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에는 용사가 마왕을 물리치고 세계를 구한다는 목표 하나만으로 수많은 고난을 (게임내적이나 현실적이나) 이겨내고 수십시간을 또는 그 이상을 들여서 게임을 클리어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때로는 언어의 장벽조차도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인터넷이 널리 보급되기 전에는 공략 찾는 것도 어려웠지요).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되면서 세상은 단순히 선과 악으로 나누기 어렵고 또 용사가 마왕을 물리친다는 이야기 하나만으로는 그만큼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게 힘들어지게 되었습니다. RPG라는 장르조차도 턴제 기반으로 진행되는 JRPG는 이제 이전 시대의 인기있었던 장르로 지금은 소수를 위한 장르가 되었습니다. 요즘 나오는 대부분의 RPG들은 예전 시대를 대표했던 파이널 판타지를 포함해서 그 틀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브레이블리 디폴트 시리즈는 몇 몇가지 요소를 제외하고는 고전 RPG의 틀을 그대로 따르며 오히려 승화시키려는 아주 특이한 시리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몇몇 편의성은 보이지만 노가다로 대표되던 장르의 특징(노가다가 산으로 가면 오히려 최종보스가 불쌍해지는)도 그대로 유지하며 스토리조차도 왕도라 불리는 그 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어떤 해외매체에서는 왕도라는 이유를 단점이라고 꼽았지만 과연 왕도가 나쁜 것일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게임들은 사회적 이슈들을 게임 속에서 다루며 우리에게 메세지를 던져주려고 합니다. 물론 그런 것들이 좋은 평가를 받는데는 유리할지도 모릅니다만 돈을 내고 게임을 즐기고 싶은 사람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호불호가 갈릴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왕도라는 것은 그만큼 흔하고 예상가능하지만 그 것이 흔하게 된 이유는 이미 수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수많은 게이머들을 밤을 새가며 게임을 하게 만들었던 성공공식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비유는 아니지만 우리는 된장찌개를 평가할 때 그 맛을 평가하지 새로운 시도가 없었다고 평가를 낮추지는 않습니다.
브레이블리 디폴트 2는 고전 RPG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정성을 들여 만든 팬들을 위한 RPG 게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릴 적 우리가 즐겼던 수많은 요소들을 그대로 계승하며 이를 어떻게 더 즐겁게 만들 수 있을까 고심한 흔적들이 보입니다. 물론 단점들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장점들이 그 것을 충분히 커버해주며 또 RPG를 사랑하는 이유, 어릴적 용사가 되어 마왕을 물리치고 세계를 구할 때 그 감동과 추억을 다시한번 되새겨주며 왕도가 왜 왕도인지를 보여준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됩니다. 앞으로도 더 기대가되는 시리즈입니다. 예전 콘솔로 RPG를 즐기시는 분들에게는 꼭 추전하고 싶은 작품입니다.
여기까지 한 RPG 팬의, 이제는 아재가 된 팬의 주저리주저리였습니다. 엔딩을 보고나니 오랜만에 가슴이 벅차오르더군요.
지극하게 개인적인 소감이니 혹시나 논란이 될 요소나 잘못된 점이 있다면 미리 사과드리겠습니다.
모두 즐겜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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