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와에 일정이 취소되어 점심시간은 로이드 저택에서 먹게 되었다.
휴이가 동분서주하며 이웃 영지에 퍼져 있는 각 마을에 식료품 상인들과 교섭한 덕분에 앞으로 더 이상 에텔이나 왕도에서 장을 볼 필요가 없어졌다.
하이네 마을에 식료품을 취급하는 소매상이 들어섰으니 엘시노어 영지에 분포되어 있는 2개 마을에서도 물물 교환을 하기 위해 하이네 마을로 왕래할 것이다.
지금까진 내부에서 화폐가 회전이 되지 않아 시장을 만들 생각을 못했지만 이브의 사병과 노예들이 유입되면 사정은 달라진다.
암울하기만 했던 엘시노어 영지에 희망이 피어 올렸다.
로제타는 하녀 복을 입고 정식으로 메이드 수업을 받았으며 릴리와 배니는 선배로써 꽤나 진지하게 그녀를 교육 시키고 있었다.
녹색 레이스에 하얀 앞치마 그리고 커터 벨트가 달린 검은 니삭스, 갈색 구두로 꾸민 로제타는 누가 봐도 어엿한 하녀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수줍게 나를 응시하고 있었고 난 잘 어울린다며 로제타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 말이 그렇게 듣고 싶었는지 기쁜 마음을 표정으로 마음껏 들어내며 릴리에게 달려가 안겼고 그녀는 나를 바라보며 엄지척을 내보이며 가뿐하게 미소 지어줬다.
식사를 마치고 산책을 나가는 드워프들을 쫓아 이브의 메시지를 그들에게 전해주었다. 드워프들은 알아들었다며 말을 전해 줘서 고맙다고 답한 뒤 밖으로 사라졌고 난 한가한 시간을 이용해 에텔 도시에 위치한 루비어 저택의 귀빈 영접실로 포탈을 열었는데,그건 아리아로부터 받은 편지를 레아에게 전해주기 위해서였다.
루비어 저택 입구를 통해 들어가고 되지만 신증 증서를 보여줘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애석하게도 깜박하고 그걸 집에다 놓고 나왔다.
그걸 가지고 루비어 저택까지 걸어가는 짓은 못하겠다.어차피 레아를 만나 편지만 전해주고 나오면 되니 바로 포탈을 연 것이다.
포탈을 통과하자 귀빈 영접실이 나왔고 그곳엔 생전 처음 보는 여성과 머스킷티어 복장에 세퍼트와 쇼트헤어 고양이 그리고 팬더 녀석이 입을 쩌억 벌리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막시무스 랏테 에우르고 공작은 나를 알아보고는 고개를 저으며 가볍게 미소를 띄웠다.
“저택에 물건 없어지면 자네한테 손해 배상 청구를 해야 겠군”
아차차!
타이밍 참 뭐갔네?
레야의 방을 저장 리스트에서 삭제하는 바람에 이곳으로 온 건데..
“실례했습니다 공작님!손님들이 있는 줄도 모르고.. ”
당황한 난 연신 머리를 숙이며 사죄했다.
막시무스 공작은 사람 좋은 얼굴로 허허 웃을 뿐이었다.
“아닐세.. 마침 자네한테 용무가 있었는데.. 잘 와주었군.. 거기 서 있지 말고 어서 앉게나”
“네?!아..예.. 그럼 ”
난 빈자리를 찾아 앉았고 막시무스 랏테 에우르고 공작은 미슈미드 왕국의 사절단에게 나를 소개해 주기 시작했다.
“다소 갑작스럽지만 소개를 하도록 하겠소.. 이 자는 화랑 에거시라는 마법사라오.. 어쩌면 세릴 왕녀를 도와 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구려”
하하 전 마법사 아닌데요.
어쨌거나 어제 봤던 세퍼드와 줄무늬 고양이가 있는 것을 보아 저 소녀가 마차에 타고 있던 여성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긴 연갈색 머리,눈썹까지 내려오는 앞머리에 커다란 눈망울,동양의 미가 느껴지는 다소 올라간 눈매,18세 정도 되어 보이는 159정도에 키를 가진 날씬한 체형에 뾰족한 귀가 매력적인 소녀는 나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놀랍습니다!어제 마법사님을 본 기억이 있습니다.분명 꽤 먼 곳에서 말도 마차도 없이 붉은 오크를 데리고 반대 방향으로 간 분입니다!그런데 갑자기 나타나시다니!대체 이건 무슨 마법입니까?”
일이 꼬이는 군..
대충 둘러대자니 막시무스 공작님도 계시고..
“워프 게이트라는 마법입니다.. 그 이상은 설명 드리는 것이 곤란 합니다”
“워프 게이트?역시 마법 강대국 답습니다!”
세릴 왕녀는 격하게 흥분한 반응을 보이며 들뜬 얼굴을 하고 있었다.막시무스 공작은 꼭 레아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며 허허 웃고 있었다.
과연 위대한 천재 마도사 케빈 마샬을 배출한 엘베록 왕국답다며 마도 강대국임을 극찬한 베리얄 프론 후작은 양국이 협력했던 긴 세월을 봐서라도 이번 무력 침공에 대한 강력한 중재와 협조가 있어야함을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막사무스 공작이 답했다.
“사실 이번 세피아 왕국에 무력 도발은 우리로써도 관망하기 힘들만큼 정도가 지나치다 생각하고 있었소.. 허나 우리 유니온 파벌 소속 영주들은 동부에 세력권이 밀집되어 서쪽에 위치한 왕도 벨리타로 이동하는 것이 지나치게 부담이 된 것이 사실이오만.. 여기 화랑이란 젊은이만 있다면 왕도까지 한걸음이면 갈 수 있으니.. 이번 기회에 왕도로 한번 다녀 올 생각이라오.. 그러니 세릴 왕녀도 마음 놓고 만반에 준비를 해주시길 바라오”
팬더 아니 베리얄 프론 후작과 존 스니퍼 경 그리고 켓 브라운 경에 시선이 나를 향해 있었고 세릴 왕녀도 눈빛을 반짝이며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날 한번 재대로 잡았다.
“그럼 아리아 공녀님으로부터 부탁받은 편지를 레아 공녀님께 전해드리고자 부득이하게 먼저 일어나도록 하겠습니다”
“그러게나... 그나저나 지난번 내가 제안한 것은 생각해 보았나?”
아!그 기사가 되는 거 말이죠??
정확하게 운전기사가 되는 거잖아요?레아가 남대문 가자면 남대문으로.. 이태원 가자면 이태원으로..?그런 기사는 좀...
“죄송합니다.. 아직 세상에 대한 견식을 더 넓히고 싶습니다.. 말씀은 감사합니다만 아무래도 어려울 것 같습니다”
난 정중히 공작 앞에서 머리를 숙였고 막시무스 공작은 가볍게 웃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허허.. 참으로 완고한 사람이로군.. 이 내가 그토록 원하는데도 오지 않다니.. 하지만 그럴수록 더욱더 오기가 생기는군!내 기꺼이 기다려 주겠네!다른 누구 밑에 안주하지 않는다면 내게 오게나!섭섭지 않게 대우해 주겠네”
“공작님의 말씀 감사히 새겨듣겠습니다.. 그럼 전 가보겠습니다”
“그러게나.. 그리고 내일 오전에 다시 한 번 저택에 방문해주게.. 정문으로 말일세”
“네 그러겠습니다”
휴~ 진땀 뺐다.
난 귀빈 영접실을 목록에서 삭제해 버렸다.
앞으로는 귀찮더라도 저택 입구를 통해 당당히 들어와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곧장 레아의 침실 앞에 서서 노크를 했고 방 안에서는 종소리가 들렸다.
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고 그곳에는 레이스치마 차림에 레아가 맨발로 서서 나를 바라보며 놀란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내 방으로 곧장 마법 문을 열지 않고?”
“이젠 그럴 필요가 없어 졌잖아요?그리고 앞으론 영원히 열리지 않을테니 걱정 놓으세요”
“그러냐?마음은 놓인다만 조금 섭섭한 점도 있구나.. 그래 무슨 일로 왔느냐?혹시 내가 보고 싶어서 온 것이냐?”
뭐라고 대답하냐?
편지 전하러 왔다고 말하면 좀 딱딱하려나?
그렇다고 없는 말을 지어낼 필요는 없잖아?
“아리아 공녀님으로부터 편지를 전하고자 오게 되었습니다”
“그러냐!내 편지가 아리아에게 당도한 모양이구나..그럼 서둘러 아리아를 만나러 가자!”
레아는 한 가지 모르는 것이 있었다.
낮 시간엔 아리아를 만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 말이다.
적어도 난 그러했다.레아 역시 갑자기 아리아 방에서 불쑥 나타나는 것은 불가능했기 때문에 적어도 벨리타 거리에서부터 정식으로 가르시아 저택으로 가야만 했다.
내게 편지를 받은 레아는 내용을 읽어 내려갔고 나에게 시선을 고정 시켰다.
“아직 아리아의 기사 되지 못한 것이냐?”
“네 그렇습니다..”
레아는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봤다.
“그럼 잘됐구나!우리 가문의 가신이 되거라!내 널 귀여워 해주겠다!”
하하.. 요 꼬맹이가 누굴 귀여워해주겠다고?
“에우르고 공작님께 좀 더 시간을 달라 말씀 드리고 오는 참입니다.. 아쉽지만 조금 더 세상을 돌아보고 싶습니다”
“끄응.. ”
레야는 볼을 부풀리며 난 노려보고 있었다.
표정에서부터 못마땅하다는 듯이 미간을 찌푸리며..
“혹시 그대는 나와 아버지를 가볍게 여기고 있진 않느냐!”
“아닙니다.. 제가 어찌 감히..”
“그렇다면 가신이 되어라!내 널 아끼고 각별히 대해주겠다 약속하지 않느냐!진짜 진짜 이뻐해 주겠다!무엇이든 사줄 것이며 무엇이든 내어 줄 것이다!바라는 것이 돈이냐?그렇다면 막대한 금화를 하사 하겠다!미녀를 원한다면 미모가 출중한 여인 100명을 내어 주겠다!”
같은 공작가 사람인데도 아리아랑 이렇게 성격과 생각이 다르구나.
하긴 아리아는 엄하게 자랐고 레아는 귀여움만 받고 자라 성품이 다른 것은 어쩔 수 없으려나?난 레아가 기분 나쁘지 않게 타일러 볼 요량으로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레아 공녀님께서 이토록 감개무량한 제안을 해주셔서 전 무척이나 황공하며 기쁘기 그지없습니다.하지만 아리아 공녀님과에 의리도 저버릴 수 없습니다.. 하오니 조금만 더 생각할 말미를 주십시오”
한결 누그러든 표정을 짓던 레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했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화랑이 탐나긴 했지만 친구인 아리아의 입장도 고려해야 했기 때문이다.
레아는 종을 세차게 흔들어 하녀들을 불러 들리고는 나를 내보내고 외출복으로 갈아입은 뒤,간단하게 짐을 싸서 침실 밖으로 나왔다.
그 후 아버지를 아뢰고자 집사장 알프레도를 찾아갔지만 현재 귀빈과 대화중이라 직접 만나지는 못해 메시지만을 남겨 놓고 그대로 등을 돌렸다.
그녀는 하녀 둘을 대동했고 왕도 벨리타로 문을 열라 분부를 내렸다.
하- 솔직히 이런 일을 매번 의무적으로 해야 할 것 같아 거절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포탈을 열자 하녀 둘은 움찔거리며 뒤로 물러섰는데 레아가 당당히 들어가자 그녀들도 마지못해 따라 들어갔다.
내가 포탈을 연 곳은 벨리타1번지로 가르시아 저택에서 고작 50미터도 안되는 골목이었다. 이곳에서 처음 이브와 만나기도 했는데,나중에 알고 보니 이곳은 이브가 애용하는 전용 지름길이었다고 한다.
왜 이런 음침한 길로 다닌 건지 알 길이 없지만..
낮 익은 거리에 모습을 떠올린 레아는 한걸음에 왕도로 날아온 것이 믿기지 않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하녀 둘에 표정도 믿을 수 없다는 식이였으나 레아는 이 둘에게 각별히 입단속을 하도록 지시를 내려 주었다.
그녀들은 레아의 명령을 받들었고 우린 가르시아 저택 입구로 걸어 들어갔다.
조안나 하녀장과 기사 루카스는 레아 공녀와 하녀 둘,그리고 불청객인 나를 노려보며 저택 안으로 들여보내 주었다.
아무런 기별도 없이 깜짝 방문한 레아 공녀를 맞이한 오레오 칼테 가르시아 공작은 꽤나 당황한 기색을 내비추고 있었다.
무려 20일이 넘는 멀고도 험한 여정 길을 사병이나 기사도 거느리지 않고 고작 하녀 둘과 온 점과 더불어 무례하기 짝이 없는 쓰레기를 대동한 점이 이해가 안되었기 때문이다.
“어찌 이 먼 길을.. 이리 허술하게 왔느냐?혹 막시무스 공과 다툰 것이냐?”
“아닙니다 큰 숙부님! 아버님과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전 용병들을 고용하여 왔습니다.. ”
오레오 공작은 굳이 나를 가리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세상이 얼마나 위험한데!저런 근본도 없는 것을 데리고 왔단 말이냐!막시무스 공이 진정 너와 하녀 둘만 보냈단 말이냐?난 믿을 수가 없구나”
오레오 공작의 근심 서린 시선은 곧 나에게 집중되면서 사라졌다.
아리아를 구해준 답례로 4천 금화를 받아간 불한당에 얼굴을 또다시 보게 될 줄은 몰랐던 모양이다.
“크흠!자넨 볼일이 끝났으면 그만 나가주지 그러나?왜 또 용건이 남았나?”
이 문어 아저씨 눈에서 배틀크루저의 야마토 함포급 레이저가 발사되고 있었다.
“아하!아닙니다 설마하니 오레오 칼테 가르시아 공작님의 불편한 안색을 또 보고 싶어 왔겠습니까?그저 우연히 지나다 레아 공녀님과 만나게 되어 함께 온 것 뿐입니다”
“뭐...뭐.. 뭐라!!이런 무례하기 짝이 없는 무식한 놈이!내 널 요절내고..”
“숙부님!”
레아가 당차게 부르자 오레오 칼테 가르시아 공작은 어깨를 들썩이며 움찔거렸다.
어쩐지 레아에겐 다소 약한 면모를 보이는 것 같았다.
“!!”
“이자는 아리아의 생명을 구하고 저를 도와준 사람입니다!오늘에 무례는 절 봐서 너그러이 용서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화랑 네 이녀석!이 분이 어떤 분인 줄 아느냐!엘베록 왕국의 국왕이자 만백성에 아버지 이신 레이몬드 바랏사 쉐퍼 폐하의 종백숙부가 되신다!다 시 한번 그 입을 함부로 놀리면 내 널 용서지 않겠다!”
그래 알았다.입 다물고 있을 테니 고만해라..
레아는 헛기침을 한차례 하더니 보석 주머니에서 루비를 꺼내 나에게 건네주었고 그것을 본 오레오 공작은 혀를 차기 시작했다.
“아니 저놈이 뭐 한 것이 있다고 루비를 건네주는 것이냐?”
“나름 신세를 진 것이 있어 그런 것입니다.. 저라고 어찌 가치 없는 일에 돈을 쓰겠습니까.그럼 숙부님 며칠 동안만 신세를 지고 싶습니다.. 부디 유노해 주시길 바랍니다”
“아.. 그래 네 집처럼 편히 지내거라..”
레아는 오레오 공작에게 숙녀의 예를 보이며 정중히 인사를 건네고 하녀 둘 역시 살며시 머리를 조아리며 아랫것의 예를 보였다.레아는 시선을 내게 돌리고는 한 쪽 눈을 질끈 감고 미소를 지어 주었다.
“그럼 화랑 내 널 또 부를것이니 그동안 왕도에 머물도록 하여라 알겠느냐?”
“분부 받잡겠습니다 레아 공녀님”
오레오 갈테 가르시아 공작이 화랑을 몹시 싫어하는 것을 알아차린 레아는 혹 그의 신변에 변고가 없도록 일부러 보석을 건네주며 그와에 친분을 과시하는 한편 다시 연통을 넣을 것을 시사해 가르시아 저택과 왕래 할 수 있도록 손을 써두었다.
오레오 공작은 이러한 레아의 조속한 조치에 꼼짝도 하지 못하고 홍익 인간마냥 얼굴이 붉게 물들이고 있을 뿐이었다.
“레아”
“아리아!!”
레아는 빠른 발걸음으로 아리아와 손을 맞잡고 반가움을 교환하고 있었다.
잠시 아리아의 시선은 나를 스쳐갔지만 못 본 척하며 레아를 데리고 자신의 방으로 걸어가기 시작했고 그것을 지켜본 오레오 공작은 다소 안도한 표정으로 자신의 서재로 향하기 시작했다.
루카스 에이먼은 내 등을 한차례 떠밀고는 당장 나가라는 거만한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아가씨도 네놈에게 정이 떨어진 모양이구나.. 눈 길 한번 주지 않다니.이제 주제 파악 좀 되나?”
미안하다..
사실 매일 밤 만나고 있거든..
하루하루 아리아가 쿠키 굽는 이유가 뭐~게
“흠 그런 것 같군.. 근데 너무 좋아하는 티를 팍팍 내는 것 아냐?”
노골적으로 기쁜 마음을 들어낸 루카스를 입꼬리를 올리며 대꾸했다.
“흥!레아 공녀님께서 네 잔재주가 마음에 드신 모양인지 너에게 여러 가지 선심을 써주셨다만.. 곧 그분도 네게 등을 돌리실게다.. 그러니 분수를 알도록 해라 화랑 에거시”
루카스가 강한 것은 여러 전투를 지켜봤기 때문에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와 나의 실력 차이가 얼마나 나는지 그 점이 다소 궁금했다.난 실전이 부족하지만 화려한 기술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상태다.
만약 이런 내가 루카스와 싸우게 되면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난 그것이 궁금해졌다.
“말 한번 재수 없게 하는군.. 어디 자신 있으면 한 수 보여주던가?”
내 도발에 발끈한 루카스는 매서운 눈빛으로 날 노려보기 시작했다.
이내 발걸음을 멈추고 측면으로 서서 말했다.
“역시 용병들은 단순하고 무모하군.. 원한다면 기꺼이 상대해 주지”
상대가 강한 것은 알고 있지만 그래도 한번쯤 기사와 붙어 보는 것도 좋은 공부가 될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루카스는 곧 방향을 바꿔 연무장으로 향했고 난 다소 긴장된 얼굴로 조용히 숨을 내뱉고는 그 뒤를 따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