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서 처음으로 써본 던파 소설을 어디에 쓸까 하다가 던파캐스트에 지원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모험단 이름은 '높다란낭만'이고 21레벨입니다. 길드도 가입 못하고 직업 키우는 재미로 즐기고 있는 뉴비에요.
루리웹에도 한 번 올려보려 하니 잘 부탁 드립니다.
마계의 달 델라리온마저 밝히지 못하는 브롱크스의 어느 숲. ‘인형의 숲’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숲은 마력을 빨아들이는 장미로 뒤덮여있다. 온갖 저주가 서려있는 곳. 악명 높은 카쉬파조차 감히 들어오려 하지 않는 곳. 그곳이 바로 인형의 숲이다.
- 얼마 전에 '지니위즈' 가 된 낸시 레더펠이 작성한
<마계 최고의 마도학자가 들려주는 마계 적응법> 중.
벌
벌써 일곱 번째이다. 정말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 번쩍이는 보석이 박힌 빗자루를 들고 속으로 주문을 되뇌었다. 이번에도 안 되면 깨끗하게 그만두리라고 생각하며.
침착하게 힘을 가라앉히고 주문을 외웠다. 영창이 시작되며 대기에 깃든 마나가 진동하고, 마력이 모여들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지난 여섯 번의 실수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안은 숨을 푹 내쉬었다. 또 실패했다. 그때, 빗자루가 갑자기 한 방향으로 휙 끌어당겨졌다. 너무 놀라 손을 놓지 못했다. 빗자루가 날아가며 이안도 한참을 따라 끌려갔다. 빗자루가 멈추었다. 눈앞에 검은 스타킹을 신은 익숙한 발목이 보였다. 변명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을 것을 알기에, 눈을 꾹 감았다.
날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안. 눈 떠.”
“……죄송해요, 헤이라 님.”
“눈 뜨라니까.”
눈을 떴다. 뾰족한 이빨을 드러내고 웃는 험상궂은 곰인형이 얼굴을 들이밀고 있었다. 기겁해 숨을 급히 들이마시다가 그만 사레가 들리고 말았다. 기침소리가 저택을 가득 채웠다.
“매드, 일으켜줘.”
곰인형 매드가 이안의 팔을 붙잡았다. 매드는 한 손만으로 이안을 일으켜 세웠다. 마치 반성하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였다. 똑바로 섰다. 이안은 키가 작지만, 헤이라는 더 작다. 헤이라는 품에 토끼인형 해피를 껴안은 채 못마땅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사납게 이안을 올려다보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무슨 핑계를 댈 거야?”
잠시 겁을 먹었지만, 이안은 얼른 미리 생각해둔 핑계를 꺼냈다.
“하하, 그게요. 낸시 누나가 데리고 다니는 퍼밀리어가 부러워서 저도 한 번 만들어 보려고…….”
“아직도 미련을 못 버린 거야?”
대기가 차가워졌다. 이안의 목 뒤로 침이 넘어갔다. 소리가 들렸을까 가슴을 졸였다. 입이 바싹 말라가는 것을 느끼며 입을 열려던 그때, 헤이라가 먼저 말했다.
“네 방으로 가자.”
당혹스러웠다.
“네?”
“네 무릎. 까졌잖아.”
그 말을 듣고 무릎을 내려다보니 가늘게 금이 가 있었다. 빗자루를 잡고 끌려가던 도중 무릎을 쓸린 모양이었다. 늘 그랬듯 통증은 거의 없었다. 이안은 2층의 방으로 걸어 올라갔다. 등 뒤에서 헤이라의 시선이 느껴졌다. 방문을 열고 들어가 침대 위에 앉았다. 헤이라가 바늘을 꺼내기를 기다렸다. 헤이라는 해피를 고쳐 쥐고 바늘을 등에 꽂았다. 바느질을 시작하자 상처가 순식간에 아물기 시작했다.
"감사합니다, 헤이라 님.”
헤이라는 말없이 바느질을 계속했다. 그러다가,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
“……그런데 너, 왜 나한테는 누나라고 안 불러?”
“네?”
헤이라가 인상을 찡그렸다.
“낸시는 누나라고 부르잖아.”
“지난번에는 극존칭을 쓰라고 하셨으면서…….”
“내가 언제 그랬어!”
항상 이런 식이다. 헤이라가 변덕을 피우면 이안은 웃으며 넘어간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알겠어요. 누나. 이제 그만 해도 돼요. 다 나았어요."
“그래? 그러면 다시 물어볼게.”
‘아차.’
얼른 궁리를 해보았다. 낸시가 찾아올 때가 되었는가? 낸시는 정기적으로 헤이라를 찾아온다. 연구를 공유하려는 목적으로. 하지만 얼마 전에 다녀갔으니, 오늘은 오지 않을 것이다. 이방인이 숲으로 찾아올 가능성이 있는가? 그 어떤 용감한 전사라고 해도 한밤중에 감히 인형의 숲에 들어오지는 못한다. 외부의 개입이
일어날 여지가 전혀 없으니, 꼼짝없이 헤이라와 대면할 지경에 놓였다. 가능한 피하고 싶었는데도.
“내 빗자루로 뭐 하려고 했어?”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는 헤이라에게 더 이상 숨길 수는 없다. 이안은 포기했다.
“……이미 다 아시면서.”
“그렇게 여기가 싫은 거니? 다른 곳에서 살고 싶은 거야?”
이안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안은 순간이동 마법을 쓰려 했지만, 태생적으로 마력을 전혀 가지지 못한 이안이 해낼 수 있을 리는 만무했다. 헤이라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수년 전 인형의 숲 한복판에서 과거를 잊은 이안을 발견한 이후로, 하루도 빼놓지 않고 이안을 보살폈다. 그만큼 헤이라는 이안을 걱정하는 마음이 컸다.
하지만 이안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한 번도 인형의 숲 바깥으로 나가보지 못 했잖아요……. 헤이라 누나와 이곳에서 사는 것도 좋지만, 이제는 다른 곳에서 살아보고 싶어요.”
“어디로?”
“어디든지요! 마계 팔면에 갈 곳이 얼마나 많은데요.”
“그 중 카쉬파의 본거지와 마수 출몰지를 제외하면 얼마나 남지?”
“…….”
풀이 죽은 이안을 보고 헤이라는 특유의 미소를 지었다. 의도와는 상관없이 보기만 해도 움츠러들게 되는, 사악한 미소.
“이안, 우리 조심하자. 마계는 위험한 곳이야. 나는 너를 이곳에서 내보낼 수 없어.”
“그렇지만…….”
헤이라가 말을 끊었다. 이안의 양 어깨를 붙잡고, 속삭이듯 말했다.
“내 말 들어. 너는 내 거잖아, 그렇지?”
“네, 맞아요.”
이안은 그저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바느질을 멈추고 일어난 헤이라가 손을 내밀었다. 이안은 헤이라의 손을 잡았다. 자그마한 손은 무척 따뜻했다. 몸을 일으켰다.
“쉬고 있어. 내 빗자루는 함부로 건드리지 말고. 저주받기 싫으면.”
이안은 끄덕였다. 헤이라의 긴 양갈래 머리카락이 들썩이며 계단을 내려가는 것을 보고, 황급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매드도, 해피도 없음을 확인하고서, 침대로 몸을 던졌다. 푹신했다.
참 좋은 곳이다. 이 저택은 아주 크고 고풍스러우며, 시간을 보낼 거리가 많다. 하지만 저택 밖은 위험하다. 나가면 보랏빛 안개에 길을 잃고 말기에 저택에 갇혀있어야 한다. 이안은 그 사실이 싫었다. 변덕스러운 헤이라도, 사나운 매드도 좋았지만, 이제는 더 큰 세상을 보고 싶었다. 이안은 종종 탈출을 꿈꿨다. 놀라운 마법으로 이곳을 벗어나, 전혀 다른 세계로 떠나는 것을. 하지만 가능할 리가 없다. 이안은 어떠한 마법도 쓸 수 없는 몸이니까.
창밖으로 비쳐온 눈부신 빛에 고개를 들기 전 까지, 이안은 침대에 얼굴을 파묻고 우울한 기분에 잠겼다.
*여거너 APC 고고학자 이안 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충격이군요. 그 이안과는 다른 인물입니다!
*루리웹 여러분들이 착하고 성실한 선남선녀뿐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애초에 루리웹에 처음 글을 써보네요. 어후. 긴장되어라.
*그래서 레어아바타가 뭔가요?? 돈 주고 사야하는 거예요?? 없으면 레이드 안 끼워주나요?
제 블로그 주소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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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하겠습니다 :) | 19.08.19 23:3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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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을 늦게봤네요 희귀한거였어요? 어쩐지 다른 소설이 안보이더라니.. | 19.08.22 20:0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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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저도 글쟁이입니다 슬럼프와 스펙업과 현실 스펙업이 맞물려 글을 못쓰는 상태지만요 | 19.08.22 22:2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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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그러셨군요 슬럼프 이겨내실 수 있을 거예요!! 힘내세요 | 19.08.22 23:28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