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작 영화 첨밀밀의 내용누설(스포일러)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주의 바랍니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중국 노래를 조사하면 항상 높은 순위권에 오르는 가수가 있습니다. 그 가수는 바로 등려군(鄧麗君 - 덩리쥔)인데요. 그녀의 노래중에 한국에서 가장 잘 알려진 노래는 월량대표아적심(月亮代表我的心)이란 노래입니다. 한국어로 번역하면 [달빛이 내 마음을 대신하네]라고 하네요.
[동영상 01]
달빛이 내 마음을 비춰주네(月亮代表我的心) - 등려군
問我愛有多深 我愛有幾分
ni wen wo ai ni you duo shen, wo ai ni you ji fen
당신은 내게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 지 물었죠.
我的情也眞 我的愛也眞 月亮代表我的心
wo de qing ye zhen, wo de ai ye zhen, yue liang dai biao wo de xin
내 마음은 진실 되고, 내 사랑 역시 진실하답니다. 저 달빛이 내 마음을 대신하죠.
問我愛ni有多深 我愛有幾分
ni wen wo ai ni you duo shen, wo ai ni you ji fen
당신은 내게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 지 물었죠.
我的情不移 我的愛不變 月亮代表我的心
wo de qing bu yi, wo de qing bu bian, yue liang dai biao wo de xin
내 마음은 떠나지 않아요, 내 사랑도 변치 않아요. 저 달빛이 내 마음을 대신하죠.
輕輕的一個吻 已經打動我的心
qing qing de yi ge wen, yi jing da dong wo de xin
부드러운 입맞춤은 이미 내 마음을 움직였고,
深深的一段情 敎我思念到如今
shen shen de yi duan qing, jiao wo si nian dao ru jin
아련한 그리움은 지금까지도 당신을 그리워하게 하네요.
問我愛ni有多深 我愛有幾分
ni wen wo ai ni you duo shen, wo ai ni you ji fen
당신은 내게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 지 물었죠.
去想一想 去看一看, 月亮代表我的心
ni qu xiang yi xiang, ni qu kan yi kan, yue liang dai biao wo de xin
생각해보세요. 보라고요. 달빛이 내 마음을 대신하죠.
輕輕的一個吻 已經打動我的心
qing qing de yi ge wen, yi jing da dong wo de xin
가벼운 입맞춤은 이미 내 마음을 움직였고,
深深的一段情 敎我思念到如今
shen shen de yi duan qing, jiao wo si nian dao ru jin
아련한 그리움은 지금까지도 당신을 그리워하게 하네요.
問我愛ni有多深 我愛ni有幾分
ni wen wo ai ni you duo shen, wo ai ni you ji fen
당신은 내게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 지 물었죠.
去想一想 去看一看, 月亮代表我的心
qing qing de yi ge wen, yi jing da dong wo de xin
생각해보세요. 보라 구요. 달빛이 내 마음을 대신하죠.
去想一想 去看一看, 月亮代表我的心
qing qing de yi ge wen, yi jing da dong wo de xin
생각해보세요. 보라 구요. 달빛이 내 마음을 대신하죠.
중화권에서 등려군의 위치는 엄청납니다. 당시 중국에서도 낮에는 등소평이 지배하고, 밤에는 등려군이 지배한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니깐요. 지금 중국의 주석인 습근평(習近平 - 시진핑)도 그녀의 노래를 좋아 한다고 하죠. 예전 운전기사가 인터뷰하길 등려군의 노래를 카세트 테이프가 늘어질 때까지 반복해서 들었다고 하네요. 이걸 두고 현재 부인(직업이 가수임)의 노래보다 등려군의 노래를 더 사랑했다고 기사가 나갈 정도였죠ㅋㅋ
그녀의 다른 여러 노래들은 우리나라 가수들도 참 많이 불러서 음악프로그램에서 한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림 01]
이 가수가 부른 노래인 첨밀밀(甜蜜蜜)을 그대로 영화의 제목과 주제가로 쓰인 1996년작 영화 첨밀밀(Comrades: Almost a Love Story)이 있습니다. 장만옥(張曼玉), 여명(黎明)이 주인공으로 나오죠. 첨밀밀을 한국어로 번역하면 달콤함, 달콤해 라는 뜻이라네요.
[동영상 02]
첨밀밀(甜蜜蜜) - 등려군 (가사 해석 출처 – 내사랑 등려군 – http://cafe.daum.net/loveteresa)
甜蜜蜜、你笑得甜蜜蜜
달콤해요, 그대 웃음은 아주 달콤해요,
Tian mi mi, ni xiao de tian mi mi
好傷花兒開在春風裡、開在春風裡
Hao xiang huar kai zai chun feng li, kai zai chun feng li
마치 봄바람 속에서 꽃이 피는 것처럼 말이죠, 봄바람 속에서 피어 있네요
在哪裡、在那哪裡見過你?
Zai na li, zai na li jian guo ni
어디에서, 어디에서 그대를 만났더라?
你的笑容這樣熟悉、我一時想不起
Ni de xiao yong zhe yang shu xi, wo yi shi xiang bu qi
그대 미소는 이렇게 낯익은데, 도무지 생각이 안 나요
啊、在夢裡. 夢裡、夢裡見過你
A, zai meng li. Meng li meng li jian guo ni
아~ 꿈속에서였네. 꿈에서, 꿈 속에서 그대를 만났군요
甜蜜笑得多甜蜜
Tian mi xiao de duo tian mi
달콤한, 달콤한 그 미소
是你、是你、夢見的就是你
Shi ni shi ni meng jian de jiu shi ni
그대군요, 그대였어요, 꿈에서 본 사람이 그대였군요
在哪里. 在哪里見過你?
zai na li. zai na li jian guo ni
어디선가. 어디에서 당신을 만났었죠?
你的笑容那楊熟悉. 啊,一時想不起
ni de xiao rong na yang shu xi. a, yi shi xiang bu qi
당신의 웃는 미소가 이리도 친숙하지만.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네요
啊, 在夢里. 在哪里
a, zai meng li. zai na li
아, 꿈속에서 보았네요
在哪里見過你. 你的笑容那樣熟悉?
zai na li jian guo ni, ni de xiao rong na yang shu xi
어디선가, 당신을 만났었죠? 당신의 웃는 얼굴이 무척 낯익어요.
啊, 一時想不起. 啊, 在夢里
wo yi shi xiang bu qi. a, zai meng li
도무지 생각이 안나네요. 아, 꿈속에서 보았네요
夢里,夢里見過你. 甛蜜,笑得多甛蜜
meng li, meng li jian guo ni. tian mi, xiao de duo tian mi
꿈속에서, 꿈석에서 본 사람이 바로 당신이었네요. 달콤해요, 당신의 미소는 정말 달콤해요
是你, 是你, 夢見得就是你.
shi ni, shi ni meng jian de jiu shi ni
당신이었네요, 당신이었네요. 꿈에서 본 사람이 바로 당신이었네요
在哪里. 在哪里見過你?
zai na li. zai na li jian guo ni
어디선가. 어디에서 당신을 만났었죠?
你的笑容那楊熟悉. 啊, 一時想不起
ni de xiao rong na yang shu xi. a, yi shi xiang bu qi
당신의 웃는 미소가 이리도 친숙하지만,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네요.
啊, 在夢里
a, zai meng li
아, 꿈속에서 보았네요
주말연속극 [사랑해당신을]에 번안곡이 주제가로 쓰여서 우리나라에도 유명한 노래죠. 등려군을 모르거나, 영화를 안 보신 분들이라도 이 노래는 어디선가 한번쯤은 들어 보셨을 겁니다.
[그림 02]
영화는 다양한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죠. 처음에 영화를 봤을 땐 등장인물들이 왜 저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하기 힘들었죠. 그냥 배경음악이 참 좋은 영화로만 기억했는데요. 그땐 너무 어려서 잘 몰랐었거든요. 시간이 한참 흐른 뒤 10여년 전쯤인가 망해서 재고떨이하는 DVD대여점에서 이 영화를 사게 되었는데요. 그때 다시 보고서야, 그 의미를 이해할 수가 있게 되었죠ㅠ.ㅜ 시간이 지나서 이렇게 가슴여리도록 만드는 영화가 될 줄 몰랐었죠.
그럼 이 영화를 누가 봤을까요? 예상하다시피 그건 바로 켄 레빈입니다! 이 영화를 보면 바이오쇼크에 여러 설정들을 인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바로 [정체성]입니다.
[그림 03]
영화속 두 주인공인 이교(장만옥)와 여소군(여명)은 설 대목에 한밑천 잡아 보고자 노점상을 차립니다. 팔 물건은 등려군 테잎, 레코드, 포스터 등등 온통 등려군 물건만 가득하죠! 그것도 빚까지 내면서까지요. 작년 설에도 노점을 차려서 등려군 테이프를 4,000개도 넘게 팔아서 올해도 그야말로 올인한거죠.
그런데 이번엔 한 개도 못 팔게 됩니다. 그게 이번 설에 노점상을 차린 곳이 홍콩이었거든요.
[그림 04]
당시 중국에서 등려군 노래가 엄청나게 유행했기에 홍콩에서도 잘 팔릴 줄 알았거든요. 홍콩에 넘어온 본토사람들이 많이 있으니 분명 대박을 칠거라고 예상했지만, 그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가고 말죠.
여소군(여명)이 말합니다.
“고모 말씀이 등려군을 좋아하는게 알려지면 단번에 본토(중국) 사람이라고 생각한대! 그래서 등려군을 좋아해도 사러오지 않는 거야”
80년대 등소평의 개혁개방으로 본토사람들이 홍콩으로 엄청나게 몰려들죠. 대다수는 불법 체류자로 홍콩사람들이 꺼리는 일을 하면서, 최하층 생활을 하는 거죠. 게다가 대다수는 홍콩에서 주로 쓰는 광동어를 못해서 무시당하기 일수이죠. 주인공인 여소군(여명)도 중국 표준인 북경어(Mandarin)만 할 줄 알아서 첨엔 엄청 고생하죠.(요즘은 북경어를 보통화라고 하더군요)
홍콩에서는 광동지방의 방언인 광동어(Cantonese)을 사용합니다. 요즘은 중국의 영향 때문에 표준어(보통화)인 북경어를 구사하는 사람이 많이 늘어 났다고 하는데요. 영화에 배경이 되는 1986년 당시 북경어를 쓰는 사람은 그야말로 외부인인 셈이였죠. 그래서 중국 표준어밖에 못하는 본토 출신의 여소군(여명)도 광동어를 몰라서 엄청 버벅거리죠.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사먹으려 해도 말이 안 통할 정도니깐요. (그냥 사투리정도가 아니라 통역이 필요할 정도로 엄청난 차이가 납니다)
[그림 05]
이런 주인공을 주변 사람들이 촌뜨기로 부르죠. 광동어도 잘 못하고, 눈감으면 코베어가는 홍콩에서 어리버리하니 무시하는거죠. 중국 본토에서 온 사람이라면 이런 대접을 받은 경험이 한번쯤은 있었겠죠. 그래서 불법 체류자 신분이든 그렇지 않던 간에 등려군 노래를 좋아해도 테이프나 레코드를 사지 않는 거죠.
[그림 06]
근데 여기서 재미난 것은 등려군은 대만 사람이란 것이죠. 등려군의 양부모가 중국 본토 출신이긴 하나, 국민당군 하사 출신으로 대만 국적이라는 것입니다. 더더욱 등려군이 대만군대의 군가를 불렀기에 등려군 노래는 중국에서 금지되기도 하였고요. 중국 본토에서 콘서트를 평생토록 바랬지만, 죽을 때까지 중국에 가보지도 못했죠. 대만 가수인 등려군을 중국 본토 사람이 좋아하는데, 그 곳이 하필 홍콩이라니!
더욱 더 재미난 사실을 이 금지곡 지정은 물론이고, 그녀가 죽을 때까지 중국 본토에 콘서트를 불허 했던 중국이 등려군의 히트곡을 담아서 자신들의 우주선에 담아 우주공간에 울려 퍼지게 했다는 거죠. 그것도 건국 60주년 기념으로요!
중국 – 대만 – 홍콩의 지역적인 정체성뿐만 아니라, 언어로 구분되는 정체성도 존재합니다. 영화에서는 잘 차려입고 호텔이 가면 자신한테 영어로 말한다고 자랑하죠. 왜냐하면 홍콩은 영국 식민지였거든요. [중국 본토의 표준어] – [광동어] – [영어] 구분되는 언어 정체성이 생겨버리는 거죠. 정확히 1997년 60월 30일까지요.
[그림 07]
흔히들 백만불짜리 야경이라고 하는데, 홍콩의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죠.
주변 지역이 향나무가 많이나서 이 나무에서 얻은 향제품을 주로 운송하는 곳이라 향항(香港)이라고 하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하네요. 홍콩은 이 향항의 광동어식 발음을 영어로 표기한 건데요. 중국에 반환된 지금도 북경어식이 아닌 그냥 홍콩으로 불려지죠.
[그림 08]
바쇽 1편 아르카디아 무덤 묘비에 새겨진 아담 스미스(Adam Smith)는 보이지 않는 손으로 대표되는 자유주의 경제를 말하는 것이죠. 랩처에서 위대한 사슬의 모티브이기도 하고요. 자유주의! 쉽게 말하면 [돈을 벌수 있는 자유]를 말하는 것이죠. 그것이 설령 총과 대포를 앞세워 버는 것이 라도요! 그렇게 얻은 대표적인 곳이 바로 홍콩이죠!
[그림 09]
홍콩은 영국이 일으킨 아편전쟁으로 얻은 식민지입니다. 아편전쟁은 당시 기준으로도 무척이나 더러운 전쟁이었죠.
영국의 식민지였던 인도에서 아편을 수입해서, 중국에서 마.약밀매로 막대한 이익을 챙기죠. 당시 청나라는 아편을 금지하고 상인들의 아편을 몰수하자, 영국 상인들은 본국에 파병을 요청해서 청나라와 영국의 전쟁이 되고 말죠.
(아편은 양귀비꽃에서 나는 마.약으로 바이오쇼크에서도 이 꽃을 볼 수 있습니다. 게임내에서 표현된 의미도 꽃의 성격과 같죠)
1> 1차 아편전쟁(1840~1842)으로 난징조약을 체결 홍콩섬을 할양 받죠. 즉! 영구적인 영국의 영토가 된 것입니다.
(위 지도에서 귤색 섬)
2> 2차 아편전쟁(1856~1860)으로 홍콩섬 위쪽의 구룡(九龍)를 할양 받습니다. 역시 영국의 영토 임. 1차 베이징 조약. (위 지도에서 노란색 부분)
3> 1898년 2차 베이징조약으로 불리는 홍콩경계 확장조약(展拓香港界址專條)으로 지금의 홍콩의 대부분인 신계(新界)지역을 99년간 조차 받았습니다. 즉! 99년간 빌린거죠. 정확하게는 1997년 6월 30일까지입니다.
(위 지도에서 빨간색 부분)
홍콩섬과 구룡반도의 일부는 영국의 영구적인 식민지이기 때문에 돌려줄 필요가 없고, 99년간 임대한 신계지역만 돌려주면 되었는데요. 위 지도에서 보시다시피 신계지역이 홍콩지역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죠(대략 90%정도) 이 지역을 돌려주고 홍콩섬과 구룡반도의 일부를 가지고 있어 봐야 제구실을 할 수가 없죠. 1980년대 임대기간이 다가오자 초조한 영국에서는 신계지역의 조차기간을 더 연장하고 싶어 했죠. 당시 아시아의 4마리 용중에 하나이며 알짜배기 자유무역항인 홍콩을 돌려준다는 것이 무척이나 배아픈 일이거든요.
근데 또 중국 입장에서는 홍콩을 너무나 치욕적으로 빼앗겼기에 절대 물러설 수가 없었죠. 예전에야 해가지지 않는 나라로 불리우며 한끝빨 날리던 대영제국이었지만 1,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망가져가고, 더더욱 1970년대 불황을 겪으며 IMF에게 구제금융을 받을 정도로 병든 영국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았죠. 당시 신자유주의 전도사의 대표이자, 철의 여인이라 불리던 강성의 대처 수상도 어쩔 수가 없었죠. 1982년 포클랜드 전쟁을 승리로 이끈 대처라 홍콩도 전쟁을 치루고라서도 지키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겠지만, 중국은 아르헨티나와 전혀 다른 상대였죠. 게다가 당시 중국은 이미 핵무장국가였습니다. 차원이 다른 상대였죠.
[그림 10]
결국 영국과 중국은 팽팽한 회담 끝에 1997년 7월 1일 홍콩을 중국에 반환하기로 합의합니다. 위 사진은 중영공동선언이 발표되는 1984년 12월 19일의 마거릿 대처(Margaret Hilda Thatcher) 수상과 조자양(趙紫陽 - 자오쯔양) 중국공산당 총서기의 모습과 그 가운데 회담을 주도하고 당시 중국의 최고 실력자였던 등소평(鄧小平 - 덩샤오핑)이 가운데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림 11]
그러니까 영화에서 배경이 되는 1987년의 시점에서는 홍콩반환 협정이 맺어지고 날짜만 기다리고 있는 상태였죠. 영화속 주변인들도 그러죠. 이제 이민 갈 거라면서요. 그야말로 불안함 그 자체였죠. 이건 배경으로도 표현 되죠. 527호로 대표되는 방 번호로요. 협정이 맺어지고 비준이 이루어진 때가 1985년 5월 27일이었거든요.
중국이나 영국이나 자신들의 입장이 있으니깐 그렇다 하더더라도, 당사자인 홍콩인들의 심정은 어떨까요? 자신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하루아침에 모든 것이 바뀌는 건데요. 그들의 정체성도 하루아침에 바뀔 수 있을까요?
[그림 12]
그게 잘 드러난 영화가 있습니다. 그것은 왕가위(王家衛) 감독의 1994년작 중경삼림(重慶森林 - Chungking Express)입니다. 영화 중경삼림하면 생각나는 노래가 있죠! 바로 왕비(王菲 - 왕페이)의 몽중인입니다.
[동영상 03]
몽중인(梦中人) - 왕비(王菲)
우리에게는 왕정문(王靖雯)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데요. 파이널 판타지 8의 주제가 [Eyes on Me]를 부른 가수로도 유명하죠. 이 영화에서 나오는 몽중인은 크랜베리스(The Cranberries)란 밴드의 [Dreams]란 곡을 번안해서 부른 노래입니다. 재밌게도 크랜베리스의 드림이란 노래를 들어도 영화 중경삼림이 생각나죠. 영화가 워낙 유명해서 그런 듯 합니다^^
[그림 13]
영화 중경삼림은 곧 중국으로 반환되기 직전의 불안감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영국의 신민지 국민으로 155여년을 살아오다, 어느 순간 갑자기 일당독재 사회주의 체제하에 자신들의 의사는 전혀 묻지도 않고 그야말로 강제로 편입이 되는 거니깐요. 어찌보면 물건취급 받는 느낌이었을 텐데요. 영화도 이걸 유통기한이 있는 통조림으로 비유를 합니다.
“사랑에도 유통기한이 있다면 내사랑은 만년으로 하고싶소!”
이 유명한 대사가 바로 이 영화에서 나온거죠. CF나 방송에서 수많은 패러디가 등장해서 어디선가 한번쯤 들 보셨을 겁니다.
정확한 대사는~
“기억이 통조림에 들어 있다면 유통기한이 영영 끝나지 않기를, 만일 기한을 적는다면 만년 후로 해야겠다.”
[그림 14]
실제 홍콩 반환 직전에 유효기간이 1997년 6월 30일로 표기된 홍콩 통조림 사진을 신문에서 볼 수 있었죠. 중경삼림이 워낙 유명해서 영화에서의 비유를 그대로 따온 것이라고 할 수 있죠.
[그림 15]
중경삼림은 원래 3가지 이야기로 구성되는데요. 앞의 두가지 이야기가 너무 길어져서 세 번째는 따로 타락천사(墮落天使 - Fallen Angels)라는 영화로 발표하죠. 이 영화 역시 1997년 홍콩 반환을 앞두고 있는 홍콩사람들의 불안한 심정을 남녀 간의 사랑으로 비유를 합니다.
[그림 16]
두 영화는 시간과 날짜에 엄청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중국반환이 다가옴에 따라 강박적으로 시간과 날짜를 상기시키는 것이죠. 이건 심지어 방 번호로까지 표현합니다. 702호로요! 홍콩 반환이 7월 1일인데, 방 번호가 702인 이유는 영화를 보시면 아시게 될 겁니다^^
[그림 17]
이 영화도 바이오쇼크에 많은 영향을 주었는데요. 내용누설이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말씀드린다면? 대표적인 것이 바로 주크박스(Jukebox)이죠. 주크박스에서 나오는 음악이 중요한데요. 이 설정을 그대로 바이오쇼크에서 인용하거든요.
[그림 18]
게다가 이 주크박스는 바이오쇼크를 오마주한 영화인 [클로버필드 10번지]에서도 그대로 나옵니다. 중경삼림에서 나오는 주크박스 동일모델입니다. (링크 참조 – 클로버필드 10번지에서의 엘리자베스!)
[그림 19]
우연히 같은 주크박스가 등장한 것이 아니라는건 위의 장면에서 알 수 있습니다. 주크박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과 그 때 여주인공이 맞추는 퍼즐의 그림 때문이죠.
[그림 20]
중경삼림의 한 장면을 그대로 인용 했거든요. 오마주 한 이유는 바쇽이 중경삼림을 인용했기 때문이죠.
[그림 21]
심지어 타락천사에서 나오는 주크박스는 바이오쇼크 스리즈에서 그대로 볼 수 있습니다. 이 주크박스는 모델 번호가 1015인데요. 영화를 보시면 유명한 주크박스 모델이라서 같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주크박스로 표현하는 방법이 동일하거든요. 타락천사에는 앞에 소개한 등려군의 광동어 버전 노래가 나오는데요. 바쇽은 등려군의 노래를 그대로 틀 수 없으니, 다른 영어권 노래로 표현하죠. 중경삼림 - 타락천사 – 바이오쇼크 – 클로버필드 10번지를 순서대로 보신다면 놀라게 될 겁니다.
[그림 22]
중경삼림(1994년작)과 타락천사(1995년 발표)는 반환되기 직전의 홍콩의 불안한 심리를 잘 보여 주는 영화인데요.
그 불안감의 대표적인 이유중의 하나가 바로 1989년 6월 4일 천안문 광장에서 일어난 일 때문이죠. 위 사진은 89년 천안문 민주화 시위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사진이죠.
[동영상 04]
위 동영상은 천안문 사태에 대한 다큐입니다. (미국측의 시각으로 바라본 천안문 사태이죠)
[동영상 05]
역시 미국화교 방송에서 제작한 당시 상황입니다. 이 영상 역시 중화권 화교들이 바라보는 시각이죠.
생생한 영상으로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중국 본토 외의 사람들이 어떻게 이 사건을 바라보는지 알 수 있거든요. 여기엔 우리들도 포함되죠. 중국 사람들은 또 이 사건을 다르게 생각할 겁니다.
영국이 홍콩을 중국에게 반환하는 결정적인 이유중에 하나가 반환 후에도 일국양제(一国两制 - 한 나라 안에 두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기 때문이죠. 즉! 공산당 일당 독재 국가인 중국 안에, 민주주의 제도인 가진 홍콩을 인정하겠다는 것이죠. 근데 여기서 웃긴점이 홍콩이 반환되기 전엔, 영국 총독이 다스리는 식민지였다는 것이죠. 총독은 영국정부의 여왕인 엘리자베스 2세의 대리인으로 와서 다스리는 사람이죠. 총독은 홍콩 사람이 직접 뽑는 것이 아니거든요. 155년의 식민지 시절동안 민주주의 선거제도로 직접 자신들의 지도자를 뽑은 경험이 거의 없었죠. 홍콩 반환되기 직전에 영국이 선거 제도를 도입하긴 했지만, 영국의 이런 방식은 중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죠.
155년 동안 홍콩인들을 어느 누가 봐도 식민지인으로 대했으면서, 중국에게 돌려줄 땐 홍콩 사람들이 직접 민주주의를 실현해야 한다? 중국측에서 보면 웃기는 일이거든요.
당사자인 홍콩인들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따지고 보면 영국의 식민지에서 중국 식민지로 바뀌는 것에 불과할 수도 있거든요. 공산당 1당 독제국가에 민주주의 홍콩정부를 인정하겠다니? 과연 그럴 수 있을까? 라며 홍콩 사람들은 불안해하였죠. 여기에 1989년 천안문 사태는 그 불안함에 기름을 부은 셈이였죠.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고 실제 이런 불안감은 현실이 되고 맙니다. 중국은 홍콩의 독립된 민주주의 체제가 아니라, 하나의 정체성을 가진 중국속의 홍콩으로 만들고 싶어 했죠. 이런 중국의 시도는 홍콩 사람들의 반감을 사기에 충분했죠. 여기서 더 황당한 것은 반환 당시엔 중국이 사회주의 국가였지만, 지금은 완전 자본주의 사회가 되었다는 것이죠. 홍콩 반환 당시에는 명목상이지만 생산 수단이 국가에 있는 그래도~ 사회주의 국가였지만, 지금은 물권법이 통과되어서 자본주의 맹주인 미국을 빰치는 만드는 그야말로 자본주의 국가가 되었죠.
홍콩인들을 더욱더 열 받게 하는 것은 바로 경제적인 문제 때문이죠. 반환되면 좀 더 나은 미래가 되지 않을까? 했는데, 영국식민지 때보다 더 힘들게 살아가야 하는 홍콩인들은 중국인들을 메뚜기 떼로 부르는 지경까지 오게 되었죠. 이런 갈등은 쌓이고 쌓이다 마침내 2014년 우산 시위로 터지고 말죠.
[그림 23]
한편에서는 우산 혁명으로 불리우는 홍콩의 2014년은 홍콩인들의 정체성을 다시금 일깨워 주게 되었죠.
영국의 식민지에서의 홍콩은 영국인도 아니었습니다. 이제 중국의 홍콩은 중국인이라고 여기지지도 않게 되었죠. 많은 이들은 자신들은 홍콩인이라고 대답합니다. 어느 방송에서 소개한 우산에 적힌 문구가 인상적이었죠.
“최루가스를 뿌리지 않아도 된다. 우리는 이미 울고 있다!”
[그림 24]
또 한편에선 중국인의 정체성을 더 강조하고 싶어하죠. 아무래도 이제 경제적인 기득권은 중국에 있으니깐요. 게다가 1989년 베이징의 천안문 같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자리잡고 있었죠. 시위 현장에서도 그러죠. 인민해방군이 직접 올 수도 있다면서...
영국의 식민지 시절을 더 그리워하는 홍콩인의 정체성과 중국안 홍콩의 정체성! 이런 특이한 이중의 정체성은 영화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작을 탄생시키는 밑바탕이 됩니다. 물론 바쇽도 이 영화에 엄청난 영향을 받습니다.
[그림 25]
그 영화는 바로 2002년작 양조위(梁朝偉), 유덕화(劉德華) 주연의 [무간도] 스리즈 입니다!
무간도 하면 이 노래를 빼놓을 수 없죠. 무간도 스리즈(1, 2, 3편) 전체에서 흘러나오며 이 영화의 주제곡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채금(蔡琴)의 피유망적시광(被遺忘的時光)입니다. 우리말로 해석하면 [잊혀진 시간들]이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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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유망적시광(被遺忘的時光) - 채금(蔡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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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가사의 출처는 위의 스샷의 주소를 참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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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인(양조위)은 경찰로 삼합회의 폭력조직원으로 활동합니다. 유건명(유덕화)은 폭력조직원이지만 스파이로 경찰학교로 보내져 경찰 내에서 가장 뛰어난 강력반 형사로 성장하게 되죠.
양조위의 애절한 눈빛은 정말이지 잊을 수 없게 만들죠. 또한 유덕화의 연기력도 양조위 못지 않았죠.
너무나도 유명하고, 얼마전에 영화관에서 다시 상영되었기도 했고요. TV에서도 몇 번 씩이나 방송해서 한 번쯤은 보셨을 겁니다. 더불어 한국어 더빙도 훌륭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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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간도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중에 하나가 바로 중국 본토 반환식 장면이죠.
무간도 2편 [혼돈의 시대]의 1997년 6월 30일 오후 11시 59분!
영국국가인 하나님 여왕폐하를 지켜 주소서(God save the Queen)가 연주되면서 영국국기와 홍콩 식민지 국기가 내려갑니다. 이어 1분뒤 정확하게 1997년 7월 1일 00시에 중국 국기와 홍콩 특별 행정기가 올라가면서 동시에 중국 국가인 의용군 진행곡(義勇軍進行曲)이 연주됩니다.
[동영상 07]
위 영상은 홍콩 중국 반환식 장면인데요. 중국측 표정을 보면 정말 비장한 표정인데 저만 그렇게 보이는지 몰라도 영국측 사람들의 표정이 정말 똥십은 표정들로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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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에선 반환식 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다른 영상이나 사진에서도 착잡한 표정의 모습들을 볼 수 있는데요. 한 때는 해가지지 않는 나라로 불리우던 대영제국이 이제는 별 볼일 없는 처지가 되었으니 저런 표정이 이해가 가더군요. 영국인들도 홍콩 반환식을 보면서 심정이 복잡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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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반환식을 계기로 홍콩인들은 영국의 신민지 국민으로 살아가다, 한순간에 공산당 일당 독재의 사회주의 국가로 돌아가게 되죠. 그러면서 2047까지 기한이 정해진 일국양제가 다시 시행되죠. 즉! 하나의 국가 안에 2가지 체제이죠. 진영인(양조위)와 유건명(유덕화) 이 둘의 상황도 똑같습니다.
이 역시 바이오쇼크에 그대로 녹아들어 있습니다.
무간도에서의 무간(無間)은 시간(時間)이 없는 끊임없는 고통이 지속되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죠.
그럼 바이오쇼크에서 무간도는 어디였을까요? 등장인물이 처한 상황을 보면서 한번 생각해 보세요^^
영화를 보시면 바쇽의 등장인물의 심리가 어떤지 좀 더 자세하게 알 수 있거든요. 더 이상의 내용누설은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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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간도가 너무나도 유명했기에 바로 이 영향을 받은 작품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그 중에 대표작이 2006년작 디파티드(The Departed)이죠. Departed를 사전에 찾아보니, 고인(죽은 사람)이란 뜻이네요.
이 영화는 무간도 3편의 스리즈를 한편으로 압축해서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무간도 보다 디파티드가 더 낫다는 분들도 있는데요. 저는 동양 사람이라 동양의 정서가 더 와 닿아서 그런지 몰라도 무간도가 더 괜찮았습니다. 이 역시 바쇽에 영향을 주는 작품이죠! 이 영화도 무간도처럼 속편이 나온다고 하는데요. 아직까지 통~ 소식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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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일본에서 무간도를 그대로 리메이크한 [더블 페이스]입니다. 기대하고 봤다가 좀 실망한 작품인데요. 아마도 대규모 자본이 들어간 영화와는 다른 TV 스리즈 작품이라 그런 듯합니다. 기대하지 않고 보면 괜찮습니다. 여기서도 바쇽과의 연관성이 나오는데요. 특이하게 켄 레빈은 연관된 작품에 한두가지씩은 꼭 인용합니다. 뭔가 단서를 던지 듯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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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작 한국에서 만든 영화 신세계(新世界)입니다. 주인공이 화교라는 점, 중국 조선족이 등장하는 점 등등을 보면 무간도를 모티브로 한 영화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이 영화 역시 정체성을 강조하죠. 재미있게도 무간도뿐만 아니라 디파티드도 인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역시 켄 레빈은 이 영화의 한 요소를 바다의 무덤에 인용하죠. 무간도를 재밌게 보셨다면 이 영화 역시 추천할 수 있는 작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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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쇼크와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지만, 바쇽의 근원인 정체성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또 하나의 영화가 있습니다. 장예모(張藝謀) 감독의 2002년작 영웅(英雄)입니다. 공교롭게도 무간도와 같은 2002년에 발표된 작품입니다. 무간도가 홍콩인들의 정체성을 이야기 했다면, 장예모 감독의 영웅은 중국이 바라는 정체성을 나타내고 있죠.
켄 레빈이 좋아하는 배우와 카메라 감독이 나와서 잔뜩 기대하고 다시 봤는데 직접적으로 인용된 것은 없더군요.(제가 아직 못 찾을 걸까요?ㅎㅎ) 어쩌면 바쇽 스리즈 후속작에 직접적으로 인용될 수도 있는 작품이기도 하니 기회가 되면 꼭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간단하게 바이오쇼크에 나오는 정체성에 근본이 되는 사건들과 영화를 살펴봤습니다.
(파고들면 더 연결된 것이 많고 관련된 영화들이 있지만~ 너무 복잡해서 이만 줄입니다. 다음 기회에 연결된 작품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바이오쇼크는 그냥 해도 재미나지만, 그 속에 숨은 이야기들을 알면 훨씬 더 흥미롭고 진한 감동을 줍니다!
위의 소개된 영화는 모두 다 바쇽과 연관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영화 자체만으로도 무척 재미납니다
(타락천사는 좀 난해하지만, 왕가위 감독의 의도를 알면 재미남!)
게다가 바이오쇼크에서 누가 무슨 의도로 스파이를 보냈고, 누가 누구의 스파이 인지 알 수 있을 뿐만아니라, 바쇽의 등장인물의 말할 수 없는 복잡한 심정까지도 느낄 수가 있거든요.
예전에 다 플레이 해봤더라도 이번 리마스터 발매로 한번쯤은 다시 게임을 할 계획이 있으실 겁니다. 그 전에 영화를 한번 감상하고 게임을 해 보세요! 그러면 놀라운 숨은 비밀들을 발견하시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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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무덤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켄 레빈이 일부로 의도한 연출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접적으로 나타내지 않고, 간접적인 방식으로 암호와 같은 퍼즐식에 더구나 아주 복잡하게 얽혀 있어 잘 드러나지 않게 표현하고 있거든요. 영화에서도 이렇게 복잡하게 쓰는 경우는 드문데, 게임에서 그것도 FPS장르에서 시도한 것은 아마 이 게임이 처음이지 않을까? 여겨집니다. 기회가 되신다면 제가 언급한 소설이나 영화들을 한번 감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런한 연출과 퍼즐식 장치가 왜 이 게임에 쓰였는지 아실 수 있거든요^^ | 16.11.20 19:4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