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턴을 96년에 샀었어요.
우와 진짜 3D 게임은 신세계였습니다. PC에도 3D 게임이 있긴 했지만 비행시뮬레이션 장르 외엔 거의 없었고 텍스쳐랄것도 거의 없는 수준이라
당시 콘솔 게임들과는 비교하기 처참한 수준이었습니다.
얼마 안 되는 용돈으로 CD를 교환해가며 재밌게 하다가
어느 때부터인가 단골 매장에서 정품 CD 자체를 잘 취급하지 않고 허접하게 생긴 시디를 팔길래 이건 뭐냐고 했더니
새턴을 개조하면 돌릴 수 있는 5000원짜리 게임이라고 하더라고요.
당연히 혹했습니다. 당시엔 다들 그랬지만 사실 정품이고 뭐고 개념도 전혀 없었습니다. 패미컴부터 복사팩만 해왔으니까요.
그렇게 새턴을 조심히 포장해 버스 타고 왔다갔다하며 그때 돈으로 2만원인가 주고
소위 모드칩이란걸 달아 5000원으로 재밌게 놀았습니다.
하지만 복사 CD는 정품보다 렌즈를 훨씬 많이 혹사시킨다하더라고요.
그렇게 제 새턴은 몇개 없는 정품 CD만 간신히 읽을 수 있게 되었고
새턴의 시대도 금방 저물어 그나마 매장에서 복사CD도 거의 팔지 않게 되어 방구석 어딘가에 쳐박히게 됐습니다.
세월이 꽤 지나 새턴을 다시 작동시킬 방법을 찾아봤는데....
제 똥손으로 직접 렌즈를 바꾸던지 CD 대신 작동해서 SD카드를 읽는 방식으로 개조를 해야하더라고요.
바로 포기했습니다.ㅋㅋㅋ
그러다 5년 전 쯤 세가 세턴이 마침내 크랙됐다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Sega Saturn's DRM has been cracked after 20 years - The Verge
20여년만에 드디어 예전처럼 하드웨어 우회 방식이 아닌 OS 레벨로 뚫은 거죠.
비디오카드를 꽂는 슬롯을 통해 로더를 작동시켰습니다.
그리고 한참 소식이 없다가 결국 지난달에 상품화한것 같더라고요.
후기는 대호평이고 제 새턴을 살릴 거의 유일한 방법이지만...
...가격이 자비롭지 못합니다 259.99달라ㅋㅋㅋㅋㅋ그나마도 품절 상태고...
아무래도 렌즈를 구해서 고치던지 버리던지 해야할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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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말씀대로 새턴 렌즈는 강한 것 같습니다. 인터넷에서 찾은 방법으로 윗뚜껑만 열어 드라이버로 렌즈 레아저 조절 나사? 그거 좀 조정하니까 예전처럼 잘 되네요ㅠㅠ 그래도 워낙 오래된 거라 안심이 안 됩니다. 본문에 쓴 satuator 갖고 싶네요ㅠㅠ | 21.09.28 09:4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