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기 전:
본 작품은 라스트 오리진의 설정을 베이스로 쓴 팬픽이며, 작가의 재해석 및 묘사로 인해 공식 설정하고 다른 부분이 존재 할수 있으니 읽는데 유의해주시길 바랍니다
소녀는 걸어가고 있었다. 옆에 허스키가 마치 그림자처럼 걸어오면서.
진한 파란색의 장발 머리카락이 휘날리던 소녀의 눈에는 간신히 싸움에서 살아남은 자들을 비롯해 아까의 전투로 인해 안구를 다쳤거나 사지가 부서져 사경을 헤매는 대원들 또한 보였었다.
정확히는 단순히 사경을 헤매는 것이 아니라 비명을 지르면서. 얼마나 고통스러우면 자신을 죽여달라고 외치면서.
소녀의 눈은 마치 미라 마냥 얼굴이 붕대로 칭칭 감싸진 대원하고 눈이 마주치게 되었고 마치 기다렸다는 듯 소녀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짐승이 내뱉을 만한 울음소리로 지은 체.
그 모습에 기겁했는지 히익-하는 짧은 비명소리를 내뱉은 체 태블릿을 꼭 안으면서 몇 걸음 뒷걸음쳤다. 소녀는 그 장면이 지금도 기억에 남아있었다. 고통으로 인해 비명을 내뱉으면서 마치 지푸라기라도 잡을 심정으로 한 손을 뻗은 대원의 공포스러운 모습과 어떻게 할 수가 없었던 무력함 또한 포함해서.
한참 동안 멍하니 바라보던 소녀에게 옆에 있던 토르가 월! 하고 짖어주니 소녀는 알았다는 듯 다시 갈 길을 걸어갔다.
곳곳에 들려오는 비명소리와 멀리서 들려오는 총격 소리를 들은 체 걸어가던 그녀는 고개를 들어보니 발할라 대원들과 같이 전사한 대원의 시신들을 옮기는 아저씨의 모습이 보였었다. 죽은 언니들을 땅에 편안하게 눕힌 뒤 눈을 감게 한 뒤 아저씨가 마치 기도하듯 십자가를 허공에다 그리는 사이 옆에서 침울한 표정을 짓고 있는 님프 언니 또한 보였었고.
기도를 끝냈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난 병사는 가까운 곳에서 안드바리가 보이길래 님프랑 서로 간단한 대화를 마친 뒤 소녀에게 다가갔다. 소녀와 허스키 역시 병사에게 다가갔고.
"이럴 때 아무것도 못하네요."
소녀는 비명소리가 가득 찬 기지의 주변을 둘러보면서 오랫동안 서 있기 힘들다는 듯 가까운 곳 앉기 좋은 곳에 앉았다.
"언니들은 이렇게 싸워주는데 저는 여기 후방에서 물자 담당이나 하고 있고요. 다쳐서 돌아오면 아무것도 못하고 말이에요."
"넌 충분히 잘하고 있는 거야. 동시에 어쩔 수 없는 거고."
마치 소녀를 따라 하듯 병사 안드바리 옆에 있던 바위에 앉았다. 시가 한대 태운 뒤 입에서 연기를 내뿜으면서.
"네가 아니면 누가 물자 보급을 담당해. 물자 보급에 혼란이 오는 것은 둘째 치더라도 하얀 머리의 방패 든 초콜릿 귀신이 다 털어버렸을걸?"
"그건 그렇지만요."
어느 정도 반 농담 섞인 말에 안드바리의 입에서 풋-하고 작은 웃음소리가 나왔었다. 아저씨 말대로 자기가 관리 안 하면 망할 초콜릿 귀신 언니 때문에 초콜릿 다 동났을 테니.
"아저씨."
"뭐가?"
"제가 무서워 보였나요."
안드바리는 양손에 쥐던 태블릿을 꼭 안고 있었고 그런 그녀를 유심히 남자는 쳐다보았다. 이런 행동을 보인다는 것은 내색하고 있지 않을 뿐이지 마음속으로는 여러 마음이 오고 가고 있는것을 남자는 알수 있었다.
"오래전 앨리스 타입 때도 그랬고 총을 쏠 때마다 다른 분들이 놀라니까요. 아저씨부터도 놀라시고요."
"그건..."
"괜찮아요 숨기지 않으셔도. 그때 알비스 언니를 포함해서 아저씨도 놀란 것이 아직도 기억나는데요."
남자의 머리에 소녀가 말한 그때의 일을 떠올렸다. 자신을 죽이려던 하지만 동시에 거의 죽어가던 분홍 아줌마의 머리에 총알을 박아 놓은 안드바리의 모습이. 오래전 폴 루이스에게 총을 쐈을 때 지었던 혼이 없는 눈동자의 표정을 그대로 다시 보여주면서.
"늘 있던 일이에요. 오래전 1차 연합대전 때도 아저씨랑 만나기 전부터 말이죠. 이런 일은 한두 번 한 게 아니고 그럴 때마다 알 수 있어요. 언니들이 내색만 안 할 뿐이지 속은 절대 아니라는 것을."
"여긴 전장이야."
남자는 양손에 쥐던 M4를 바라보았다. 오래전 1차 연합대전 때부터 같이 해온 녀석이었다. 포로로 잡힌 뒤 두 번 다시 못 볼 줄 알았는데 안드바리는 마치 이날이 올 줄 알았다는 듯 창고 속에 박아둔 것을 그대로 나한테 돌려주었고. (그렘린 녀석이 여기저기 손봐줘서 성능이 향상된 것은 덤)
"생존은 곧 자기 자신의 책임이야. 누군가가 죽이려고 하면 내가 죽여야 하는 것은 당연한 거고. 하루라도 더 살아남기 위해서 말이지."
한참 동안 땅만 바라보고 있던 소녀는 남자를 향해 고개를 들어보았다. 생존. 늘 아저씨가 입에 달고 다니는 단어 중 하나였다.
전장에서 가장 1순위로 중요한 것, 무슨 일이 있어도 가장 먼저 마음속에 담아놓고 행동해야 하는 것이 바로 생존이라고.
생존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해야 한다고. 주변에 돌멩이나 나뭇가지를 묶어서 돌도끼로 만들어서라도.
한참 동안 얘기하다가 하늘 위에서 샌드걸 언니들이 돌아오고 있었다. 그렘린 언니는 부서진 드론들을 고치느라 애쓰는 와중에 스틸라인 측의 브라우니와 레프리콘 부대가 다른 발할라 대원들과 같이 무기 점검을 하는 모습이 보였었고. (이프리트는 구석에서 자는 것은 덤)
"우리 이번에도 살아남겠죠 아저씨?"
다들 각자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이번 전쟁에서도 이기기 위해 그리고 자신을 비롯해 자신의 동료들을 지키기 위해.
소녀의 말에 남자는 아무 말 없이 옅은 미소를 지은 체 그녀의 진한 푸른 머리카락을 쓰다듬어 주었다. 원래 같으면은 안드바리도 자신은 어린애가 아니라고 말하였지만 이번만큼 소녀도 아무 말도 없이 그의 손길을 받아주었다. 아저씨를 따라 하듯 그녀 역시 미소를 지었고.
"뭐 솔직히 다른 것을 제쳐 두더라도... 이번 말년 제대로 꼬여도 엄청 꼬인 것은 변함없구먼."
남자는 쓴웃음을 지은 체 안드바리 옆에서 태평히 앉은 체 길게 하품을 하는 토르를 바라보았다. 참 부러운 놈일세. 남들은 진지해 하지만 저 녀석만큼은 참 태평하게 지내니.
"슬슬 때가 되면 알래스카 한복판에서 텐트 짓고 낚시하고 순록 사냥하면서 오로라를 보면서 나머지 삶을 살려고 했는데 말이야. 개 썰매 신나게 타면서."
"그랬다가는 레오나 대장님이나 발키리 언니가 퍽이나 좋아하시겠네요. 탈옥한 걸로 생각하실걸요?"
"허락받는다는 전제하에 말이지."
누군가가 이 일기장을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들것이다.
알래스카 기지에 처음부터 앵거 오브 호드가 나오지 않고 배틀 메이드가 쳐들어온 거지? 그냥 호드 부대 보내지 않고 러시아처럼?
레오나 대장에게 한번 물어보니 저것들은 정찰용에 불과하다고 하였다. 발할라의 전투력을 알아내기 위해 일종의 ■■ 특공대 비슷한 거라나?
솔직히 뭔가가 이상했다. 이런 극지방 비효율적인 배틀 메이드를 보낸 것인지 말이다. 무슨 삼안이 발할라 부대랑 같이 티파티 하려고 메이드들을 보낸 것은 아닐 테고.
아직 러시아 지부의 발할라를 공략한 앵거 오브 호드 부대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하루가 지날수록 공격이 맹렬해져 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루에 셀 수 없을 정도의 사망자도 나오고. (그리고 기분 탓인지 모르지만 하늘을 날아다니는 요정도 본거 같았다. 이 전쟁 좀 멈추게 해달라고 소원 빌 걸 그랬나?)
불행 중 다행으로 블랙 리버 측도 여기 알래스카를 뺏기면 안 된다는 것을 안다는 듯 스틸 라인으로부터 시작으로 아이언 메이든 그리고 블랙 리버사에서 만든 AGS 등을 꼬박 보내준다는 거? 동시에 러시아 측에서 살아남은 발할라 부대 또한 여기 알래스카에 합류한다는 얘기도 있었고.
하여간 웃기는 것들이다.
공동의 적이 사라졌는데 자신의 이빨이 근질 거리고 물어버릴 대상이 없으니까 자기랑 같이 싸워 주던 회사랑 평화롭게 지내지 못할망정 그대로 서로 다시 물고 뜯고 싸우고 있으니.
...이 기록을 쓰면서 내 머릿속에 무언가가 스쳐 지나갔다.
설마 내가 이 싸움에서도 살아남았다 치면 세상, 아니 정확히는 인간이란 종족은 어떻게 된다는 거 정도?
드디어 (회사들 입장으로서) 평화가 찾아오는 건가, 아니면 그런 거 없고 계속되는 싸움인가.
".........?"
"왜 그래 아가씨?"
갑자기 하늘 위를 바라보기 시작한 안드바리였다. M4를 닦고 있던 남자는 그런 안드바리의 반응에 의아했는데 옆에 있던 토르도 안드바리를 따라 하듯 같이 하늘을 쳐다보았다.
"하늘에 뭔가 있어?"
"인간분들의 뇌파가 느껴져요."
"뭐?"
뭔 소리야라고 속으로 말하면서 남자도 같이 하늘을 바라보았다. 하늘에서 낙하산 부대라도 쳐들어왔나 했는데 지나가는 비행기도 새 한 마리도 없는 깨끗한 전형적인 푸른색의 알래스카의 하늘이었다.
"아무것도 없잖아. 네가 착각한 거 아니야?"
"확실해요. 하늘 위에서 내려오는 게 느껴져요. 그것도.... 많이?"
안드바리의 말이 끝나기도 무섭게 푸른색의 하늘에 붉은색의 웜홀이 열렸다. 그것도 하나가 아닌 여러 개가 차례 대로.
그 안에 나온 것들은....
"............... 저... 저건 대체.................?"
남자는 그날 깨달았다.
말년 제대로 조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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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입니다 허헛. 잘 지내셨나요.
다시 재개하기 위해 이렇게 씁니다. 다음편은 언제 나올지 모르지만 빨리올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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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악한 철충들의 역습이 시작되었습니다 흑흑. | 22.06.20 00:5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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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런 무서운 오타를 치다니! 맞춤법 검사하다가 이상한게 들어왔네요 허헛. 철충이 인간을 주요 목표로 삼는것은 사실이고 이것 때문에 마찰이 좀 생길 예정이긴 합니다. 아주 살짝 스포를 드리자면 이 계기로 주인공이 발할라 대원들에게 그리고 안드바리에게 선물하나를 준비한다는거? | 22.06.19 23:2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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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되는 전개네요ㅎㅎ 제가 상상하는게 맞을지... 연재 감사합니다. | 22.06.19 23:2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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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바리가 총을 쓸때마다 무슨 다른 인격이나온것 처럼 묘사해보았습니다. 내면의 어두운 자기 자신이 혹은 본성이 튀어 나온격이랄까. 철충의 등장은 종말의 시작이자...피할수 없는 운명의 시작이죠. | 22.06.21 13:0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