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는 자신의 이름이 표현하는 개념을 대변한다' 라는 설정은 체인소맨의 위치가 어떤 무기인지를 설명하기 위해
묵시록의 4기사 악마나 무기악마, 근원적 공포의 악마는 단순히 악마의 강력함을 표시하기 위해
텍스트 내부의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정제된 설정에 가까웠고
실제로 그 설정이 논리적으로 작동 가능한 것인가를 따져보면 말이 안 되는 것이긴 했음
근원적 공포의 악마는 공포란 것이 누구에게나 동일할 수는 없다는 데서, '누구나 인정할 만한' 은 가능해도 '절대적 기준으로써' 는 논하기 어려웠고
악마의 이름과 개념에 대한 문제는 개념 그 자체가 실존하는 어떤 현상에 대한 이름같은 거라 애매한 문제였음
만약 롱소드의 악마가 체인소맨한테 먹혔다고 치자
그럼 서양에서 역사적으로 롱소드 없이 그냥 메이스로만 치고받고 싸운 게 되는건가?
아니면 일본도같이 생긴 걸 대신 들고 싸운 게 되는건가?
이런 개념 자체가 사람 인식의 도구라는 점 때문에, 실제로 그게 어떻게 동작할지 말하는 건 어려웠단 거지
그래서 1부는 이 설정을 아주 제한적으로 풀어냄
마키마에 대한 이야기, 마키마가 뭘 했고, 뭘 하고 싶어하며, 그것이 주인공에게 어떻게 다가왔고, 그래서 어떻게 퇴치되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축소함으로써
이 설정들을 서사의 도구로 밀어냈음
실제로 1부 시점에서 체인소맨이 뭔가를 먹어서 없앤 건 언급만 되어 있었고
근원적 공포의 악마는 '누구나 인정할 만한' 이라는 기준에서는 아주 압도적인 공감대를 가지는 어둠 딱 하나만 나왔지
나는 체인소맨 1부가 명작일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 있다 봄
반대로 체인소맨 2부가 이렇게 망가진 것도 이 때문이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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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까지는 말을 하지 않는 괴물의 법칙이 잘 지켜졌는데 2부부터는 '괴물이 무슨 말을 했는가' 를 답하기 위한 거대한 사족같이 됬다고 해야되나... | 26.03.25 15:08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