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이 지나면 나라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기에 나는 정신적으로 퍽 긴장한 상태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
하급기사에다가 내 삶을 유일하게 지탱해준 동료들마저 다 죽어가고 혼자남은 상태라 더는 고통을 견딜 수가 없다.
그래서 이 신전의 한 곳에서 벗어나 베히모스의 아래로 뛰어내려 저 아래 지저분한 땅으로 몸을 던질 생각이다.
모르핀의 노예라고 해서 나를 나약하거나 타락한 사람이라고 생각지 않았으면 한다. 급하게 휘갈겨 쓴 이 글을 누군가 읽게 된 다면, 전부는 아니더라도 내가 왜 망각 혹은 죽음을 선택했는지 짐작할 수 있으리라.
[하급기사의 교육일지 1]
[하급기사의 교육일지 2]
비탈과 절벽을 어떻게 기어올랐는지, 그 끔찍한 광경에서 어떻게 돌아왔는지 기억나는 것이 거의 없다. 나는 노래를 많이 불렀고, 노래를 부를 수 없을 때 이상하게 웃어댄 것 같다. 신전에 숨은지 얼마 지나지 않아 거대한 촉수가 지나가는것을 어렴풋이 기억한다.
어쨋든 굉음소리와 극도로 난폭해진 짐승들, 그리고 신도들이 울부짖는 음향이 들려왔다.
그 혼란한 어둠에서 벗어나고 보니 신전의 한구석이었다. 동료들의 목숨을 대가로 하여 어떻게든 도망간 나는 이곳에 미친듯이 숨어 아무것도 하지 못한채 있었던 것이다.
우리를 구하러 와줄 반 단장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그는 꼭 와줄 것이다.
신전 밖의 검은 어둠을 볼 때마다 나는 그 정체모를 존재때문에 몸서리친다. 이 순간에도 자신의 끈적끈적한 서식지에서 기거나 허우적 거리며 고대의 존재를 숭배하고, 물기 머금은 베히모스의 첨탑에 역겨운 자신들의 모습을 새겨넣고 있을 존재들 말이다.
그것들이 아라드로 밀려들어와 전쟁에 지친 보잘것 없는 인류를 모조리 악취나는 발톱으로 잡아끄는 날이 꿈에 나타난다.
제국이 무너지고, 검은 촉수들에 의해 대혼란에 빠진 아라드의 한복판으로 부상하는날.
곧 끝을 낼 시간이다. 미끈거리는 거대한 몸뚱이가 육중하게 바닥을 밟고 오는 굉음이 들려온다.
나를 찾지 못할 것이다.
이럴수가, 저손!
저 창문!
창문!
는 러브크레프트 소설 데이곤에서 명사만 몇개 바꾼것.
레니 입장에서 보면 로터스는 진짜 코즈믹 호러나 다름 없는 존재이지요.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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