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불타오르던 료칸을 바라보던
다비드 바이그만 국장의 눈에
곧 사나운 빛이 감돌더니
자신도 모르게
차의 본네트를 부서져라 주먹으로 내려친 뒤,
"이...이 사쿠라바 잇토키와
그 동료들.......
이 개새끼들!
처음부터 이럴 생각으로 로테이션을 확보한 거였어!
우리 신 배트 요원들과
그들을
최대한 몰살시키기 위해서!"
라고
거의 저주에 가까운 울부짖음을 내지르면서
주머니에서
거칠게 담배갑을 꺼낸 뒤
신경질적인 모습으로
담배 한 개피를 꺼내서
입에 물고 불을 붙인 뒤 한 모금 빨고 난 뒤에
담배 연기를 내뿜으면서
동시에
잇토키를 저주하고 있다가,
곧
자신의 무전기에서 들려오는
잡음 신호에,
"뭐야!!!"
라고
소리를 지르다가
그 무선을 보낸 무전기가
외각에서
아까 들어간 친구들을 지원하던
저격수의 것이라는 것이
생각나자,
"그 빌어먹을 놈들을 포착했어?
포착했으면
당장 그 자리에서 해치워 버려!"
라고
신경질적으로 지시를 내리다가
곧
그 지시에 대한 대답이라도 되는 것처럼
갑자기
자신이 물고 있던 담배 끝 부분이
나지막한 총성과 함께
순식간에 사라지자,
자신도 모르게 입이 벌어지면서
동시에
입에 물고 있던
나머지 담배 토막이 땅바닥으로 떨어지고,
그런
바이그만 국장의 모습을
얼빠진 모습으로 보고 있던
신 배트 요원은
곧 다급하게
동상이라도 된 것처럼 서 있던 바이그만 국장을
땅바닥에 쓰러트린 뒤
그들이 타고 왔던
밴 뒤로
뒤로 끌어당기고 나서
이게 무슨 영문이지 하는 얼굴로
고개를 내밀어서
총성이 들려온 곳을 쳐다보다가,
곧
무전기에서 들려오는
장난스러운 목소리에
자신들도 모르게 무전기를 쳐다보고,
바이츠만 국장의 얼굴은
분노로 인해
완전히 야차 저리가라 급으로 완전히 구겨졌으니............
"담배는 건강에 해로운데
그렇게 아무때나 피워대시다니요.
당신들 조직원들과
그 잘난 이스라엘 모사드보다
최정예라고 깝죽거리던
신 베트 최정예 요원들이
완전히 콩가루가 된 것을 보시고도 담배 피울 생각이 나시던가요?
그것도
폭탄으로 가루가 되었는데?"
그런
사쿠라바 잇토키의 장난스러운 말투가
무전기를 통해서 들려오자
바이츠만 국장은
거의 무전기를 부숴버릴 것처럼 움켜잡은 채로,
"너...너
도대체......
아...아니
어떻게
이 무전기로 연락을 하는 거지?
틀림없이
외각의 저격팀이 쓰는 무전기일텐데
어째서
너가 그것을 쓰고 있는 거야!"
라고
벼락이 치듯이 고함을 지르자
잇토키는
비웃음이 섞인 이죽거리는 말투로,
"아.
그 잘난
당신 부하들인
그 저격수들 말인가요?
그 친구들
지금 휴식중이에요.
제가 보기에는
불쌍하게도
당신들에게 말을 하고 싶지 않은 모양인데,
어떡하나?"
라면서
이죽거리던 잇토키는
곧
멍청이들에게 한 수 가르침을 주려는
교사같은 목소리로,
"달빛같은 미약한 빛이나
폭발 시에 나타나는
순간적인 불꽃에도
스코프의 렌즈에
반사광이 생길 수도 있거든요.
그런 반사광은
저격수들에게는
기가 막힌 조준 목표이자
위치 좌표가 된다는 것은
저격수라면
상식으로 알고 있어야 돼요.
그런 것을 방지하려면
저격 스코프에 무광 처리쯤은 해 두셔야지....
쯧쯧쯧......."
하면서 혀를 끌끌 차던 잇토키는
무전기 전원을 내린 뒤
들고 있던 무전기를
근처 수풀 속에 팽개치고 나서,
그 옆에서
목에 대검이 박힌 저격수들의 시체를 처리하고 있던
신이치의 사촌형과
노마를 바라보면서,
"그럼 슬슬 출발하죠?"
라고 말하면서
아까 전에
그 코가 고속도로 휴개소에서
대난장을 부리던
신이치의 사촌형이 타고 다니는
애스턴 마틴 DB5
조수석에 타자
저격수들의 시체를
산 아래 절벽으로 던져버린
두 사람도
곧바로
차의 운전석과 뒷좌석에 탄 뒤에
산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잇토키의 비웃음이 뒤섞인 무전이 끝난 뒤
꿇어오르는 울분을 참지 못한
다비드 바이그만 국장은
괴성과 함께
무전기를 땅바닥에 내던진 뒤
마구 발로 밟고 있었고
그를 호위하는
신 배트 요원들조차도
치욕감과 굴욕감에 얼굴이 사정없이 구겨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분노를 터트리기 전에
머리를 식히고
냉정하게 판단했다면
그들의 운명은
다르게 변할수도 있었겠지만
정보전의 기본적인 원칙인
'먼저 열올리는 쪽이 지는 것이다.'
라는 격언을 잊은
그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최악의 결과로 그들의 실수를 보상하게 되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