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주석!!!'
조평 상장은
정신이 혼미해졌다.
거실에 한가운데 마련된 대형 식탁에서
그리 멀지 않은
현관 입구.
트레이드마크인
정겨운 미소가 잘 어울리는 남자의 얼굴이 보였다.
마치
덩치 큰 판다곰을 보는 듯한 인상의 주인공.
중화인민공화국을 다스리고 있는
현 황제가 나타났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
온몸이 얼어붙었다.
조평은
한때 잘나가는 중국 군사 파벌 가문 자제였다.
할아버지가 지역 군벌이었다.
대대로 권력을 위임받는
중국 군벌.
승승장구하여 중앙군사위 부주석까지 올랐지만
시진핑 주석 앞에서는
감히 명함도 못 내밀었다.
주변의 몇몇 동료들이
부패 혐의로 내사를 받은 직후 사라졌다.
군벌의 힘이
과거와 다르게 많이 약해졌다.
그 강도는 점점 세져
더 목을 죄어왔다.
멍청한 후진타오가
상해방에 복수하기 위해 한꺼번에 권력을 넘겨 버린 탓이다.
여러 차례
군벌들과 정치 세력들이
시진핑 암살을 위한 기회를 노렸다.
그때마다.......
실패했다.
암살 시도를 모두 무사히 피한 시진핑은
더욱 무자비해졌다.
절대 뿌리까지는 제거할 수 없을 것만 같던
중국 군부 파벌이 정리되고 있었다.
어떻게든 뿌리를 지키고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쳤지만
쉽지 않았다.
상해방의 도움으로 승승장구했던
조평의 입장은 더욱 그랬다.
올해가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베이다이허.
마음을 다잡고 참석했다.
장쩌민 주석에게 도움을 청하는
동시에
시진핑 쪽에 줄을 대기 위해서였다.
자의든 타의든
자리를 빼앗기게 되더라도
비참한 숙청이 아닌
명예롭게 물러나기를 원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접근 자체가 쉽지 않았다.
조평은
이미 태자당에 찍혀 있는 상태.
죽을 날을 받아놓은 시한부와
처지가 다르지 않았다.
딱히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이 시점에
시진핑이 눈앞에 나타났다.
'왜?'
가장 먼저 스치는 의문.
장쩌민 주석과 원자바오를 만나기 위해
직접 찾아왔다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세 사람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베이다이허의 마지막 날에나 가능한 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중국 권력을 놓고 벌이는
피 튀기는 진검 승부가 예상됐다.
지금부터 부딪친다면
그 시기가
썩 좋지 않았다.
그런 상황을 잘 알고 있을 텐데
이 시점에
시진핑이 나타났다면…….
조평의 시선은
키리토에게로 향했다.
'설....설마!'
그런 중요한 순간에
돌연 시진핑이 나타났다.
"……."
장내에 약속이나 한 듯
적막이 흘렀고,
특히
아스나와 키쿠오카는
입 안이 바싹 마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일본인인 자신들이
중국 정치세계의 진짜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베이다이허 모임이 열리는 장소인
진황도에 온 것만으로도 충격인데
그것도 모자라서
중국을 지배하는 황제라고 할 수 있는
시진핑 국가주석을
바로 눈 앞에서 본다니?
게다가
TV에서 볼 수 있는 양복 차림이 아닌
평범한 반팔 셔츠 차림에
면바지를 입고
손에 뭔가 들어있는 듯한 종이가방을 직접 든
마치 이웃집 아저씨가
절친한 친구 집에 찾아 온 듯한 모습을 한
그런
평범하면서도 소탈해 보이는 모습을
자신들의 눈 앞에서 보게 되다니?
이런 모습은
일본의 아베 신조 전 총리나
지금 총리 임시대행을 맡고 있는
고이즈미 신지로 내각 관방장관도
절대로 보지 못할거라는
아니
볼 수 조차도 없을 거라고
아스나와 키쿠오카는
마음 속으로 확신하고 있었고
그런 그들처럼
누구도 예상치 못한 거물의 등장에
다들 적잖이 당황한 기색이다.
"주석님. 총리님.
저 시진핑입니다."
사람 좋은 웃음을 만면에 짓는
판다곰.
"어, 어서 오게!
시 주석!"
장쩌민이
가장 먼저 정신을 차렸다.
상황을 인지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
시 주석께서 어인 일입니까!"
원자바오도
놀란 기색을 애써 감추며
활짝 웃었다.
"두 대인께서
함께 식사 중이라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지금 막 도착해서
이렇게 인사차 들렀습니다."
손에 들려있는
마오타이 주가 든 종이 백을 들어 올려 내보이는
시 주석.
비서를 시키거나
보좌관이 들고 온 것이 아닌
시진핑 주석 본인이
직접 술을 들고 찾아왔다.
옛 권력자들에게 인사차 찾아왔다는
명분이 좋았다.
"어서 들어오게.
양광,
뭐 하나.
자리를 만들어야지."
"넵!"
양광은
장쩌민의 말이 떨어지자
퍼뜩 자신의 할 일을 깨달았다.
"안으로 들어오십시오.
주석님."
고개를 숙이고 손님을 접대하는
키리토와 아스나
키쿠오카가 묵고 있는 별장 주인 양광.
"고맙네."
시진핑이 안으로 들어섰다.
과거 시대라면
이는
황제가 평민 집에 직접 발걸음을 한 격.
테이블에 둘러앉아 있던 전원이
모두 다 자리에서 일어났고,
특히
아스나와 키쿠오카는
차라리 기절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아스나의 아버지
아니
일본의 전직 총리 (?) 였던
아베 신조나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아들이자
지금 현재
일본의 총리 임시대행 직을 맡은
고이즈미 신지로 내각 관방장관도
이런 자리에 초대를 받는 거는 고사하고
운이 좋다면
정상회담같은
공식 석상에서나
가까이 얼굴을 볼까말까니까.
"이......쪽으로.......오....십시....오."
양광은
상석으로 시진핑을 안내했다.
상무위원 왕정이
곧바로 자리를 옮겼다.
국가 주석 앞에서
상무위원은
힘없는 일개 나부랭이에 불과했다.
"요리가 훌륭합니다."
차려진 요리를 보고
시진핑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여기.....
내가 이 곳에 초대한 청년인
키리가야 카즈토 군이 만들었네."
장쩌민이
키리토를 가리키며
자연스럽게 소개했다.
팟.
짧았지만
눈에 이채를 띤 시진핑.
"자네가
장쩌민 주석의 초대를 받은 일본인 학생인가?"
키리토를 향해 아는 체를 했다.
"주석님을 뵙습니다."
키리토가
깔끔하게 인사했다.
"반갑네."
먼저 악수를 청하는
시진핑.
"!!!"
지켜보던 이들 모두가
크게 놀랐다.
미국 대통령이나
러시아 차르,
인도 총리 정도는 되어야
시진핑이 살갑게 먼저 악수를 청했다.
그런데
시진핑이
처음 보는 키리토에게
부드럽고 다정한 인사를 건넸다.
"영광입니다."
키리토는
차분한 자세로
들뜬 기색 없이 악수를 했다.
다른 이들 같았다면
눈에 띄게 바들바들 떨었을 테지만
키리토는 바위처럼 굳건했다.
"……."
키리토의 의연한 배포에
다들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장쩌민 전 주석과
원자바오 전 총리도
시진핑 출현에 당황했는데
유일하게
키리토의 얼굴만 어떤 변화도 비치지 않았다.
꾸욱.
손을 마주잡고
악수를 나누는 두 남자.
눈에 보이지 않는 강렬한 오러가
두 사람 사이에서 뿜어져 나왔다.
꾸우우욱.
손에 악력이 들어왔다.
일반인치고 제법이다.
내공을 수련한 자는 아니다.
대신
바깥에서 느껴지는 기로 보아
경호원들 상당수는 내공을 수련한 고수들이다.
파바밧.
서로 눈빛이 마주쳤다.
넉넉한 웃음 뒤에
언제든 상대의 등에 꽂을 수 있는 비수를 숨기고 있는
전형적인 기회주의자이다.
태자당 출신으로
바닥을 기며
죽을 고비를 수없이 넘기고 오늘에 이른 자였다.
태어날 때부터 금수저인 인간들과
뼛속부터 달랐다.
단단한 깡이 느껴졌다.
밑바닥의 처절함을 경험한 자이기에
무엇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제대로 숙성된
진정한 정치 깡패.
시진핑 그가
키리토를 유심히 쳐다봤다.
남자 대 남자.
(IP보기클릭)175.204.***.***
천하의 시진핑이 저런다...현실 보다 무섭습니다.
(IP보기클릭)211.170.***.***
와...... 시진핑 대 키리토라 기선 싸움 부분이 진짜 쫄깃하네요!!!! 거기에 그 둘을 바라보는 아스나와 키쿠오카라........ 진짜 묘사하신 대로 입 안이 바싹 마르는 느낌 이상일 것 같네요. 거기에 평소의 양복, 인민복, 군복 차림이 아닌 반팔 셔츠에 면바지 차림의 소탈한 모습이라..... 거기에 직접 손에 뭔가를 들고 있는 모습이라.... 그런 모습은 진짜 흔하게 볼 수 있는 모습이 아니겠지요. 국가의 지도자가 직접 손에 뭔가를 들고 있는 모습은 공식 석상이나 TV 뉴스 화면에서는 절대로 볼 수 없는 모습일테니까........
(IP보기클릭)211.170.***.***
거기에 남자 대 남자의 기선 싸움이라....... 상상만으로도 두근두근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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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라이더 지오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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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의 시진핑이 저런다...현실 보다 무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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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하셔도 좋을 겁니다. 진짜 왕들의 대결을 말입니다. 어떻게 보자면 그 가브리엘 밀러와 키리토의 싸움도 이런 부분과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의 성 (오션터틀, 언더월드) 에서 벌어지는 두 명의 왕의 싸움......... 한 성에는 두 명의 왕이 존재하지 않는 법이니까 말입니다. | 20.08.01 11:25 | |
(IP보기클릭)39.114.***.***
그리고 왕은 왕을 알아보는 법입니다. 사실 키리토도 왕이라고 할 수 있는 존재니..... | 20.08.01 11:29 | |
(IP보기클릭)175.204.***.***
에단 헌트
가면라이더 지오 같습니다. | 20.08.02 02:44 | |
(IP보기클릭)211.170.***.***
와...... 시진핑 대 키리토라 기선 싸움 부분이 진짜 쫄깃하네요!!!! 거기에 그 둘을 바라보는 아스나와 키쿠오카라........ 진짜 묘사하신 대로 입 안이 바싹 마르는 느낌 이상일 것 같네요. 거기에 평소의 양복, 인민복, 군복 차림이 아닌 반팔 셔츠에 면바지 차림의 소탈한 모습이라..... 거기에 직접 손에 뭔가를 들고 있는 모습이라.... 그런 모습은 진짜 흔하게 볼 수 있는 모습이 아니겠지요. 국가의 지도자가 직접 손에 뭔가를 들고 있는 모습은 공식 석상이나 TV 뉴스 화면에서는 절대로 볼 수 없는 모습일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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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 말씀입니다. | 20.08.01 11:2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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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남자 대 남자의 기선 싸움이라....... 상상만으로도 두근두근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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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성을 두고 싸우는 두 명의 왕의 싸움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기대하셔도 좋을 겁니다. | 20.08.01 11:26 | |