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부터 이 게임은 프롬게임처럼 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하나둘 깨닫게 되고,
무기술, 인술, 음양술을 총출동시켜 안진무쌍을 하기까지 다사다난했지만 나름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게임할때 스토리가 있는 게임을 좋아해서 게임의 재미를 평가할 때의 기준을 스토리로 삼는데,
인왕의 스토리는 보통 수준이었던 것 같습니다. 엄청 깊이 있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딱히 꼬투리 잡을만큼 구멍이 나 있는 곳도 없는 무난한 이야기였네요.
윌리엄이 다른 사람들로부터 수호령을 분령받을 때마다 그 사람의 사연을 보여주는 설정이 좋았습니다.
액션게임이니까 전투부분 이야기를 빼 놓을 수가 없는데, 템포는 프롬게임보다 빠르고,
프롬게임의 전투가 주인공이 강적을 상대로 처절하게 저항하는 느낌이 좀 있다면,
인왕은 초반부는 일부 그런 느낌이 있지만, 무기술, 인술, 음양술을 익혀나감에 따라 훨씬 강해지고 스타일리시해지는 일부 무쌍의 느낌도 있습니다.
장비 부분은 옵션을 달아놓음으로써 파밍요소를 심었는데,
처음에는 장비를 선별해서 계속 바꿔입혀주고 무기도 바꿔쓰고 하는 작업이 상당히 귀찮았습니다.
가뜩이나 전투만으로도 피곤한데, 장비보느라 시간을 써야하나 싶었죠.
이 부분이 제가 프롬게임과 인왕을 견주면서 끝까지 붙잡고 놓지 않았던 마지막 마지노선이었던 것 같습니다.
결국 이건 인왕이지 프롬게임이 아니니까 지금은 이마저도 깨끗이 양보하고 장비보는 데에 시간을 쓰고 있죠.
물론 이건 개인적인 기준이고, 프롬게임같은 분위기의 전투시스템에 파밍요소가 더해지기를 바랐던 분들에게 인왕은 입맛에 딱 맞는 음식을 만난 기분일 겁니다.
또한 많은 유저들에 의해 지적되고 있는 몇가지 단점만 잘 보완이 된다면 더할나위없는 게임이 될 겁니다.
이제 강자의 길에 막 들어왔는데 여기서부터는 진정한 파밍게임으로 노선이 바뀐 느낌이 확실하게 납니다.
플래를 향해 조금 더 달려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