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 업무 마치고 복귀했습니다. 이제 새 작품 1편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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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조용할 일이 없는 오르카 호 내부. 토끼 귀에 보라색 바니걸 비슷한 화려한 유니폼. 그리고 이 둘과 어울리지 않는 하트 장식의 전기톱을 든 바이오로이드가, 뿔 머리 장식에 검고 날카로운 데다가 중요 부위만 가린 옷을 입은 바이오로이드를 죽이려 했다.
“그, 그만 하세요! 전 대마왕이 아니라 바이오로이드라고요!! 절 죽이지 말아주세요!”
“그런 거짓말은 통하지 않습니다”
한쪽은 자신이 바이오로이드라는 걸 밝혔지만, 다른 한쪽은 전기톱을 작동시키며 그녀의 애원을 깔끔하게 무시해버렸다.
뒤이어 토끼 귀 바이오로이드가 뿔 머리 장식 바이오로이드를 향해 전기톱을 내리쳤다. 하지만 피와 살이 튀고 뼈가 갈라지는 소리가 나야 했지만, 불똥과 함께 쇳덩어리끼리 부딪치는 소리만 크게 울렸다.
“위험하다!!”
흉부에 큼직한 사자 머리가 붙어 있고, 기사처럼 화려한 투구를 쓴 검은 실루엣이. 토끼 귀 바이오로이드의 전기톱을 손바닥으로 막아냈다.
“당신은 용사 램파리온? 어째서 용사가 대마왕을 보호하는 거죠?!”
램파리온은 토끼 귀 바이오로이드. ‘마법 소녀 백토’의 날 서린 질문에, 하마타면 솔직하게 대답할 뻔했다.
‘잠깐! 지금 이 상황에서 솔직하게 말한다면, 사령관님이 준비한 것도 전부 물거품이 되고 말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필요한 거짓말은….’
램파리온은 지금 상황에서 가장 적당한 거짓말을 생각해냈다.
‘지금은 우선 뽀끄루 대마왕이 위기를 넘길 수 있게 해야만 한다.’
거기에 결론이 닿은 램파리온은 바로 백토에게 사출식 스크류 펀치를 날렸다. 단 백토에게 직접 닿지 않을 정도로 궤도를 아슬아슬하게 틀어, 적당히 위협만 줄 정도로 스치게 했다.
“쳇! 역시 마법 소녀 백토. 순순히 맞아주지 않는군.”
뒤이어 램파리온의 두 눈의 카메라 플래시가 붉게 빛났다. 백토는 램파리온의 예고 없는 기습에 놀라, 한발 물러나며 그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게 대체 뭐죠? 당신은 용사잖아요!!”
램파리온은 실감 나는 목소리와 몸짓으로 뽀끄루 대마왕의 옆에 붙어섰다.
“용사? 그런 이름 따윈 옛날에 버렸다. 나는 지금 암흑 용사 램파리온이다.”
이에 뽀끄루 대마왕 역시 램파리온이 뭘 하려는지 눈치채고, 그의 연기에 올라탔다.
“그렇다! 램파리온을 세뇌해 내 충실한 부하로 다시 탄생시켰지! 가라 램파리온! 저 가증스러운 마법 소녀 백토를 쓰러트려라!”
뽀끄루 대마왕은 램파리온의 등 부분을 채찍으로 힘껏 때렸다. 그 와중에도 그녀는 램파리온만 들을 수 있을 정도로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죄, 죄송해요! 그래도 이렇게까지 하지 않으면….’
‘문제없다. 너무 마음 쓰지 말도록.’
램파리온이 그 한마디를 남기며 백토를 향해 달려들었다. 백토 역시 램파리온과 바짝 붙어 접전을 벌이려 했다.
그때 모모가 빠르게 끼어들어 백토를 붙잡았다. 램파리온은 마치 기다리고 있던 것처럼, 그 자리에서 멈춰섰다.
“이런 마법 소녀가 하나 더 있었던 건가?!”
“모모! 이제야 왔군요. 당장 마왕과 암흑 용사를 쓰러트려야만 합니다!”
“잠깐! 지금 이대로라면 우리 둘 다 질 수도 있어. 상대는 암흑 용사로 타락한 램파리온이라고! 일단은 물러나야 해!”
그러자 백토는 잠시 주춤하면서도 다시 앞으로 달려가려 했다.
“그렇다고 해도 저 둘을 이대로 놔둔다면….”
백토가 모모의 만류를 뿌리치려고 할 때, 그녀는 요술봉의 탄두를 섬광탄으로 바꿨다.
“눈감아 백토!”
그리고 바로 뽀끄루와 램파리온이 있는 쪽으로 섬광탄을 쏴 날린 뒤, 그대로 백토를 데리고 도망가려 했다. 모모가 착용한 비행용 장비는, 중무장을 한 백토까지 싣고 날아가는 데에 아무 무리도 없었다.
“어째서 그냥 물러나는 겁니까 모모?! 지금 이 순간에도 마왕과 암흑 용사가 세상을 어지럽힐 텐데?!”
하지만 백토는 전혀 물러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모모는 일단 이 순간을 넘어가기 위해 바로 연기를 쥐어 짜냈다.
“이대로 물러나는 건 아니라고 백토. 뽀끄루 대마왕이 램파리온을 암흑 용사로 만들었다면, 우리도 그에 상대할 수 있는 동료를 만드는 거야.”
“그런 생각인가요? 그렇다고 해도 지금은….”
백토는 모모가 그렇게까지 말하는데도, 암흑 용사가 무슨 짓을 벌일지 몰라 쉽게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동시에 램파리온이 무릎을 꿇고, 머리를 감싸 쥐었다. 아니 정확히는 ‘그런 연기’를 펼쳤다.
“으윽!! 머리가. 머리가 아파! 난 대체 누구지? 경찰용 AGS 램파트? 아니면 용사 램파리온? 그것도 아니면?”
이때 모모와 뽀끄루는 램파리온의 모습이 ‘연기’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뽀끄루는 자신의 입장 때문에 마음에도 없는 행동을 할 수밖에 없었다.
“대체 무엇을 하는 것이냐! 암흑 용사 램파리온!! 나약함을 버리고 힘을 받아들였으면서, 왜 아직도 그 약한 용사의 마음가짐을 되찾으려 하는 것이냐!!”
그녀는 목소리와 말투까지 바뀌면서, 램파리온의 등을 채찍으로 후려쳤다. 하지만 그 한편으로는 모모에게 바로 신호를 보냈고, 모모는 다시 한번 백토를 잡아끌었다.
“지금이야 백토! 암흑 용사 램파리온이 빈틈을 보일 때. 어서 물러나!!”
“하지만 모모 용사가 저렇게 괴로워하는데….”
백토 역시 램파리온의 상태가 온전해 보이지 않는 걸 느낀 모양인지, 모모가 힘껏 잡아끌어도 꿈쩍하지 않았다.
“지금은 어쩔 수 없어 백토. 지금 우리만으로는 램파리온을 원래대로 되돌릴 수 없다고!”
백토는 절실한 표정으로 모모를 붙잡고 물어봤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죠 모모? 어떻게 해야 용사 램파리온을 구원할 수 있나요?”
이때 사령관에게서 긴급 통신이 들어왔다. 모모는 귀에 몰래 꽂은 통신장비를 켜고 그의 지시를 받았다.
‘모모. 내게 준비된 계획이 있어. 그러니까 내가 말하는 대로 해줘.’
모모는 사령관의 긴급 지령에, 고개를 끄덕이며 그가 준비한 대사를 던졌다.
“괴수 다곤! 용사 램파리온과 맞서 싸울 수 있는 건 괴수 다곤이라고!”
“그렇다면 그 괴수를 우리 편으로 끌어들이자는 건가요?”
백토의 질문에 모모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기다리세요. 램파리온! 제가 반드시 원래의 용사로 되돌려놓겠습니다.”
그 한마디를 남기고 모모와 뽀끄루는 ‘안전한 곳’으로 물러났다. 그리고 동시에 뒤에서 지켜보고 있던 사령관과 콘스탄챠가 나와 한숨을 내쉬었다.
“미안. 백토를 제대로 격리해야 하는데.”
그리고 사령관과 콘스탄챠는 백토의 격리를 담당하던 바이오로이드가 누구인지 확인했다. 백토의 격리를 담당하던 바이오로이드는 하필이면 ‘토모’였다.
“왜 토모가 백토를 맡게 되었지?”
사령관이 물어보자, 콘스탄챠는 식은땀을 흘리며 상황을 파악하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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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공백이 너무 길었습니다. 이제 추석 업무가 다 끝나고, 그 이후 업무도 당분간은 손님이 확 줄어서 느긋하게 팬픽을 쓸 여유를 확보했습니다. 우선은 좀 더 나중에 공개할 팬픽이지만, 추석 특집으로 공개합니다.
명절마다 용자 시리즈를 보신 분들에게는 친숙할 이야기가 될 것 같네요. 그러면 부디 신작을 느긋하게 즐겨주시기 바랍니다.
아 그리고 홍보입니다.
스토리야에 올려둔 소설 헤비 메탈 포 버서크와 새로 공모전에 올린 빌딩 숲 속의 늑대.
그리고 같은 TRPG 팀원들이 공모전에 도전한 소설들도 같이 홍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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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비 메탈 포 버서크의 링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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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팔의 늑대: 속성의 잔재 링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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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시간 속의 우리 링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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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커즈하이의 링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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섀도 햇의 링크입니다.
아무쪼록 오리지널 소설과 같은 TRPG 팀원 분들의 소설도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신작 연재를 쭉 달리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IP보기클릭)211.201.***.***
격리가 아니고 격려를 해버린 토모가 아닐까.. 정확히 한가위 때 보는 마법소녀물! 기대가 됩니다 ㅎ
(IP보기클릭)58.143.***.***
토모라면 아마...격리를 격려로 알아들었겠죠 역시 | 20.10.01 00:20 | |
(IP보기클릭)58.227.***.***
(IP보기클릭)58.143.***.***
토모와 함께 할 AGS 대모집. | 20.10.01 16:53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