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9화 - 프로포즈>
아버지는 그 자리에서 눈물을 보였다.
작고 하얀 옥반지를 잡고 한참 만지막 거리며..얘길꺼냈다.
“워...원만아...이...이.이걸..어떻게...... ? 니...엄마가 ...나한...테...시집오...기전...
내...내가.. 처...음이자...마지막...이...될 바...반지...를...서...선물해...했느..은데..
이...렇게...찾아...서..다...다행...이...다”
아버진 품안에서 어머니 사진을 꺼내보였다. 난 사진을 잡고 얼굴을 확인했다.
젊은 시절 어머니 모습이었다. 편의점 알바생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빼닮았다.
갈색 머리만 빼고 눈,코,입, 얼굴형 하나같이 모두 똑같았다.
-털썩!
난 자리에 주저 앉아 아버지와 함께 포옹하며,그리운 마음에 서로 울어댔다.
“흑흑흑흑!”
* * *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매일 아침마다 따뜻한 배지밀을 사러온 아저씨가 한번도 오지 않았다
걱정된 마음에 그녀는 몇번이고 문을 열고 나왔다가 다시 들어가며 한참 서성거렸다.
“칫~ 오늘도 안 오시나보넹?
일이 많아서 바쁘나? 그래도 그렇지
난 매일같이 친철하게 맞이했는데... 내생각은 한번도 안하나? 정말 서운해!”
그러자 갑자기 얼굴이 화끈거렸다.
“아앗? 내.. 내가 갑자기 왜 이렇지?
이쿠쿠쿠~ 정신 차리려 윤지영!
그냥 평범한 아저씬데 그만 미련 버리자”
하지만 이상하게 그녀의 마음은 끌렸다.
저만치 숨어서 몰래 그 상황을 지켜본 나는 결심을 했다.
그녀에게 고백하기로...
힘차게 달음박질 하며 집에 들어갔다
“헉헉헉헉!”
숨을 고르고 책상서랍을 열어 그녀가 처음 착한 마음으로 건네준 소중한 배지밀이였다.
이미 비워진 깨끗한 병이라 보물1호로 평생 간직할려고 했는데, 이젠 필요가 없었다.
당장 뚜껑을 열어 하얀 어머니 옥반지를 넣었다.
그리고 그녀에게 편지를 썼다.
집밖을 나오자 해거름이지기 시작해 주변은 빠르게 어두워졌다.
편의점 앞에 도착한 난 주춤 거렸다.
막상 들어갈려고 하자 발이 떨어지질 않았다.
다시생각해보니, 내처지를 인정하자 그냥
돌아가는게 좋겠다 싶어 몸을 돌리는 순간 ,문소리가 났다
-딸랑~
“아저씨!”
그녀는 쓰레길 버리려 나오다 날 봤다.
난 대뜸 용기있게 프로포즈 했다.
“아버지와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낸 그날 저녁 편의점을 들렸습니다
그때 당신이 절 따뜻하게 대해주셨습니다. 그 고마움을 한시도 잊은적이 없었습니다.
나름 보답할게 이게 전부라 꼭 받아주셨으면 합니다. 그럼이만!”
그녀에게 모든걸 건네고 뒤돌아 보지 않은 채 죽을 힘을 다해 뛰었다.
-후다다닥!
멀어지는 내모습을 보고 그녀가 되뇌었다.
“아저씨....”
* * *
“헥헥헥헥!”
오늘 하루도 뛰는 인생이었다.
앞을보니 주변은 어두웠고 왠지 사람도 보이지 않은 숲이였다.
익숙한 느낌이들어 앞을보니 또 같은 수목원에 와 있었다.
이번엔 저녁이라 온통 어둡고 나무도 씨커멓자 갑자기 무서움이 확 몰려왔다.
당장 그곳을 빠져 나와야했다. 또 다시 뛸 수밖에 없었다.
-후다다닥!
그녀는 배지밀 병속에 하얀 옥반지가 보이자 뚜겅을 열고 손바닥에 툭 털었다
쌀뜸물처럼 반질반질 윤기가 서려있어 보고만 있어도
왠지 정감이 느껴져 마음이 포근하고 안정감을 받았다.
혹시나해서 가운데 손가락에 쏙 끼워보니 딱 맞았다.
“햐~ 촌스럽지만 그래도 나름 좋은뎅~”
바로 옆에 편지가 보였다 무슨말을 썼을까? 너무 궁금했지만 정성껏 천천히 열어봤다.
“항상 웃음으로 날 반겨 주는 그런 당신이 참 좋습니다.
당신의 웃음으로 넘어졌던 나는 다시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항상 웃음으로 반겨 주는 당신이 이 세상을 어둡게 보는
내마음에 밝은 빛을 심어 주었습니다.
난 항상 웃는 당신이 참 좋습니다 ”
편지를 읽은 그녀의 빰에선 행복한 눈물이 흘러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