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링크.
https://bbs.ruliweb.com/game/84992/read/75299?search_type=member_srl&search_key=5087654
2편 링크.
https://bbs.ruliweb.com/game/84992/read/75359?search_type=member_srl&search_key=5087654
--------------------------------------------------------------------------------------------------------------------------------------------------------------
“정말 죄송합니다. 램파리온 씨.”
자기 방으로 돌아온 뽀끄루는, 미숙한 실력이나마 램파리온의 벗겨진 도장을 다시 칠하고. 흠집이 난 부분을 보강했다.
독한 페인트에 피부가 상하고 공구를 다루면서 조금씩 다치긴 했지만,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램파리온에게 사과했다.
“문제없다. 예전에 연기를 할 때는 물론, 치안 유지 업무에서도 파손은 늘 있던 일이다. 그러니 신경 쓸 필요 없다.”
뽀끄루 대마왕은 램파리온이 원래는 ‘경찰용’ AGS인 램파트라는 걸 새삼스럽게 기억해냈다.
“아 그러고 보니 램파리온 씨는 경찰 일을 할 때….”
뽀끄루는 치안 유지 업무를 하던 그가 어째서 ‘배우’가 되었는지 물어봤다. 램파리온은 잠시 침묵을 유지하다가 나지막하게 한마디 했다.
“조금 고통스러운 일이 있었지.”
“괴로우면 말씀하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아니. 힘든 일이긴 하지만, 그래도 털어놓기는 해야 마음이 편해지더군. 인간과 바이오로이드들은 혼자 감당하기 괴로운 일에 대해 가끔 그렇게 하지 않나?”
“그건 맞긴 하지만요.”
뽀끄루는 그런 램파트의 모습이 묘하게 이전 시대의 ‘인간’들과 비슷하다고 느꼈다. 램파리온은 담담한 음성으로 자신의 옛날을 털어놓았다.
“그러면 이야기하도록 하지. 내가 무슨 일이 있어서 이 하이퍼 라이온을 장착하게 되었는지. 말이야.”
램파리온. 아니 램파리온의 메인 코어가 되는 램파트. 그는 한 인간 소년을 방패에 눕힌 채, 켈베로스. 펍헤드. 미스 셰이프티와 함께 전력으로 질주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시티 가드 부대의 등 뒤에는 무수한 철충 무리가, 마치 그 소년의 목숨을 거두기 위한 사신이라도 된 것처럼 쫓아오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모두 다 붙잡히고 말 거야!”
“발목을 묶이게 되더라도 큰일입니다. 그 인간님의 상태는 매우 위독합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조금만 더 빨랐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램파트가 켈베로스와 펍헤드에게 사과했다.
“그런 말을 할 필요는 없어 램파트.”
“남은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켈베로스가 주눅이 든 램파트를 위로했고, 펍헤드는 한 가지 제안을 꺼내려 했다. 켈베로스는 그가 무슨 말을 꺼낼지 쉽게 눈치챌 수 있었다.
“둘 정도가 저 철충 무리의 미끼가 되어 시간을 버는 것입니다.”
“좋은 방법이네.”
켈베로스는 엄지를 세우며 펍헤드의 ‘■■’에 가까운 제안을 너무 쉽게 받아들였다.
하지만 램파트는 펍헤드와 켈베로스 둘을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로봇 삼원칙을 무시하는 AGS와, 자신의 생명을 가차 없이 내던지는 바이오로이드.
그 이전에 펍헤드와 켈베로스. 그리고 미스 셰이프티와 함께 해왔던 치안 유지 활동. 죄 없는 시위자들을 진압한 후의 고통을 서로 덜어주던 친구. 힘들 때마다 서로 등을 맞대오던 추억. 등이 램파트를 붙들고 말았다.
“잠깐 그게 무슨 소리인가?! 말도 안 돼! 모두 다 살아서 빠져나가야만 의미가 있다!”
하지만 미스 셰이프티는 켈베로스와 펍헤드의 의견에 동의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하지만 지금은 우선 순위가 따로 있잖아.”
램파트는 자신의 방패 위에 눕혀 있는 소년을 카메라로 한참 동안 쳐다봤다. 확실히 미스 셰이프티의 말대로 서두르지 않으면 모든 게 다 물거품이 될 것이 분명했다.
“어쩔 수 없군. 다들 살아 돌아오기 바란다.”
“문제 없네 램파트.”
“내가 누군지 알고. 보란 듯이 살아 돌아올게 램파트.”
결국 켈베로스와 펍헤드가 등을 돌려, 철충 무리가 있는 쪽으로 달려갔다. 반대로 미스 셰이프티와 램파트는 아직 제대로 일을 하고 있는 병원을 향해 달렸다.
“서둘러야 해! 인간의 육체는 바이오로이드와는 다르니까.”
미스 셰이프티의 재촉에 램파트의 두 다리가 더욱 빨라졌다. 분명 아슬아슬하긴 했지만, 이대로라면 제때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게 분명했다.
“알겠다.”
그렇게 램파트가 대답을 마친 순간. 또 땅을 새카맣게 뒤덮은 철충 무리가, 둘의 앞을 가로막고 말았다.
결국 미스 셰이프티마저 램파트를 밀어내며 한마디 던졌다.
“램파트! 먼저 가! 어서!! 네가 유일한 희망이라고!”
“무슨 소리인가 미스 셰이프티. 이 상황에서 혼자 저 철충들을 상대하겠다고!?”
램파트는 동료들이 계속 무모한 행동을 벌이자, 미스 셰이프티의 어깨를 붙잡고 화가 난 투로 물어봤다.
“그래 서두르라고! 그 인간님 아이에게 주어진 시간은 없단 말이야!”
그녀는 익숙하지도 않은 군용 기관총을 집어 들고, 철충 무리를 향해 마구 쏴 갈겼다. 램파트는 방패에 눕혀둔 소년의 상태를 보자마자, 바로 그녀가 내뱉은 말에 따르게 되었다.
“알겠다. 그러면 서두를 테니 무사히 살아남도록.”
램파트는 미스 셰이프티와 함께 싸울 것인지, 아니면 한시라도 급히 인간을 병원으로 후송할 것인지의 사이에서. 결국 미스 셰이프티의 의견을 따르게 되었다.
“그래서 어떻게 된 건가요?”
뽀끄루의 질문에 램파리온은 담담한 투로, 아니 담담한 척 하는 투로 대답했다.
“그 소년은 병원에 도착할 때쯤 죽고 말았다. 그리고 막상 돌아와 보니 미스 셰이프티마저 철충 무리에게 처참하게 죽었다.”
뽀끄루는 혹시 하는 생각에 남은 동료들이 어떻게 되었나 물어봤다.
“그, 그러면 펍헤드와 켈베로스는?”
“펍헤드는 철충에 감염되었고, 켈베로스는 그렇게 감염된 펍헤드에게 죽었지. 결국 펍헤드는 내가 편하게 보내줬다.”
하지만 램파트가 겪은 현실은 냉혹할 뿐이었다. 뽀끄루는 괜한 걸 물어봤다는 생각에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
“그 이후. 전투가 저조하다는 이유로 덴세츠 사의 특촬 영화에 차출되었지. 그리고 나는 소년에게 속죄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용사를 연기했다.”
“그런 아픈 일을 겪고서도….”
“살아 있는 존재라면 모두 다 그런 고통을 느끼는 게 아닌가?”
램파리온의 그 한마디에 뽀끄루 대마왕 아니 배우 뽀끄루 역시, 연기자 시절에 있던 괴로운 기억을 떠올렸다.
램파리온은 뽀끄루 대마왕의 변화에 바로 한마디 했다.
“나도 한때 그 고통이라는 것을 견디지 못하고 군용 모듈로 도망친 적이 있었다.”
“램파리온 씨가 도망을 쳤다고요? 설마….”
뽀끄루 역시 자신이 갖고 있던 고통스러운 과거를 짚으며, 램파트나 자신이나 다를 게 없다는 걸 확인했다.
동시에 오르카 호에서 다시 복원시킨 모모와 백토하고는 다르게, 그녀는 멸망 전부터 살아왔다는 것이 후회스러울 정도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군요.”
뽀끄루 대마왕의 떨리는 목소리를 듣자마자, 램파리온은 문득 뽀끄루가 유독 백토에게 반격다운 반격을 하지 않았던 걸 떠올렸다.
뽀끄루 대마왕이 연기를 할 때와, 평상시의 모습이 격차가 심하다는 건 잘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요하다면 램파리온에게 했던 것처럼 가차 없이 공격하는 쪽이었다.
그 점에 의문을 가진 램파리온이 바로 뽀끄루에게 물어봤다.
“그건 그렇고 뽀끄루 너도 백토에게 변변한 공격을 하지 않던데. 적어도 제압만 해두고 다른 인원에게 맡기면 될 일이 아니었나? 예전에 무슨 일이라도 있었나?”
그 질문에 뽀끄루는 대답을 피하며 고개를 돌렸다.
그녀가 떠올린 것은 멸망 전의 방송에서 벌어졌던 ‘일’ 중 하나였다.
연기가 끝나면 서로 친구로 지내던 동료를 참혹하게 찢어 죽이는 ‘짜여진 비극’
그리고 뒤이어 자신에게도 찾아올 참혹한 미래. 인류가 멸망하고 나서 그 미래를 피할 줄 알았지만, 잘못 복구된 옛 친구는 기어코 그 일을 재현하려는 상황.
그녀는 각본. 아니 감독의 명령에 의해 죽였던 백토의 피가 손에 묻은 것 같은 착각에, 헛구역질을 하며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그렇군. 미안하다. 괴로운 과거는 털어놓는 것도 방법이지만, 아무에게 말하지 않고 조용히 삭히는 건 본인의 자유니까.”
램파리온이 그렇게 뽀끄루 대마왕에게 사과하자, 그녀는 조용히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푹 숙였다. 그리고 램파리온은 그녀에게 어떤 위로도 필요 없다는 걸 깨닫고, 혼자 실컷 울 수 있도록 조용히 그 자리를 떠나줬다.
--------------------------------------------------------------------------------------------------------------------------------------------------------------
늘 있어오던 홍보입니다.
스토리야에 올려둔 소설 헤비 메탈 포 버서크와 새로 공모전에 올린 빌딩 숲 속의 늑대. 그리고 같은 TRPG 팀원들이 공모전에 도전한 소설들도 같이 홍보합니다.
http://storyya.com/bbs/board.php?bo_table=novel_publish&pb_code=9371
헤비 메탈 포 버서크의 링크입니다.
http://storyya.com/bbs/board.php?bo_table=novel_publish&pb_code=10053
빌딩 숲 속의 늑대 링크입니다.
http://storyya.com/bbs/board.php?bo_table=novel_publish&pb_code=9498
강철팔의 늑대: 속성의 잔재 링크입니다.
http://storyya.com/bbs/board.php?bo_table=novel_publish&pb_code=9435
다른 시간 속의 우리 링크입니다.
http://storyya.com/bbs/board.php?bo_table=novel_publish&pb_code=9367
워커즈하이의 링크입니다.
http://storyya.com/bbs/board.php?bo_table=novel_publish&pb_code=10085
섀도 햇의 링크입니다.
아무쪼록 오리지널 소설과 같은 TRPG 팀원 분들의 소설도 부탁드립니다.
(IP보기클릭)58.227.***.***
(IP보기클릭)58.143.***.***
그쪽의 IF 시나리오도 재미있을 것 같네요. | 20.10.01 18:55 | |
(IP보기클릭)221.154.***.***
(IP보기클릭)58.143.***.***
그래도 사령관님은 참된 인간이니 새로운 세상이 열리길 바래야죠 | 20.10.01 18:55 | |
(IP보기클릭)21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