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스러운 개소리
보신탕을 강권하며
시국을 걱정했지만 나는 실로
건강이 걱정이었다 이마의 땀이
탕으로 낙하했다 벽에 매달린 선풍기가
왈왈 짖는다 시끄러울까 걱정이었다
개를 때리던 마당이 있었고
어른들은 땀을 흘리고 있었다 걱정하는 마음에
나도 어른이 되었다 그때도 어른이었다
왜 굳이 개를 먹나요, 묻지 못하고 어른이니까
묵묵히 고개를 박고 이미 식은 탕에 후우
입김 분다 뜨거울까 걱정이다 오늘도
캐우던 개를 먹듯 산다
배신하고 울며 걱정하며 잊으며 그들은
며칠 전 수면내시경 검사를 받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속에서 꼬리가 짧은 개들이
한꺼번에 소리를 내었다 그들은 헛소리를 했다
걱정스럽기 때문이다 개소리를 할까
잠고대를 하면 키우다 먹어버린 것들이
앞발을 들고 바보처럼 벌러덩
배를 보이며 천치처럼 그러나
나는 너를 먹을 것이고
그것이 여기의 방식이다
세상이 걱정스럽다 이를 쑤시며 쩝쩝
사람의 소리를 낸다
차라리 어딘가 아프고 싶다만
몸은 눈치 없이 건강하다
날마다 키우던 강아지의 눈빛이 생각난다
그것을 먹는 심정으로 하루를 나는데,
남아 있는 삶이 한참이라
짖는다 누가 몽둥이를 들고
다가온다, 걱정되어 짖는데
한 그릇 더 먹으라는
나는 나를 사랑해서 나를 혐오하고
서효인, 문학동네시인선 1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