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이건 물과 바람의 문제와 반대로, 시간은 이미 끝을 맞이했는데 존재해서는 안될 단계가 여전히 남아있다는 말이 되겠죠.
이로 인해 윤회가 끝날 수 없는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물의 단계를 윤회 처음으로 가져오면 이 문제를 해소할 수 있습니다.
모든것이 지맥 안에서 시작(물)되고 끝(바위)을 맞이한다면, 물리적인 시작(불)이나 시간(바람)과 끝(얼음)은 그저 관념적인 존재로만 지맥속에 남는 것이지요.
정리하자면, 우인단의 진정한 목적은 물질적인 개념을 초월하여, 이 세계 자체를 지맥안에 삼켜버리겠다는 것이 됩니다.
티바트판 인류 보완 계획인 셈입니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우인단이 바랬던 진정한 '신세계'가 되는 것이죠.
콜롬비나는 신세계의 릴리스(아야나미 레이)로서, 영원히 홀로 지맥을 보살피며 지켜보는 초월체로 남고 전인류는 지맥 속에서 끝없는 윤회를 맞이하며 영원한 존속을 이루게 됩니다.
물론 지맥은 실존하는 서버가 필요할터이니, 우인단이 만들고 있는 인공달이 바로 그 역할을 하리라고 봅니다.
호러게임 SOMA에서는, 재앙으로 인해 인류는 멸망하고 그저 인류의 복사본을 담은 서버를 인공위성에 넣어 우주에 쏘아 보내, 인류는 서버속의 데이터에서 영원히 살아나가게 됩니다.
우인단이 만드는 인공 달은 바로 SOMA의 인공위성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되네요.
그리고 콜롬비나는 그 인공위성의 관리인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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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찾아보니 폰타인 날개 스토리에 참주 즉, 파네스가 생명의 신을 보내 에게리아를 창조한게 언급도 되어있네요 | 25.08.24 09:4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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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하신대로 설정상 티바트 세계는 본래 7원소 체재였습니다. 다만 게임내 기술을 따르면 기존 환경이 인간이 생존할 수 없는 가혹한 환경이었기에 파네스가 테라포밍을 실시하면서 기존 원소의 성질을 크게 바꾸었고, 거기서 물, 풀 ,바위 3개의 원소가 아주 크게 바뀌었다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본문에서 언급한대로 위 3종 원소의 특징이 상이하고, 다른 호요버스 시리즈에는 등장하지 않는 고유한 원소라는 점이 주요합니다. 붕괴와 공통된 세계관을 따른다면 스타레일과 마찬가지로 불, 바람, 얼음, 번개에 더불어 물리, 양자, 허수와 같은 속성이 원신세계에 존재했으리라고 봅니다. 그리고 물->풀->바위의 순서가 꼬인것도 그 원인은 기존 7원소 체계를 그대로 대체하면서 윤회의 순서를 조정하지 않았다, 고 보고 있습니다. 여기까지 설명하려면 아예 다른 글을 파는게 낫다 싶어서 이 글에는 거기까지 설명하지는 않았습니다. 성질이 바뀌지 않은 기존 원소 + 성질이 크게 바뀐(파네스가 바꾼) 인공 원소라는 가설이 증명될 필요도 있고요. | 25.08.24 14:2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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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 합성대의 문장은 의미심장하지만, 원소와 집정관의 관계는 여전히 가설의 단계를 넘지 못한 것 같습니다. 특히 바람 - 시간과의 관계성은 바르바토스(벤티)가 시간의 집정관의 일부임에 불과했다는 것이 이번 이벤트 스토리로 밝혀지면서 기존 가설이 약화되었죠. 파네스 강림 이후의 연대기는 상술하였듯 파네스가 이미 티바트 환경을 바꾼 이후라, 아마 큰 참고는 어렵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원시 모태 바다가 파네스 강림 이전의 환경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과연 이것이 '원소' 수준의 재창조와 관계가 있는지, 아니면 그저 티바트의 험한 환경의 하나임에 불과한지는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죠. 원시 모타 바다 - 물원소의 관계는 열소 - 불원소의 관계와도 비슷해 보입니다만, 열소 = 불원소가 아닌 관계로 여전히 해석의 여지가 남아 있습니다. | 25.08.24 14:4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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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성대에 관해 첨언하자면, 바위 원소는 4원소 (땅, 바람, 불, 물)에 속하는지, 5행에 속하는지 상당히 불투명하다는 점입니다. 바위 = 땅이라면, 합성대의 대사 역시 굳이 땅이 아니라 바위라고 했겠죠. 그래서 저는 바위와 땅은 구분되는 개념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당장 바위의 신인 종려가 만들어내는 모라가 '금' 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바위원소가 반드시 땅과 관련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듯이 말입니다. 연금술 합성대의 대사를 보건데, 5행은 기존 원소, 4대는 새로운 원소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 문제는 5행이 土・水・火・木・金로 일컬어지는 만큼, 지금의 원소 체계와 상당히 다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땅과 금이 따로 거론되는 점이 흥미롭죠. 이에 대해 더 상세히 논하고 싶은 생각도 들지만 탈선하지 않도록 여기서 글을 끝맺자면, 앞서 말씀드렸듯 연금술 합성대의 대사는 원소 개념과 떼어 보는 쪽이 나아 보이기도 합니다. | 25.08.24 15:1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