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쇼크1, 바이오쇼크 인피니트(DLC 바다의 무덤 포함)의 내용누설(스포일러)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주의 바랍니다!
봄이 오면 여러 가지 예쁜 색을 지닌 꽃들이 활짝 피고, 그 모습 또한 너무 아름다운데요.
그중에서도 4월에 피는 것들 중에 그윽한 향을 뽐내는 꽃 하나가 있습니다.
[그림 1]
바로 라일락꽃이죠. 라일락 꽃향기를 맡으면 정말 봄이 왔구나! 느끼게 되는데요. 꽃잎의 색상도 흰색에서 진한 보라색, 연보라, 파란색에 가까운 예쁜 모습의 라일락이 있어 더욱더 아름다워 보이죠. 위 사진은 회사근처 라일락 가로수들의 사진을 찍은 건데요. 가로수들이 군집을 이루어서 그 매혹적인 향기에 흠뻑 취하게 만들죠. 또한 향기에 빠져들게 되면 노래 하나가 생각이 나는데요.
이문세의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입니다.
노래를 듣다보면 절로 옛 추억에 빠져들게 되죠. 이제는 올 수 없는 예전 봄날의 그 때를 떠올리게 만들어 가슴 뭉클하게 하는 노래죠.
그리고 라일락 꽃향기 맡으면 떠오르는 것이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바다의 무덤에서의 랩처죠.
[그림 2]
[바다의 무덤 - 1부] 초반 부커(컴스닥)의 사무실 문을 열고나서면 랩처 거리에 흐드러지게 핀 라일락꽃을 볼 수 있습니다. 그것도 순백색의 흰색 라일락이죠.
[그림 3]
바이오쇼크 영화가 나와서 이 장면을 4DX 상영관에서 본다면 부커(컴스닥)의 탐정 사무실 문을 열자마자 은은한 라일락 향기가 퍼지겠죠. 영화 향기 소믈리에라는 직업도 따로 존재하니, 라일락 향기의 특징을 아주 잘 살려줄 겁니다. 영화 바이오쇼크가 무척 기다려지는데요^^
근데 라일락이 왜 랩처에 피어 있었을까요?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이날은 12월 31일입니다. 한 겨울이라는 거죠. 라일락은 4월~5월에 피는 봄꽃이죠. 물론 랩처는 무엇이든 가능하고 그럴 능력이 있습니다. 게다가 당시 랩처가 아니더라도 온실에서 키울 수도 있어서 한겨울의 라일락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죠.
계절과 어울리지 않은 꽃이 등장하는 이유를 알려주는 장면은 DLC 2부에서 나옵니다.
[그림 4]
바로 엘리자베스의 푸른 드레스를 보는 장면이죠. 뒤에 활짝 핀 라일락꽃이 보입니다. 흰색 라일락이 배경이 되어 파란색 드레스를 강조해 주는 장면이죠. 흰색 라일락이 드레스의 순수함을 대신 표현하는 것이죠. 영화가 나온다면 이 장면에서는 보다 강한 라일락꽃 향기가 나서 그 의미를 더욱 부각시켜 줄 겁니다.
[그림 5]
이 드레스와 라일락의 의미는 DLC 2부에서 엘리자베스가 언급한 소설 순수의 시대에서 알 수 있는데요.
우선 라일락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소설 순수의 시대 이전, 그러니깐 이 라일락꽃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소설 레미제라블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레미제라블의 주인공중 한명인 팡틴(Fantine)의 모습을 설명할 때 라일락꽃 향기를 언급하거든요.
[그림 6]
그 레미제라블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소녀 코제트]에서는 라일락이 변형되어 목걸이로 나옵니다. 목걸이의 꽃은 라일락꽃이 아니라 다른 꽃이죠. 코제트 애니에서 목걸이의 꽃은 계속해서 강조되어 나오는데요. DVD 기본화면에서 아주 크게 확대되어 표시되고요. 뒷배경에도 흰색 꽃이 활짝 피어 있습니다.
[그림 7]
심지어 설정란의 메뉴조차도 이 꽃으로 표현되어 나옵니다. 이 꽃의 이름은 수선화(Narcissus)입니다.
[그림 8]
DVD상자에서도 장발장과 코제트가 아니라, 팡틴과 코제트가 나오는데요. 그래서 애니메이션 제목이 코제트이죠.
[그림 9]
이 수선화는 주요 장면 때 배경으로 쓰입니다. 활짝 핀 수선화로 등장인물의 심리를 설명하려 하죠.
[그림 10]
그래서 DLC 2부 엘리자베스에게 같이 놀자고 말하던 코제트 옆에 이 꽃이 피어 있던 것이죠.
대신 색은 푸른색으로 변해 있습니다.
[그림 11]
바이오쇼크 여행상품을 기획한다면 유럽, 특히 프랑스 파리 근처의 어느 수선화가 가득한 들판이 되겠죠. 위의 사진처럼 정말 멋질 겁니다. 혹시라도 그 근처에 살고 계신분이 있다면 한번 알려 주세요^^ 아마도 프랑스에 사는 바쇽 팬이라면 당장 달려 갈 겁니다ㅎㅎ
근데 한국에서도 이런 비슷한 곳이 있습니다. 바로 거제 공곶이 마을이죠.
다른 곳에서도 수선화는 볼 수 있지만, 제가 이곳을 눈여겨보는 것은 이 마을에 바이오쇼크에서 나오는 꽃들을 한꺼번에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작년에 못 가봐서 올해는 꼭 가야지! 다짐했었는데, 이번에도 일이 바빠서 가지 못했네요. 내년엔 꼭! 한번 가볼 겁니다.
[그림 12]
위 사진은 기쁨지기(chung2743)님이란 분께서 찍은 사진인데요. 한눈에 반할만한 풍경을 자랑하죠. 정말 사진을 예술적으로 찍으셨죠^^
사진의 출처와 여행기는 링크를 참조해 주세요! - 김쁨지기의 행복사진관 (http://blog.naver.com/chung2743/220664279938)
[그림 13]
바이오쇼크 영화는 아직 안 나왔으니깐, 게임중에 꽃향기를 맡으려면 위의 사진처럼 향기 장치가 필요할 겁니다. 아직은 초기 단계라 직접 라일락 향수나 수선화향 오일같은 것을 써야 하지만, 장치가 좀 더 발전한다면 특정장면의 배경음악처럼 배경향기가 나겠죠? 지금은 너무 초기 단계니깐 저런 장치는 사지 마시고, 그냥 라일락 향수나 라일락 향이나는 섬유 유연제를 써 보세요! 정말 효과 만점입니다ㅎㅎ
만약 향기 장치가 쓸만한 물건이 된다면~
게임에선 DLC 바다의 무덤 1부 초반 라일락 향기가 그윽하게 퍼지고, DLC 2부 코제트를 만나 이야기할 때에는 수선화 향기가 은은하게 나올겁니다. 그런 장치가 언젠가는 나오겠죠^^
이제 켄 레빈은 소설 레미제라블과 애니 코제트의 미장센을 어떻게 변형시켜 바이오쇼크에 적용하는지 보이시나요?
다시 이 수선화 목걸이는 다른 작품의 목걸이와 결합이 됩니다.
미장센이 어떻게 바뀌는지 잘 봐주세요!
[그림 14]
영화 셔터 아일랜드(Shutter Island) 한 장면입니다. 어디서 많이 본 장면 같지 않나요?
[그림 15]
바로 부커와 엘리자베스가 처음 만날 때이죠. 이 장면이 셔터 아일랜드의 한 장면을 오마주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림 16]
이 장면에서는 목걸이가 유난히 강조되는데요. 영화에서는 [locket]이라고 말합니다. 영어사전을 찾아보니깐 이렇게 나오네요.
locket - 사진 등을 넣어 목걸이에 다는 작은 갑
[그림 17]
영화에서는 목걸이지만 데니스 루헤인(Dennis Lehane)의 원작소설을 읽어보면 펜던트가 아니라 꽃이 나옵니다. 제한된 시간이 있는 영화에서는 압축해서 보여줄 수밖에 없기에 목걸이가 등장한 것이죠. 위 사진은 셔터 아일랜드의 블루레이인데요. 영화 속 목걸이(locket)를 말할 때의 장면이 표지로 나오죠. 성냥불 바로 아래에는 등대가 위치해 있습니다. 이 등대가 바로 바쇽 인피니트에서 등장하는 그 등대죠. (등대의 모습은 셔터 아일랜드에서 인용했고, 등대의 위치는 순수의 시대의 등대임!)
[그림 18]
위의 스샷은 전의 [그림 15]의 장면에서 “당신 진짜에요?”의 다음 장면입니다. 부커와 엘리자베스가 새와 새장 무늬를 한 열쇠로 문을 열고 탈출 할 때죠. 그 뒤에 어둠속에 가려져 있던 사진 하나가 빨간 경광등에 비춰집니다. 이 아이는 레미제라블의 그 코제트이죠.
[그림 19]
위 사진은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의 화보인데요. 아만다 사이프리드(Amanda Seyfried)가 코제트역으로 나오죠.
그 화보를 그대로 바쇽의 코제트 사진으로 등장 시킵니다.
[그림 20]
엘리자베스가 펜던트를 고를 때에도 그 그림과 루테스 남매 뒤에 코제트가 나오는데요. 바쇽의 코제트가 이런 모습의 사진을 찍은 이유중의 하나는 바로 영화 레미제라블에서의 코제트 모습 때문입니다.
[그림 21]
영화 레미제라블(Les Misérables – 2012)의 한 장면입니다. 코제트 모자에 달린 꽃이 바로 라일락꽃이죠.
라일락 향기 –> 수선화 목걸이 –> 코제트 옆 수선화 –> 코제트 모자의 라일락 꽃
계속 변화되는 미장센을 잘 따라와 주세요!
[그림 22]
코제트가 그토록 그리운 님을 기다릴 때에도 라일락이 보입니다. 이때의 라일락의 색은 연한 보라색이죠.
라일락은 꽃말은 색상으로도 약간씩 다른데요. 검색해 보면 이렇게 나옵니다~
LILAC (PURPLE) - First emotions of love
[그림 23]
심지어 옷에도 라일락이 활짝 피어 있지요. 한마디로 사랑에 빠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림 24]
위의 스샷중 [그림 18] - [그림 19] - [그림 20] 사진을 보시면 이상한 것이 보입니다. 사진의 위치가 좌우로 서로 방향이 바뀌었거든요. 왜 이렇게 바뀌었을까요? 그 이유는 레미제라블과 순수의 시대를 읽어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내용누설(스포일러)이라 다음 기회에 자세하게 설명 드리겠습니다. 소설을 꼭 한번 읽어보시고 다시 한번 게임을 해보시면 그 의미와 감동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그림 25]
이 라일락은 소설 순수의 시대에서도 나오는데요. 영화에서는 시간관계상 간략하게 그림으로 넘어갑니다.
위 그림속에 등장하는 흰색 꽃다발이 라일락이죠.
[그림 26]
그리고 다른 인물을 강조할 때 한번 더 나옵니다. 집 입구 양쪽 화단에 활짝 핀 꽃이 바로 라일락이죠.
위 스샷의 라일락은 집에 살고 있는 인물을 설명하기 위한 미장센이죠.
[그림 27]
여기에서 바쇽 인피니트의 등대의 기원이 되는 라임 록 등대(Lime Rock Light)가 나옵니다.
[그림 28]
그리고 다른 여성의 옷에 담쟁이덩쿨(IVY)을 보여줌으로 이 라일락과 대비를 이루려고 합니다.
바쇽에서도 이와 비슷한 방식의 미장센을 쓰죠.
[그림 29]
그 영화속 미장센을 바다의 무덤에서는 위의 한 장면으로 표현하죠. 꽃말을 검색해 보면 이렇게 나옵니다~
LILAC (WHITE) - Youthful Innocence
[그림 30]
엘리자베스가 입고 있던 드레스의 미장센은 바로 소설 순수의 시대에서 나오는 그 드레스입니다. 소설에서는 자기 옷이 무도회에 어울리지 않다면서 사라지죠. 바다의 무덤에서는 자기 옷이 랩처에 어울리지 않는다면서 옷을 갈아입고요. 위의 책 표지에는 한 여성이 큐피드 조각상을 바라보고 있는데요. 이 장면은 바쇽에서 큐피드의 화살로 표현됩니다.
미장센이 너무 복잡하게 얽혀있어서 한번 정리해 보겠습니다.
처음 라일락은 소설 레미제라블에서 나옵니다. 코제트의 엄마 팡틴(Fantine)을 설명할 때 라일락 향기를 언급하죠.
이걸 애니메이션 [소녀 코제트]는 수선화 목걸이와 중요한 배경엔 수선화를 등장시키고, 심지어 특정 상황에서 주인공이 수선화를 들고 있는 장면이 나옵니다. 애니도 연극이나 영화에서 쓰는 미장센을 쓰는거죠. 또한 라일락 향기는 순수의 시대에서도 표현되죠. 특정인물을 만날 때 라일락향을 언급하거든요.
그걸 켄레빈이 “우와~ 이거 괜찮은데?” 하면서 바쇽에 인용합니다. 단 펜던트는 영화 셔터 아일랜드(Shutter Island)의 목걸이를 차용하죠. 또한 목걸이의 새와 새장의 무늬는 소설 순수의 시대에서 인용합니다.
소설에서는 “요 예쁜 새 같은 것아! 다시 그 새장에 널 가둘 셈이냐? 아서라!”라고 표현하거든요.
[그림 31]
그래서 엘리자베스가 고르려고 하는 펜던트의 무늬가 새와 새장인 것이죠.
위의 스샷이 그것을 함축적으로 표현하죠. 엘리자베스는 이 펜던트를 보고 또 이렇게 말합니다.
"새는 아름답고, 새장은 수수하고요. 하지만 뭔가 특별한 게 있달까..."
[그림 32]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DLC 2부의 엘리자베스는 자신이 랩처로 돌아가면 죽는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샐리)에게 달려가죠. 위의 스샷은 엘리자베스가 자신의 푸른색 드레스를 보기 직전의 모습입니다. 바닥에 떨어진 백합이 그녀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암시하고 있는거죠.
그녀는 기억을 잃어서 그 사실을 모르는 상태라는 것이 더 가슴이 아픈 장면이죠ㅠ.ㅜ
흰 라일락꽃이 더욱더 빛을 발하는 것 같습니다. 그 꽃말의 의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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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소개된 소설이나 영화를 보시면 더 재미납니다^^ 내용누설이 될까봐서, 그냥 대충 얼버무리면서 설명했는데요. 한번 보시면 더욱 찐한 감동과 울림이 있습니다. 어쩌면 눈물을 흘리실 지도 몰라요ㅎㅎ | 16.09.18 18:48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