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유니콘 프로젝트 3 독립닌자요원 잇토키 (526)

[에단 헌트]

“라면 사리는 몇 개 드릴까요?”








버너에 불을 붙인 주인이 물었다.








“보통 어떻게 먹습니까?”








잇토키가 물었다.








“보통 두 분당
사리 하나 드시면 딱 맞습니다.”

“그럼 세 개 부탁드립니다.”








박종연이 말했다.

나이가 많이 든 것 같은 주인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찌개가 다 끓기 전에,
박종연은
소주병 하나를 들어 올린 다음
뚜껑을 비틀어 병을 땄다.

그리고
그의 앞에 앉아 있는
사쿠라바 잇토키 대신
옆 테이블에 있는 빈 소주잔에 술을 채웠다.








“누가 가장 먼저입니까?”








잇토키가 물었다.








“안 상사님.
팀장님도 이해하겠지.”








잇토키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규철 팀장은 이해할 것이다.








“이건 팀장님.”








박종연은
두 번째 잔에 술을 따랐다.


다음은
정의성 상사,

그다음은
윤재운 중사.


박종연은
그렇게 차례차례 사람들의 이름을 부르면서
빈 잔을 채웠다.

비어 있는 자리에
모두 잔을 채우고 나서야
잇토키에게 술을 따랐다.

과거
회식 아닌 회식 때
잇토키에게 장난스럽게
어린아이는 콜라를 마셔야지
술은 마시는 것이 아니다.
하고 말할 때와는 틀리게
잇토키를
어른으로
그리고
자신의 등을 지켜줄 전우로 예우하는 듯한 모습으로
잇토키가 들고 있는
소주잔에 술을 따르자

술잔을 채운 잇토키는
병을 받아
박종연의 잔을 채웠다.

라면 사리를 가져 온 식당 주인은
박종연이
그렇게 빈자리에 술을 다 따르고,
자신의 잔을 채울 때까지
옆에서 기다려 주었다.

그리고는
자연스럽게 사리를 찌개에 넣고
맛있게 드십시오 하고선
자리를 비켜 주었다.

잇토키는
그 마음 씀씀이가 고맙게 느껴졌다.


오래된 식당은
오래된 식당만의 맛이 있었다.

하도 닦아서 반들반들해진 테이블,

세월의 흔적이 그대로 드러나는 간판,
여기저기 찌그러진 냄비들.

그리고
속 깊은 식당 주인 같은 특유의 맛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