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에 살아 있는 모든 것을 위하여
이애주의 춤 ‘우리 땅 터벌림’에 부쳐
이 땅에 살아 있는 모든 것을 위하여
더불어 숨 쉬고 사는 모든 것을 위하여
내 터를 아름답게 만들겠다 죽어간 것을 위하여
이 땅을 화려하게 수놓고 있는 것을 위하여
땅속에서 깊고 넓게 숨어 있는 것을 위하여
언젠가 힘차게 솟아오를 것을 위하여
산과 더불어 바다와 더불어 강과 더불어
나무와 풀과 꽃과 바위와 더불어
짐승과 새와 벌나비와 더불어
이 땅에 땀 흘려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과 더불어
이 땅에 힘겹게 살다 간 사람들과 더불어
이 땅에 언제까지고 살아갈 사람들과 더불어
이 땅의 기운을 온 누리에 퍼뜨리기 위하여
이 땅의 뜻을 방방곡곡 전하기 위하여
이 땅의 소망을 하늘에도 고하기 위하여
산과 들과 도시와 시골을 구석구석 밟으면서
기름진 곳 메마른 곳 고루고루 누비면서
언 손 굽은 등 두루두루 어르면서
땅을 차고 올라 별과 달에 이르면서
이 땅의 숨은 모습 하늘에 알리면서
하늘의 고운 숨결 이 땅에 뿌리면서
더불어, 이 땅을 아름답게 만들고 있는
사람들과 더불어 새와 더불어 나비와 더불어
살아 있는 것 죽어간 것과 더불어
나는 추리 나의 춤을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세상 끝까지 하늘 끝까지 날아오르면서
눈물과 더불어 한숨과 더불어 통곡과 더불어
사진관집 이층
신경림, 창비시선 3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