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그만 가문과 연결되어 있습니까?”
“들어 보지 못한 이름.”
잇토키가 답했다.
그리고 그 말은
인간에게 허락될 수 있는
가장 심한 거짓말이자 진실이기도 했다.
그 이유는
잇토키의 적이자 삼인위의 적이
바로 그 가문이라는 것은
그 소년과 삼인위도
최근에야 알아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까
잇토키의 말은
거짓말이기도 하지만 진실이기도 한 것이니.....
메모지에서
베드로 신부의 손가락이 떨어졌다.
하지만
잇토키는 메모지로 손가락을 가져가지 않았다.
여전히
베드로 신부의 눈을 바라보고 있었다.
“방콕에서 당신이 말했지.
기억력이 좋다고.”
잇토키가 말했다.
베드로 신부의 표정이 다시 한번 더 굳었다.
“기억하나?
데이빗 박이라는 이름을 어떻게 알고 있는지 설명하면서,
기억력이 좋아서
박물관연대가 뿌린
내 사진을 기억해 두었다고 했었지.”
잇토키가 말했다.
“그런 말을 했었죠.
귀하는 믿지 않으셨지만.”
베드로 신부가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당신이 진실을 말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
“믿었다는 말인가요?”
“거짓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었단 말이지.”
“제가 진실을 말했다고 어떻게 확신하시는지 궁금하군요.”
베드로 신부가 말했다.
잇토키는
손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검지로
베드로 신부의 눈을 가리키며 말했다.
“동공에는 두 개의 근육이 연결되어 있지.
동공 수축근과 동공 확대근.
그중에서
동공을 여는 확대근은
교감신경의 영향을 받지.
긴장이나 당황, 거짓말 같은 스트레스 요인이 발생하면
교감신경이 자극되고
확대근이 영향을 받아,
동공이 열리지.”
잇토키가 말했다.
“그때
제 동공이 확대되지 않았군요.”
베드로 신부가 말했다.
“기억력과 관련된 능력인가?”
잇토키가 물었다.
“감각과 관련된 능력입니까?”
베드로 신부가 물었다.
서로에게 질문을 던진
두 사람은
잠시 동안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먼저 입을 연 것은
베드로 신부였다.
“이야기가 길어지겠군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도록 할까요?
서로에게 여유가 있을 때,
오랜 시간 동안
누구의 방해도 없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때.”
“왜 나를 도왔지?”
잇토키가 물었다.
“저번에 말씀드렸죠.
그때 제 동공이 거짓을 말한다고 하던가요?”
“나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이지?”
“바라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도 말씀드렸죠.”
“등 뒤에서
칼이 꽂힐 걱정을 안 해도 된다는 말인가?”
“베르그만 가문과 손을 잡지만 않는다면,
우리가 귀하를 적대시할 이유가 없습니다.
제 동공이 열렸습니까?”
잇토키는
베드로 신부의 눈동자에서
어떠한 거짓의 징후도 찾아내지 못했다.
그의 말을 전적으로 신뢰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의 눈동자도,
잇토키의 본능도,
안전하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나중에
긴 이야기를
마저 이어 가도록 하지.
다만
간단한 것 하나는 이야기할 수는 있어.”
잇토키는
그렇게 말하면서
테이블에 놓인 메모지로 손을 뻗었고,
집어 들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들은
잇토키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에
베드로 신부는
자신이 살아오면서 처음으로
진짜 놀라게 되었으니......
그 사쿠라바 잇토키
그 소년이
바티칸 정보국
아니
바티칸 그 자체와 가장 깊은 연관을 가진
국제연합 정보관리국
아니
진정한 의미의
지구연합정부 그 자체를 이끄는
삼인위이자
진정한 인펙트라 추기경인 존재가
직접 키운
둘 중의 한 명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에 대한
충격이라고나 할까........
그러니까
어떻게 보자면
베드로 신부보다
사쿠라바 잇토키 그 소년이
국제연합 정보관리국의 그 삼인위를 제외하고는
바티칸 정보국을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는
두 명 중의 한 사람이었고
베드로 신부로서는 상상하지 못했겠지만
지금까지
베드로 신부가 했던 모든 말들을 다 알면서도
참고 들어준 이유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보에서
혹시 빠진 부분이 있나 하는
단순한 교차검증 작업이었으니.....
결과적으로
베드로 신부는
어떻게 보자면
아니
예를 들자면
한 회사의 부장 직분을 가진 직원이
그 회사의 상무 아니면 전무이사에게 충고를 한 꼴이 되었으니.......
진짜로
자신이 신부가 아니었다면
아마 그는
자신에게는 까마득한 상관급 인사에게
충고와 간섭을 했었다는
수치심과 자괴감으로
그 자리에서
머리를 책상에 여러번 박거나
이불킥을 밤새 하고도 남았을테니................
본문
[연재] 유니콘 프로젝트 3 독립닌자요원 잇토키 (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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