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화 링크
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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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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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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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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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르탄이 셋을 따라간 곳은 쓰레기와 시체. 그리고 폐기된 AGS의 잔해가 주변에 가득한 원형 경기장이었다. 시체는 대부분 바이오로이드로, 그중 절반은 심하게 부패해서 쥐나 들개. 고양이 등이 열심히 뜯어 먹고 있었다.
“이건?”
“신경 쓸 필요 없어.”
노인이 그렇게 말했고, 스파르탄 역시 이런 풍경에 너무 익숙한 덕분에 아무 감각 없이 사람 뼈와 바이오로이드의 강화골격을 밟고 지나갔다.
‘오히려 너무 익숙한 감각이다.’
스파르탄이 뼈와 시체를 아무렇지도 않게 밟자, 아쿠아가 눈살을 찌푸렸다. 그러자 스파르탄은 바로 조용히 시체를 치우면서 걸어갔다.
“지금이야 이상하다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여기서 조금만 지내다 보면 다 별것도 아닌 일로 보일 거야.”
젊은이가 말을 마치는 것과 동시에, 경기장 한 곳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그리고 폭발에 휩쓸려 찢겨진 시체 몇 구가 그들의 발밑에 떨어졌다.
시체의 일부가 입고 있는 옷이나 신체적 특징 등으로 봤을 때, 전투용 중에서는 가장 싸고 흔한 브라우니 타입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브라우니인가? 너나 나나 비슷한 처지였지.’
스파르탄은 아주 잠깐 예전에 같은 부대에 편성되었던 브라우니들을 떠올렸다. 그 중 마지막까지 살아남았을 셋의 데이터를 다시 메모리로 재생시켰다.
동시에 경기장 안쪽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역시 이 정도는 되어야 재미있지!!”
“잘 했다 포트리스!! 더 죽여!!”
다른 사람들이 시체를 발로 차서 밀어내거나 그냥 밟고 나갈 때, 스파르탄은 발에 걸리적거리는 시체를 주섬주섬 모으려 했다.
“에이 그만둬. 피도 떨어지고 냄새도 날 텐데.”
노인과 청년이 눈살을 찌푸리며 손을 저었다. 하지만 아쿠아는 둘을 사납게 흘겨보면서 스파르탄과 함께 브라우니의 시신을 수습했다.
청년은 그제야 아차 싶어 자신도 브라우니의 시체를 주웠다. 노인은 고철 더미를 뒤져, 금속 상자 하나를 구해 나머지 셋에게 한마디 했다.
“일단 여기에 담으라고, 시체 조각을 그대로 들고 경기장에 들어갈 수 없으니까. 나중에 이그니스한테 가서 화장을 부탁해보지.”
그제야 아쿠아의 표정이 풀어졌고 청년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스파르탄은 카메라를 깜박이는 것으로 감정 표현을 대신했다.
그렇게 브라우니들의 시체를 수습한 넷이 경기장에 들어가자마자, 또 사람들의 환호성 소리와 야유 소리가 동시에 터져 나왔다.
“역시 브라우니 따위한테 돈을 거는 게 아니었어!!”
“그거 보라고!! 역시 바이오로이드가 터져 죽는 게 훨씬 재미있잖아!”
한쪽은 죽은 브라우니를 야유하며 돈과 교환한 배당표를 찢는 사람들. 다른 한쪽은 배당표를 지갑 깊숙한 곳에 넣으며 다음 배당표를 사는 사람들로 나뉘었다.
스파르탄은 전에 이런 풍경을 한 번 본 기억이 떠올랐다. 그때는 스틸 라인 쪽의 ‘인간’ 병력과 함께 갔었다. 다만 그때의 경기는 지금과도 상당히 많은 부분이 달라진 것 같았다.
“그 경기인가?”
스파르탄이 셋에게 물어보자, 노인은 별걸 다 안다는 투로 대답했다.
“어차피 대도시에서도 다 하잖아. 그것도 합법이고 말이야. 우리라고 대도시 녀석들이 하는 짓거리를 못 따라 할 이유는 없지.”
‘역시 이런 일인가…. 오히려 마음이 편해지는군.’
그의 대답에 스파르탄은 곧 그들에게서 어떤 말이 나올지 짐작했다. 그리고 얼마 가지 않아 딱 하나의 결론이 나왔다.
청년이 바로 노인과 눈치를 주고받고 한마디 꺼내려 했다. 다른 AGS라면 아무렇지 않게 말을 꺼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둘은 저 군용 AGS가 마치 램파트나 펍헤드 같은 감정 모듈이 있는 기종. 또는 ‘바이오로이드’ 아니 사람과 비슷한 감정을 가진 것처럼 조심스럽게 말을 하려 했다.
“그래서 네가 할 일은….”
“그렇군. 선수인가?”
스파르탄은 그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먼저 빠르게 치고 들어갔다.
“맞아. 역시 눈치가 빠르군 그래. 꼭 램파트를 보는 것 같다니까. 아무튼 이렇게 된 거 경기 하나는 구경하고 나서 얘기하자.”
그렇게 스파르탄과 인간 둘. 바이오로이드 하나는 우선 ‘관객’으로 경기장에 들어갔다. 스파르탄은 익숙한 느낌에 일말의 불안이 사라지는 걸 느꼈다.
‘어디를 가더라도 결국 피냄새와 화약 냄새가 따라오는군. 싸움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내게는 그게 가장 낫겠지.’
그는 스스로 전에 없이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 놀라웠다.
‘그 바이오로이드. 그녀를 만난 이후 생긴 변화다. 그녀를 다시 만나야만 이 답답함을 걷어낼 수 있다. 그러니 반드시 다시…’
스파르탄은 그렇게 생각하며 익숙한 풍경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한 대와 두 사람. 그리고 한 바이오로이드가 관중석에 앉자, 안전모를 쓰고 작업복을 입은 작업용 바이오로이드 더치 걸이 피와 시체 파편. AGS의 잔해가 사방에 흩뿌려진 경기장 안을 치웠다.
원래는 지하 광산에서 햇빛도 보지 못한 채 두더지처럼 일하다가, 놀이공원의 ‘고기 인형’꼴을 맞이해야 하는 모델이었다.
다만 워낙 값이 싼 모델이라 이런 식으로 ‘대량 구매’를 하는 일도 빈번하게 벌어졌다.
그 덕에 지금은 시체와 고철 쪼가리. 건물 잔해 등의 쓰레기를 치워야 하지만, 그 악명 높은 놀이공원의 비밀공간에 처박히는 것보다는 훨씬 좋은 처지였다.
그렇게 더치 걸이 경기장을 깨끗하게 정리하자 다음 경기가 벌어졌다. 이번에는 AGS 쉐이드와 바이오로이드 AL팬텀의 대결이었다.
“이번 경기는 암살자와 암살자의 대결입니다! 우측 코너!! 비밀 임무 및 요인 암살 임무용 AGS 쉐이드! 그 상대는 역시 암살 임무에 투입되는 바이오로이드 AL팬텀!!”
각자 코너에서 날카로운 외형의 AGS와 검은 후드와 타이즈를 온몸에 두른 바이오로이드가 걸어왔다.
“이번 경기는 아쉽게도 모의전입니다! 여러분이 바라는 건 요즘 잘 벌어지지 않죠? 다음 대전이 실전 매치이므로 이번 경기는 에피타이저로 즐겨 주시기 바랍니다!!”
모의전이라는 얘기에 모두 다 실망했다는 듯 야유를 퍼부었지만, 다음 경기가 실전이라는 얘기에 다시 환호성을 터트렸다.
“경기 내용은 나중에 설명해줄 테니까 우선 구경하고 있으라고.”
노인이 스파르탄 부머의 어깨를 가볍게 두들기며 씩 웃었다. 동시에 경기장 한가운데까지 걸어온 팬텀과 쉐이드가 서로 모습을 감춰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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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신규 AGS 골타리온으로 한편 쓰겠다는 약속을 하게 되었네요. 우선 팬텀과 쉐이드의 이야기도 분량은 거의 다 채워가고, 스파르탄 시즌 1도 조금 쉬엄쉬엄 해도 될 것 같으니, 충분히 써볼만 할 것 같습니다. 그런고로 다음 AGS 시리즈의 이야기는 골타리온과 백토. 램파리온 셋이 주역으로 나오는 이야기가 될 것 같습니다. 그러니 그쪽도 관심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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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끔찍한 이야기겠지만 바이오로이드의 살을 발라내는 기계같은 것도 있을 것 같고, 화장시킨 뒤 그 뼈를 수거해서 재활용할지도 모르겠네요 | 20.11.05 08:0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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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cafe.naver.com/lastorigin/660623 오르카 기준 화장후 남은 강화골격 재활용으로 알려져있어서 멸망전 세계에서도 화장후 재활용될거같아요. 이그니스 생각하면 그게 더 편하기도하고. | 20.11.05 08:2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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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여럿 죽겠죠 브라우니가 | 20.11.05 12:5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