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마음 뿐이야 너에게 전해줄 것은
한 구절 한 구절이 가슴을 울리고 공감을 일으키는 단어와 문장들로 가득찬 Thank you, FRIENDS!의 가사입니다만 그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구절 중 하나입니다.
Aqours가 다른 Aqours의 멤버에게, Aqours가 나마쿠아에게, 나마쿠아가 Aqours에게, Aqours가 팬에게, 팬이 Aqours에게, 팬이 다른 팬에게.
러브라이브와 관계되고 좋아하는 모든 구성원이 다른 어떤 구성원에게 전하는 노래로 해석해도 완벽하게 이어지는 Thank you, FRIENDS!입니다만
No.10이라는 과분한 호칭을 받은 팬의 입장으로서 Aqours에 전하고 싶은 그 벅차는 심정을 저 한 줄의 가사 이상으로 요약해내는 게 가능할까 싶습니다.
여기서 더 주절거리다가는 또 하타 아키 여사님 찬양으로 삼천포에 빠져버릴 것 같으니 각설하고 본론으로 갑시다.
탈아시아. 비단 러브라이브뿐만이 아니라 이 쪽 바닥의 각종 작품, 아티스트들을 파면서 자조적으로 씁쓸하게 이 단어를 되뇌여본 사람이 적지 않을 겁니다.
분명 아시아 투어라고 하는데 중국과 대만은 있지만 한국은 리스트에 없을 때의 그 슬픔.
시장이 작아서 그래... 자본주의니까 당연하지라고 이성으로는 이해하지만 못내 아쉬운 마음이 남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우리도 이렇게 이 작품을, 그 사람들을 사랑하는데 그 목소리를 전할 기회는 쉽게 주어지지 않습니다.
이심전심이라고 하지만 사실 어지간히 친한 사이에서도 말로서, 어떤 형태로서 직접적으로 전하지 않는 이상 마음이 전해지기는 쉽지 않습니다.
Aqours의 3학년들도 이 답답이들이 직접 말이나 어떠한 형태로 전하지를 않으니까
그렇게 친하면서도, 서로를 그렇게 위하면서도 그 진심을 오해하고 2년간을 그렇게 방황했잖습니까?
비행기 타고 직관 가서 목소리를 전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지 라이브에서 아무리 열과 성을 다해 응원하더라도 그것은 전체 팬의 일부분으로서의 외침입니다.
사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고 만족할 일일 수는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여기 바다 건너 한국에도 이렇게나 당신들을 응원하는 사람이 있다는 외침이 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내한. 이 얼마나 아름다운 울림입니까.
비행기 타고 날아가서 직관으로, 라이브 뷰잉으로, 라이브 BD를 구입해서 Aqours의 라이브나 팬미팅 등을 감상할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본진인 일본의 팬들을 위해 만들어진 공연에 섞여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Aqours와 공식이 오롯이 한국 팬들을 위해 라이브를 준비하고 와준다는 것은 그 느낌도, 의미도 전혀 다릅니다.
그래도 러브라이브는 이 바닥에서는 비교적 한국 시장에 적극적이고 호의적인 컨텐츠입니다.
덕분에 지난 17년 LAY 팬미팅으로부터 약 1년 반만에 다시 한 번 이곳에 당신들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목소리를 전할 기회를 붙잡을 수 있었습니다.
어렵게 잡은 기회입니다. 어쩌면 다시 오지 않을지도 모르는 기회입니다.
다들 내한 공연 전후로 농담삼아 다음 내한 공연에 대한 장미빛 희망을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누군가는 러브라이버이기에 겪었던 뼈가 깎여나가는 듯한 고통과 슬픔의 경험을 통한 학습으로,
누군가는 그런 경험을 겪지 않았더라도 지극히 당연한 시장논리에 대한 이성적 사고로, 혹은 본능적인 예감으로,
가슴 한 켠에는 이번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마지막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절박함을 품고 있었을지 모릅니다.
잔뜩 소리쳐도 부족해 너에 대한 마음은
어렵사리 찾아온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너무 강해서였을까요?
사람들 사이에 우려, 혹은 그를 넘어서서 분쟁이 생기기도 할 정도로 여러가지 기획들이 등장했습니다.
누군가는 이런 기획들의 난립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아시아 투어 자체의 공연 구성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애니메이션 파트가 많고 한 곡씩 등장하다 보니 흐름이 깨진다. 세트리스트가 전부 같아서 지루하다
실제로 아시아 투어 기간 동안 한국 내 뷰잉 좌석 판매량은 크게 떨어져 갔습니다.
이런 의견들에 동의하지는 않고 나름 반박할 말도 있습니다. 그래도 한국은 무려 저 같은 세트리스트로 공연하는 4번째, 공연 회수로는 7, 8번째 공연이었습니다.
멋진 공연을 만드는 건 비단 아티스트만의 몫이 아닙니다. 그에 못지 않게 그에 화답해줄 관객의 책임 역시 큽니다.
클래식 공연에 어울리는 차분함과 격식 있는 매너이든, 락 콘서트에서의 열광이든, 아이돌 콘서트에서의 환호이든간에 형태는 다르지만
장소와 공연에 맞는 관객들의 호응이 없다면 아무리 전설적인 아티스트의 공연이라도 완전해질 수는 없습니다.
물론 그런 호응을 유도하는 것에 아티스트의 책임도 크지만 그렇기에 어느 한 쪽만으로 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거죠.
그렇기에 그 이전에도 이미 지루해 하고 있던 사람들이 그게 4번째 반복되는 서울 공연을 얼마나 즐겨줄까? 걱정이 되는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사람이 떠올리는 대부분의 걱정들은 결국 아무 것도 아닌 것일 뿐이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그 말은 이 상황에도 딱 맞아 떨어졌습니다.
후리링이 MC에서 말했죠. 이 서울 공연이 도쿄돔을 떠올리게 한다고.
화정 체육관을 감싸고 있던 열정, 그리고 그 열정에 녹아들어 제 안에서 발산되던 열기.
후리링의 그 말 그대로 회장 전체를 진동하게 할 정도로 울리던 도쿄돔 2일차의 그 열광적인 공기를 떠올리게 할 정도였습니다.
결국 표현차는 있을지 몰라도 마음은 하나였던 겁니다.
뜨거운 마음 뿐이야 너에게 전해줄 것은
전해줄 수 있는 것은 뜨거운 마음 뿐이기에 그 마음을 전하고자 외치고
잔뜩 소리쳐도 부족해 너에 대한 마음은
그렇게 열심히 외쳐도 그 품고 있는 마음의 크기에는 부족하기 때문에
인생에는 때때로 깜짝 놀랄 선물이 있는 것 같아
어떠한 형태로서 그 거대한 마음의 편린이라도 보여주기 위해 발버둥친 결과 만들어낼 수 있었던 Aqours에 대한 깜짝 선물이
Aqours의 캐스트의 입에서부터 수용 인원도 20여배는 차이나고, 워낙 상징성이 강하고 규모도 엄청나기에 Aqours에게도 굉장히 특별한 공연이었을
도쿄돔의 공연을 떠오르게 한다고 나오게 할 수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앞서 Thank you, FRIENDS!는 러브라이브와 관계되고 좋아하는 그 누가 그 누구에게 말하는 것이라고 해석해도 완벽하게 이어진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틀간의 공연에서 앙코르 타임에, 그리고 마지막 무대에서 그 노래가 울려퍼졌던 그 곳에서,
그 열정과 마음은 일방통행이 아니었습니다.
Aqours가 최고의 즐거움을 전해주니 관객들은 최고의 호응으로 화답하고,
Aqours는 그 호응에 기뻐서 아시아 투어의 어떤 공연보다도 활짝 웃고, 더 힘차고 커다란 동작으로 활기차게 움직이고,
무대 위에서 캐스트들이 발산하는 즐거움이 다시 관객들을 즐거움으로 전염시켜서 더 즐겁게 호응하고,
이러한 팬들의 움직임을 지켜본 스탭들은 앙코르 타임의 시간을 늘리는 전대미문의 결정을 내리는가 하면
바다 건너의 이 오타쿠들을 믿고 No.10의 아리샤 파트에서 MR을 틀지 않는 모험수까지 뒀습니다.
이 서로에 대한 무한한 긍정과 신뢰와 즐거움으로 가득찬 주고받음이 끝없는 상승 작용을 일으켰고
그 시각, 화정 체육관은 그 누가 그 누구에게 전한다고 해석해도 이어지는, 서로가 서로에게 전하는 마음을 담은
Thank you, FRIENDS!라는 곡, 그 자체와도 같은 공간이 될 수 있었습니다.
정말 좋아한다고, 정말 좋아한다고 전하고 싶었어
공연장에서 신나게 들떠 있던 오타쿠의 자평인만큼 객관성은 확보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날 한국의 No.10들은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우리가 얼마나 Aqours를 좋아하고 있는지 전하는데 훌륭하게 성공했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 내한 공연은 과연 있을까요? 아마 지금 단계에서는 공식조차도 모르고 있지 않을까요?
아마 미래의 우리들은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현재를 사는 우리들은 그저 진심을 부딪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서 미래를 손에 넣기 위해 노력하는 수 밖에 없겠죠.
이게 비록 다음으로 이어지지는 않더라도, 전력을 다해서 마음을 전하고, 미래를 붙잡기 위해 발버둥친 모습은 다른 그 무엇도 아닌 러브라이브 그 자체였습니다.
그리고 그게 굉장히 행복하고, 감동적이고, 뿌듯한 기억으로 영원히 마음 속에 새겨져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저런 회고와 우리가 붙잡을 수 있었던 기회에 대해 생각하다보니 갑자기유닛 대항전 최종 결정전의 일이 떠오릅니다.
아마 3공연째였던 것 같은데 5~6칸쯤 앞에 있던 서양인으로 보이는 연석 두 분이 이탈리아 국기를 펼쳐들고 환호하던 게 떠올랐습니다.
아마도 이탈리아 분들이었겠죠?
사실 한국이 시장이 작아서 어쩌구 하더라도 아메리카나 유럽쪽, 혹은 그 외 각지의 뷰잉조차 없는 지역의 러브라이버들을 생각하면 나름대로 축복받은 환경일 겁니다.
어쨌든 우리는 뷰잉도 꼬박꼬박 열어주고, 직접 목소리를 전할 최소한의 기회는 받았으니까요.
그래서 우리가 최소한의 애정을 증명할 기회를, 마음을 전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던 것처럼,
더 많은 국가의 사람들이 자신들이 여기에 있다고 외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면 합니다.
무슨 소리냐구요? Aqours가, 러브라이브 시리즈가 더욱 더 크게 성공해나갔으면 좋겠다는 얘기입니다.
열심히 달려온, 달리고 있는, 달려나갈 캐스트들의 노력에 대한 정당한 보상으로서,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Aqours를 만나 목소리를 전할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전 세계 각지에서 더욱 더 러브라이브가 흥행하고 사랑받았으면 좋겠습니다.
XX살 먹은 아저씨가 참 낯간지러운 표현들 써가며 이런 글 쓴다 싶지만 그 XX살 아저씨를 이렇게 만든 위력이 있는 것이 바로 러브라이브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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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만들어가는 이야기" 러브라이브 그 자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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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만들어가는 이야기" 러브라이브 그 자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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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와, 팬들과, 스탭들까지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무한히 상승작용을 일으키던 모습은 그야말로 모두가 만들어가는 이야기 그 자체였습니다 | 19.04.28 22:2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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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살 아죠씨가 이런 한없이 비현실적이고 꽃밭 같은 테마에 진지하게 빠지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ㅠㅠ | 19.04.28 22:2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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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기회가 올지는 모르겠지만, 올 거라 믿지만 그 다음을 붙잡기 위해 외쳤던 뜨거움은 항상 제 안에 남아있을 것 같습니다 | 19.04.28 22:2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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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투어 공연을 전부 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라도 한국에서의 아쿠아의 그 특별한 텐션을 다들 느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서로가 서로를 보고 신나서 점점 더 신나지는 멋진 경험이었습니다 | 19.04.28 22:2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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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퍼가 20배는 차이나는데도 그만큼의 열량을 방출했던 정말 그 시각만큼은 세계에서 최고로 즐거운 공간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 19.04.28 22:2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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