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감] 숙련자 초회 엔딩 후 소감

[쌀마스터]

하는 틈틈히 쓰다가 이제 엔딩보고 트로피 달린 시뮬레이터 막미션 오토 돌려놓고 글 마무리 짓네요.

1. 시스템 구성 및 난이도

VXT에서는 성능 강화만 일삼다보니 사실 슈퍼/리얼, 주연기/조연기간 역할구분이 안될 정도로 그냥 시스템이 스펙에 짓눌려있었고

숙련자로 해도 좀만 지나면 똑같이 학살쇼에 초숙련으로 가면 아예 죽창배틀이 되는 기묘한 밸런스가 나왔는데

본작은 그런 흐리멍텅한 느낌을 확 잡으려고 한 시도가 많이 보입니다. 우선 저력에 칼을 댄게 크게 다가오네요.


저력이 에전엔 HP 한 40%만 되어도 사실상 상시불굴+버프 수준이라 HP를 매턴 회복되는 장비/기능이 오히려 페널티로 취급될 정도였는데

이제는 저력 공식이 매우 짜게 바뀌었고 아군 HP 수치들도 전반적으로 낮아져서 숙련자 난이도에선 저력 9렙도 안심하고 던져놓을 수가 없습니다.

전작까지는 저력이 '쳐보셈 ㅋㅋ 어차피 저력 켜지면 무적임 ㅋㅋ' 이었다면 이제는 정말 문자 그대로 '저력을 발휘해 몇 턴은 버틴다'의 느낌에 가까워졌습니다.


결국 상당히 고전적인 포지션인 리얼계가 회피탱으로 딜을 받아내고 양념작업을 하면 슈퍼계가 돌입해서 치고박으며 마무리를 짓거나

장사정기를 동원해 진을 짜고 원호방어 어깨동무를 활용해 딜을 받아내면서 수리요원으로 버티며 니가와로 갉아먹는 수비적 전술을 써야 합니다.

그러다보니 슈퍼3턴대전은 이제 옛말이고 길게는 미션 하나에 10턴까지도 볼 수 있어서 턴당 발동하는 효과의 가치가 되살아났습니다.

오랜만에 함선 지휘보너스 체크하면서 원호방어 어깨동무도 해보고 재밌었네요.


초반부엔 이런 변화 체감을 제대로 시켜주려는 듯 숙련자 난이도로 시작했을 경우 리얼 슈퍼 할 것 없이 사정없이 두들겨맞기 때문에

지상루트 처음에 코우지가 수리장치 달고 왔다고 자랑스레 말하는게 추해진게 아니라 아주 매우 전략적인 혜안으로 탈바꿈합니다. 뇌섹남 코우지...

물론 중후반 들어서는 AOS 패시브가 붙어주고 아군 공격력도 세져서 숨통이 트이지만, 수리요원들이 보통 감선응축 요원들이기도 하고

허구한날 피통이 누래지는 SRX, 제이데커같은 유리대포형 기체를 쓰려면 필요하기도 해서 입지가 줄어들지는 않습니다.

저력 너프에 이어 ExC 너프, 만능형/사기성 강화파츠 억제, 조건부 강화파츠 도입, 갑판닦이 알바를 초계임무로 대체 등과 같은 세부조정들도 있어서

난이도 편차를 떠나서 기본 시스템부터가 미쳐날뛰던 아군의 스펙에 고삐를 잡은 느낌입니다.

또 끝까지 어렵기만 한게 아니라 AOS 강화를 마치고 나면 VXT시절의 시스템빨(강화파츠 세개씩, 저렴한 ExC 비용, 대미지 증가 등)을

받을 수 있고, 사기 강화파츠도 후반에 유산미션 열심히 돌면 한두 개 정도 던져주기 때문에

초반에 어렵다가 중반에 숨좀 돌리고 후반에 여유있게 마지막 승부를 벌이는 정석적이라고 할 수 있는 난이도 커브를 보여줍니다.

요약하자면 VXT까지 진행되던 아군 스펙 뇌절이 드디어 없어져서 적절한 슈로대가 되었다...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숙련도 기준이니 보통 난이도로 하면 여전히 꽤 쉬운 전개가 될 것 같긴 합니다만, 적어도 배치와 판단이 무의미해지는 수준은 아니겠죠.

미션 다양성의 경우에도 그놈의 ㅈ의 ㅈ멸 메들리를 좀 바꾸려는 시도는 하는지 도주하는 보스, 셋 중 아무나 잡기 같은 변주가 눈에 띕니다.

그리고 유적탐사같은 제한을 붙인 사이드미션의 경우 초중반엔 나름 고민을 해야 하기도 해서 영 심심하지는 않았습니다.


작전목적 화면에서 SR포인트가 있던 자리엔 튜토리얼 메세지들이 차지했는데, 의외로 핵심적인 팁들이 많습니다.

슈로대 많이 해본 사람들이 경험적으로 알던 공략요소들이 적혀있는데, 정신기를 활용하라 같은 기초 시스템 힌트에서부터

'이런 미션은 어차피 곧 아군 증원이 오니까 이벤트 기체는 도망만 다녀도 된다' 같은 다소 좀 적나라한 공략까지도 다 적혀져 있어서

신규 유저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듯 합니다.



2. 전투연출

일단 마제프리쪽이 누가 봐도 공들인 티가 나서 눈에 제일 들어옵니다. 이펙트 뿌려지는거라던가 동작 구성, 연출의 길이까지 해서... 30 탑입니다.

제가 마제프리를 본 적이 없어서 뭐 원작 재현도 이런건 잘 모르겠군요. 나머지 다른 참전작 연출도 전반적으로 괜찮은 편입니다.

그리드맨도 교보재가 좋아서인지 모델링도 자연스럽고 이타노 서커스식 피니쉬 연출처럼 힘준 연출이 많아서 눈이 즐겁네요.

콤바트라나 퍼건같은 오래된 애니메이션 출신은 원본 장면 재현을 중점으로 그려놨는데 괜찮은 선택같습니다.

(가오가이거는 연출이 그대로라서 가끔씩 봐주면서 익숙해진 다른기체 연출을 '다시보니 선녀같다' 하게 해주는 소중한 기체가 됐습니다.)

DD에서 좀 숙련을 쌓았다고 생각했는지 콤바트라 등을 필두로 늘씬한 비율의 3D모델 연출을 전면으로 내세웠는데

뭐 이런저런 의견들이 많으시지만 제 개인적으론 이제 드디어 족쇄를 벗어던지는구나 싶습니다.

맨날 연출할 사람이 없다면서 한숨 푹푹 쉬는게 일인 사람들이 생산성 떨어지는 2D 스프라이트식 연출 고집하는 것도 웃기는 일 아니겠습니까...

지금은 솔직히 KOF15 같은 느낌을 주는 기체들이 많지만 뭐 더 하다보면 길티기어...까진 아니더라도 지금 마제프리/그리드맨 정도로 퀄이 상향평준화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막보스는... 꼭 그렇게.. 조져놨어야... 속이 후련했냐...!



3. 스토리

연출도 그렇지만 스토리에서도 슈로대만의 팬서비스를 확실히 해 줍니다.

시종일관 까이면서 함장에게 마망드립치는 스어라던지, 여성 파일럿들 싹 모여서 분노의 일갈을 하는 미션이라던가

지옥같은 광경에 탄식하는 를르슈같은... 웃음이 슬슬 나오게 만드는 요소들이 많이 있습니다.

종일이와 유타의 그 씬도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들어가 있었네요.


핵심 스토리 자체는 어떻게 보면 좀 슈로대의 정석급으로 무난히 흘러가는데, 그런만큼 그냥 대충대충 훑으면서 트리비아나 개그에 집중해도 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사실 제가 안 본 작품의 스토리들이 중추를 많이 담당하고 있어서 이렇다 저렇다 하기도 좀 그렇네요.

그래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도 억지전개 같은 부분이나 이게 뭔 소리람 같은 반응이 나오는 부분은 없었습니다.


참고로 30은 직선형 스토리가 아니다보니 보기 싫은(?) 서브스토리는 진행 안하는게 가능해서 꽤 신선했습니다.

루트 나누는 것 보다 확실히 합리적이기도 하고 2회차 3회차 돌면서 안 봤던 스토리 둘러볼 일도 생기고 해서 확실히 잘 도입했다고 봅니다.


지금은 초회특전뿐이긴 하지만 DLC 기체가 완전 벙어리로 나오는 건 아닌 점도 그럭저럭 괜찮았습니다.

대사 타이밍이나 내용에서 '어디까지나 추가 대사다' 라는 선이 그어진 것이 느껴지기는 하지만 그래도

뭐 어디갔는지 보이지도 않는게 아니라 굵직한 사건마다 한두 마디씩 거들어주기도 하고 DLC 캐릭터끼리 대화하는 씬도 있습니다.

그리고 전투중에서도 상황에 따른 전용 전투대사도 일부 추가되어 있어서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4. 오토

오토 시스템 쓸 일 있을까... 했는데 반복미션에서 돌려놓거나, 귀찮은 첫 1턴 떠넘기는데엔 딱이네요.

지금 이 글도 오토 돌려놓고 쓴 부분이 꽤 됩니다 ㅋㅋㅋ

정신기를 안 쓰는 줄 알았는데 가끔 선견같은 건 쓰기도 해서 의외로 안정적입니다.

특별한 실패조건 없고 압도할 수 있는 전력이 확보된 전투에서는 충분히 쓸 수 있습니다. 딴건 몰라도 에이스 작업이 너무 편해졌어요.

그런데 오토가 돌아가는 도중 대화가 표시되면 오토가 일시정지 되어서 갑자기 뭐 터지는 소리가 안나고 조용하면 X 좀 두들겨주고 그래야 하긴 합니다.


전선 미션으로 오토를 좀 돌리긴 했지만... 숙련자 초회차임에도 사실 오토 돌려가며 노가다를 하지 않으면 어렵다! 는 느낌은 전혀 없었습니다.

어디까지나 구미가 당기는 사이드 미션 정도만 해도 꾸역꾸역 진행이 되기 때문에 결국 이런저런 스톨링 노가다는 다회차 큰그림용, 즉 선택사항이 됩니다.

일반 난이도 정도면 메인만 쫙 밀어도 막히지는 않을 듯한 예감이군요.



5. 종합

이러네 저러네 말은 많지만 30은 다시 한 번 도약하는 슈로대가 된 것 같습니다.

구성도 구성이지만 분량면에 있어서도 버튼 누르느라 손이 아플 정도로 풍성하니 아주 대만족했습니다.

VXT로 입문하신 분들이 쉬우니까 적응은 잘 하겠는데 나중가면 개노잼 수면제더라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30은 확실히 고난이도에서 중반까지는 매콤하게 입맛을 돋궈주는 느낌입니다.

DLC 낼 때 기체도 좋지만 츠메슈퍼로보 같은 가지고 놀만한 거리도 추가해줬으면 작은 바램이 있네요.

유산 미션을 응용하면 어떻게 비슷하게 나올 수 있을 것 같은데...

6. 팁 몇가지

- 30은 이동 항목을 통해서 맵을 싸돌아다니면 얻는게 많습니다.

느낌표 마크가 떠 있는 곳에 가면 초계임무라고 해서 랜덤한 2명의 파일럿에게 경험치 500, 격추수 2를 주고 PP도 줍니다.

출격조차 없는 즉시완료형 임무고 기체 강화계열 서브스토리 여는 조건이 대부분 격추수라서 꾸준히 해주면 좋습니다.

임무를 할 때 마다 조금씩 추가됩니다.


- 지도에서 DBD 알림이 떴을 때 맵을 뒤지다보면 요정 아이콘이 큼지막하게 떠 있는 것이 보입니다. 그곳으로 찾아가면 자금/PP/MxP 중 원하는 걸 줍니다.

- 초반에 유산 찾는 미션에 대해서 썰을 풀어주는데, 그 유산 미션들은 하나같이 이동 항목에서만 발견할 수 있고 미션 리스트엔 안 뜹니다.

참고로 일부 고등급 사기파츠는 이 유산 미션을 계속 진행할 시 나오는 최종 유산미션에서 나옵니다.


- 미션은 아무리 짜잘한 것이라도 일단 출격을 했으면 AOS와 서포터 보너스를 통해 얻는 자원을 정산받습니다.

즉 임무 종료시마다 자금/MxP/격투 및 사격 상승 스킬칩을 얻을 수 있는 AOS업데이트는 빠르게 해둘 수록 얻는게 많아집니다.


- 서포터 SP(S-SP)도 매 턴 회복되고 누적 사용횟수에 따라 보상도 주므로 딱히 쓸 일 없어도 꾸준히 써주세요.

패시브도 패시브지만 싼값에 용기를 걸어주는 종일이라던가 원호방어를 다 풀어버리는 제로 등 쏠쏠한 효과가 많습니다.

- 소비형 강화파츠 좋은게 많이 나왔습니다. 수리요원을 기용할 경우 전체 행운/노력 걸어주는 파츠 두 개 끼우고 1턴에 쓰고 시작하면 성장폭이 남달라집니다.

- 미션의 종류는 키 미션 / 서브 미션 / 반복 미션으로, 반복미션인 전선임무는 하나 깨면 다른데서 하나 나오고 해서 무한정 나오고 전선별로 주는것도 다릅니다.

하지만 계속 하다보면 강제로 키 미션을 진행하게끔 제한이 걸리기 때문에 반복미션을 하기 전에 깨고싶은 서브미션을 우선적으로 깨 두시는게 좋습니다.

[죄수번호-아무번호3]

이래저래 시나리오에서 주는 재미와 전보다 더 확실하게 자가 난이도설정이 되서 좋더라고요
난이도 하드로 두고 HP 개조 덜한채로 하는데 한대한대가뼈아파서 더 생각을 많이하게 되더라고요
보스급 애들도 데미지랑 단단함이 전보다 더 늘었고
이래저래 시나리오 7할 전투3할 이런 느낌으로 즐기고 있습니다
마치 슈로대 처음 접했을때 느꼈던 감정이 다시 나오는거 보니까 잘만든거 같아요
몸 갈아가면서 밤샘을 하게 하니... 이번작보다 다음작이 더 기대되는 슈로대 인거 같습니다

[루리웹-2188918508]

연출이나 일부 작품에 대한 대우가 좀 불만이긴 한데, 적어도 그동안 아예 손을 놔버렸던 레벨 디자인을 잡아보려고 노력한 게 확실히 느껴졌습니다.

[루리웹-3796645766]

확실히...일본게임도 드디어 발전이라는걸 한다는걸 알수있었죠... 테일즈도 그렇고 슈로대도 그렇고요 ㅎㅎ

[퀘렌시아]

전투 UI제거와 회차 제거하고 미션을 골라서 할수 있게 바뀐부분이 맘에 들더군요. 하나 아쉬운점은 전투 프레임을 이제는 좀 올려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아직 30프레임이라니 ㅠㅠ 60으로만 가도 훨씬 더 매끄러울텐데

[내박자는강약약강약]

이번에 가드 성능이 꽤 좋아진 것 같습니다.
체력이 적어질수록 정신기랑 ex액션으로 딜을 넣어도 3-4천밖에 안나오길래 전체적으로 난이도가 오른것 같다고 느껴지네요

[치킨크러스트]

클리어한 미션 수는 몇개정도 되실까요?
연구실 MXP+100 7렙짜리가 12000이나 해서 120개는 깨야 본전인데, 뽕 뽑을만한지 궁금해서요.

[사라다이]

초반 서브만 해도 족히 20개는 넘습니다.

메인 말고 서브도 더럽게 많은 상황이라 연구실 보너스가 채감이 됩니다.

[쌀마스터]

세이브 확인해보니 140 찍혀있네요. 일부 임무는 미션 숫자에 포함 안되는것 같으니 실제로는 한 160~180쯤 될듯 합니다.

[치킨크러스트]

5500짜리까진 빠르게 찍는게 좋은 것 같은데 12000짜리는 뽕뽑는 시점이 너무 늦겠네요 답변 감사합니다.

[사라다이]

저력 조정한건 정말 맘에 들더군요.

예전에는 저력좀 터지면 피격 댐 100 뜨면서 무지성 양념질 하면 끝잉었는대.

이번작은 그짓하면 수퍼계든 뭐든 터지는 상황이 금방 와버려서.

되려 수퍼계는 뒤에서 딜러, 리얼은 앞에서 양념과 탱킹이라는 끔으로 섞어서 굴리게 되내요.

[썰어드림]

DBD 뭔지 몰라서 한 번도 못받아먹다가 이제 한 번 받아먹었어요 으하하하하
미션 클리어가 90개가 다 되어 가는데 으하하하하 ㅠㅠ

[싸펑피펑79]

스위치 플스 어느쪽으로 하는걸 더 추천하나요?! 저도 입문작으로 하고 싶은데, 아직도 고민중이에요!!

[슈우사마]

커스터브금 할꺼면 플스, 휴대용으로 하고싶음 스위치. 단 스위치는 커브금 안되서 3만원짜리 프리미엄 bgm 사야함. 사지않아도 상관없지만 있고없고는 큰차이입니다.

[방귀맛좀봐라]

와 요정은 진짜 처음 알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