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 메인 스토리 강력한 누설이 있습니다.
나는 기록한다.
사람이 '제8영재'라 부르는 이 시간을 기록한다.
시드 갈론드의 증언을 요약하면, 그가 조우한 일의 발단은 다음과 같다.
갈레말 제국 속제였던 도마와 알라미고가 당시의 총독을 물리치고 다시 독립.
이를 기회로 다른 속주에서도 해방 운동이 활발해져 그들을 지지하는 에오르제아 동맹ㆍ동방 연합과
갈레말 제국은 본격적으로 대립하게 된다.
제국군은 알리미고와의 국경 지대인 김리트로 진군, 이에 대항하기 위해 동맹군도 집결한다.
평화 교섭도 가졌지만 결렬되어 전쟁이 시작되기에 이른다.
처음에는 무력으로 이기고 있던 제국군이 우세했지만, 전쟁이 장기화되자 동맹군이 전세를 뒤집었다.
병사의 대부분이 속주에서 징집된 제국군과 조국을 위해 일어난 동맹군의 '의지'에 차이가 있었다고 후일 시드는 말했지만,
그 작용은 여전히 나에게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외에 다른 명확한 요인을 꼽는다면 '새벽의 혈맹'이 동맹군에
참가한 것이겠지. 그 존재가 전략 전술면에서 향상을 가져왔고, 승리에 공헌했다는 것은 전투 기록에서 분석 가능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날.
시드와 갈론드 아이언 워크스의 핵심 스태프들은 동주 오사드 소대륙의 하나인 더 번으로 불리는 장소에 모였다.
거기에 배치된 청룡벽이라 불리는 방어 기구를 제국군의 다음 침공에 대비해 강화해달라는 의뢰였다.
그리고 거기에서 조우한 네로 스카에아를 포함해 현지에서 작업하던 와중에 '사태'가 발생했다.
가장 처음 받은 보고는 간결했다고 시드는 말했다.
[에오르제아 방면의 전장에서 뭔가 터무니없는 병기가 사용되는 것 같다. 랄가즈 리치 지사도 연락이 되지 않아.]
── 틀린 말이 아니다. 모순도 아니다. 그 시점에서는 이미 모두 사망했기 때문에 당연했다.
전장에 사용된 것은 '흑장미'라 불리는 제국군 병기였다.
생명체가 가진 에테르의 환경을 강제적으로 정지시켜 몇 번의 호흡만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
영향 범위가 광범위해 투하 지점에 가까운 알리미고령은 생존자가 있는 마을 쪽이 적었다. 근처 검은 장막숲이나 다날란은 물론
제국령에 이르기까지, 넓은 지역에서 다수의 사망자가 나왔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이는 모두 ── 이 몸에는 아이센서라고 하는 녹음 마이크 이외의 관측 기능이 장비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
나중에 수집, 보존한 사실이다. 해당 시간의 나는 오 고로모산 중턱에 체류해 병기가 사용된 현장에는 있지 않았다.
다만 내 주변에 있었던 노란 깃털로 뒤덮인 동행자가 뭔가 알아챈 듯한 표정을 지은 것은 기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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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록한다.
사람이 '제8영재'라 부르는 이 시간을 기록한다.
기록을 말하는 기능이 없어 장난감으로 인식될 뿐이었을 나였지만, 신기하게도 다시 만난 시드 일행은 빈번히 내게 말을 걸었다.
이후 그들의 발언이, 기록이 내게 축적된 것이다. 상세한 것은 각 데이터를 참조하는 것을 추천하지만, 개요는 다음과 같다.
흑장미가 가져온 것은 다수의 사망자뿐만이 아니었다. 환경의 변화다.
정체의 힘을 머금은 그 병기로 인해 몇 가지 지맥의 흐름이 멈췄다.
에테르의 결합이 끊어진 토지는 메마르고, 사람이 살기에 곤란한 환경으로 변한다.
그리고 주변 환경도 에테르 균형이 어지럽혀지기 시작해, 때로는 그 일그러짐이 생물의 성질 변화도 가져왔다.
예전까지는 주식이었던 농작물이 하루 만에 독성을 띈 사례도 있다. 이로 인해 더욱 사망자 수가 늘어났다.
재해 이전과 동일한 생활을 할 수는 없었고, 사람이 가진 사회성이란 힘을 증폭시켰던 '나라'란 조직 형태도
얼마 지나지 않아 체제를 유지할 수 없게 되었다. 변화는 에오르제아는 물론 갈레말 제국령에서도 점점 전파되었다.
그들의 생활과 군사력을 지지했던 마도 병기는 청린수가 격하게 연소할 때 발생하는 에너지로 성립하는 것이다.
하지만 흑장미로 뒤덮인 세계에서는 청린수는 특성을 완전히 발휘할 수 없었다.
종래의 청린기관은 만족스럽게 작동할 수 없게 되어 그냥 쇳덩어리가 되었다.
그렇게 죽음과 변화에 직면한 생물들이 무엇을 시작했는가.
── 생존을 위한 투쟁이다.
그중에서도 인간은 적극적으로 전투에 임했다.
살 수 있는 땅을 두고.
줄어버린 자원을 두고.
제한이 없는 욕망으로.
복수란 명목으로.
가장 많은 동족을 죽인 것도 인간이었다.
시드 일행은 이 상황에 대해 '진흙탕 싸움'이라는 단어를 빈번히 썼다.
실제로 진흙탕이 생긴 것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진흙탕이 가진 점성과 깊이, 나쁜 전망에 대해
해결 곤란한 사태를 나타내는 비유다. 기록 데이터를 참조할 때는 오해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렇게 '진흙탕 싸움'을 시작한 인간은 문화나 사회성이란 특유의 힘을 잃고, 보다 원시적인 짐승에 가까워졌다고 나는 인식한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인간으로 계속 남으려는 개체는 남아있었다. 갈론드 아이언 워크스의 생존자들도 그 예시가 된다.
그들은 펴쳐나가는 전쟁의 불씨를 막기 위해, 착취당한 자들을 보호하고 착취하려는 자를 억제하기 위해 계속해서 손을 썼다.
이는 때때로 찬동자를 만들었다 ── 그것보다도 빈번히 그들에게 동료를 잃었다.
한 라라펠 족의 기술자는, 난민들의 마을에 우물을 만들러 가서 복귀할 때, 도적에서 습격당해 치명상을 입었다.
동료들이 아무리 손을 써도 쇠약해질 뿐이었다.
그와 평소에 행동을 함께했던 거대한 기술자는, 침대 옆에서 떠나지 않았다. 격려의 말과 함께 그의 손을 잡았을 때,
그는 가까스로 의식을 되찾고, 살아달라고 동료에게 바랐다. 그리고 가능하면 자손으로 생명을 이어주길 바란다고 했다.
그 말을 들은 거한은 '너도 그래야지'라며 손을 쥔 채로 대답했다. 목소리는 떨렸다.
그러더니 그는 미약하게 웃으며 쉰 목소리로 말했다. '자는 아직 타타루 씨 일변돔다.'
내 동행자도 그에게 뺨을 비비며, 눈물을 계속 흘렸다.
── 그리고 마침내 그 눈물은 말랐다.
한층 수척해진 얼굴이 된 시드 일행은 거점의 한 방에서 장시간에 걸친 회의를 했다.
그들만으로는 이 세계의 수복은 도저히 할 수 없다.
한편으로는 그들만이 가지고 있는 지식을 이용하는 것으로, 몇 가지 효과적인 선택지를 미래에 남기는 것이 아닐까 추측했다.
이와 동시에 자신들이나 같은 시대에 살아가는 동료를 버릴 수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시드는 끄덕였다.
끄덕이고는 '하지만 우리들이 살아온 것을 무의미하게 하고 싶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그들의 행동 방침이 정해졌다.
나는 기록한다.
사람이 '제8영재'라 부르는 이 시간, 지금도 계속해서 기록하고 있다.
갈론드 아이언 워크스가 추구한 것은, 흑장미의 효과가 상정한 것을 아득하게 넘어 제8영재라 불린 이유의 해명이었다.
그리고 이를 근본적으로 피하기 위한 방법 ── 즉, 과거를 바꿔 '영재가 일어나지 않았다'란 역사를 성립시키기 위한 방법이었다.
그들은 이때까지의 경험으로부터 이를 확립 가능한 이론이라고 믿었다.
그렇지만 많은 인간에게는 찬동하기 어려운 행동이었다는 것은 나도 이해할 수 있다.
짐승이 중요시하는 것은 지금도 여전히, 예상할 수 있을 약간 앞선 미래의 안정이다. 시드 일행의 행동은 그들에게는 가치가 없었다.
실현에 이반하는 자가 있다.
협력에 거부하는 자도 있다.
'됐으니까 물자나 내놔'라며 습격하는 자가 있다.
이런 자들이 대부분 ── 하지만 그렇지 않은 자도 분명히 존재했다.
제8영재의 원인을 밝혀내는 데는 마법이나 에테르학에 정통한 학자들이 협력해줬다. 그중에는 '영재가 일어나지 않았다면, 그 영웅이
죽음에 이르지 않았겠지. 그랬다면 다양한 문제가 일어났을까, 지금 정도로 세계는 가혹해지지 않았겠지'란 취지의 발언을 한 자가 있었다.
주변의 학자들은 ── 아무래도 다들 그 인물과 면식이 있는 것 같다 ── 찬동의 뜻을 비쳤다.
그 가설에 뭔가 플러스 작용을 한 것인지, 아니면 그런 게 아닌 그들의 지적 향상심이 있어 만들어진 것인지는 판단이 불가능하지만
영재의 구조와 제8영재의 진실을 밝힌 것이다.
또한 '제8영재가 발생하지 않은 역사를 성립시킨다'란 목적이 '그 영웅의 생명을 유지한다'로 바뀌는 것으로 보다 많은 찬동자가 나타나게 되었다.
물자의 부족이 만성적인 문제였던 와중, 식재료를 보내는 자가 있었다. 기술자로 도울 수 없냐고 오는 자가 있었다.
그들 또한 그 영웅에게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중에서도 나마즈오라고 불리는 종족의 협력자는 역사 개변에 깊은 이해를 드러냈다.
'대메기님은 이런 미래가 될 거라고 하지 않았슴메.
그러니 우리가 본 건 제8영재가 일어나지 않았던 역사의 미래였다고 광풍원 세이게츠가 말했슴메!'
── 이 발언의 의미는 이해가 되지 않으므로 우선 그대로 기록해둔다.
시간이 흘러도 협력자는 생겼다.
예를 들면 연구 기재를 보내는 도중에 도적과 조우한 동료를 구한 것은, 거대한 비공정이었다.
이를 조종하는 '공적'이라 자칭한 여성은 금발을 쓸어 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우리 엄마가 옛날 그 영웅님이란 거에게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어. 2대 하늘의 여왕으로서 은혜를 갚겠어!'
조사나 실험을 위해 벽지에 파견된 자들에게서는 인간이 아닌 존재에게 도움을 받았다는 예도 보고받았다. 홍옥해를 이동하던 한 인간은
선상을 습격당해 바다로 내던져져, 주변 섬에 표류했다. 몽롱한 의식 속에서 뭔가 큰 동물 ── 거북이로도 뱀으로도 보였다고 한다 ── 이
자신을 돌봐준 기분이 들었다고 증언했다.
비슷하게 솜 알 등산 중에 사고를 당한 자가 하얀 날개를 가진 거대한 존재에게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분명 드래곤 족이었다고 당사자는 말했지만, 그들은 인간이 일으킨 전란을 혐오해 그곳에서 사라졌다고 전해져 진실은 불명인 채다.
이런 사례로 그 영웅과는 직접 이어질 수는 없지만, 모두 그 자의 활동 기록이 남아 있는 장소였기에 관련되어 고양된 자도 있는 것 같다.
── 이런 일을 겪으며 지금.
늙은 시드의 주름투성이 손이 그들이 추구한 이론의 마지막 한 줄을 썼다.
그는 깊은 숨을 내쉬며, 옆에서 서있던 네로에게 시선을 보냈다.
네로도 비슷하게 늙었지만 수십 년간 봐왔던 행동을, 언제가 그렇듯 어깨를 움츠렸다.
[...뭐, 괜찮지 않겠어?]
긍정치고는 애매하다.
하지만 시드는 눈을 감고, 다시 깊게 숨을 내쉬면서 웃음을 띠었다.
그리고 천천히 일어나며 뒤에 있던 주전자를 조작해서 두 개의 금속제 머그컵에 커피를 부었다.
그 하나를 네로에게 건네며 가볍게 들었다 ── 건배란 동작이다.
둘 다 커피를 마셨지만, 오늘의 네로는 '맛없다'라고 말했단 것을 기록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면서 시드가 자신들의 기록해온 종이 뭉치를 보며 말했다.
[실현... 될 거라 생각해?]
[글쎄. 이런 이론을 짜서 시험해보니 큰 실수였단 건 자주 있는 이야기지. 이것도 그렇지... 젊은 놈들에게 달렸지.]
[분명히 그렇지.]
이후 말은 없었다.
그 침묵 속에 있는, 인간에게만 관측할 수 있는 뭔가를 나는 기록할 수 없다.
다만 시드가 던진 질문에 대한 인간다운 대답을 낼 수는 있었다.
마침 '그때'처럼...
그들의 이론의 중심은 크리스탈 타워, 기공성과 차원의 틈새에 관한 모험으로 얻은 경험이었다.
그리고 이 모든 경험의 결말은 하나의 단어로 표현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오늘에 이르기까지 목숨을 잃은 동료들에게도 같은 말을 할 수 있겠지.
── 안녕히 주무세요
그리고 나는, 인간이, 이 다음에 해줄 단어를 알고 있다.
조용히 잠들고 이윽고 해가 뜬 후에 말할 단어를 알고 있다.
그렇기에 ── 얼마나 오래 걸린다고 하더라도, 이르게 될 이치인 것이다.
나는 이를 기록할 수 없더라도, 알고 있다.
원문 : https://jp.finalfantasyxiv.com/lodestone/special/tales_from_the_shadows/sidestory_03/#sidestory_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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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힌 세계'는 영문판 제목입니다. 일어판 제목인 '제8영재 서사시'는 누설 강도가 큰 것 같아 바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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