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호드가 뭔지 명확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겁니다. 그래서인지 판다리아에서 이런 대화가 나옵니다.
레시온은 판다리아에서 호드에게는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호드란 무엇인가?
자신들의 미래를 쟁취하고자 맹렬히 달려나가는, 복수의 화신인가?
혹은 쉴 곳이 필요한 자들의 피난처, 탄압받는 자들이 서로를 지탱하고자 만들어낸 연합인가?"
미래를 쟁취하고자 하는 복수의 화신일 때는 가로쉬,
쉴 곳이 필요한 자들의 피난처 일 때는 스랄이,
탄압받는 자들이 서로를 지탱하고 만들어낸 연합일 때는 실바나스가 나타납니다.
"서로 어울리지 않는 여러 집단이, 필요에 의해 손을 잡고 자유롭게 각자의 길을 추구하는 동맹인가?"
레시온은 답을 주진 않습니다. 호드는 생각보다 다양한 정체성을 갖고 있습니다. 사울팽이 계속 명예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포함해서 말입니다.
사울팽처럼 이전 세대 호드의 인물은 명예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걸 지키기 위해 죽을 각오를 하지만, 제칸처럼 새로운 세대의 호드 인물, 즉 3차전쟁 이후 태어난 호드의 구성원은 호드를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레시온은 정답을 주지 않고, 플레이어가 호드의 혼이라고 말하고 맙니다 플레이어가 생각하는게 정답이겠죠.
호드가 가족이라는 개념은 가로쉬에 맞선 '들불' 캠페인에서 볼진에 의해 이야기됩니다.
"호드는 가족일세. 그 어떤 역경 속에서도 가족은 서로를 돕는 법이지. 우리는 서로에게 의지하고 있잖는가?
헬스크림은 호드를 가족이라 생각하지 않네. 애초부터 그랬지.
그가 원하는 것은 힘뿐일세. 마치 방금 어둠의 문을 통과한 듯한 사고 방식을 지니고 있지."
그리고 볼진은 로르테마르와 실바나스의 지원군을 기다립니다.
실바나스는 의외로 호드에 충성합니다. 리치 왕 아서스를 공격하기 위해 호드가 노스렌드 원정을 준비할 때 실바나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스랄이 아서스에게 얼마나 분노하는지 느낄 수 있지만, 내가 느끼는 분노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
우리 포세이큰 만큼 분노했다면, 호드 군대는 벌써 노스렌드를 휩쓸고 그 저주스럽고 얼어붙은 황무지에서 스컬지를 전부 뿌리째 뽑아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호드를 이끄는 게 아니니 전쟁 명령을 내릴 수가 없군.
스랄은 상황을 신중하게 따져보고 싶어하지. 지금처럼 직접 행동으로 옮겨야 할 시기에 말이야.
어쨌거나 우리에게도 때가 올 테니까... 아주 가까운 시일 내에 말이지."
실바나스는 플레이어의 생각과 달리 안두인을 굉장한 위협 요소로 보고 있습니다. 소설 기준으로 실바나스는 자신의 포세이큰을 가로쉬가 쓰는 것에도 거부감을 느꼈고, 칼리아가 나타났을 때는 더욱 방어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볼진은 군단과의 싸움에서 죽게 되고, 실바나스에게 대족장 자리를 넘겨주었고, 대족장이 된 실바나스는 소설의 사건을 겪고 바로 전쟁 명령을 내립니다. 그리고 살아있는 자는 생각할 수 없는 전략으로 얼라이언스의 전투의지를 꺾을 작전들을 시작하기 시작합니다. 실바나스는 다리온이 평가한 리치 왕처럼 산 자의 윤리에 묶여 있지 않습니다.
실바나스도 하이엘프 시절에는 명예롭게 싸웠고, 아서스에게 명예롭게 죽여달라고 했지만, 아서스는 명예따윈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실버문이 파괴되고, 태양샘을 잃었습니다.
게다가 전쟁 지휘도 잘하는지, 얼라이언스가 쉽게 이기질 못합니다. 가로쉬와는 다르게 잘 버티고 있습니다.(부하들의 암살 솜씨는 그닥 뛰어나지 않은게 에러) 게다가 전쟁대장정으로 보면, 실바나스는 2차 전쟁에서 죽은 데렉의 시체를 인질로 잡고 있습니다. 가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프라우드무어 가문은 갖은 방법을 써서 시신을 되찾으려고 하지만, 모두 실패합니다.
이로서 실바나스는 지금까지 거론된 호드의 모든 가치를 져버렸습니다. 당연히 윤리와 도덕을 포함해서 정정당당 명예에도 맞지 않고, 볼진이 말한 가족주의에도 맞지 않습니다. 리치 왕의 산레인도 호드로 데려오려고 했고, 엘룬을 저주하며 죽은 나이트 엘프도 되살려서 병력으로 삼았습니다. 실바나스는 쓸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모두 써서 계속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그 결과 나이트엘프가 얼라이언스 대열에서 벗어나 금지된 술법을 되살려서 밤 전사가 되어 독자적으로 어둠해안의 전투를 계속합니다. 얼라이언스가 조금씩 분열되고 있죠.
바리마트라스는 안토러스에서 얼라이언스 플레이어에게 부서진 가면 난롯가에 걸리면 정신 차릴래? 라고 말합니다.
"그래, 너희 얼라이언스는 여전히 버티고 있군.
그녀는 이미 몰락의 씨앗을 심었는데도, 내가 기대한 것보다 더 오래 버텼구나. 그녀는 참을성이 있지.
너희의 왕좌가 배신으로 붉게 물들 때... 너의 성스러운 장소가 불타고, 너희의 난로가 위에 부서진 가면이 걸릴 때...
그 때야 너는 알게 될 것이다. 이미 너무 늦었다는 걸.
그건 중요하지 않다. 너는 진정한 어둠이 너의 곁에 다가오는데도 눈이 멀어 보지 못하는구나."
얼라이언스는 무엇인가?
판다리아에서는 레시온이 얼라이언스에게 물을 때는, 얼라이언스라는 연맹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바리안을 중심으로 말합니다. 바리안은 로고쉬일까? 아니면 스톰윈드의 왕일까? 그는 약한 걸까? 고결한 걸까?
오그리마 공성전을 보시면 알겠지만, 바리안은 매우 고결한 인물입니다. 얼라이언스의 답도 레시온은 플레이어에게 살짝 미룹니다.
가로쉬를 쓰러뜨린 후, 팽팽한 긴장 사이에서 바리안은 왕이 해야하는 일을 합니다. 그리고 전쟁을 더 이상 크게 벌이지 않고, 서로의 영역으로 돌아가기로 합니다. 이 때 안두인은 아버지의 행동을 이렇게 평가합니다. 지금 보면 의미심장 합니다.
"저는 아버지가 옳은 결정을 내리셨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오그리마를 차지하려고 했으면 전쟁이 영원히 끝나지 않았을 거예요.
그리고 나머지 호드는 어떻게 했을까요? 포로 수용소로 보내버리면 끝이었을까요?
이미 가본 길이죠. 끝이 좋지 않은 길이란 걸 우리 모두 알고 있고요!
우리는 전쟁광을 퇴위시키고 우리가 함께 일할 수 있는 지도자를 세웠어요.
우리의 평화로운 미래를 위한 유일한 기회이자 선택이죠."
그리고 블리즈컨에서 공개된 '잃어버린 명예' 시네마틱에서 안두인은 스톰윈드 항구로 들어오는 전사자의 시신들과 새롭게 전장으로 떠나기 위해 준비 중인 병사들의 모습을 봅니다. 생각보다 스톰윈드의 사정이 안 좋은지 겐은 농부를 징집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건조한 농담일 수도 있겠죠.
이때 겐은 안두인에게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는 식으로 말을 하고, 안두인은 지하감옥으로 갑니다.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지하감옥으로 간 안두인은 아버지와 매우 비슷하지만, 약간 다른 결정을 합니다.
사울팽을 풀어주는 것입니다. 몰래.
8.1 스포에서 마티아스 쇼가 은밀하게 사울팽의 도주를 돕는다는 의혹이 드는 지문이 있습니다. 갑자기 경비병들에게 술을 산다거나, 호드의 암살자들이 근처에 온 것 같다는 첩보를 메모로 남긴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비공식적으로 호드의 정치적 반대파를 풀어주는 안두인의 결정은 상대 진영에 혼란을 일으키는 것으로 전쟁에서 흔하게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정의롭지는 않습니다. 정도를 벗어난 방법이죠. 바리안과 다른 점은 바리안의 결정은 호드와 얼라이언스의 모든 대표자가 함께 한 상태에서 한 결정입니다. 그러나 안두인의 결정은 마티아스 쇼의 행동으로 봐서 진영 내에서도 비밀 작전인 것으로 보입니다.(8.1에서 다시 확인해봐야겠지만.)
실바나스가 얼라이언스에 준 충격은 티란데가 금지된 방법(무려 마이에브가 겁을 먹는...)을 쓰게 만들었고, 안두인이 사울팽을 풀어주게 만들었습니다. 얼라이언스는 전쟁을 수행하면서 점점 더 '수단'과 '방법'을 모두 쓰게 강요 받고 있습니다.
안두인 뿐만 아니라 스토리진은 얼라이언스의 변화를 여러가지 측면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쟁대장정에서 샨드리스 페더문은 이상한 은신 물약 하나를 쓰는데, 특별하게 이 물약에 대해 물어볼 수 있는 선택지가 주어집니다. 그러면 샨드리스는 지금은 전쟁 중이니 물약에 대해 물어보지 말라고 말라고 합니다. 얼라이언스 작전은 계속해서 극단적으로 변합니다. 굳이 다 죽일 필요가 없는데도 배를 얻기 위해 잔달라 선원들을 모두 학살하기도 합니다. 8.1에서는 공크라는 똑똑한 고릴라가 나오는데, 이 고릴라는 카자마이트로 똑똑하게 변했습니다. 그리고 고블린이 자기 종족을 학살하자, 종족을 위해서 자신의 이성을 점점 희생해서 강해집니다. 그리고 얼라이언스는 이 고릴라를 결국 무기화합니다.
얼라이언스에 가입한 공허엘프도 점점 극단적이 되고 있습니다. 대화를 보면 엄브릭은 아주 선량한 학자입니다. 그는 지식을 자유롭게 추구하고 있죠. 하지만 점점 더 이상한 짓을 하기 시작합니다. 얼라이언스의 전쟁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속삭임 때문인지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여기서 보랄러스에서 마티아스 쇼와 7군단 지휘관 할포드 웜베인의 무서운 대화를 들을 수 있습니다. 이 대화에는 약간의 뼈가 있습니다.
얼라이언스의 경우에는 아주 뛰어난 전쟁 지휘관이 있습니다. 2차 전쟁의 영웅이고, 무려 천년동안 악마들과 싸운 지휘관이죠. 투랄리온입니다. 그러나 투랄리온은 왕이 아니기 때문에 아라시에서 호드와 싸우고 있죠. 쇼는 할포드의 충성심을 의심할만한 질문을 던집니다. 만일의 경우에 빛과 얼라이언스를 저울질 하면 어느 쪽에 충성하겠느냐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말입니다. 잠시 후면, 할포드의 반격이 이어집니다. 얼라이언스와 같은 정의로운 집단에 암살자 같은 어둠의 기술을 쓰는 자가 필요할까라는 질문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비슷한 구도의 공방이 가로나와 나타노스에게도 일어난다는 점입니다.
안두인은 괜찮은걸까?
아서스가 처음부터 나쁜 놈은 아니었습니다. 처음 아서스는 악을 접하고 그 악에 저항했습니다. 하지만, 힘이 약하다는 것을 깨닫자, 주저없이 서리한을 듭니다. 그리고 끝도 없이 타락합니다. 살게라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살게라스도 처음엔 악을 막기 위해 애썼습니다. 하지만, 상식을 뛰어넘는 악의를 보고, 지금의 살게라스가 됩니다. 안두인 역시 점점 비슷한 상황에 처하고 있습니다.
실바나스의 목적이 뭔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실바나스의 존재는 안두인을 심하게 압박하고 있습니다. 바리안이 있으면 좋겠지만, 이상하게도 바리안의 영혼은 잘 나타나지 않습니다. 얼라이언스 플레이어만 할 수 있는 나침반 퀘스트를 보면, 안두인이 스톰윈드 대성당에서 기도를 합니다. 대주교 베네딕투스는 황혼의 지도자였고, 부제인 파딩도 황혼의 이교도였던 그 대성당에서... 여튼 바리안의 영혼은 볼진의 영혼처럼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부서진 해변으로 갑니다. 플레이어와 안두인은 부서진 해변에서 죽은 병사들의 영혼이 고통받으며 배회하는 것을 봅니다. 그러나 그중에 바리안의 영혼은 없습니다. 그리고 샬라메인 앞에서 안두인은 바리안의 영혼을 보는데, 그 환영 속의 안두인은 혼자입니다. 티리온 폴드링이 쓰러질 때, 굴단은 이렇게 비아냥 댑니다.
"하. 어리석은 것! 너희는 신의 사원 앞에 서 있다.
너희 보잘 것 없는 빛도 여기엔 닿지 못한다.
참 다행이구나. 너희 친구들이 네 죽음을 구경하려고 때맞춰 왔으니."
어찌되었든 시네마틱을 보면, 바리안의 영혼이 안두인 앞에 나타난 것 입니다.(나중에 어찌될지 모르지만...) 안두인은 일기노스나 다른 예언들처럼 뭔가 찜찜한 구석을 계속 남기고 있습니다.
가장 이상한 점은 늙은 안두인이라고 생각하실 겁니다. 뭔가 전쟁을 하고 있죠.
시간의 끝이 아직 오지 않은 걸 수도 있습니다. 인던: 시간의 끝은 플레이어가 막은 것이 아니라 시간의 끝으로 가는 길을 확인한 거죠. 공허 엘프 엄브릭이 거대한 공룡의 시체를 공허의 힘으로 움직이는게 정식으로 반영이 되면, 데스윙의 시체도 바닷속에서 끌어올 수 있지 않을까요?
이런 클리세도 있습니다. 아무리 싸워도 전쟁이 끝나지 않으면, 그런 전쟁이 계속되는 이 세상이 잘못된 겁니다. 만일 그렇게 할 수 있는 능력과 힘이 있다면, 이 세상을 다시 제대로 만들면 됩니다. 이 그릇된 세상을 멸망시키고 말이죠. 연대기에 보면 빛과 어둠이 충돌하면서 와우 우주가 생겼기 때문에, 안두인이 공허의 존재 하나 잡고, 나루 하나 잡아서 둘을 한 자리에 놓고 뭔가 하면 되지 않을까요? 벨렌은 이미 나루 하나를 알고 있습니다.빛이나 공허보다는 사람이 진짜 무서운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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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으로 판다 전설망토 같은 퀘는 안없앴으면 더 좋았을텐데 참 아쉽습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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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으로 살짝 이렇게 넘겨짚고가는게 있죠. 안두인이 아제라이트를 만질당시 안두인은 모든 전쟁을 끝낼수있는 힘이 생긴거같다고. 이 힘이면 자신이 진정으로 염원하던 평화가 마침내 올것이라고. 물론 이건 절대반지를 만진끕의 근자감이긴한데 아제라이트로 할수있는것이 무궁무진하며 단단해진 아제라이트는 상상이상의 강도를 가지고있고 심지혀 죽은것도 다시 되살릴수있을수준의 권능이 있는걸 보아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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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세한 분석에 추천드립니다. 의외로 복선이 군단때부터 뿌려져있었던걸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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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테이크
덤으로 판다 전설망토 같은 퀘는 안없앴으면 더 좋았을텐데 참 아쉽습니다ㅠ | 18.11.11 01:0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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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으로 살짝 이렇게 넘겨짚고가는게 있죠. 안두인이 아제라이트를 만질당시 안두인은 모든 전쟁을 끝낼수있는 힘이 생긴거같다고. 이 힘이면 자신이 진정으로 염원하던 평화가 마침내 올것이라고. 물론 이건 절대반지를 만진끕의 근자감이긴한데 아제라이트로 할수있는것이 무궁무진하며 단단해진 아제라이트는 상상이상의 강도를 가지고있고 심지혀 죽은것도 다시 되살릴수있을수준의 권능이 있는걸 보아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