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납고 20여 미터 밖,
풀숲에서 몸을 숨기고 있던 길은
헬리콥터에서 현수하강(懸垂下降:레펠링)을 하는 군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부대 휘장을 확인하지 않아도
하강한 군인들이 특수부대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얼굴을 가린 마스크, NIJ
레벨4의 방탄복,
총열 단축형 돌격 소총이
그들이
대테러 특수부대원이라는 것을 증명해 주고 있었다.
헬기에서 하강한 군인들은
재빨리 사방을 경계하며 격납고 쪽으로 이동했다.
길은 풀숲에 몸을 숨긴 채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헬기에서 뛰어내린
여섯 명의 군인 중
두 명이 외부 경계를 위해 남고,
나머지 네 명은
격납고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고성이 터져 나오기는 했지만,
총소리는 들려오지 않았다.
길은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속으로 작게 중얼거렸다.
담당자의 말을 들을 것을 그랬는데.
지금 함부로 몸을 움직이다가
적으로 오인되어
총알을 맞아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뭐. 죽지는 않겠지.
빽 하나는 든든하니까.
길은 그렇게 생각하며,
천천히
몸을 뒤로 빼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때,
그의 가슴 주머니에 들어 있던 전화기가 진동했다.
진동은 짧았다.
전화가 걸려 온 것은 아니었다.
메시지, 또는 이메일이 들어온 것이다.
이 타이밍에?
길은 잠시 고민했다.
언제 총알이 날아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가슴팍에서 전화기를 꺼내 메시지를 확인할 것인지,
아니면
이대로 천천히 몸을 뺄 것인지.
고민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빽 하나는 든든하
니까.
그렇게 생각하며
길은
가슴팍으로 손을 가져갔다,
그리고
휴대전화를 꺼내, 손가락을 가져갔다.
평소 습관에 따라
최대한 밝기를 어둡게 해 놓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액정에서 빛이 안 나오는 것은 아니었다.
길은
최대한 빛이 새어 나가지 않게
한 손으로 가리면서 화면을 확인했다.
이메일이 들어와 있었다.
일상적으로 쓰는 계정으로 들어온
이메일이 아니었다.
업무용으로,
그것도
가장 중요한 연락을 받을 때 사용하는 계정으로 들어온 이메일이었다.
길은 손가락을 움직여 메일을 열고
재빨리 읽었다.
메일을 다 읽은 길은
재빨리 화면을 꺼 버렸다.
빛이 사라지면서
다시 어둠이 그를 감쌌다.
길은
그 어둠 속에서
방금 읽은 이메일을 다시 떠올렸다.
말이 안 되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
오늘 몇 시간 동안
말이 안 되는 상황이 여러 번 일어나고 있었지만,
단연코,
지금 그가 읽은 이메일이
가장 말이 안 되는 이야기였다.
“당신. 도대체 누구지?”
길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엄폐하고 있던 풀숲에서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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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유니콘 프로젝트 3 독립닌자요원 잇토키 (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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