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누가,
트윈 터보와
사일런스 스즈카를
하나로 합친 말을 만들어낸다면 어떻게 될까?
뭐? 키메라라고? 근데 그런 말이 있어.
그게 바로 판탈랏사.
대도주라는 각질을 알고 있니?
사실 정식적으로 불리는 각질은 아니고 도주마 중에서 정신나간 도주를 하는 말들에게 붙여주는 일종의 칭호같은 건데.
대도주는 레이스 중반에 거의 6-7마신을 뛰어넘는 압도적인 거리차를 벌리면서 맨 앞에서 달려가는
페이스 배분 따위는 생각하지 않는 단순무식한 도주를 이야기해.
가장 빠른 게 뭐다? 맨 앞에서 쭉 달리면 그게 제일 빠른 게 아닐까? 하는
선두민족같은 헛소리를 현실로 체현하면 그게 바로 대도주야.
그런데 이 대도주라는 각질을 가졌다고 평가받는 말은 흔치 않아.
왜냐고?
이런 앞뒤 안 재는 도주는 승리로 이어지기 어렵기 때문이야.
그래서 이렇게 대충 대도주하다가 패배만 하는 말을 뭐라고 부르냐면
테레비우마(tv말).
티비에 나오는 경기에서 어떻게든 마주 이름 알려보려고 대도주해서 눈에 띈 다음 망해버리는 바보같은 짓이라고 해서 저런 멸칭이 붙었음.
근데 대도주로 g1을 따면, 얼마나 멋지고 강한 말일까?
놀랍게도, 백스트래치 지나는 동안 전체 말 순위를 쫙 읊어주는데,
그 화면에서 더 이상 롱카메라가 모든 말을 제대로 잡을 수 없을 정도로 도주하고 있음.
바로 이어진 해설은
"1000미터 통과 타임은 57.4!"
어? 이 하이페이스는?
천황상 가을에?
대도주로?
어?
하지만 유유히 느티나무를 통과하는 판탈랏사
울려퍼지는 해설의 "레이와의 트윈 터보! 느티나무를 지나 혼자 달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혼자 도는 최종코너
누가 봐도 좌우반전한 트윈 터보의 올커머 경기잖아 이거?
말딸로 입문한 경마 팬들이, 그리고 오래 전부터 이런 대도주를 바래왔던 경마 아저씨들이 지켜보는 가운데에,
안타깜게도 판탈랏사는 역분사가 걸려버렸고,
3세마(클래식)이라기엔 말도 안 되는 가속력을 보여준 이퀴녹스(키타산 블랙의 아들)가 1착, 판탈랏사는 간신히 2착으로 골인에 성공함.
이 에피소드는,
트윈 터보의 캐릭터 스토리에도 충실하게 재현되었어.
트윈 터보의 뒤를 잇는 자가 나타난 천황상 가을,
그리고 응원하는 트윈 터보와 키타산 블랙.
그리고 이 에피소드 공개 직후,
판탈랏사는 사우디 컵에서 당당하게 승리를 거머쥐면서
일본 역대 최다상금 랭킹 3위에 오르는 데 성공해.
물론 이후에 여러 원정 등에서 무조건 좋은 결과만 보여준 건 아니지만
이번 재팬컵에서, 판탈랏사는 다시 "자신의 달리기를 보여주겠다"고 선언했어.
작년 이퀴녹스에게 패배한 천황상 가을의 리벤지가 과연 이번 재팬컵에서 이뤄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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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된 그 cm도 도주-카츠라기 에이스 대도주-탭 댄스 시티 선입 - 젠노롭로이라 이거 타이틀홀더-판탈랏사-이퀴녹스 아님? 하는 주장도 있었죠 | 23.11.23 19:45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