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화 호무라 홍련대 (4)
다음날, 아침 일찍 거리에 나와서 옥상에 있던 나는...
“여기서 최고급 커피를 마시는 것도 좋네. ?”
갑자기 걸려온 스마트폰의 전화를 받았다.
“누구야~?”
“나야, 소닉.”
“녹트? 무슨 일이야?”
“아니, 상담할 게 있어서.”
“무슨 상담?”
“.. 꿈인데..”
“?”
녹트의 전화를 받은 나는 녹트 본인이 꿨던 꿈의 내용을 들었다.
“그거 미래를 암시하는 악몽이네.”
“너도 그렇게 생각해?”
“아니면 네 무의식이 생각한 추측일수도. ‘라이프 온 마스’에서 무의식이 만들어낸 세계처럼 말이야.”
“그래? 알았어, 소닉.”
녹트의 꿈 속에서 카르마 노이즈를 향해 몸을 던진 누군가.. 그건 무엇을 의미한 걸까? 그 의문을 받은 나는 전화를 끊고는 이번엔 산에 들어가 수색을 했다.
“솔직히 카르마 노이즈가 사람들에게 들키기 않으려고 이런 숲 같은 산 속에 숨을 때가 있긴 해. ?”
그러다가 누군가를 봤는데...
“히카게?”
그 누군가는, 커다란 나무 밑에서 자고 있는 히카게였다.
“여기서 낮잠을 자고 있네.”
편안하게 자고 있네. 그러고보니 쟤는 평범한 삶에 대한 소망도 있뎄지.
“부모가 있었으면 시노비가 되지는 않았을 거야.”
히카게의 옆에 누운 나는 스마트폰으로 히카게와 같이 사진을 찍고는...
“의외로 소녀다워.”
자고 있는 히카게를 안아줬다.
“.. 히나타..”
호무라 홍련대 멤버들의 과거는 뼈아프게 어둡다. 예를 들어 히카게는 고아인 자신을 받아준 불량서클의 리더의 죽음을 목도(目睹)한 적이 있다.
“꿈 속에선 살아있겠지?”
뭐, 이런 히카게를 지켜봐 준지 몇 시간 후...
“어서 오세요, 소닉.”
“또 숙주나물이냐, 요미?”
밤이 되어가기 전에 홍련대 아지트에 들어가서 저녁을 준비하려는 요미를 본 나는...
“숙주나물은 어떻게 먹든 최고의 음식이라고요.”
“나도 여러 음식들을 먹어봤지만, 숙주나물을 그렇게 계속 먹는 여자애는 처음 봤다고. 하물며 그런 게임 캐릭터를 실제로 봤으니까. 안 질리냐?”
“질리긴요, 숙주나물은 콩나물보다 영양소가 많이 함유...”
“영양소가 많이 함유되어 있고.”
“...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되며, 열과 고혈압에도 효...”
“열과 고혈압에도 효능이 있어.”
“... 그리고 라면에 넣어먹을 때에 국물이 맑...”
“국물이 맑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어서 숙취에 매우 좋아.”
“참나! 왜 제 입을 막으세요!?”
“네 숙주나물 찬양은 사이비 종교 급이라고.”
“무, 뭐라고요!!? 흘려 넘길 수 없는 실언이네요!!”
“어허, 다른 사람들에게 강제로 숙주나물을 전파하려하네. 남이 좋아하는 음식을 바꾸려는 수준이라고.”
“숙주나물은 세상의 진리라고요!!”
“그럼 내가 그 진리를 잘라버려야겠네.”
게임와 애니부터 계속 본 요미의 숙주나물 찬양에 질려서 순식간에 바깥에 갔다와 전기톱을 들고 와서 전기톱을 작동시키고는...
“!! 그건..!!”
“원래 세상의 진리는 절대로 명확하지 않으니까!!”
한 통에 가득 들어있는 숙주나물들을 향해 전기톱을 휘둘러서...
“안 돼요오오오오오오오!!!”
숙주나물들을 깔끔히 잘라냈다.
“아아..!!”
“이야~호! 이게 바로 사이다야!!”
“숙주나물이.. 숙주나물..”
“오늘은 숙주나물을 못 먹는 날이야~.”
제대로 숙주나물을 처리한 나는 요미 대신에 최고급 저녁을 준비해서...
“어쩐지 오늘은 숙주나물이 안 보였더라.”
“네, 히카게 씨. 소닉이.. 소닉이.. 흑..!”
“와.. 너 진짜로 저질렀구나.”
“쟤가 빈민가 출신이래도 난 안 봐주거든, 호무라.”
“그래도 덕분에 소닉이 사온 돈카츠 잘 먹었다고!”
“유명한 가계에서 사왔어~.”
“고마워, 소닉!”
“감사는 됐다고, 미라이.”
요미를 제외한 모두에게 만족감을 줬다.
“숙주나물을.. 이 악마.. 이 미친 고슴도치..”
23화 호무라 홍련대 (5)
다음날, 일찍 수색을 끝내고 홍련대 아지트에 돌아온 나는...
“? 아무도 없나보네. 미라이가 어떤 막장 소설을 쓰고 있는 지를 보고 싶었는데. ?”
다시 하루카의 약품들을 봤고, 약품들을 다시 만져들었다.
“어디서 이런 예비품들을 마련했데? ?”
그러다가 어떤 공책을 본 나는 그 공책의 필기된 부분을 봤는데...
“오~!”
그 공책은 하루카가 지금까지 만들어낸 약들의 레시피 목록이었다.
“이것저것 제조법들이 적혀있네. 마침 재료들도 마련되어 있고. 한번 만들어볼까?”
재미가 생긴 나는 하루카의 여러 약들을 제조하고는...
“좋아, 먹어보자! 약의 효과는 ‘매직 니트로’로 무효화하면 되니까.”
그 약들을 하나씩 먹어봤다. 우선 첫 번째 약은...
“!! 무.. 뭐지? 짓밟히고 싶어..! 강하게 짓밟히고 싶어..! 몸에 멍이 들 정도로 밟히고 싶어..!!”
마조히즘 성향으로 변하게 하는 약이었고, 두 번째 약은...
“무하하하하하!! 이서 웃음만 내게 하는 약이네!! 하하하하하!! 웃음이 안 멈춰!! 아하하하하하하!!”
웃음만 내가 하는 약이었고, 세 번째 약은...
“? 아무런 이상도 없다 해.. 어? 말투가 변했다 해!? 협화어 아닌가 해!?”
엉터리 협화어만 하게 하는 약이었고, 마지막 네 번째 약은...
“어? 이게 뭐야? 뭐야 이 춤은?! 멈춰지지 않아!!”
쌈바 춤을 추게 하는 약이었다. 이렇게 여러 약들을 직접 만들어서 먹어 본 나는 모든 효과를 겪은 다음에 ‘매직 니트로’의 치유 효과로 약의 효과를 치유하고는 그대로 바닥에 누웠다.
“하아~.. 끝내줬다. 하루카가 이런 약들을 만들었을 줄이야. 이 레시피는 이계에선 통하려나~?”
약들의 효과를 전부 체험해서 황홀해진 내 앞에...
“어때, 내 약들을 먹어본 기분이?”
“머리가 꽉 막힌 셜록 홈즈가 팔에다가 약을 주사해서 기분이 좋아진 것과 같아~.”
“어머, 그거 위험한 소리네.”
“홈즈 걘 초창기엔 그랬어.”
“그렇구나. 어쨌든, 소닉은 내 약이 마음에 들었나보네.”
“내가 직접 새로운 걸 만들어보고 싶다고.”
“그럼 내가 새롭게 만든 약을 한 번 먼저 마셔봐.”
하루카가 나타나 누워있는 내 입에다가 어떤 약을 부웠다.
“꾸꿀~! 하루카 님, 저는 돼지입니다! 꾸꿀~!”
그럼 잠시 후에 다른 모두가 돌아오고...
“어, 소닉과 하루카가 먼저... !!”
“꺄아아악!!”
“어메.. 저건 아니라카이.”
“대체 어디서 그런 걸 본 거야..!?”
온몸이 묶인 하루카를 거꾸로 매달고는 끓고 있는 분유가 들어있는 드럼통에다가 빠트리려는 나를 봤다.
“어, 왔어?”
“모두, 살려줘!!”
“소닉,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우리가 대신 사과할 테니까 하루카를 놔줘!!”
“제발, 하루카 님을 놔줘!!”
“음..”
이 애들이 하루카를 놔달라고 애원하자...
“알았어.”
나는 하루카를 매달고 있는 밧줄을 놨고, 그래서 하루카가 드럼통에 빠졌다.
“하루카아아아아아아!!!”
뭐 그래도 홍련대 애들이 하루카를 드럼통에서 꺼내줬고...
“하루카 씨, 괜찮아?”
“아하하.. 맛있다~.”
“아, 벌써 늦었다.”
“정신차려, 하루카 님!!”
“하루카 씨!”
“이봐, 하루카!! 소닉 너!!”
“아하하하하하하하!!”
나는 분유에 취해버린 하루카를 보고 크게 웃었다. 그러다가...
“? 전화?”
“?”
갑자기 스마트폰의 전화가 울렸고, 나는 그 전화를 받았는데...
“녹트? 무슨 일이야?”
“아.. 소닉, 일단 알려주지 않아서 미안해. 네로도 미안하고.”
“? 무슨 소리야? 뭘 알려주지 않아?”
“실은.. 어제 네로가, 오늘 내가 요마에게 습격을 당했었어.”
“뭐? 요마가?”
무슨 소리야? 요마가 네로와 녹트를 노렸다니..?
24화 호무라 홍련대 (6)
“그게 정말이야!?”
“그래, 이그니스. 네로와 녹트가 요마에게 직접 공격을 당했다니.. 그것도 네로가 습격당한 지 하루 만에 녹트가 습격당했어.”
“.. 일단은 둘 다 무사해서 다행이군.”
“그래. 그런데 이상하게도 처음에 나타난 요마 한 녀석이 옆에 있는 시노비를 노리지는 않고 바로 네로와 녹트를 노렸었데. 비슷하지 않아? 처음에 요마들과 싸울 때도 시노비 애들이 나타나기 전에 요마들이 나타났었잖아?”
“그럼.. 처음부터 요마들은 우리들을 노렸다?”
“그렇게 생각돼. 게다가 녹트가 꿨던 무의식의 꿈의 내용과 뜬금없이 느껴진 시선도 그렇고, 요마와 카르마 노이즈가 무슨 연관이 된 게 틀림없어.”
“그런가.. 알았어, 알려줘서 고마워.”
“그쪽도 조심하라고.”
“그래, 소닉.”
녹트에게서 습격 소식을 들은 나는 전화로 이그니스에게 그 사실과 녹트의 꿈의 내용을 알려줬고, 다음날에 네로가 습격을 당했던 현장을 둘러봤다.
“어째서 네로와 녹트가..?”
만약 요마가 나타난다면, 그건 시노비들이 흘린 피에 반응해 때거지로 인간계에 나타나는 경우야. 그런데 여태까지 우리와 협력을 하고 있는 시노비들이 상처를 입어 피를 흘린 상황이 생겨서 요마들이 나타난 게 아냐. 시노비가 아닌 네로와 녹트를 직접 노린 걸 생각하면, 뭔가가 일어난 게 분명해!
“오, 소닉 아냐?”
“호무라.”
“여기 상점가에서 뭐해?”
“여기서 네로와 아스카가 요마에게 습격을 당했었데.”
“여기서..!?”
“그런데 어째서 처음의 공격이 시노비가 아닌 우리들인 것과 뜬금없이 습격을 지켜본 시선, 그리고 녹트의 무의식이 추리한 카르마 노이즈의 상황.. 이 모든 게 전부 이어져있다고 생각돼.”
“전부.. 정말로 카르마 노이즈까지 엮여있다면 큰일이군..”
“일단은 이 현장을 다 둘러봤으니 녹트가 당했던 현장에도 가볼 거야. 너도 같이 갈래?”
“그래, 같이 가보자고.”
현장을 다 둘러보고 호무라와 만난 나는 호무라와 같이 녹트가 습격당했던 현장으로 가다가...
“!! 이게!!”
정면에서 날아오는 요마를 봤고, 그 요마가 거의 다가온 동시에 오른쪽 발로 그 요마를 차서 멀리 날려보내 쓰러뜨렸다.
“소닉!!”
“괜찮아, 호무라! 지금 안 괜찮은 건..!”
그런 직후에 나와 호무라 주변에 요마들이 나타났고...
“이 요마들이니까 서둘러 시노비 결계를 쳐!!”
“알고 있다고! 호무라, 춤추듯 목숨을 바치겠다! ‘시노비 전신’!!”
내가 싸울 준비를 한 다음에 호무라가 자신의 시노비 결계를 주변까지 치면서 시노비로 변신했다.
“이제 됐어!”
“좋아, 그럼 가자고!!”
시노비 결계가 친 것을 확인한 나는 고슴도치로 되돌아가면서 명도를 몸에 두르고 요마 몇 마리를 스핀 어택으로 쳐서 날려보낸 다음에 다른 요마의 공격을 가뿐히 피하고는...
“‘스핀 부스트’!!”
스핀 자세에서의 순간가속 공격으로 그 요마를 쳐날려서 건물 벽에다가 박아놨다.
“오~, 굉장한 스피드인걸!”
그러는 한편 호무라가 앞으로 전진하면서 양손에 세 자루씩 쥐어진 검들에다가 화기(火氣)를 두르게 하고는...
“간다! ‘히비키(響)’!!”
그 검들로 자신이 전진하는 방향의 요마들을 전부 베고는 마지막 요마 무리를 향해 양손의 검들을 강하게 휘둘러 지면까지 베었다.
“역시 울버린! 그럼 나는..!!”
호무라의 돌격을 칭찬한 나는 주위의 요마들을 스핀 어택으로 때려눕히고는 제법 단단해보이는 요마 위에 올라서 요마의 몸에다가 왼쪽 발을 대자마자...
“‘소드 스톰프’!!”
그대로 있는 힘껏 그 녀석을 왼쪽 발로 찍어서 제대로 박살냈다. 그런 뒤에...
“호무라, 받아!!”
다가오는 다른 요마를 오른쪽 다리로 쳐올린 다음에 그 요마를 잡아서 호무라에게 던졌고...
“잘 받아주지!!”
그걸 본 호무라가 그 요마를 양손의 검들로 화끈하게 베고는...
“제법 많이 있네! ‘사키가케(魁)’!!”
주위를 이리저리 빠르게 돌아다니면서 양손의 검들로 요마들을 전부 베어서 쓰러뜨렸다.
“서둘러 정리하자고!!”
“그래!!”
그런 뒤에 나는 호무라와 같이 눈에 보이는 요마들을 전부 사냥하다가...
“?”
갑자기 느껴진 시선을 향해 돌아봤지만 그쪽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방금 시선.. 네로와 녹트가 느꼈던..?!”
“뭐하는 거야, 소닉!? 제일 빠른 네가 가만히 있으면 어쩌려고!”
“! 미안!!”
이때 나는 그 시선의 정체에 대해 의문을 품었다. 그래서 나는.. 그 시선의 주인이 이번 일의 흑막일지도 모른다는 직감을 떠올렸다. 이 직감이 엉터리이기를.. 바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