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윌리엄 러츠
역자 - 유강은
출판사 - 교양인
쪽수 - 420쪽
가격 - 24,000원 (정가)
더블스피크에 관한 고전적 저작
《더블스피크》는 언어가 어떻게 정치와 권력의 도구가 되어 사회적 기만을 가능케 하는지 통렬히 파헤친 고전적 저작이다. 정부의 공식 담화, 기업 광고 문구, 언론 보도와 일상의 언어에 이르기까지 우리 곁의 말들 속에 숨은 기만적 의도를 날카롭게 드러낸다. 러츠는 풍부한 사례를 통해 권력자들이 책임 회피와 여론 조작을 위해 어떻게 말을 조작해 왔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사람을 죽였다”는 사실을 “생명의 불법적 또는 임의적 박탈”이라고 표현하고, 군사 작전의 민간인 희생을 “부수적 피해”로 얼버무리는 식의 완곡어법이 대표적인 예다. 언뜻 그럴듯해 보이는 이러한 말들이 실은 진실을 희석하고 거짓을 은폐하는 도구임을 저자는 예리하게 지적한다.
“정당한 정부를 불법적으로 전복하는 행위를 ‘정부 탈안정화’라고 표현하고, 거짓말을 ‘효력을 상실한 발언’이라고 부른다면, 책임을 회피하고 나쁜 짓을 미화하고 부정적인 일을 긍정적인 일로 포장하고 불쾌한 것을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이중화법을 구사하는 것이다. 이중화법은 소통하는 척하면서 사실상 소통을 거부하는 말이다. 우리의 현실 인식을 바꾸고 우리의 사고를 오염시키기 위해 고안된 말이다. 이런 말들은 우리의 문화와 문명을 발전시키고 보전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 기만의 언어는 의심과 냉소와 불신, 그리고 궁극적으로 적대감을 낳는다.” _41쪽
대중의 판단력을 마비시키고,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가
저자는 더블스피크가 단순한 말장난이나 수사가 아니라 대중의 판단력을 마비시키는 위험한 무기라고 경고한다. 정치 연설의 미사여구, 관료 조직의 난해한 전문용어, 광고 속 과장된 표현 등 다양한 형태의 더블스피크가 모두 진실을 흐리는 공범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언어는 겉으로는 소통을 가장하지만 실상은 생각을 멈추게 만들고, 잘못을 덮어 권력을 공고히 한다. 이 책은 언어 뒤에 숨어 작동하는 권력의 의도를 낱낱이 해부함으로써, 우리가 당연시했던 말들이 어떻게 우리의 시야를 가려 왔는지 깨닫게 한다.
1989년 초판 출간 이후 《더블스피크》는 언어와 권력 문제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필독 고전으로 자리매김했다.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진실을 둘러싼 ‘언어의 전쟁’은 계속되고 있으며 오히려 더 교묘해지고 있다. 가짜 뉴스와 ‘탈진실’의 시대를 통과하는 오늘의 독자들에게 이 책의 통찰은 더욱 절실하다. 말의 이면을 읽어내는 눈을 뜨는 것, 그것이 혼돈의 시대에 진실을 지키는 첫걸음임을 《더블스피크》는 묵직하게 일깨워준다.
“언어의 목적은 진실을 전달하는 것입니다. 이는 민주주의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모든 시민이 나라가 직면한 문제에 대해 결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이런 문제들을 명확하고 정직한 언어로 토론할 수 없다면, 유권자들은 제대로 된 선택을 할 수 없습니다.” _윌리엄 러츠
은폐된 말, 가려진 의미, 삭제된 현실
《더블스피크》가 그 장막을 걷어낸다
‘더블스피크(이중화법)’라는 개념을 대중화하며 그 기만적 속성을 폭로해 온 윌리엄 러츠의 대표작 《더블스피크》가 국내 최초로 출간됐다. 러츠는 정치·경제·군사 영역에서 사용되는 수많은 이중화법 사례를 수십 년간 추적하고 분석하며, 왜곡된 언어가 민주주의를 어떻게 약화시키는지 경고해 왔다. 《더블스피크》는 사회 곳곳에 스며든 언어 조작과 왜곡을 기록한 러츠의 오랜 탐구의 결실이다. 1989년 초판 출간 이후 지금까지 더블스피크에 관한 고전적 저작으로 평가받으며 정치 담론과 광고 언어 연구의 분석 틀을 제공해 왔다. (이번에 출간하는 한국어판은 2015년 개정판을 저본으로 삼았다.)
가짜 뉴스와 탈진실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 책은 권력의 언어에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 비판적으로 생각하기 위한 지적 무기이자 생존 매뉴얼이 되어줄 것이다.
“오웰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 시대에 정치적인 말과 글은 주로 옹호할 수 없는 것을 옹호하는 데 쓰인다. …… 정치적인 언어는 주로 완곡어법과 논점 회피, 그리고 순전히 아리송한 표현으로 이루어진다. …… 정치적 언어는 …… 거짓말을 진실처럼 들리게 만들고, 살인을 존경할 만한 행동으로 만들며, 순전한 풍문을 확실한 사실처럼 보이게 만들기 위해 고안된다.’” _24, 25쪽
이중화법은 “부주의나 게으른 사고의 산물이 아니”라 “치밀한 사고의 산물”이다. 단순한 말실수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대중의 정신을 조종하기 위해 고안된 언어다.
정치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다만 “잘못 말한” 것일 뿐
“이중화법의 목록은 끝이 없으며, 만약 당신이 이 문제에 계속 관심을 기울여 왔다면 자신이 목도한 사례를 덧붙일 수도 있을 것이다. 독자 여러분 모두 이 문제에 관해 적극적인 비평가가 되어주기를 바란다. 이중화법을 인식하고 맞설 때 비로소 우리의 언어에서 이중화법을 걷어내는 진전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 이 책이 사실을 감추는 대신 드러내고, 책임을 회피하는 대신 받아들이고, 사고를 방해하는 대신 촉진하는 공적 언어를 만드는 데 보탬이 되길 바란다. 그리고 모든 참여자가 서로 상대의 말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을 여는 데도 힘이 되기를 바란다.” _머리말
“우리는 언어의 비판적 소비자가 되어야 합니다”
이 책을 다룬 한 인터뷰에서 러츠는 “이 책이 실제로 세상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기를 기대하나요?”라는 질문을 받았다. 러츠는 이렇게 답했다.
“저는 이 책이 미디어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생존 매뉴얼 같은 역할을 하길 바랍니다. 사람들이 언어의 소비자로서 깨어 있길 바라는 겁니다. 우리는 물건을 살 때 꼼꼼히 따져보는 소비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곤 하지요. 마찬가지로 사회에서 쓰이는 언어도 그냥 받아들이지 말고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우리는 상품의 소비자인 동시에 언어의 소비자니까요. 우리는 언어의 비판적 소비자가 되어야 합니다. (정부 담화, 공공기관의 문서, 법률 용어, 기업 광고에서) 허술하고 결함 있는 언어를 만나면 고장 난 가전제품을 반품하듯이 돌려주고 '제대로 된 언어, 명료한 언어'로 바꿔 달라고 요구해야 합니다.”
- 머리말
1장 더블스피크의 은밀한 세계
2장 우리는 매일 더블스피크에 속는다
3장 소비자를 유혹하는 더블스피크의 마법
4장 해고하지 않으면서 해고하는 법
5장 언어 조작의 기술자들
6장 전쟁도 죽음도 없는 전쟁
7장 더블스피크의 정치학
8장 핵전쟁과 언어 전쟁
감사의 말
추 천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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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일본 천황은 이렇게 항복을 선언했다. “전황이 반드시 일본에 유리하게 전개된 것은 아니다.” 1983년 대한항공 007편을 격추시킨 소련 정부는 이렇게 사건을 설명했다. “대공 방어용 요격 전투기가 항공기를 멈추라는 지휘본부의 명령을 수행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정확하지도 않다. 이중화법의 목표와 쓰임새는 회색의 언어로 인간의 정신을 교묘하게 비틀고 조종하는 데 있다. 이런 식의 화법을 구사하는 순간, 언어는 강력한 유도성 흡인력을 발휘하여 개인과 집단을 부지불식간에 혼돈에 빠뜨린다.
이중화법 범람의 시대에 우리는 시민, 소비자, 시청자, 학생, 환자, 유권자로서 인지적 좀비가 되어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옹호할 수 없는 것을 옹호하려는 권력가와 자본가의 의도를 충실하게 따르고 있지 않은가? 공자는 정명(正名)을 희구했고, 예수는 “오직 너희 말은 옳다 옳다, 아니라 아니라 하라”고 가르치지 않았던가. 조지 오웰의 《1984》가 이중사고의 조기경보라면, 윌리엄 러츠의 《더블스피크》는 이중화법의 야전교범이다. -
러츠는 정부, 기업, 언론이 어떻게 언어를 비틀어 사실을 흐리고 책임을 회피하는지를 설득력 있게 폭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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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롭고 유쾌하며, 동시에 무섭도록 현실적인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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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을 자아내지만, 그 웃음이 오래가지 않는다. 웃음 뒤에 남는 건 불편한 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