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40대의 아저씨 게이머입니다.
옵치는 출시 초창기부터 여태까지 틈틈히 즐겨오고 있습니다.
요즘은 집에 좋은 컴이 생겨서 꽤나 열심히 하고 있지요.
티어는 초창기엔 골드, 지금은 계속 하락해서 브론즈입니다.
꾸준하게 하게 된 것이 최근이다 보니 신경 안쓴 사이 심해인이 되어버렸어요.
(심해인이 옵치에 무슨 할말이 있냐고 생각하실 분들은, 뒤로가기 누르셔도 됩니다)
브론즈 티어 현지인 분들은 아시겠지만,
(아마 어느 티어고 정도의 차이만 있지 비슷하겠지만...)
요즘 경쟁전 상황이 매우 혼란스럽습니다.
핵쟁이에 부계에 대리랭, 또는 정반대로 딜충이나 백지의 초보들이 뒤엉켜 하다 보니
이길땐 너무 허무하게 이기고 질때는 또 너무 처참할 때가 많죠.
요즘은 제가 솔로 경쟁전으로... 그것도 탱커로 꾸준히 승률을 올려가는 중인데
(600대에서 간신히 900대까지 올려가고 있습니다)
요즘 제가 플레이하면서 자주 깨닫고 적용하려 애쓰는 부분은 결국
옵치는 다대다의 심리전이고 정치질이라는 거에요.
요즘 이부분을 배우게 되면서 지더라도 게임이 재미있게 느껴집니다.
사람들을 읽고 대응하는 방법을 배우는 느낌이에요.
예를 하나 들어 볼까요.
우리팀이 전부 방벽없는 중근거리용 탱과 딜러(리퍼, 디바, 호그, 맥크리)를 들고오고
상대팀이 방벽탱에 위도우 바스 한조를 가져왔다고 가정해 보죠.
어차피 실력이 비슷비슷한 이상 상성이 상대가 우월하기 때문에
순식간에 학살이 벌어지고 거점을 전부 뺏길 확률이 높겠죠?
힐러의 존재도 물론 중요한 변수겠지만... 한번 멘붕이 와버린 팀은
힐러 자체를 까먹고 딜러궁으로 상황을 반전시킬 궁리만 하기 일쑤입니다.
모두가 얼추 할줄만 아는 딜러를 마구 바꿔가며 들고 각자 날라다니면
보통은 처참하게 진 후 팀챗에 남탓이 남발되기 시작합니다.
(요즘은 보이스챗을 쓰시는 분들이 거의 없더군요)
그리고 상대방 팀에서는 조롱과 딜부심 챗이 날라오기 시작하죠.
사실은 상대방 팀의 딜러가 우리쪽보다 실력이 구린,
가만히 서서 말뚝딜이나 하는 바보일 수도 있는데
어쩌다 상황이 그리 가버린거죠.
여기서 적팀의 조롱에 넘어가서 팀을 탈주해버리거나 올딜러로 억지로 계속 민다면
그거야말로 심리적인 패배라고 저는 생각해요 ㅎㅎ.
저는 이런 상황에서 탱커나 힐러를 잡고 다른사람들을 챗으로 설득하기 시작합니다.
조합이 잘못돼서 그렇다. 우린 아직 할 수 있다. 다같이 힘내보자 등등..
모르는 사람들을 상대로 오더를 살살 내려주기 시작하는 거죠.
그래도 끝까지 딜러들만 꽉꽉 차서 양보를 하지 않는다면
그러면 나도 딜러할꺼라고 다같이 패작하자고 하면서 잘하지도 못하는 트서 겐지를 듭니다...
(유연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저는 역할자유 경쟁전만 하고 있습니다.)
보통은 압박이 먹혀서 한두사람 정도는 자연스레 양보를 합니다.
상대방 팀의 조롱 드립에도 가능한 유머로 응수해 줍니다.
(요즘은 패드립 아이디가 하도 많아서 그걸로 놀려주면 잘 먹힙니다.
티어 드립은 양편을 다 욕되게 하기 때문에 자제합니다 ㅋㅋㅋㅋㅋ)
채팅 한마디의 상처로 팀을 탈주하거나 내던지는 사람이 많듯이,
잘한다 고맙다 수고한다 한마디로 팀원들이 더 헌신적으로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렇게 해서 하수들이라도 똘똘 뭉쳐서 시너지를 내기 시작하면
상대방 팀에 부계나 대리랭 급의 딜러가 있다 해도 크게 무섭지 않더군요.
보통 딜러들은 자기가 너무 뛰어나다 싶으면 같은 팀을 다 얕잡아 보기 시작하고
자기 못 따라 온다고 성질내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딜러도 엄연히 팀의 일원이고 힐러나 탱커를 케어해 줘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혼자 너무 잘한다고 계속 따로놀아버리면 화물이나 거점은 싹 밀릴 때가 많죠.
(대표적으로 솔킬 더 먹겠다고 상대팀 리스폰 지점에 숨어서 비비다가 협공에 죽는...)
그래서 팟지 먹는 팀 따로 승리하는 팀 따로인 경우가 참 많은 거 같아요 ㅎㅎㅎㅎ.
그래서 요즘 저는 팟지도 킬딜금도 다 내려놓고 게임에 임해요.
중요한건 살아남는 것, 어떻게든 목표 지점의 가까이에서 비비는 것인 거 같습니다.
킬이 안나도 팟지를 못 먹어도 공통의 목표에만 충실하면 이길 수 있는 게임이 많더군요.
그리고 채팅, ㅋㅋㅋ 채팅을 얼마나 맛깔나게 뿌려서
상대에게 멘붕을 주고 우리팀을 독려하느냐가 승리의 열쇠인 것 같습니다.
저는 적의 1인궁에 걸려 사망할 경우 어이쿠 영광입니다... 를 꼭 쳐주곤 합니다 ㅋ
뻘궁으로 끝난 적의 궁도 틈틈히 ㅋ 한번이라도 쳐주거나 궁 대사를 따라해 주죠.
(아동 빠가동, 백숙을 삶아무라, 서걍이 진... 등등)
우리팀이 궁이나 스킬로 다수를 쓸어버린다면 반드시 칭찬해 줍니다.
부계아닌거 뻔히 알면서도 혹시 부계세요? 도 물어봐 주고요.
오우야 쩐다 막 이런 리액션 날려줍니다.
그리고 제가 정말 잘한 부분이 있어도 탱커로서 잘 드러내지 않는 편입니다.
종종 운좋게 탱으로 킬딜금이 나오거나 두셋을 한번에 킬할 때도 적지 않은데,
이걸 자랑하면 딜러들이 상처받거나 팀을 아예 탈주해 버리더군요.
딜러충들은 참으로 예민한 아이들인 것 같습니다....
너무 우쮸쮸 해줘도 너무 나무라도 안되는, 아주 잘 달래줘야 하는 종족같아요. ㅋㅋ
어쩐지 인성파탄 분위기의 글이 된거 같습니다만 ㅋㅋㅋ 게임은 이기면 재미있습니다.
져도 이기는 내용을 가지고 진다면 졌잘싸를 외치며 정신승리가 가능한거 같습니다.
자발적으로 하는 드러운 조별과제. 오버워치! 오늘도 여러분의 승리를 기원합니다.
경쟁전에서 만나요 ^_^/
#나도웃었다 3378 , 주캐 오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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