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든 일이 시작된 그날.
사쿠라바 잇토키 대신
쿠도 신이치(올림푸스)가
백악관에 메일 한 통을 보내 달라는 부탁을 한
그날 밤.
베드로 신부는
그렇게 사라진
잇토키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어쩐지
그 소년과의 인연이
이렇게 끝나지는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그의 그런 느낌이
현실화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그가,
잇토키가
다시 베드로 신부를 찾아온 것이다.
베드로 신부가 숙소로 사용하고 있는
일본 가톨릭 대학교 국제교류관에
그 소년이 나타난 것이다.
베드로 신부가
문가에 서 있는 그 소년의 모습을 보았을 때,
잇토키가
밤새도록 쉬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바티칸의,
당신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잇토키의 첫 마디였다.
숙소 안으로 들어온 잇토키는
서용석이
저 세상 사람이 되었고,
얀 베르그만과 통화를 했다는 사실을 알려 주었다.
베드로 신부가 물어보지 않았는데도,
잇토키는
지난 밤 동안 있었던 일을 이야기해 주었다.
단지 그뿐만이 아니었다.
그가 어떻게 기프티드가 되었는지,
왜 서용석을 찾아다녔는지,
왜 얀 베르그만을 만나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해 주었다.
10년이 넘는 시간이 함축된
잇토키의 이야기는
그리 길지 않았지만,
그 이야기 안에는
베드로 신부가
상상도 하지 못한 끔찍한 진실이 감추어져 있었다.
사쿠라바 잇토키는
얀 베르그만에 의해 기프티드가 되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그의 기억 일부가 흘러 들어왔다.
얀 베르그만은 기프티드이다.
그리고
그에게 발현된 능력은 불사(不死)였다.
죽지 않는,
아니,
죽을 수 없는
얀 베르그만은 오랜 세월을 살아왔고,
고통받았다.
그리고
자신이 죽을 수 없다는 진실을 부정하기로 마음먹었다.
얀 베르그만은
기프티드를 찾기 시작했다.
어딘가에
사람의 능력을 뛰어넘는 누군가가 나타났다는 소문이 들리면
찾아갔고,
설득하거나, 납치하거나,
때로는 돈으로 사들였다.
그렇게 확보한 기프티드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들이 가진 기프티드는 무엇인지,
어떻게 발현되었는지,
유지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인지,
제한 조건은 무엇인지에 대한 정보를 모았다.
면담에서 시작된 연구는
보통 해부로 끝이 났다.
그렇게 연구를 계속하면서,
얀 베르그만은
기프티드에 대한 몇 가지 공통점을 찾아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샘플이 부족했다.
기프티드를 찾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보통은 수십 년,
길게는
한 세기 동안 기프티드를 찾지 못하는 일이 허다했고,
그러한 상황은
얀 베르그만에게 불안감을 안겨 주었다.
그래서
얀 베르그만은 생각을 바꾸었다.
찾기 힘들다면 만들어 내기로.
그동안의 연구를 통해서
기프티드라는 존재가
전쟁이나 전염병의 광범위한 확산,
극심한 빈부격차와 같은 극한의 상황에서만 나타난다는 사실을 알아낸
그는
직접 그러한 상황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17세기부터
유럽의 자본시장을 지배하고 있던 그는
자신이 가진 자금력을 이용해,
또는 자금력으로 확보한 무력과 기술을 이용해
전쟁을 일으켰고,
전염병을 유행시켰다.
북한을 찾은 것도,
북한의 핵개발을 도운 것도,
그러한 이유의 연장선상에 있었다.
거기에
그가 원하는 궁극적인 목적까지 듣게 된
베드로 신부는
진심으로 악마를 본 듯한 기분까지 들었으니.......
얀 베르그만의 최종 목적이
자신과
자신을 죽지 못하게 만든
신이라는 존재를 받드는
이 지구의 모든 인간들의 죽음
그 자체라는 말을 듣고도
과연
어느 누가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그를 만날 겁니다.
그리고
그가 원하는 대로 죽음을 안겨 줄 겁니다.”
잇토키가 말했다.
베드로 신부는
잠시 동안
아무 말 못 하고
잇토키를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다.
불사(不死).
그로서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였다.
신을 모시는 사제로서,
신의 섭리에 위배되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믿지 않을 수도 없었다.
당장 자신만 해도
완전 기억이라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제가 무엇을 도와드리면 됩니까?”
베드로 신부가 물었다.
“그의 위치.
그가 어디 있는지.”
잇토키가 말했다.
“……지금 당장 말입니까?”
“1달 후.
그때 그가 있는 정확한 위치를 알려 주십시오.”
잇토키가 말했다.
“1달 뒤…….
이유를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베드로 신부는
이해할 수 없었다.
왜 한 달 후에 알려 달라는 거지?
“그에게 숨을 기회를 주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잇토키의 대답이었다.
본문
[연재] 유니콘 프로젝트 3 독립닌자요원 잇토키 (6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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