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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내적으로 살펴보는 천계전기 : 현실적인 정치극을 그리겠다고 개연성도 설득력도 날려버리는 전개가 있다?
일단 본격적으로 내부적인 전개의 개연성이란걸 살펴보기 전에, 몇 가지를 짚고 넘어가봅시다.
사실 창작물의 개연성이란 것은 참으로 애매모호한 것이며, 또한 반드시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종종 물음이 나오곤 합니다. 특히나 현실적인 상황을 그리고자 하는 쪽이라면 더더욱 모순적인 개념이 되는데, 현실성을 위해서 개연성을 갖춰야 된다고 말하지만 정작 실제 현실에서의 역사와 사건의 흐름은 개연성없이 우발적으로, 혹은 '그냥' 일어나기 때문이지요.
창작물 내에서 주인공이 길가다 갑자기 생면부지의 사람에게 칼침을 맞고 죽으면 개연성 붕괴라고 욕을 먹지만, 현실에선 묻지마 살인이 일어나고 체구 건장한 거한이 넘어져 돌부리에 찍혀 죽기도 합니다. 창작물 내에서는 어떤 집단이 무력 행동을 하기까지 수많은 고민과 이유와 명분이 따라야하지만, 현실에선 중일전쟁이 한 병사가 똥싸러 간 것으로 시작되었죠.(물론 최근엔 용변이 아니라는 이야기도 있긴 합니다.) 이번 천계전기가 쿠데타니까 하는 이야기지만,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쿠데타와 대통령 총격 피습 역시도 수많은 우발적 요소들이 영향을 미쳤으니까요.
그렇기에, (앞에서 실컷 정치극 아니라고 비판해놓고 좀 머쓱하긴 하지만) 현실에서의 정치극 요소를 꽤나 따온 천계전기에서는 인물들의 행동에 동기와 이유 등을 구구절절하게 붙이거나 설명해 개연성을 챙겨야 할 필요가 오히려 적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야기 전개 부분에서 히틀러 암살 작전을 다룬 작전명 발키리, 12.12 군사정변을 다룬 제5공화국과 같은 매체의 구도를 따온것이 상당부분 보이는데, 이런 식의 접근은 인물의 행동에 개연성을 따질 필요를 상당히 줄여줍니다. 누가, 바로 이 시점에, 왜 그렇게 행동했냐고요? 권력이 달려있으니까요. 죽기 아니면 살기인 상황이니까요.
이런 동의가 깔린 것이 정치극이고, 천계전기 역시도 이런 접근의 혜택을 상당부분 받았습니다. 우리는 마리안 유르겐과 하이람 등의 돌출행동에 개연성을 묻지 않으며, 이사벨라의 급격한 입장 전환에 대해 의문을 갖지 않습니다. 카르텔 투항병들의 선택에 대해서도 의문을 갖지 않지요. 권력투쟁, 죽기 아니면 살기 상황에서 줄을 서는데 이유따윈 필요하지 않은 것입니다.
이런 접근법을 따라가면, 현재 천계전기에 불만을 표하는 많은 분들의 단어 선택에 착오가 있음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가장 핵심적인 논란이 되는 에르제의 집권 후 귀족 숙청은 사실 개연성면에서 보면 그리 큰 문제는 없습니다. 정치투쟁이 무력투쟁 국면으로 발전하게 되면, 사실상 서로의 생사를 두고 싸우게 되는 것이고, 승리자가 반대파를 잔혹하게 숙청하고 자신의 편을 든 자를 후하게 포상하는 것은 고대 로마부터 현대 대한민국 민주정에서도 흔히 일어나는 일이니까요. 절대왕권, 그리고 강력하고 신비적인 권위까지 뒤에 업었는데 숙청이 문제될게 무에 있겠습니까?
문제는 에르제의 행동이 개연성은 있어도 설득력이 없다는 것입니다. 당초에 밝혔던 지향가치인 '모두가 권리와 의무를 공평하게 공유하고 법과 질서가 바로서며 번영하는 천계'와, 집권 후 사후처리와 포상에 있어서 '절대적인 권력을 휘두르며 반대파를 (대놓고 명령으로/혹은 드러나지 않게) 죽음으로 숙청하고 그 연관자들까지 연좌제를 물으며 상벌에 있어서도 공평성이 의심되는 모습'이 일치를 하지 않으면서 정치적 설득력과 정당성을 잃었고, 여기에 더해 집권 과정에서 가장 큰 지분을 차지했으며 마땅히 발언권이 보장되어야 할 모험가에게 어떤 의견 수렴 절차도 거치지 않고 모든 결정을 독단적으로 내리는 것을 보면 더더욱 '이 행동이 옳은 행동인가?'라는 의구심이 들게 되죠.
자, 좀 낯선 단어가 나왔지요? 지향가치, 집권과정과 사후처리, 정치적 설득력과 정당성, 지분과 발언권.. 뉴스 기사에서나 볼법한 단어들이죠. 이 단어들은 천계전기가 정치극적 접근을 선택하면서 가벼워진 개연성 부담대신 반드시 챙겼어야 할, '정치논리'를 상징하는 단어들입니다.
천계전기는 정치극적 접근과 이야기 전개를 선택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논리와 그에 따른 각 정치투쟁 주체들의 행동양식이 완전히 부재합니다. 대신 그 자리를 (제작진만 아는) 선악구도가 차지하고 있죠. 이러니 정치극에서 나올만한 '정치적 입장의 견지'와 '사상의 실현'을 기대했던 유저들의 기대를 걷어찬 천계전기의 결말이 반감을 살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 '정치논리'야 말로 정치극을 쉽게 쓸 수 없게 만드는 원인이기도 합니다. 여러분들이 인터넷 뉴스를 보거나 TV 뉴스를 볼 때, 정치인들과 정당 소식을 보면서 최소 한 번은 입에 담았을 말이 있을겁니다. '쟤네 대체 왜저래?' 근데 재밌는 것은, 나중에 보면 그때 왜 그랬는지가 꽤나 명백하게 드러난다는 것입니다. 반대하면 괜히 사람들 악평만 받을 법한데 입법을 반대하고, 서로 손잡고 통합해봤자 표 별로 안벌것 같은데 통합을 하죠. 나중에 보면 신기하게도 그렇게 행동한 것이 이득을 챙기는 행보였다는 것이 드러나죠. 사회의 일반 통념과는 다르게, 정치인들은 권력 앞에서 매우 똑똑해지니까 말입니다.
'정치극'을 완성도있게 쓰려면 이러한 현실 정치인들의 행동양식과 원리를 이해하고 이를 세계관에 맞게 고쳐서 응용해 전개해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게 쉽겠나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여기에 여론과 민심이야기, 그리고 전후 상황이라는 이야기까지 끼어들게 되면 더 복잡해집니다. 한국에선 더합니다. 이런 상황을 간접적으로 교육을 통해 체험하거나 일부 상황의 경우 직접 겪어봤기 때문에 이용자들이 해당 분야에 대한 지식이 있어서 '정치논리'가 부재한 지점을 신통하게 파고들거든요.
이야기가 길었죠? 지금까지 이야기를 한 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대물' 작가진 만치도 못한 역량 주제에 '제5공화국+보좌관' 판타지 해피엔딩 버전을 만드려니 이야기가 터지는겁니다.
그런데 여기에 더해 놀랍게도, 천계전기는 여기에 더해 정치극으로서 챙겨야할 최소한의 사실관계(게임 내의 기존 설정)과 개연성조차도 놓쳐버렸습니다.
그렇다면 천계전기가 놓친 것은 무엇일까요. 하나하나 씩 보죠.
(1) 처한 상황과 따로 노는 황녀의 이상 - 세계관에 대해 조금만 생각해봐도 정치적 설득력이 전무한 황녀의 목표
황녀의 궁극적인 비전인 '만인이 고귀한 천계'를 이루는 수단이자 갈등의 불씨가 되는 것은 황녀가 도입하려 한 '출신과 신분을 묻지 않고 능력에 따라 관료를 임명'하는 제도입니다. 간단하게 생각하면, 굉장히 공감이 가고 동감이 가는 목표죠. 플레이하는 유저들 모두가 민주화 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 이러한 목표가 '선역'인 에르제 입에서 나오는 것은 문제가 없는 접근입니다.
'정치구조'에 대한 고민을 제외한다면 말이죠.
쿠데타와 백성들의 민심, 그리고 귀족들의 야망과 반발을 언급하는 천계전기의 정치극적 특성 상 황녀가 내세우는 이상이 과연 세계관 내적으로 정치적 지지를 받을 수 있는지를, 그리고 그게 왜 지벤 황국 사람들의 반감을 사는지를, 그 여론의 정치적 반감을 어떻게 극복하는지를 반드시 설명했어야 합니다. 하지만 천계 내전 전반부에서 에르제는 이 비전을 어떻게 실현할 지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고 그저 노력을 하겠다고만 말합니다.
하지만 이는 별도의 설명이 없는 한, 세계관 내적으로 따져보았을 때 불가능에 가까운 일입니다.
귀족들이 모여서 거주하고 있는 노스피스와 히링제도의 반발은 어떻게 감수할 것이며, 이미 막대한 부와 사병을 보유하고 있는 귀족(인게임 텍스트 내용)과 평민을 두고 기회의 평등을 보장했다 하더라도 이를 어떻게 실제적인 공정함으로 보장할 것인지와 같은 21세기 현대 민주주의 정치체도 미처 극복하지 못한 종류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는 차치해두더라도,
무법지대가 있습니다.
무법지대 출신의 차별을 철폐한다는 것은 천계전기 내에서 꽤나 핵심적인 소재로 다루어지기 때문에 개연성과 설득력 측면에서 이를 중요하게 해석하는 것 역시 결코 무리는 아닐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정치구조적으로 무법지대 출신의 차별을 철폐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봅시다.
얼마전 한국 사회는 큰 홍역을 치른적이 있었습니다. 제주도에 들어오는 난민들을 수용하느냐 아니냐를 놓고 제주도 내 여론은 물론 대한민국 전체의 여론이 크게 둘로 갈라졌죠. 결과만 보자면, 난민 수용에 반대하는 여론이 압도적으로 우세였습니다. 그들이 딱히 범죄를 저지르거나, 대한민국을 상대로 전쟁을 일으키거나 하지도 않았으며, 이들에게 피선거권이나 선거권을 주는 것도 아니었는데 말입니다.
자, 이제 다시 무법지대를 봅시다. 그 시작과 원인이 어찌되었든 무법지대의 사람들은 황도를 침공하여 국토를 유린하고, 수도를 두 차례나 위협했으며, 막대한 물적 인적 피해를 남겼습니다. 특히 2차 침공 때에는 황도가 절체절명 위기에 처한 순간에, 수도의 외성을 뚫고 내부까지 침공하여 '어린 소년과 민간인을 가리지 않고 살상했으며'(인게임 텍스트), 국가원수를 납치하는 등 그 피해가 한층 더 심각했습니다. 무법지대, 웨스피스는 오랜 시간 지벤 황국의 공권력이 닿지 않았으며, 카르텔의 본산처럼 여겨졌고, 실제로 인게임 묘사에서도 완전히 문화권과 생활양식이 다른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들을 관료로 임명하고 차별없이 모두 받아들이겠다? 그걸 황도의 그 누가 좋아하겠습니까? 최고 권력을 지닌 귀족부터 평민 백성까지 카르텔에게 피해를 보지 않은 사람이 없는 황도 사람들이 황녀의 '차별철폐정책'을 보고 과연 고개를 끄덕일까요, 아니면 정신나갔냐고 황녀를 폐위하려 들까요? 인게임 내에서 카르텔에게 전쟁의 정당성을 실어주거나 최소한의 변호 내지는 긍정적인 묘사도 없는 상태에서 무법지대 차별 철폐 정책을 게임 이야기 내에서 '선'이라고 내세우면 그게 과연 정치적으로 설득력이 있겠습니까? 제가 보기엔 귀족원이 유르겐에 몸이 달아서 쿠데타하는 것만 아니었어도 조만간 황녀가 분노한 황도 시민들 손에 끌려나왔을 것 같은데요.
무법지대 사람들이라고 좋아했을까요? 정작 바로 그 천계전기에서 스토리북으로 무법지대 출신이 받은 차별과 서러움을 (그제서야) 설명하고 앉아있는데 이걸 보고나서 플레이어가, 천계가 차별을 철폐하면 무법지대와 황도가 하하호호 할 수 있겠구나라고 쉬이 납득할까요? 아니면, 차별이 철폐되고 출입이 자유로워진 황도와 무법지대 사이에 미국-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재판이 벌어질거라고 의심할까요?
이런 의문을 막으려면 설명을 했어야 합니다. 황도와 무법지대의 오랜 갈등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를, 무법지대 사람들의 황도에 대한 묵은 원한과, 황도에서 카르텔이 저지른 살상과 방화로 쌓인 새로운 원한을 어떻게 해소할지 그 비전을 제시했어야 합니다. 바로 사람들은 그런걸 기대했기에 천계 내전 1부를 보고 앞으로 이런 큰 문제들을 에르제가 어떻게 해결해나가고 성장할지를 기대했었던겁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용을 등에 업은 절대자 아래의 만민평등이라는 찍어누르기군요.
(2) 지나치게 무능한 귀족파 인원들
이번 천계전기에서 대립하게 되는 귀족파는 무능해도 너무 무능합니다. 제작진이 악함과 무능함을 혼동하기라도 했는지 선악의 대립이 아니라 최소한의 지능을 갖췄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대립처럼 보이죠. 자잘한 전술적인 실수는 차치하더라도 노블 스카이를 놓친점, 겐트에 잔류한 황도 수비대와 황녀의 정원 잔존인원을 해체해 재편하지 않은 점, 귀족측이 (인게임 텍스트상) 황도군에 맞먹는 사병을 보유하고 제국의 협력을 받고 있음에도 이를 황녀 수색에 동원하지 않은 점, 자신들이 군의 지지를 받고 있으면서도 군인을 무시하는 발언을 일삼는 점, 이튼을 빠르게 제압하지 않은 점, 굳이 개입할 필요가 없는데 카르텔을 지원한 점, 쿠데타는 번개같은 속전속결이 원칙인데 민심을 이유로 군대를 대기시킨 점 등 한도 끝도 없습니다.
주욱 나열해놓으니까 별거 아닌것 같지만 하나씩 살펴보면 그냥 점입가경입니다.
노블 스카이 - 노블 스카이의 선주는 유르겐이며 안톤과의 전투가 끝난 상황에서 귀족파가 회수를 했어야합니다. 적어도 쿠데타를 생각했다면 잠재적 적성장비를 무장해제하고 회수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겐트에 잔류한 황도파 방치 - 젤딘하고 마를렌의 목을 내다걸수는 없어도 그들이 손가락 하나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연금하고 수족을 잘랐어야 합니다. 쿠데타에서 가장 기본 중의 기본인데 이를 지키지 않았습니다.
황녀 수색 - 왜 안했습니까? 위축되기라도 한겁니까? 아니면 병력이 너무 적어서 도주한 황녀를 수색할 여력이 없었습니까? 그렇다면 황녀가 수작질못하게 각종 프로파간다라도 뿌렸어야 하지 않습니까. 인게임에서 황녀파측 전단지는 있는데 왜 귀족파측 전단지는 없는거죠?
군인 무시 - 멍청이입니까? 쿠데타의 권력은 총구에서 나옵니다. 쿠데타를 할 생각이 있는겁니까?
이튼 제압 - 전기를 안보내주는 등 어중간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는 이튼을 빠르게 제압하지 않은 결과 황녀가 군을 규합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습니다. 식량을 확 끊어버리고 이튼에서 황도로 못오게 농성을 하던가, 제국과 협동작전으로 쿠데타 초기에 이튼의 지휘권을 획득했어야 순리 아니겠습니까?
개입할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 카르텔을 지원한 점 - 왜 했습니까? 카르텔을 지원해서 정치적으로 얻는 이득이 어디에 있습니까? 쿠데타 세력은 지금 하루빨리 다른 황도군 세력을 영입해야 하는 처지 아니었습니까? 웨스피스 군을 장악했으면 황도로 불러들여서 재편할 생각을 해야지, 카르텔을 지원해서 뭐에 씁니까?
민심을 이유로 군대를 대기시킨 점 - 역대 쿠데타 중 군대를 속전속결로 움직이지 않고 성공한 쿠데타는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밤이건 낮이건 쿠데타군은 정권 획득이란 진격과 교전을 멈추지 말아야 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정치극이 기본적인 개연성을 좀 소홀히 해도 된다고 하더라도, 이건 너무 지나치지 않습니까. 어떻게 귀족 모두가 이렇게 멍청할 수가 있는 것입니까. 그냥 아예 황녀가 이길 이야기라고 대놓고 광고를 하는 수준인데, 이 정도의 얕은 적 수준을 가지고 어떻게 긴장감과 승리감을 이야기로 전달할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더더욱 놀라운 것은 이런 상황에서 황녀에게 레지스탕스라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 성격을 지닌 치트키를 쥐어주고 난 뒤에야 '세력모으기'라는 이야기를 가까스로 전개해나갈 수 있었던 천계전기의 스토리 품질이 아닐까요?
(3) 유능한 척 연출되나 실제론 거품이 낀 네빌로 유르겐
천계전기에서 가장 정치극의 출연인물다운 모습을 보인 네빌로 유르겐,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야말로 천계전기의 스토리 전개 방향성을 기괴하게 뒤틀어놓고 허무한 결말을 빚어내게 한 일등 공신이라 생각합니다.
일단 유르겐의 사상과 신념의 완성도, 대국적인 액션 플랜에는 큰 흠이 없습니다. 황녀쪽의 막연한 '무법지대 차별 철폐'보다는 훨씬 더 현실정치(Realpolitik)적인 접근이죠. 문제는, 분명 묘사로만 보면 네빌로 유르겐의 능력과 지향점은 훌륭한데, 실제 이야기에서는 무능의 극치를 보여준다는 점입니다 자, 머릿속에 낀 거품을 한번 걷어주고 냉정하게 네빌로 유르겐의 천계전기 내 행적을 되짚어봅시다.
- 딸이 하이람과 제국과 작당해 일을 벌이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다 뒤늦게 눈치채 다급히 난입하고
- 반란 이후에 표면적으로는 통제권을 쥐고 있으나 딸은 사사건건 반발해 통제가 안되고 다른 귀족파들도 그의 통제에서 벗어나려 하며
- 하이람은 컨트롤이 안되어서 끝까지 속을 썩이고
- 황도 내에 있는 황녀파 세력을 효과적으로 제거하지 못했으며
- 눈엣가시인 딸을 제거하는데는 성공하나 이후 반란의 통제권을 완전히 안제 웨인에게 넘기고
- 그리고 허망하게 죽습니다.
빈말로도 유능하다고 할 수 없는 행적입니다.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할까요?
이야기 내적에서 살펴보자면, 네빌로 유르겐에겐 자신과 같은 이상을 공유하고 수족처럼 움직여주는 측근이 단 한 사람도 없습니다. 하다못해 유르겐 가문의 위세를 온전히 빌려올 수 있으면 몰라도, 그중 일부, 혹은 대부분을 마리엔 유르겐이 가져간 상태에서 자기 자신의 유능함과 식견만으로 자신을 견제하려는 귀족파와 딸을 붙잡아 자기 휘하에 넣고 반란 상황을 혼자서 제어하고 있는 것입니다. 당파를 이루는 것은 고사하고 믿을만한 심복 하나가 없으니, 젤바나 노블 스카이에서 보여준 모습의 그라면 응당 생각했을만한 주인공에 대한 적극적인 회유, 귀족원 장악, 이튼 공업지대와의 담판, 황도군 여론 장악을 통한 황녀 고립 등의 전개를 이어나갈 수가 없는거죠.
과대해석이 아니냐고 물으실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다시 돌이켜 생각해보십쇼. 천계전기의 중요한 순간마다 네빌로 유르겐은 직접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자기 자신을 따르는 사병이 딱히 있는 것도 아니어서, 초반에 젝터 사살을 말릴때도 직접 움직이고, 반란이 성공한 뒤 하이람과 딸을 직접 어르고 달래며, 젝터가 탈옥했을 때도 딸을 처리하고 젝터를 체포하기 위해 직접 움직였습니다. 결국 딸을 사살한 이후, 그는 갑작스레 모든 실권을 자신과 은연중에 대립하던 귀족파에게 넘기고 칩거해버립니다. 네빌로 유르겐 정도의 거물이자 능력자라면 자기 휘하의 심복들이 응당 있어야 마땅한데도 표현이 되지 않고, 결국 반란 말미에는 뒷방 늙은이 신세가 되버리고 만겁니다.
내적인 분석에서 한 발 물러나 좀 더 크게 보자면, 이는 앞선 글에서 누누히 언급한 '선'인 에르제가 '악'인 귀족파를 처단하는 구도를 연출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유력한 라이벌이자 대립항인 네빌로 유르겐의 힘을 빼고 무능하고 아집이 가득한 귀족파를 전면에 세워서 에르제에게 정당성을 더 실어주려는 것이지요. 그러나 애시당초 그럴 의도였다면 정치극 흉내낸답시고 삼파전을 구상하면 안되었습니다. 덕분에 네빌로는 유능한 척만 하는 허망한 야심가가 되었고, 네빌로라는 브레인이 빠져버린 귀족파는 천계전기 이야기 전개의 질적 수준을 웃음벨 경연대회로 격하시켜버렸으니까요.
(4) 까먹었거나 고의적으로 무시된, 황녀파와 귀족파의 군사적 전력 수준
천계전기는 기본적으로 정치극적 접근을 차용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가장 폭력의 대결이 두드러지는 쿠데타라는 소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쿠데타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양측의 즉시 가용 전력과 추가적으로 가담이 예상되는 세력들의 전력비입니다. 작전명 발키리, 제5공화국, 강철비 등 쿠데타를 소재로 차용한 매체물들은 거의 모두가 쿠데타에 가담한 세력과 진압에 나선 세력들을 명확하고 뚜렷하게 표시하며, 이들간의 전력비와 병력차까지 세심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비단 쿠데타를 소재로 차용한 매체뿐만 아니라, 거대 세력간의 군사적 전쟁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이야기의 경우, 대부분은 병력의 차이를 통해 이야기의 위기감을 고조하고 몰입감을 끌어올리며, '주인공'의 역할을 강조하는 장치로 사용합니다. 하다못해 같은 넥슨이 제작한 마비노기 영웅전의 최근 스토리만 해도, 로체스트로 향해 쳐들어오는 군대의 규모는 정병 몇천이며, 아군 중군은 어느어느 성이 가담했다라는 텍스트를 통해 연출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그럼 던파에서, 천계 전체의 운명을 가를 거대한 내전에서의 군사력 대결 양상의 연출은 어떨까요?
놀랍게도 없습니다!
정치논리의 가장 핵심이 되는 군사력에 대해 아무런 표현을 하지 않고 쿠데타를 소재로 하는 이야기를 전개하는 이 무식한 처사 덕분에 천계전기를 진행하는 내내 주인공과 이를 조종하는 플레이어는 어느쪽이 유리하고 불리한지 명확한 판단을 전혀 내릴 수 없게 됩니다. 황녀가 놀라운 언변으로 이튼의 사령관을 굴복시켜 끌어들였다고요? 놀라운 언변인지는 둘째치고 일단 이튼의 군대 수가 몇 명인지도 모르겠는데 그게 얼마나 대단한거에요? 예? 노스피스 소속 군대가 황도에 주둔하기 시작했다고요? 여태까지 귀족 휘하의 노스피스 사병이 주둔한게 아니었어요? 아 걔네는 귀족원 소속 보병이에요? 그럼 귀족원 소속 보병은 대략 몇천이고 노스피스 소속 군대는 대략 몇천이에요? 아 그런건 모르겠고 노스피스 군대는 짱쎈 첨단무기로 무장하고 있다고요? 젝터가 퇴역군인을 규합해 저항을 시작했다고요? 얼마나 가담했는데요? 아 그건 몰라요?
이게 무슨 정치물입니까. 이게 무슨 쿠데타 소재 이야깁니까. 하다못해 가담한 세력을 구체적으로 쭉 나열하는 것도 아니고, 주요 세력간의 전력비를 뚜렷하게 어디가 유리하다라고 딱 부러지게 말을 하는 것도 아니며, 쿠데타에서 흔히 있는 내부분열로 인해 어느정도 타격을 입었는지도 단 한 줄도 나오지 않습니다. 정치물인데 정치 지형도를 파악할 수 없다는건 둘째치고서라도, 주인공의 활약 정도가 어느정도인지도 파악을 못합니다. 사실 주인공이 다한게 아닐까요? 아니, 사실 주인공은 한게 요만큼도 없고 실제로는 황녀파 소속 군대가 엄청 많았던게 아닐까요? 뭐, 황궁을 함락시키고 주요 전투마다 활약한 주인공의 활약상을 보면 한건 분명히 많겠지만, 쿠데타 상황에 개입한 당사자로서 자신이 처한 상황과 자신이 가진 권력(무력)을 체감할 수 없게 하는건 도대체 무슨 의도인지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가 없습니다. 아마 그냥 생각이 없지 싶은데 말이에요.
여하간 이런 무신경함 덕분에, 천계전기 내내 긴장감을 느끼기가 힘듭니다. 무능한 귀족파의 행보와 겹쳐서, 노스피스에서 지원군이 왔다고 해도 이게 '아 무슨 일이 터지고 상황이 바뀌겠구나'가 아니라 '어 있네'가 되고, 젝터가 자경단을 이끈다는 전개가 나와도 '와 이렇게 불리한 상황에서 황녀파에 힘이 되주는구나!'가 아니라 '어 그래 자경단 있네'가 됩니다. 아니 직접 체험하는 쿠데타 진압 과정이 제5공화국 진압군 출동씬보다 긴장감이 없으면 안되는거잖아요. 그렇죠?
(5) 용타고 온 에르제
이건 많이들 언급하셨으니까 그냥 한 줄 요약하고 생략합니다.
천계 내전 1부 스토리북에서 최고 사제가 즉위한 이유가 나오는데, 그 이유는 바칼의 폭정으로 황제직위가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끝.
(6) 이런 혼란상 속에서 누구에게도 기억되지 못한 채 잊혀진 데 로스 제국
잊으시면 안됩니다. 쿠데타의 시작부터 끝까지, 데 로스 제국은 천계전기 전반에 걸쳐서 개입했다는 것을요. 그 과정에서 제국의 세력 역시 둘로 갈라졌으며, 황녀 이사벨라가 이끄는 일파가 승리하여 천계와의 동맹을 이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귀족파를 지원한 측이건, 황녀파를 지원한 측이건 그 행적과 여파, 그리고 동기가 속시원하게 드러나지 않으며 심지어 주인공이나 자신들이 협력하고 있는 양대 세력과의 접촉 역시 거의 전무하단 점입니다.
슈만 공작이 이끄는, 그리고 짐작컨대 황제의 뜻을 직접 따르고 있는 귀족파 지원 제국군 측은 인게임 던전 내에서는 자주 등장하나 그게 전붑니다. 슈만 공작 본인이 나오는지 안나오는지도 이젠 가물가물할 지경이고, 제국측 인사가 귀족파와 밀담을 나누거나 앞으로의 방향을 협의하는 장면 역시 가뭄에 콩나듯 나옵니다. 제국 측의 속내가 시원하게 나오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제국 측 주요 장교와 직접적으로 대결하는 구도가 나오지도 않습니다. 황녀를 향해 신사적으로 항복하라(제3자의 입장에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중재를 하는 것은 내전에 개입한 외부국가가 많이 써먹는 수법입니다)는 권유를 하지도 않아요. 계획이란게 있긴 한지 모르겠습니다.
한편 이자벨라가 이끄는 황녀파 지원 제국세력은 이자벨라 본인의 의도는 분명하게 나오나 정작 구체적으로 어떻게 황녀파를 지원하려 한건지 전혀 나오질 않습니다. 그러고선 갑자기 결말에서 나와서 언변을 과시하는데 도대체 무슨 행동을 했다는 건지 이해가 안갑니다. 거기에 에르제는 한술 더 떠 '그대와 제국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힘을 써줘서' 운운 하는데 뭔 힘을 썼다는 건지 참으로 모를 일입니다.
결국 귀족파 지원 세력과 황녀파 지원 세력 모두 그 동기와 액션플랜, 그리고 사후 손익이 모두 불분명하게 남게 되어 완전히 병풍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게 뭐하는 전개입니까? 이럴거면 데 로스 제국을 쿠데타 이야기에 왜 넣은거죠? 데 로스 제국이 제 3자로서 변수를 창출해서 이야기를 끌어나갔어야 하는거 아닙니까. 현실정치를 이야기하기 전에 이건 최소한의 이야기 완성도와 흥미의 문제 아니겠습니까? 이럴거면 왜 쿠데타를 소재로 하고 왜 정치극으로 접근을 하고 데 로스 제국을 참전시킨 건지 모르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데 로스 제국이 천계의 반란에 개입할 때, 이런 식의 결말을 맞으리라곤 생각지도, 그리고 원치도 않았을 겁니다.
아, 데 로스 제국이 이렇게 행동한 정치논리 상의 이유는 뭐냐고요? 그걸 모르겠으니까 제가 이렇게 쓴거 아니겠습니까.
(7) 황녀님 한마디에 줄줄이 넘어오는 이튼과 웨스피스
글도 길어졌고, 더 쓸 힘도 없으니 이 부분은 길게 설명 안하겠습니다. 특히, 이튼을 설득하는 부분은 실소도 안나왔습니다. 그 정도의 언변으로 자신을 구금하려는 군벌을 굴복시킬 수 있다면, 중국 후한말의 황제들이 자신들을 허수아비로 삼으려는 군벌들에게 고초를 겪는 일은 없었을 겁니다. 헛소문에 자신의 위신이 깎일까봐 말을 잇지 못하는 사령관에 대해서는... 더 이야기를 이어가기도 싫군요.
웨스피스요? 몇 대에 걸쳐 피를 흘려 맞선 적에게 자신들의 지휘권을 주려고하는 정치인을 지지하는 군인 집단이 있다? 놀랍게도 있네요.
3. 번외 : 그 외 잡다한 문제점들
이렇게 굵직한 개연성과 정치논리 상의 문제를 제외하고 보더라도, 천계전기에는 이야기의 매력을 깎아먹는 외적인 요소와 내적인 요소가 산재해있습니다.
(1) 무시된 위성병기 설정
'노스피스의 코스트가드 부대에서는 충분히 능력이 강한 런처들에 한해 천계의 몇 안되는 위성과 컨택할 수 있는 권한을 주었다. 그들은 어디든지 볼 수 있는 위성의 카메라와 대지를 추적하는 빔을 활용할 수 있게 되는데 천계인들은 이런 런처들을 '블래스터'라 불렀다고 한다.'
하지만 천계전기에서 노스피스군은 위성 무기를 쓰지 않았죠. 귀족들이 신사라서 그런걸까요? 아니면 설정을 까먹은걸까요?
(2) 뜬금없이 등장해 허무하게 퇴장하거나, 혹은 모든걸 해결하는 뉴페이스들
귀족파 뉴페이스들은 일러스트를 왜 그렸는지도 모를 정도로 허무하게 퇴장하였으며, 세븐 샤즈는 진짜 그 등장도 생뚱맞고 전개는 한없이 가벼워서 지금 쿠데타 이야기를 보는 건지 시트콤물을 찍는건지 모를 지경이었습니다. 이야기가 일언반구도 없다가 갑자기 튀어나온 유르겐의 딸과 아들은 더 이상 구구절절하게 말할 필요가 없죠.
(3) 인게임에서 완전하게 완결되지 못하고, 외부 미디어믹스를 참고해야 하는 결함투성이 완결성
왜 인 게임 퀘스트를 진행하는데 그 전개와 인물을 이해하기 위해 굳이 웹툰을 봐야 하는걸까요. 최소한 그 내용을 스토리북으로라도 담아내는게 훨씬 낫지 않았을까요? 아니, 더 나아가 차라리 스토리북의 내용을 진행 도중에 볼 수 있게 하는 녹여넣는 편이 더 좋지 않았을까요?
(4) 무법지대 차별 정책을 소재로 삼았으면서 무법지대가 이야기에서 소외됨
굳이 더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요? 하다못해 카르텔 투항병들의 이야기를 좀 더 중점적으로 담아냈어야 하는게 아닌가요? 당췌 무법지대 차별 정책을 중심소재로 삼았으면서 왜 결말은 이튼이 중심이 되는거지요?
(5) 폐하 성은이 망극하옵나이다! 에르제님 말씀에 감격을 금치 못하는 인물들
호통으로 PTSD 치료, 유르겐 주니어에게 몇마디 하니까 줄줄 눈물을 흘리면서 무릎꿇고, 이자벨라도 위축되게 만드는데 정작 그런 위엄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어떤 계기로 얻었는지 참으로 전달이 미흡합니다. 그렇다고 또 말하는 대사들의 완성도가 높냐면 그것도 아니잖아요?
이상입니다.
글이 3편 분량으로 매우 길어졌는데, 제 글이 어떤식으로라도 읽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제작진에겐, 이런 스토리를 낼거면 차라리 메인스토리에 집중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괜히 되도 안되는 정치극 시도하지말고 카쉬파 하렘 스토리처럼 선악 분명하게 끌고가던가, 힐더의 속임수와 사도 토벌의 필요성 사이에서 고민하는 기존 스토리의 기조를 끌고 가던가..
지금 그림시커 쪽 스토리라인에서 또 이상한 연합 같은거 만들고 주인공을 중심 인물로 부상시킨 모양인데, 천계전기 결말이 이럴진대 그쪽 결말이라고 바람직할지 전 잘 모르겠습니다.
글쓰다보니 밤을 새었네요. 모두 즐거운 주말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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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잘읽었습니다. 하나하나 공감하며 읽었네요. 장문이지만 문제점을 잘 짚은 글로 보였습니다. 황녀파에 강제로 집어넣었으면 공공선에 대한 황녀의 추구를 제대로, 설득력 있게 보여줘야 함에 동의합니다. 저는 사실 플레이하면서 제가 동참하여 학살하고 있던 귀족파에 더욱 애정을 느꼈거든요. 그런 문제를 본인들도 인식했는지 귀족의 인식을 깎아먹고자 무식과 악을 혼동했다는 말이 정말 적절한 것 같습니다. 스토리 내에 나타나는 인물이 작가의 역량을 뛰어넘지 못한다는 말이 계속 떠오르는 전개였네요. 황녀파가 불쌍하고 보던 인물이 많으니 위기에서 구해줘야 한다는 명분에 정말 선택권이 박탈당했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는데 이럴거면 분기를 추가해주거나 아니면 최소한 황녀가 내세우는 이념이 설득력 있고 올바르며 진짜 '선'이었어야 하는데 몰고 와서 하는 말이라곤 짐이 곧 천계이고 하늘이니 제를 올리라는데 억장만 무너지네요. 모험가에게 최소한의 선택지조차 주지 않고 이런 ↗같은 이념에 동조하게 만든다는게 실망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에르제가 말한 평등 정책의 실현 과정과 명민함의 표현에 대한 비판도 공감하면서 봤습니다. 인물들이 놓인 상황은 하나도 고려하지 않고 그저 명민하다, 영특하다 이런 말과 평등정책 실현한다고 노력하는 말로만 넘어가니까 전혀 납득이 되지 않았어요. 새로 나타난 인물들도 개연성과 캐릭터성은 전혀 나타나지 않은 채 황제 폐하 만세! 만 반복하고 있고... 우습네요 그나마 캐릭터성이라는게 존재하던 이들은 싸그리 다 죽거나 근본 자체가 붕괴했구요. 하나하나 주옥같은 글이네요. 윗분 말대로 많은 사람들에게 읽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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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봤습니다. 솔직히 지금 스토리나 설정 세운다고 사이트 만들고 그러던데 이미 대전이나 오리진으로 스토리 몇번이나 갈아 엎는 놈들에게 그런걸 바라긴 힘들 것 같네요. 솔직히 스토리도 빌드업 쌓는 것도 아니고 그때 만들고 이후 전에꺼 보고 만들고 그렇게 닥칠때마다 새로 쌓아두는 젠가 같아서 언젠가 무너질거라 생각했는데 이번 천계전기로 살짝 무너졌다고 생각되네요. 아직까지는 메인 스토리까지는 무너지지 않았지만 이제 본격적으로 시로코 레이드 스토리 전개되면 과연 오리진하면서 지웠던 XX이나 천계 언급까지 하면서 천계 인물들도 재등장 할 것 같은데 과연 어떻게 될지 여러모로 기대되네요.(좋은쪽 안좋은쪽 둘다) 솔직히 2번 했으니 3번도 못하겠냐는 마음에 다시 대전이, 오리진 같이 스토리 리부트 들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지혜의 인도에서 다시 실패하면 안된다는 루프물 떡밥까지 날렸으니 이번에 실패했으니 다시 시작해야 한다며 95렙 마계대전 직후 스토리를 리부트하는 일부 리부트 형식으로 말이죠. 물론 지금의 강정은 그럴 생각이 없어보이니 다음 디렉터를 기대해봐야겠죠. 물론 그 사람이 할지는 모르겠지만요. 글 잘 읽었습니다. 장문이었지만 내용이 잘 이해가 되어서 좋았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봤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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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 스토리보다 감상문이 더 재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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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글들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는 초반부터 뭔가 잘못되었다고 느끼는 쪽인터라서 약간 의견이 다르긴합니다만, 적어도 '냅다 골을 박아버렸다'라는 부분에서는 크게 동감합니다. | 20.01.19 07:5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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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 스토리보다 감상문이 더 재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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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봤습니다. 솔직히 지금 스토리나 설정 세운다고 사이트 만들고 그러던데 이미 대전이나 오리진으로 스토리 몇번이나 갈아 엎는 놈들에게 그런걸 바라긴 힘들 것 같네요. 솔직히 스토리도 빌드업 쌓는 것도 아니고 그때 만들고 이후 전에꺼 보고 만들고 그렇게 닥칠때마다 새로 쌓아두는 젠가 같아서 언젠가 무너질거라 생각했는데 이번 천계전기로 살짝 무너졌다고 생각되네요. 아직까지는 메인 스토리까지는 무너지지 않았지만 이제 본격적으로 시로코 레이드 스토리 전개되면 과연 오리진하면서 지웠던 XX이나 천계 언급까지 하면서 천계 인물들도 재등장 할 것 같은데 과연 어떻게 될지 여러모로 기대되네요.(좋은쪽 안좋은쪽 둘다) 솔직히 2번 했으니 3번도 못하겠냐는 마음에 다시 대전이, 오리진 같이 스토리 리부트 들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지혜의 인도에서 다시 실패하면 안된다는 루프물 떡밥까지 날렸으니 이번에 실패했으니 다시 시작해야 한다며 95렙 마계대전 직후 스토리를 리부트하는 일부 리부트 형식으로 말이죠. 물론 지금의 강정은 그럴 생각이 없어보이니 다음 디렉터를 기대해봐야겠죠. 물론 그 사람이 할지는 모르겠지만요. 글 잘 읽었습니다. 장문이었지만 내용이 잘 이해가 되어서 좋았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봤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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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잘읽었습니다. 하나하나 공감하며 읽었네요. 장문이지만 문제점을 잘 짚은 글로 보였습니다. 황녀파에 강제로 집어넣었으면 공공선에 대한 황녀의 추구를 제대로, 설득력 있게 보여줘야 함에 동의합니다. 저는 사실 플레이하면서 제가 동참하여 학살하고 있던 귀족파에 더욱 애정을 느꼈거든요. 그런 문제를 본인들도 인식했는지 귀족의 인식을 깎아먹고자 무식과 악을 혼동했다는 말이 정말 적절한 것 같습니다. 스토리 내에 나타나는 인물이 작가의 역량을 뛰어넘지 못한다는 말이 계속 떠오르는 전개였네요. 황녀파가 불쌍하고 보던 인물이 많으니 위기에서 구해줘야 한다는 명분에 정말 선택권이 박탈당했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는데 이럴거면 분기를 추가해주거나 아니면 최소한 황녀가 내세우는 이념이 설득력 있고 올바르며 진짜 '선'이었어야 하는데 몰고 와서 하는 말이라곤 짐이 곧 천계이고 하늘이니 제를 올리라는데 억장만 무너지네요. 모험가에게 최소한의 선택지조차 주지 않고 이런 ↗같은 이념에 동조하게 만든다는게 실망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에르제가 말한 평등 정책의 실현 과정과 명민함의 표현에 대한 비판도 공감하면서 봤습니다. 인물들이 놓인 상황은 하나도 고려하지 않고 그저 명민하다, 영특하다 이런 말과 평등정책 실현한다고 노력하는 말로만 넘어가니까 전혀 납득이 되지 않았어요. 새로 나타난 인물들도 개연성과 캐릭터성은 전혀 나타나지 않은 채 황제 폐하 만세! 만 반복하고 있고... 우습네요 그나마 캐릭터성이라는게 존재하던 이들은 싸그리 다 죽거나 근본 자체가 붕괴했구요. 하나하나 주옥같은 글이네요. 윗분 말대로 많은 사람들에게 읽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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