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러브라이브 합동 방송에서 뮤즈의 재활동이 공고되고 뮤즈+아쿠아+니지동의 합동 공연인 러브라이브!페스가 계획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모두가 기뻐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불행히도 100년만에 들이닥친 전대미문의 판데믹인 코로나19로 인해 크게 어그러졌지만, 스쿨아이돌 페스티벌 및 러브라이브 올스타즈 등의 매체에서 세 그룹이 크로스오버되는 것을 여러 번 보았기에 세 그룹의 합동 콘서트는 모두가 기대하고 있었죠. 그리고 그 때의 설렘과 세 그룹의 합동 콘서트를 실제로 보았을 때의 환희는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코로나19만 아니었다면 앞으로 계획되어 있을 뮤즈 콘서트+오케스트라 등의 활동은 벌써 두어 차례는 있었을 것이고 아쿠아 돔투어도 정상적으로 이루어졌을 것이며, 니지동 또한 해외 투어를 한두 번은 했을 테니까요.
더해서 밈으로 러브라이브와 아이돌마스터가 대립되는 관계로 묘사되고 있지만 이것은 전체 지지자의 0.1%도 안되는 정치극단주의자들이 전체 정당에 오명을 뒤집어씌우는 것과 같습니다. 어차피 러브라이브와 아이돌마스터는 반다이남코 및 카도카와가 공히 관리하고 있는 프로젝트니까요. 그래서 이번의 이차원 페스티벌 또한 원래대로 하자면 예전에 했을 것이지만, 러브라이브에서 굴리는 프로젝트가 6개로 늘어나고 아이돌마스터에서는 스털릿 시즌과 같은 최신 프로젝트가 나오고 나서, 더하여 두 프로젝트에서 공히 친한파 성우분들이 크게 늘어나고 나서야 합동 프로젝트가 마침내 성사되었죠.
이 때의 설렘은 럽페스를 기대할 때와 다르지 않았으며, 더하여 실제로 보았을 때의 기획의 참신함은 이전에 니지동에서 했었던 셔플 페스티벌과 같다고 할 것입니다. 서로 다른 프로젝트 출연진을 공동출연시키는 것이 상이한 공연을 따로 보는 것에 비해 더 낫다는 평을 받을 수 있으려면 참신한 계획이 필요할 것이며, 러브라이브의 경우에는 6개 프로젝트에 88인이 출연하고 아이돌마스터의 경우에는 본편, 밀리언라이브, 샤이니컬러즈, 신데렐라걸즈, 스털릿시즌 등에서 기백 명이 출연하기에 융화시키는 것이 가장 큰 숙제라 할 만합니다. 이번 이차원 페스에서 가장 고민하고 골머리를 썩혔을 사람들을 꼽자면 세트리스트 작성자 분들이라고 할 만합니다. 거의 200명 정도를 하루 50곡에 걸쳐서 하나도 빠지지 않고 골고루 출연시켜야 하며, 그리고 장난스러운 면도 있었을 셔플 페스티벌과는 다르게 이번에는 진지하게 계획을 해야 하기에 비슷한 속성의 노래를 부른 비슷한 속성의 등장인물들에게 노래를 배정해야 하기에 두 프로젝트를 전부 잘 알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뒤에서 말씀드리듯이, 연습할 시간도 그렇게 충분하지 못했죠.
더해서 연말이라 행사들이 줄줄이 잡혀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쿠아는 다음주에 환일 콘서트, 니지동은 연말연초에 정규 콘서트, 그리고 리엘라도 내년 대한 때에 정규 콘서트 있음. 아이마스 출연진의 경우에도 AGF 2023과 같은 개별일정들이 있었음) 없는 시간을 쪼개어서 열심히 연습하고 호흡을 맞춘 러브라이브 멤버들과 아이돌마스터 멤버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개인적으로 러브라이브 프로젝트나, 아이돌마스터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한국 아이돌들과 비슷해져가고 있음을 느꼈는데 이것은 활동을 정말 진지하게 해야 하며, 연습량은 어마무시하게 늘어날 수밖에 없음을 시사하는 사항이거든요. 원래의 정규공연에 더해서 비상설 공연인 이번 이차원 페스티벌에, 그리고 200명이 100개 노래를 부른다는 것은 개인 앞으로 배정한 노래가 얼마 안된다는 뜻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노래들을 열심히 연습한 성우분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그리고 4시간 동안 50개 노래를 한번에 불러야 하기 때문에 참신한 계획보다는 검증된 계획 위주로 갈 수밖에 없으며, 그 대표적인 것이 노래 셔플링이라고 생각하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제 예상대로 되긴 했지만 그러한 예상을 상회할 정도로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준 모든 분들이,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 앙코르가 없다는 것이 뭔가 아쉽긴 하지만 맨 마지막의 이차원 빅뱅 제창이 앙코르에 갈음하는 것이기에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이전의 럽페스에서도 앙코르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종류의 비상설 콘서트라면...
그리고 아이돌판은 정치판이나 과학자들 판과는 매우 다릅니다. 정치판은 너를 죽여야 내가 산다는 살벌한 동네이고, 과학자들 동네도 직설적으로 말하면 너를 죽여야 내가 발표할 수 있다는 판이거든요. 아이돌판은 좁아터진 문을 뚫기 위해 몇 년을 고생해야 하는 판이고 이전에 아구리씨도 니지동이 제대로 돌아가기 전에 활동이 제대로 되지 않아 마음고생이 심했다는 언급을 한 적이 있습니다. 아이돌마스터 드라마판에서도 데뷔 못하는 연습생의 비애가 묘사된 바 있죠. 그래서 아이돌판은 다른 판과는 다르게, 경영진이나 연출진끼리는 경쟁하더라도 실제 활동하는 아이돌 멤버들 사이에서는 다른 그룹끼리도 실질적으로 우정을 나누는 경우가 많죠. 사이가 나쁜데 무대 나왔다고 협동하는 것과, 실제로 서로 사이가 좋아서 같이 노래를 부르는 것은 화면 너머라도 보면 구별이 됩니다.
그리고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메가박스가 실황중계를 없애버렸고, 인원관리 노하우를 가졌던 사람들도 모두 나가버렸기에 아직도 실황중계가 돌아오지 않고 있는데 솔직히 실황중계가 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참신함과 설렘을 모두 갖춘 콘서트를 혼자 방구석에서 보는 것은 지금도 느끼지만, 정말 우울증 걸릴 것 같습니다. 이걸 메가박스 경영진이 혹시나 본다면, 제발 실황중계 돌려주시기 바랍니다. 한국 럽라팬들이라면 꽁으로 하래도 할 사람들은 25톤 트럭으로 콘보이를 만들어야 할 정도로 많거든요. 그리고 이번 콘서트의 셔플링이 기가 막히게 잘 뽑힌 만큼, 이번 세트리스트를 실제 부른 사람들로 부르게 해서 합동 앨범 출시했으면 합니다. 뱅드림에서도 필름콘서트에 나온 노래들을 묶어서 음반으로 출시한 바 있으니, 이번 이차원 페스티벌 또한 충분히 그렇게 한다면 흥행성이 있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출신지(?) 조사할 때"한국에서 오신분?!"이 나올 줄 알았는데 그정도까진 아니었네요. 현장특파원(?)들에 따르면 한국팬들은 한데 따로 모아놨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습니다. 적어도 한국에서 러브라이브가 아이돌마스터에 비해 우위인 것은 전자가 뻔질나게 내한온다는 점이지만.... 뱅드림과 아이마스는 출연진이 상당히 겹치고 특히 뱅드림은 친한파들이 득시글(?)거리기 때문에 충분히 아이돌마스터 해외투어를 할 정당성은 충분하다고 봅니다. 부시로드나 카도카와, 반다이에서 여론조사(?)한다고 해외 커뮤니티도 눈팅하는 거 다 알고 있습니다. 이 글을 본다면 신중하게 고려해 주세요.ㅎㅎ 예전부터 아이돌마스터+러브라이브 합동콘서트 제발 나와달라고 노래를 부른 적이 있고, 더해서 뮤지컬 버전 럽라 보고 싶다고 드립치고 혹시 시오리코쨩(그땐 아직 독소금이었음)이 스쿨아이돌 나오는 OVA를 만우절이라고 내는 거 아니냐고 드립친 적도 있었는데 그거 다 나왔거든요? 눈팅하시는 거 다 아니 제발 부탁입니다. 다음달에 코이즈미 모에카+이와타 하루키 두분이 대성엔터테인먼트 끼고 오시지만 니지동이나 리엘라, 더해서 하스동이나 뮤지컬도 내한 제발 오네가잇! 특히 2011년에 미모리 스즈코 씨를 보고, 뮤지컬 배우 줄리 앤드류스 여사님의 포스를 느끼고 럽라에 입문한 사람으로서는 뮤지컬 정말 목마릅니다... 아니면 판권이라도 넘겨주세요ㅠㅠ
기억 휘발되는 게 싫어서 마지막 MC 보면서 계속 쓰고 있습니다. 예상대로 마지막 곡은 이차원 빅뱅이로군요. 안부르면 팥소없는 찐빵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100곡을 이틀 동안 부르기에 내일 것까지 보아야 완성되는 콘서트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럽페스는 3개 그룹이었기 때문에 부를 노래의 풀이 어느 정도 한계가 있었지만 여기서는 노래의 풀에는 전혀 한계가 없으므로... 내일 세트리스트는 매우 다르게 구성되어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방구석 관람으로 바뀐 이후로, 어지간하면 감상문을 적지 않습니다. 적었다는 자체가 매우 의미있었다는 것임을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