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페
봄꽃들이 지는 날, 너의 글을 읽는다. 땅위에 떨어져
있던 흰 꽃잎들이 다시 나무로 후루루 날아가 붙는다.
인생은 꿈만 같구나.
다시, 꽃나무가, 시 한편이 고스란히 세상에 그려진
다.
흰 꽃 속에서 새가 운다.
아이들이 꽃나무 아래에서 하늘을 올려다본다. 꽃 이
파리들이 아이들 사이를 날아다닌다. 아이들이 날아다
니는 꽃잎을 쫓고, 의현이와 은미가 시를 쓴다.
벚꽃잎이 하나씩 날아갑니다.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
지만 얼마 안 가서 빙글빙글 돌며 떨어질 걸요
향기로운 꽃은 누굴 주고 싶어서 피었을까. 나도 꽃을
좋아한다. 아, 아, 나에게도 누가 꽃을 줄까.
꽃나무 아래에서 하루,
올페는 죽을 때 나의 직업은 시인이라고 했다.
* 시의 맨 끝줄은 김종삼의 시 구절이다.
나무
김용택, 창비시선 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