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이 나가고
잇토키는
푹신한 소파에 몸을 맡긴 채
피터라는 사람이 수업을 마칠 때까지
편한 자세로 앉아 있었다.
피터라는 인물이 모습을 드러낸 것은
잇토키가 응접실에 오고
이십여 분이 지난 시점이었다.
응접실의 문이 열리고
말끔하게 생긴 남자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이런. 기다리셨죠.
죄송합니다.”
남자가 손을 내밀며 말했다.
몇 시간 전
잇토키가 전화로 들었던
시원한 느낌을 주는 목소리였다.
“아닙니다.
얼마 기다리지 않았습니다.”
잇토키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손을 잡았다.
부드러운 손,
육체노동이라고는
단 한 번도 경험해 보지 않았을
그런 부드러운 손이었다.
“일단 제 사무실로 가실까요?”
남자가 그렇게 말하고
몸을 돌렸다.
잇토키는
그를 따라가면서
그의 뒷모습을 살펴보았다.
신장은 180cm에서 185cm 사이.
키를 고려해도 평균보다 넓은 어깨,
타이트하지 않은 셔츠 너머로 단단함을 보여 주는 등이
한규호의 눈에 들어왔다.
부드러운 손과는 어울리지 않는 체형이었다.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의미였다.
반면에
걸음걸이에서는
특별한 것이 느껴지지 않았다.
정보기관이나 특수부대에서 훈련을 받지 않았거나,
그쪽 출신이라고 해도
전문적인 전투 요원은 아닐 가능성이 컸다.
잇토키와 같은 부류의 사람들은
걸음걸이에서 특징이 드러났다.
“식사는 하셨습니까?”
걸어가던 남자가 뒤를 돌아보며 물었다.
남자의 뒷모습을 관찰하던
잇토키는
당황하지 않고
그의 옆얼굴을 바라보며 말했다.
“아직 안 먹었습니다.
저녁 시간치고는 이른 편이군요.”
“인터뷰가 끝나면 같이 식사하시겠습니까?
여기 괜찮은 초밥집이 있습니다.”
남자가 갑작스럽게 저녁 식사를 제안했다.
“감사합니다만,
태국 같은 외국 지역에서는
날 것을 그리 즐기지 않습니다.”
잇토키는
그의 제안을 정중하게 거절했다.
“그럼 초밥이 아니면 다른 것은 괜찮다는 말씀이시죠?
자, 여기입니다.”
피터라는 남자는
그렇게 말하고
한 사무실 앞에서 발을 멈추었다.
“들어오시죠.”
잇토키는
남자가 열어 준 문을 통해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사무실은
외국어 학원 강사라기보다
대학교수의 연구실 같았다.
사방이 온통 책이었고,
책상에는
온통 서류였다.
피터라는 남자는
잇토키를 소파에 앉힌 후,
문을 잠그고
복도와 연결되어 있는 창문에 블라인드를 내려
시선을 차단했다.
그리고는 잇토키 맞은편에 앉으면서 말했다.
“자, 인터뷰를 시작해 볼까요?
우선 지원 분야는 영어.
발음을 들어 보니
미국에서 공부하셨군요.
하지만
네이티브는 아니시고.”
잇토키는
대답 없이
피터라는 남자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잠시 바라보다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네이티브는 아닙니다.
대학 학위도 없습니다.”
잇토키의 말에
피터라는 남자가 씩 하고 웃었다.
마음에 들었다는 표정이었다.
“학위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실 중요하긴
얼굴이 더 중요하죠.
요즘 학생들은
얼마나 잘 가르치냐보다
얼마나 자신들의 마음에 드는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니까요.
뭐, 아주 미남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나름의 매력이 있는 얼굴이니 괜찮을 겁니다.
여대생을 대상으로 개설하는 클래스가 있습니다.
어떻게,
괜찮으시겠습니까?”
잇토키는
이번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시선으로
무언의 압력을 주고 있었다.
“좋은 눈을 하고 계시는군요.
하지만
학생들을 그런 눈으로 보시면 안 됩니다.
학생들은 소중한 고객님이시니까요.”
피터라는 남자가 웃으며 말했다.
“나도 고객이라고 생각되는군요.”
잇토키가 말했다.
더는 의미 없는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이야기였다.
본문
[연재] 유니콘 프로젝트 3 독립닌자요원 잇토키 (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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