開眼手術執刀錄
―執刀 第(-)6
잠자는 기하학자 누(Nu)가 슬프게 웃고 있다 그의 얼
굴은 소(沼)다 혀가 빨간 금붕어처럼 헤엄치는 어항이다
음표 없는 악보다 숨은 꿈이 흘리는 생리 혈이고 지붕엔
낮달이 떠 있다 그건 먼 옛날 신이 빼어 하늘에 버린 자
신의 눈먼 눈, 점점 병색이 짙어지는 봄의 목련 꽃방이다
거기 날개 깁스를 하고 누운 여왕벌과 늙은 시녀, 노랑나
비가 꽃방을 팔랑팔랑 날고 있다 날개를 접었다 폈다 반
복할 때마다 계절이 바뀌고 천지가 바뀌고 세월이 침몰한
다 하늘은 해저가 되고 찬 물결 타고 지상으로 천천히 내
려오는 신발 한 짝, 그건 나의 시가 알몸으로 백정의 칼
춤을 출 때 신은 말가죽 신이다 밤이 겹겹이 턱뼈를 쌓아
가고 물컹물컹 누(Nu)의 귀를 빠져나오는 물새 울음, 꿀잠
에 취한 무통의 밤거리를 산 자들이 걷고 있다
개안수술집도록
함기석, 민음의 시 33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