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bgmstore.net/view/mCuwT
엘시노어를 향하는 우리들의 여정은 순조롭기만 했다.
비가 오면 포탈에 도움을 받아 소나기를 피하고 몬스터나 도적이 나타나면 홍피그의 도움을 받았다.
벨벳은 끄집어내도 전혀 싸울 생각도 하지 않고는 홍피그가 죽기를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었다.지난번엔 자기 손으로 죽였기 때문에 혼이 났다고 생각했는지 이번엔 계획을 바꿔 손 놓고 구경하기로 작전을 변경한 모양이다.
덕분에 주인인 내가 몬스터와 사투를 벌이는 번거로움이 생겼다.
발이 여덟 개 달린 거대 거미가 군침을 흘리며, 홍피그를 날려버리고 내 허벅지에 치명상을 가하며 매섭게 돌진해 왔다.모험가 헌터라 불리우는 셀로브 입장에선 몬스터보다 인간에 육질이 더 감칠맛 났기 때문일까?주타켓을 나로 삼았다.더욱이 이 거미는 굉장히 민첩했고 강력해 패턴을 모르는 우리 둘에게 승산 따위 애초에 없었다.
난 아스트랄 소드를 무기에 씌워 셀로브를 공격했지만 그 거미는 붉은 검강을 경계하며 재빠르게 치고 빠지고를 반복하며 우리들의 빈틈을 유도했다.
이미 인간 여럿을 잡아먹은 그 몬스터는 싸움에 꽤나 익숙하며 노련했다.
홍피그는 20레벨 스킬 베쉬(돌격치기)을 사용해 셀로브의 측면을 공격했지만 그 거미는 재빠르게 도약하여 나에게 달려들었고 난 그대로 검을 찔러 넣을 자세를 잡았다.
그때 셀로브는 나를 향해 산성 액을 내뱉었고,난 라인 워크를 이용해 빙판 위를 미끄러지듯 유유히 위기를 모면했다.
쿠웅!
셀로브가 착지하자 또다시 상처 입은 나를 주시하며 군침을 흘렸다.
거미 놈의 시선이 참으로 거슬렸다.시간이 흐를수록 상황은 점차 불리해지는 것 같았다.
휴이와 로제타는 아슬아슬하기만 한 나와 홍피그의 팀플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보다 못한 벨벳은 단숨에 내 앞까지 날아와 살의를 내비치는 셀로브을 향해 불꽃 화살을 연사했다.
불꽃에 휩싸인 셀로브는 고통에 몸부림치다 그대로 불타 죽어버렸고 휴이와 로제타는 그제야 안도하게 되었다.
나와 홍피그가 파티를 맺고 고전을 면치 못한 상대를 벨벳은 5초만에 통구이로 만든 걸 보고 ,허탈한 표정을 지으며 그대로 주저 않았다.
홍피그는 치명상을 입어 쩔뚝였지만 모두의 관심은 나에게 쏠려 있었다.벨벳은 왜 바보같이 싸우러 나갔나며 나를 나무랐다.
야?니가 안 싸워서 내가 이 꼴이 된거잖아.. 라고 말하자 벨벳은 다소 토라진 얼굴로 눈물을 글썽이고 있었다.
몸뚱이는 15살이지만 마음은 아직 8살 그대로인 느낌이다.
이게 고속 성장에 부작용인가 보다.에구.. 당근과 채찍질도 한 두 번이지.. 지친다.
다행히 셀로브는 독을 가진 거미가 아니었기 때문에 큐어로 상처를 말끔히 치유할 수 있었다.
큐어를 자주 사용해서 그럴까?이젠 큐어가 차지하는 용량은 제로가 되었다.큐어를 완전히 습득한 마당에 동영상을 지울까 했지만 혹 큐어를 쓰지 못하게 되면 곤란하니 우선은 두기로 마음 먹었다.
홍피그는 리턴하여 게임으로 들어가 벨벳에게 치유 물약을 받고 회복하는 것이 가능했다.하지만 매정하게도 홍피그에게 돈을 받고 물약을 넘겨 주었다.지난번 부활의 구슬 값도 장부에 달아 놓은 모양이다.
차고 넘치는 란디아는 주체 못할 만큼 쌓아놓고도 900란디아 밖에 없는 가난한 우리 홍피그에겐 조금에 온정도 베풀려 하지 않았다.서러움 때문에 그런지 홍피그는 럼주를 사서 혼술 하는 일이 많은 것 같았다.자신은 벨벳을 좋아하지만 그녀는 가까이 다가오면 불태워 버리겠다고 으름장을 놓아 우울함이 더했던 것 같다.
밤이 되면 마차를 숨겨 놓고서 한적한 마을에 들려 깨끗이 씻고 포탈을 이용해 집으로 돌아갔다.
그 다음 로제타에게 약을 발라주고 포탈을 타고 아리아를 만나러 갔다.
매일 밤마다 2시간씩 그녀에게 헤베테와 바슘 강의를 받았다.
물론 지루함을 달래고자 틈틈이 아리아에게 장난을 걸었지만 수업 할 때 그녀는 가정 교사마냥 조금에 시간적 낭비를 하지 않기 위해 내 장난을 가볍게 무시했지만 수업시간이 지나면 그제야 밝은 미소를 지으며 내 모험담에 귀를 기우렸다.
셀로브에게 공격 당한 허벅지를 본 아리아는 상처 부위를 어루만지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보여주었는데.. 아.. 정말 데리고 살고 싶다..
시간이 새벽 3시가 넘어가면 그때서야 자리를 털고 아리아와 작별하고 우리 집으로 넘어와 잠자리에 들었다.
거의 매일 밤 휴이와 잠을 자니 이젠 어색한 것도 못 느끼겠다.
이게 친구라는 생명체겠지..?
날이 밝으면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또다시 마차로 이동해 출발했다.
내 전지전능한 포탈 덕분에 편안한 여행을 할 수 있었던 휴이는 친구 덕을 많이 본다며 엘시노어에 도착하면 귀빈 대접을 해주겠다 약속하였다.
가난한 시골 영주의 만찬이 얼마나 화려하겠냐만은 그래도 기대해 주지 않으면 섭섭해 할 것 같아 그에 맞는 리액션을 보여주었다.
짐마차는 평균 15킬로로 서행했다.
걷는 것보다 나으니깐 타고 가는 거지...
정말 개느리다.
말 두 마리가 8시간씩 이동 가능한 것은 이러한 서행 덕분이지만 로즈와 평지를 달릴 때 그 유쾌함이 없어 다소 답답했다.
더욱이 오늘따라 햇살은 왜 이리 쬐는지 더위까지 우릴 괴롭혔다.
나와 휴이가 대화 삼매경에 빠져 있으면 로제타가 심심해 할 것 같아,홍피그를 꺼내 둘이 놀게 하였다.벨벳은 로제타에게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았지만 홍피그는 외로움을 잘 타는 성격이라 은근히 로제타랑 궁짝이 맞았다.
처음엔 거부감이 있었지만 홍피그와 어울리다보니 생김세와 다르게 무척이나 섬세하다는 것을 안 로제타도 그와 손짓을 통해 소통하며 여유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로제타 주위에 날벌래가 날아다니면 그것을 내쫓거나 잡아주는 홍피그의 상냥함에 고마워했지만 벨벳은 이 날 버러지들에 출처지가 붉은 오크라는 것을 이해한 순간부터 홍피그가 더욱더 거슬리기만 했는지 내 뒤에 쭈그려 앉아 휴이와 내 이야기를 들으며 무료한 풍경을 바라봤다.
행상인들은 우리 짐칸에 붉은 오크가 타고 있는 것을 신기하게 바라 볼 뿐이었다.
생김세가 워낙 독특해 시선을 끌기 충분했던 것이다.
마을에 도착해도 그 인기는 사그라들 줄 몰랐다.두려움에 거리를 두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마을 아이들은 홍피그를 향해 돌을 던졌다. 방패를 빼들고 돌을 막아내는 홍피그는 왜 미움을 받는지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고 로제타가 두 팔을 뻗어 아이들을 진정 시키고서야 간신히 마무리가 되었다.
마을 촌장은 우리에게 되도록 빨리 마을에서 나가달라 부탁했고 우린 할 수 없이 필요한 식료품을 구매하고서 서둘러 그곳을 나오게 되었다.
몬스터에 대한 당연한 편견이 있었던 만큼 마을로 진입할 땐 홍피그를 리턴 시키기로 마음먹게 되었다.또 밤이 오면 마차를 숨기고 외딴 마을로 건너가 우물을 몰래 사용해 씻은 후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로제타에게 약을 발라주었는데,오른쪽 가슴은 거의 회복이 된 듯 유부 부분에 흉진 곳에서 세 살이 돋아나기 시작했다.손가락으로 그곳을 눌러도 그녀는 아픔을 호소하지 않았다.
난 로제타의 가슴을 주무르거나 건드리는 것에 특별히 흥분이나 발기하는 일 없었지만 로제타는 매 순간 순간 두근거리며 화랑의 손길을 각별히 받아드리고 있었다.
이브의 치료제가 효과를 나타낸 건지 로제타의 은밀한 그곳에 염증 같은 물집도 거의 사라져 갔다.
그래서 그런지 이제까진 무감각했던 그 안에 성감대가 어느 정도 회복되어 약을 바를 때 마다 간간히 신음이 입 밖으로 나오는 것을 참으며 몸을 움찔 떨었다.
얼굴이 붉게 물든 로제타의 그곳에서는 상당량에 애액이 흘러나왔고 그것을 본 난 적지 않게 당황한 얼굴로 황급히 문을 닫고 나오게 되었다.
지금까지와 다른 신체 반응에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여 이브에게 곧바로 문자를 보냈다.
그러자 이브에게 바로 답장이 날아왔다.
이브@내가 준 약은 단순히 병을 낳게 하는 약이 아냐.. 그녀 안에 무뎌진 감각을 예민하게 되돌리는 약이기도 해..
화랑@그런게 가능해?
이브@그녀를 통해 처음 시험해 본거야.. 그런데 성공한 것 같네.. 다행이야.. 그녀의 잃어버린 순결은 되찾아 줄 수 없지만 감각은 되찾아 주고 싶었어.. 근데 엘시노어까진 얼마나 더 걸리지?
대..대단한 걸?
화랑@내일이면 도착 할 것 같아..
이브@ 그래.. 몸 조심하도록 하고.. 밥은 잘 챙겨 먹고 있지?
화랑@네 걱정이나 해.. 난 내 몸 끔찍하게 생각하니깐..
이브@ 알았어.. 잘자 화랑..
난 이브에게 “너도 좋은 밤 보내” 라고 답장을 넣고서는 지도를 열어 아리아에게 찾아갔다.
은은한 조명이 방안에 분위기를 포근하게 자아내고 있는 가운데 아리아는 편안해 보이는 잠옷차림을 하고서 탁자 앞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내가 온 것을 본 아리아는 잔잔하게 미소 짓고서 따듯한 실론티를 잔에 따라 내 자리로 밀어 넣었다.
“오늘은 받아쓰기를 할 거에요.. 분발해 주셔야 해요”
“못한다고 맹비난 하지 않기야”
“그건 제 마음인걸요?”
잉크와 펜 그리고 종이들이 탁자 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난 펜을 잡고 아리아가 불러준 글자를 종이에 적는 ‘받아쓰기’를 하며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었다.가끔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 머뭇거리면 내게 충분한 시간을 주며 기다려주었다.다행히 돌대가린 아닌 모양인지 시간이 걸리긴 해도 떠올려 적는 데는 성공했다.
아리아는 기특하다며 내 머리를 강아지 털 쓰다듬듯이 살며시 쓸어내렸고 난 쑥스러운 얼굴로 입술을 삐쭉 내밀고서 눈 앞 근접한 그녀의 풍만한 가슴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백인이라 그런가?고작 19살이면서도 이토록 가슴이 풍만하다니.. 거기다 아리아에게선 향긋한 꽃향기가 풍겨와 이성에 끈을 잡는데 무척이나 힘겨웠다.
로즈에게 차였다는 생각이 확신으로 접어드는 가운데,내 줏대 없는 지조도 곧 흔들리고 있는 모양이다.
“이제 새로운 헤베테를 공부해 보아요.. 오늘은 시브시비와 넬르,테으,심,메네,에가를 배우도록 하겠습니다”
아 32개 헤베테중에서 20개를 익혔고 새로운 6개를 배우게 되었다.단 5일만에 한글을 깨우친 이브 스고이!난 헤베테.. 한글로 따지면 자음만 20일 가까이 배우고 있는데 말이다.언제 바슘이라는 모음에 도달할 수 있을까?언제 단어를 배우고 문장을 깨우칠 수 있으려나?아리아는 넉넉잡고 1년을 생각하고 있는 모양인데..솔직히 자신 없다.. 그래도 아리아 같이 친절한 선생님이 가르쳐주니 다행이다 싶다.. 돈도 안들고 말이다.
그렇게 2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난 의자에서 일어나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서 기지개를 하며 하품을 하였고 아리아도 만족스러운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고생하셨어요..”
“수고 많았어요 아리아 선생님”
내가 선생님이라고 칭하는 것이 싫지는 않은지 싱그러운 얼굴로 내 앞에 예쁘게 포장된 종이 봉지를 내밀어 주었다.
이게 뭐냐고 묻자 직접 구운 쿠키라며 누구도 주지 말고 혼자 먹으라며 새침때기 미소를 지어보였다.
우와 눈물나게 귀엽다..
“잘 먹을께..”
“받아쓰기를 전부 해내지 못했다면 주지 않았을 거에요!이건 사랑스러운 제자에게 주는 보상이니 오해 없으시길 바래요..”
“에이 보상이 과자라니.. 너무 약한 걸?”
아리아는 의문형 표정을 짓고는 손가락으로 가볍게 입술을 두드렸다.
“그럼 어떤 보상을 원하는데요?혹시 금화인가요?”
“그럴 리가.. 음.. 볼에다 뽀뽀 같은거?”
내 말을 들은 아리아는 잠시 멍하니 바라보다 이내 미소를 짓고는 주먹으로 내 어깨를 가볍게 내리쳤다.로즈의 대한 내 절대적인 마음을 이해하고 있던 아리아는 그저 장난식으로 받아드리고는 상큼하게 웃었고 내 진지한 말을 농담으로 넘겨버렸다.
“입술로 뺨을 때려달라?뭐 그런 말씀이죠?그런 야한 농담,가끔은 환영이에요.. ”
아리아는 예의를 중시하고 매너를 따지는 요조숙녀다.
하지만 화랑이 상대라면 짓궂은 장난이나 농담은 웃어넘길 줄 아는 너그러움도 가지고 있었다.물론 화랑은 농담으로 한 이야기가 아니었지만 말이다.
“그럼 가 볼게..”
“좋은 밤 되세요.. 그리고 첫 번째 쿠키는 무조건 화랑님이 먼저 드셔야 해요 아셨죠?”
“알았어..”
나눠는 먹되 제일 처음은 내가 먹길 바라는 의미 같았다.
주방에 들어가 쿠키 굽는 것을 처음 배우고 예쁘게 포장까지 해 주었다.기꺼이 누구에게도 주지 않고 나 혼자 다 먹을 생각이다.
이건 돈 주고도 사 먹을 수 없는 수제 쿠키인데다 아리아의 정성과 애정이 들어갔으니 휴이가 달라고 해도 절대 줄 생각이 없다.
난 포탈을 열고 집으로 걸어 들어왔고 아리아가 보는 앞에서 종이 봉지를 열어 쿠키를 하나 꺼내 먹었다.그녀는 잔득 긴장한 얼굴로 나를 응시하고 있었고, 난 입안에서 살살 녹는 우유가 들어간 쿠키를 행복한 기분을 만끽하며 음미했다.
“누가 대신 만들어 준거 아냐?”
“아니에요!제가 직접 만든거에요!”
내 의심에 눈초리를 본 아리아는 다소 억울한 표정을 지어가며 직접 만든 쿠키라는 것을 강조했고 난 농담이라며 쿠키를 하나씩 꺼내 먹었다.
“정말 맛있는데?아리아는 못하는게 없구나?”
두근!
열심히 구운 쿠키를 맛있게 먹어주는 그의 모습을 본 아리아는 좁아져가는 포탈 넘어에 화랑을 보며 애정이 가득 담긴 눈빛으로 살가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슈욱!
포탈이 닫히자 아리아는 화끈거리는 뺨을 어루만지며 침대로 달려가 푹신한 시트에 몸을 내던졌다.그리고는 두 다리를 들썩거리며 얼굴을 베개에 파묻고는 화랑이 자신을 칭찬한 것을 떠올리며 두근거리는 기분을 만끽하고 있었다.
비록 그의 마음은 로즈에게 있었지만 그래도 설레는 이 마음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매일 밤 몰래 만나는 것도 스릴 있고 즐거웠다.
언젠가 끝날 이 행복을 이해해 주길 바라는 마음에 여신 에레오에게 양해를 고하는 짧은 기도를 올린 아리아의 하루는 그렇게 마무리가 되었다.
문이 닫히자 난 아리아가 만든 쿠키로 허기를 달래고 있었다.
고2 시절 가정 실습시간에 쿠키를 구운 일이 있었다.물론 그룹을 이루어 점수를 먹였지만 그때 먹은 쿠키와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나게 부드럽고 달콤한 수제 쿠키였다.
순식간에 봉지를 비워버린 난 기념할 만한 수제 쿠키 봉지를 버리지 않고 찬장에 잘 모셔 두었다.이건 내가 여성에게 받은 첫 번째 수제 쿠키라서 기념할 만한 물건이다.
계단을 올라가 방문을 열자 세상 모르게 잠을 자는 휴이는 누가 업어 가도 모를 만큼 깊숙한 숙면을 취하고 있었다.그도 그럴 것이 이 침대는 귀족들이 사용하는 최고급 양털 침대이기 때문에 그 편안함은 일반 여관 침대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다.좀더 오바해서 말하자면 내가 살던 세상에 저가용 침대보다는 편안했다.은화 10씩 써가며 집에서 잠을 자는 덴 모두 이유가 있는 것이다.
난 자리에 들어 누워 몬스터 길들려라를 클릭해 게임속으로 접속했다.
붉은 오크는 2레벨 사냥터인 호수 근처에서 아울베어나 홉고블린을 상대로 피 튀기는 격전을 벌이며 일진일퇴에 엄청난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적 두 마리와 만나면 후퇴하기 일수였고 1:1로도 간신히 장비빨로 이기는 매우 연약한 녀석이었다.
반면 벨벳은 죽음의탑 50층 보스인 네크로멘서를 물리치고 100층에 서식하는 울프 왕을 격파후 서큐버스 퀸이 사는 150층을 향해 무리 없이 올라가고 있었다.
그녀가 16살이 되려면 150층을 무조건 돌파해야 했기 때문에 다소 조바심을 내는 것 같았다.
난 지금도 귀여우니깐 성장에 너무 목매지 말고 홍피그처럼 상황에 맞춰 물러나는 것도 전술에 일부라고 쪽지를 보내주었다.
그러자 [걱정마!200층까진 별 일 없으니깐.. 300층까지 올라가야 좀 긴장 되겠지?]라고 답장이 왔다.. 대체 죽음의 탑은 몇 층까지 있는 거냐?
벌써 시간이 새벽 3시다.슬슬 자야지.. 우리 마차를 누가 훔쳐갈지 모르니 일찍 일어나 서둘러 가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